<이슈&인물> 미스터리 부부 김광석 & 서해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10.10 11:40:06
  • 호수 11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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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돌팔매…마녀인가 마녀사냥인가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경찰이 ‘가수 김광석의 딸 서연양 사망 사건’ 재수사에 나섰다. 영화 <김광석>을 통해 김광석의 타살 의혹이 조명된데 이어 그의 딸까지 살해됐다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 두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된 인물은 김광석의 부인 서혜순씨다.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제작한 영화 <김광석>서 김광석 타살 의혹이 처음으로 제기됐다. <김광석>은 이 기자가 그의 죽음에 관한 의혹들을 20여년 간 취재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사망 당일 기록부터 유족들의 최근 얘기까지 담아내며, 김광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다. 

한편의 영화로 
다시 떠오르다

이 영화에서는 유력한 용의자로 부인 서해순씨를 지목했다. 지난 8월3일 서울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서 이 기자는 “탐사보도 쪽 일을 해와서 김광석 자살은 평소 관심을 가져온 사건 중 하나”였다며 “MBC서 다루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사건은 공소 시효가 지났다. 진실을 밝히는 유일한 방법은 서해순씨가 나에게 소송을 거는 것”이라고 오히려 상대방을 도발했다.

김광석의 갑작스런 사망은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1996년 1월6일 자택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당시 아내와 술을 마셨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목에는 전선이 감겨있었다. 사망 원인은 여자 문제로 인한 우울증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화는 이 사실을 뒤집는다. 죽은 사람이 남긴 일기를 근거로 아내 서씨가 자신의 고교 동창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그것 때문에 김광석이 괴로워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경찰은 서씨의 진술에 따라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내렸지만 서씨를 제외한 유족들은 모두 “김광석이 자살할 리 없다”고 확신했다. 

이 기자는 “처음 김광석 아버지는 취재를 만류하셨다. 그러다 돌아가시기 전에 창신동 집으로 불러 녹음테이프를 꺼내주며 ‘취재를 막은 건 (서씨 때문에) 내 아들에 이어 다른 가족도 해를 입을까 두려워서 그랬다’고 말했다.

공개되지 않은 테이프에는 더한 내용도 담겨있다”고 이야기했다. 

이 외에도 김광석이 사망 직전 지인과 새 앨범을 계획했다는 사실과 누구보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었다는 점 등을 들어 그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영화는 서씨가 사망 당일과 이후 진술이 오락가락하다는 점에 집중한다. 또한 그가 과거 범죄 전력이 있고 신분 세탁 뒤 김광석과 사기 결혼을 했다는 사실도 밝혀낸다. 

서해순은 정말 남편과 딸 죽였나  
죽음 둘러싼 풀리지 않는 의혹들

영화는 어디까지나 의혹 제기일 뿐이다. 사건을 뒤집을 결정적 증거는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기자도 인정했다. 


그는 “심증과 믿음은 100%지만 결정적 단서가 되는 스모킹 건이 없다. 1%의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1996년과 달리 지금은 인터넷이 있다. 네티즌 수사대의 힘을 믿는다”며 “영화를 통해 집단 양심을 가지고 진실을 밝히고 싶다. 그런 의도서 제작했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두 명의 변호사가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영화 기획단계부터 법적 부분에 대해 조언을 했다. 작품이 만들어진 후에는 여러 번 반복해 보며 팩트를 체크했다. 

서씨와의 법적 소송에 대해 묻자 한 변호사는 “민감한 사항 가지고 만든 다큐멘터리다. 그래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언하며 만들었다. 소송에 대한 모든 부분을 염두해 두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광석 타살 의혹에 이어 그의 딸 서연양도 이미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김광석 유가족 등이 지난 19일 용인동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하는 과정서 드러났다. 유가족들은 지난 10년간 서연양을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서연양이 2007년 12월 23일 집에서 쓰러진 것을 어머니 서씨가 발견해 수원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고 밝혔다. 이어 “서연양이 폐질환을 앓고 있었던 병원 진료 기록이 있었고 부검 결과 폐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확실해 변사로 내사 종결했던 사건”이라고 말했다. 

‘딸 잘 있다’
왜 거짓말?

사망 당시 서연양은 16세였다. 서연양은 김광석과 서씨 사이에 태어난 유일한 자식으로 어릴 때부터 발달장애가 있었다. 김광석 사망 후 아내 서씨와 함께 살았고 서씨는 주위에 ‘딸은 미국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연양은 김광석의 음악 저작권(작사·작곡가가 갖는 권리)과 저작인접권(음반제작자 등이 갖는 권리)의 상속자였다. 김광석과 관련 저작권 수입은 서씨와 서연양에게 귀속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저작권 관리는 서씨가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서씨는 김광석이 사망한 지 3개월 만에 시아버지를 상대로 저작권 청구 소송을 냈다. 이후 12년 간 법적 분쟁이 이어졌다. 2008년 10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은 딸 서연이에게 모든 저작권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발달장애’로 금치산자로 지정된 서연양의 경제권은 모두 서씨에게 돌아갔다.  

이에 이 기자는 서연양 사망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유가족과 함께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서씨를 상대로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 

유족 측의 김성훈 변호사는 “"서연양의 사망과 관련 경찰 발표, 병원진료 기록 검토와 재조사가 필요하다”며 “서씨가 김광석 저작권과 관련해 벌인 여러 건의 소송서 서연양의 사망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고발 접수 6일 후에 해당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이첩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청이 신속한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 인력이 풍부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경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서울 중부경찰서에서 광수대로 수사 주체를 변경해 지휘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해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에 배당했다. 또 서씨의 주소지를 고려해 관할 경찰서인 중부서가 수사하도록 했다. 검찰은 서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석의 형 광복씨가 경찰에 출석하며 서씨가 "거짓말로 일관한다"고 비판했다. 광복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출석해 고발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그분(서씨)이 하는 말이 사실과 너무나 다른 거짓이 많다”며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조카인 서연양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심경이 어땠냐는 질문에는 “하나밖에 안 남은 광석이 혈육인데 흔적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광석이 죽고 나서 미국에 3년 떨어져 있었는데 혼자 얼마나 외로웠겠나. 너무 불쌍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서연양과 왕래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서씨가 보기 싫어 멀리했을 뿐 서연양이 싫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서씨는 이런 의혹에 대해 격앙된 태도로 해명했다. 

지난달 27일 CBS <노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한 서씨는 ‘억울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먼저 서씨는 이 기자에 대해 “ 그분이 왜 나를 20년간 쫓아다니고 괴롭히는지 알 수 없다. 왜 국민을 혼란에 빠지게 하는 건가”라며 “같이 만나서 얘기하자고 말해 달라. 난 잠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해 안가는
해명과 반박

앞서 서씨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서연양의 죽음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경황이 없어서”라고 답해 논란에 부채질을 했다. 

이에 대해 서씨는 “독일, 미국 등을 돌아다니며 검사를 했다. 그러나 (서연이가) 키도 안 크고 심장도 제대로 작동을 안했다”며 “우리 엄마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장애우 키우는 엄마들은 그들이 잘못되면 마음으로 묻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서씨는 서연양의 죽음과 저작권 소송에 대한 의혹에 대해 “서연이 몫(저작권료)이 탐나면 가져가길 바란다. 난 고지만 안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심지어 담당 변호사에게까지 서연양의 죽음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그런 관행을 몰랐다”고 밝혔다.  
 

서씨는 김광석의 부검소견서를 공개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을 향한 비난의 시선에 “국가 인권위원회에 제소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날 서씨는 약 30분의 인터뷰 내내 잔뜩 격앙된 태도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심지어 “여자 혼자된 사람을 왜 남자들이 괴롭히는가”라며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김광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새롭게 제기된 가운데 또 다시 세상은 그를 조명하고 있다. 김광석은 싱어송라이터이다. ‘가객’ ‘노래하는 시인’ ‘노래하는 철학자’로도 불렸다. 

2014년 제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표창장이 추서됐다.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먼지가 되어> 등 그가 남긴 명곡들은 시대를 불문하고 여전히 사랑 받고 있다. 

<이등병의 편지>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 삽입돼 대한민국의 많은 젊은 남성들을 울리고 있다. 군대하면 생각나는 노래다. 이 곡이 김광석 개인에게도 의미가 큰데 그는 군에서 사고사한 형으로 인해 이등병으로 전역했다. 아울러 〈서른 즈음에〉는 2007년 음악 평론가들에게서 최고의 노랫말로 선정됐다.

그녀가 입 열수록 의문 꼬리
해외 행적까지 추가로 드러나 

또한 2010년 그가 태어난 대구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에는 그를 기리는 ‘김광석 거리’(행정명: 김광석다시그리기길)가 조성돼 350m 길에 김광석의 삶과 노래를 주제로 다양한 벽화와 작품들이 들어서 명소가 됐다. 

김광석은 1964년 1월22일, 경상북도 대구시 대봉동 방천시장 번개전업사서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창신동(현재는 종로구 관할)으로 이주하여 서울창신초등학교, 경희중학교, 대광고등학교를 나왔다. 중학교 시절 현악부 활동을 하며 선배들로부터 바이올린을 다루고 악보를 보는 법을 배웠으며 대광고등학교 시절 합창부로 활동을 하면서 음악적 감성을 키웠다.
 

1982년에 명지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고, 이후 대학연합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민중가요를 부르고 선배들과 함께 소극장서 공연을 시작했다. 1984년 ‘12월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에 참여해 활동했다. 

1985년 1월 입대했으나 군 생활 중 큰형(김광동)이 사망함으로 인해 6개월 단기사병(방위병)으로 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다. 

복학해 다시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 합류해 1, 2회 정기공연에 참여한다. 1987년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동물원을 결성해 동물원 1집과 2집을 녹음했다. 1989년 10월 솔로로 데뷔하여 첫 음반을 내놨으며 이후 1991년에 2집, 1992년에 3집을 발표했고, 1994년에 마지막 정규 음반인 4집을 발표했다. 

검찰 재수사
과연 결과는?

정규 음반 외에 리메이크 앨범인 다시부르기 1집과 2집을 1993년과 1995년 각각 발표했다. 1991년부터 학전 등의 소극장을 중심으로 꾸준히 공연했으며 1995년 8월에는 1000회 공연의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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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