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성매매 여성들 단속중단 요구 반응

“물 밑에선 활개 치는데 뭘…”

요즘 영등포 일대가 시끄럽다. 이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경찰서가 성매매의 뿌리를 뽑겠다며 집장촌을 집중단속 하고 있는 것. 이에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반발하는 성매매 여성들의 시위도 날이 갈수록 격렬해 지고 있다. 이번 시위의 내용과 네티즌들의 반응을 알아봤다.

지난 17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 앞에서 성매매 종사자 모임인 한터전국연합 소속 400여명의 성매매 여성들이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며 시위를 벌였다. 벌써 올 들어 5번째 시위다.

이들은 이곳을 관할하고 있는 영등포 경찰서가 약 두 달 전부터 ‘집장촌을 단속 하겠다’ ‘불법 영업 시 입건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나타내며 지난 4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순찰차와 타격대를 동원시키는 등 집중 단속을 실시하자 “손님들이 끊겨 업소폐쇄 상태가 됐다”며 집중 반발하고 있는 것.

이번 시위에는 미아리, 천호동 등의 성매매 업소에서 온 여성들도 합세해서 연대투쟁을 벌이며 몸집을 불렸다.

이날 벌어진 시위에는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히 대치했다. 흰색 소복을 입고 나타난 시위대는 바디페인팅을 한 반나체 상태로 “분신 하겠다”며 과격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또 인근 백화점으로 들어가서 항의시위를 하려다 백화점 측이 출입문을 봉쇄해 진입에 실패하자 몸에 휘발유를 끼얹는 등 난동을 부렸고 이 과정에서 3명이 탈진했으며 입으로 휘발유가 들어간 2명의 시위 여성들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몇몇 여성들은 백화점 인근 골목에서 가재도구 등을 쌓고 불을 지르기도 했으나 소방당국이 진화해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위대 ‘생존권 보장’ 시위, 올 들어 5번째

이들은 “지금 당장 돈을 벌지 못하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다”며 성매매는 생존이 달린 문제라는 것. 경찰의 집중단속으로 인해 자신들이 밥줄을 끊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매매 여성들의 이번 시위는 다음달 14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집창촌 단속을 계기로 아예 성매매의 뿌리를 뽑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측은 “이들이 보상금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시위를 벌이는 것 같다”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경찰은 이어 "반나체 상태로 집회를 하는 것은 공연음란죄에 해당하고 인화성 물질을 도로에 뿌린 것도 불법행위다"라며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는 현재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자활대책을 내놓으며 이들을 집창촌에서 벗어날 수 있게 유도 하지만 별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자활대책은 있지만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매매 여성들은 짧지 않은 자활기간 동안 나오는 지원금만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데는 많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와 같은 제도를 이용하는 성매매 여성들의 수도 적다. 일각에서는 선택의 폭이 적은 실효성 없는 대책보다는 오히려 그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대책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성매매 여성들이 벌이는 시위의 근본적 원인은 2004년 도입된 성매매특별법에서 찾을 수 있다. 한터전국연합 측은 “최근 여론조사를 한 결과 성매매특별법이 도입된 이후 성매매음성화가 더욱 심각해졌다”며 “효용성 없는 특별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집창촌 폐쇄문제에 관해서도 “성노동자, 성산업인이 함께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 시급

이 같은 성매매 여성들의 시위에 대해 다음 아고라의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이디 wani****은 “성매매의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이들의 모태가 되는 접대문화 유흥문화 근절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하며, 접대부 고용이 합법화된 상태에서 성매매만 불법으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해 물밑에서 활개치고 있는 음성화된 성매매에 대한 근본적인 방법모색을 촉구했다.

아이디 azalea****은 “성매매가 불법이라는 무기로 서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영등포 집창촌 구역을 폐쇄해서 대기업들이 막대한 차익실현을 노리는 것은 아닐까?”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이디 lim***은 “그냥 자기들끼리 조합을 만들어서 운영하게 하라. 단 국가에서는 위생만 챙기고. 인간세상에서는 성을 통제했던 역사가 없다”며 자율적 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이디 dj_h****은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정부의 제도 개편과 함께 사회 안에서 보듬어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무조건적으로 손가락질하기보단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해보자”며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이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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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