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초기부터 정치권력과 권력기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간의 적폐 청산 ▲권력기관의 권력 분립·견제·균형 재조정 ▲대통령 권력 반납 등 목표를 내세웠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전하겠다는 의지를 선거 기간 동안 수차례 드러냈다. 그는 지난 3월 “제가 대통령이 되면 ‘광화문 대통령’ 시대가 열린다”며 “퇴근 때 남대문 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소주 한 잔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의 권력을 내려놓고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불통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럿 내놨다. 지난 정부가 실패로 끝난 이유를 소통 부재서 찾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하고, 인사 시스템을 투명화한다는 공약도 소통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인사 과정서 잡음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인사추천 실명제도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피력한 부분은 검찰 개혁이다. 지난 1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이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검찰 개혁이 ‘매우 필요하다’고 응답한 응답자가 76.3%에 달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겪는 과정서 검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결과다.
감사원 독립성도 강화
국민의 26.4%는 현재 검찰 조직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외부 수사 개입’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대선 후보들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이른바 공수처 신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문 대통령 역시 공수처를 만들어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검찰의 수사 행태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일반적 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해 권력을 분립한다는 공약도 눈에 띈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개혁도 공언했다. 국정원은 대선 개입 등으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기관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하고 북한과 해외, 안보와 테러, 국제범죄를 전담하는 정보기관으로 개편하겠다고 했다.
불법 민간인 사찰, 정치와 선거 개입, 간첩조작, 종북몰이 등 4대 공안 범죄에 연루·가담한 조직과 인력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추궁하고 처벌 형량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국정원은 대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테러 및 사이버 보안업무와 관련해 정보기관이 권한을 남용하거나 인권 침해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국회 차원서 통제 장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정보 기능은 경찰로 이양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광역단위 자치경찰제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지방행정과 연계되는 치안행정의 지방분권화를 제안했다. 경찰위원회 실질화를 통해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감사원도 개혁 대상이 될 전망이다. 감사원의 회계검사권을 국회로 이관해 직무감찰 기능만 수행하도록 개혁하고 헌법기관서 법률기관화 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국회 소속으로 회계검사기관을 설치해 직무상 독립성을 헌법에 명시한다는 계획이다.
검찰·경찰·국정원 개혁은 당장 올해부터 법률 개정을 추진해 국회 법률 통과 후 1년 이내에 완료하겠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청와대 개방 공약은 올해 계획을 수립하고 2018년 예산에 반영해 2019년 이전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