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쏜살같은 특검’ 90일 총결산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3.06 10:27:16
  • 호수 11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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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턱밑까지 역대급 칼질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90일간의 특검수사가 막을 내렸다. 정권 실세들을 줄줄이 구속시켰다. 무엇보다 성역이라 불렸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시키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특검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아 아직 수사가 미진한 부역자들을 엄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의 특검팀이 지난달 28일을 끝으로 90일 만에 해체됐다. 지난달 2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은 이날 오전 공식 브리핑을 통해 “황 권한대행이 특검연장을 불수용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공식발표했다. 황 권한대행의 연장 불승인에 따라 특검팀도 종료 수순에 돌입했다.

역대 특검 중
단연 최고 평가

특검팀은 박근혜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원하는 국민의 압도적 지지 속에 지난해 12월1일 출범했다. 특검팀은 특검 외에 특검보 4명, 파견 검사 20명, 특별수사관 40명, 검찰수사관과 파견 공무원 40명 등 105명에 달해 ‘블록버스터 특검’이란 평을 들었다.

이 뿐만 아니라 윤석열 수사팀장(58·사법연수원 23기)과 한동훈(44·사법연수원 27기) 등 검찰 대표적 ‘특수통’들을 비롯해 공인회계사 출신인 이복현(45·사법연수원 32기) 검사 등 수사력과 전문성을 갖춘 에이스들이 모여 수사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의혹들을 파헤쳤다. 지난 11번의 특검팀과 비교할 때 성과도 뚜렷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1일 황 권한대행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첫발을 뗐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6일 3만5000쪽 분량의 수사기록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으면서 수사를 시작했다. 수사 범위와 기록이 방대한 만큼 시간이 촉박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초기부터 특검팀은 상당히 서두르는 모습을 보였다.

김기춘, 안종범, 정호성…
정권 실세들 줄줄이 구속

특검팀은 그간 뇌물죄와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수사의 중심축으로 뒀다. 이 외에도 정유라씨 이화여대 입시비리, 비선 진료 의혹,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도 동시다발 수사를 벌였다. 뇌물죄 수사의 핵심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데 중심축 역할을 담당했고, 최순실씨 일가에 가장 적극적으로 뇌물을 건넸다.

이후 현재까지 전·현직 장관급 인사 5명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 13명을 구속하고 13명을 기소하는 성과를 남겼다.
 

특검팀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시작으로 13명을 재판에 넘겼다. 최씨 딸 정씨의 부정입학 등 특혜 의혹과 관련해 남궁곤 이화여대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 류철균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구속기소했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과 관련해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종덕·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팀은 또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씨의 부인이자 의료용품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인 박채윤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성과 뚜렷
한계도 또렷

하지만 삼성 수사과정엔 위기가 있었다. 특검팀은 1월16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19일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특검팀의 수사동력이 급격히 휘청이며 최대 위기로 꼽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특검은 이 부회장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수사대상을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으로 넓혔다. 이때 특검팀은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 자체를 뇌물의 대가로 판단하면서 보다 수사를 확대했다.

1월20일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대한승마협회 부회장), 같은달 25일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이 소환됐다. 2월8일에는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을 불렀고, 다음날인 9일에는 뇌물수수자로 지목된 최순실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13일 특검은 이 부회장을  재소환한 뒤 14일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면서 승부수를 띄웠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삼성그룹의 총수가 처음으로 구속되는 순간이자, 뇌물죄 수사의법리적 소명에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신호였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도 뇌물죄 부문과 함께 특검팀이 가장 공들인 수사로 꼽힌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정부에 비우호적인 문화계 인사 약 1만명의 명단을 적은 문서를 일컫는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수사로 김 전 비서실장, 조 전 장관 등 5명을 구속했다. 구속자의 숫자는 이화여대 입시비리와 같지만, 블랙리스트 수사로 구속된 인물들은 모조리 전·현직 장관급이라는 점에서 질적 차이가 있다.

수사기간 내내 특검팀은 거의 매일 블랙리스트 관련자들을 조사하며 수사에 힘을 쏟았다. 블랙리스트 수사 대상에는 전·현직 청와대, 문체부 고위공무원들이 오르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2월28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울 소환 조사했고, 모철민 주프랑스 대사(지난해 12월29일), 김희범 전 문체부 제1차관(지난해 12월31일), 유동훈 문체부 2차관 소환 조사(1월3일),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1월7일), 김 전 장관, 김 전 수석(1월8일)을 순서대로 불렀다.

이후 특검팀은 1월17일 김 전 비서실장과 조 장관을 소환조사한 뒤 각각 직권남용, 위증 등의 혐의로 이들을 구속했다. 특검팀은 이 수사를 통해 박근혜정부가 조직적으로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들을 관리한 사실을 파악했다. 그 꼭짓점에는 박근혜정부의 실세였던 김 전 비서실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하는 영화제나 영화관은 정부지원 사업서 배제를 지시했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영국의 세계적 문학상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도 블랙리스트에 올라야 했다.

비선 진료 의혹도 상당부분 성과를 냈다. 특검팀은 비선 진료 의혹 수사과정서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인 김영재 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필러와 보톡스 등 수차례에 걸쳐 미용 시술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팀은 김 원장에게 의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국회서 위증한 혐의 등도 포함해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또 안 전 청와대 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씨를 구속했다.

국민적 관심
우병우 놓쳐

이처럼 상당한 성과를 냈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 불발로 핵심 수사 대상인 박 대통령은 전혀 건드리지 못한 채 수사를 마친 게 대표적 한계다.

삼성 말고 다른 대기업들도 박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특검팀의 ‘삼성 올인’ 전략에 손대지 못했다. SK·롯데·CJ 등 다른 재벌그룹들에 대한 수사는 향후 검찰이 넘겨받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비서실장과 나란히 ‘법꾸라지’로 지목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 역시 ‘옥에 티’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을 소환조사한 뒤 직권남용과 특별감찰관법 위반,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서 기각했다. 법원은 “혐의 소명이 불충분하고 일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규명도 미흡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16일 박 대통령이 비선진료를 받았는지는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박 대통령의 비선진료에 깊이 관여한 단서를 잡고 그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날 “수집된 증거에 비춰볼 때 구속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숨 가쁘게 달려 막내린 수사
뇌물·블랙리 기소 20명 넘어

특검팀이 수사 기간 종료를 하루 앞두고 박 대통령 대면조사 무산 경위도 언론에 공개했다. 특검팀이 요구한 조사 전 과정의 녹음·녹화를 청와대가 거부한 것이 조사 불발의 핵심 원인이라는 게 특검팀 설명이다.
특검팀이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위해 법원서 발부받은 영장은 지난달 28일까지 유효했지만 집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법원에 반환했다. 특검팀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원천봉쇄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송법 체계 정비를 국회에 촉구했다.

특검팀의 수사가 종료됨에 따라 풀어야할 과제도 막중하다. 특검팀은 이제 90일간의 수사기록을 검찰에 넘긴다. 원활한 인수인계를 위해 잔류 파견 검사 규모 등에 대한 협의도 벌여야 한다.

이번 특검은 여느 특검보다 많은 수사대상과 많은 피고인을 떠맡은 만큼 수사기간보다 더 긴 공소유지 여정이 남았다.

법무부가 현재 특검에 파견된 인력에 대해 복귀 결정을 내리면 이들은 검찰로 돌아가야 한다. 역대 특검은 대부분 수사 기간 종료 후 파견인력이 곧바로 복귀했다. 이럴 경우 특검팀은 수십 건에 달하는 재판의 공소유지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특검팀은 수사 대상과 기록이 방대하고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공소유지 인력으로 파견 검사 20명의 절반 수준인 10명 정도가 잔류하길 희망하고 있다. 수사 준비 기간을 포함해 모두 90일 동안 관련 사건을 파헤쳤던 검사들이 재판에 참여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바통 받은
검찰로 시선

이규철 특검보도 브리핑서 “파견 검사의 잔류 여부가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파견 검사가 없다면) 삼성 뇌물 의혹 사건과 관련해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이 특별검사보 한 명만 남게 된다”며 “특검보 혼자서 (삼성 측) 변호사 수십 명과 상대해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법무부에 검사 파견을 연장해달라는 요청을 보내 둔 상태다. 하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특검 연장 거부’ 황교안 탄핵 가능성은?

현행 헌법상 국무총리의 경우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으면 탄핵소추가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탄핵을 추진할 경우 총 166석으로, 바른정당이 참여하지 않아도 정족수를 충족할 수 있다. 게다가 무소속 의원 7명 중 야권 성향의 5명 의원이 참여할 경우 171석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탄핵소추 정족수를 국무총리 기준으로 할지 대통령 기준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헌법 65조 제1항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정의한다. 따라서 황 대행에 대한 탄핵의 기준을 ‘대통령 탄핵’으로 해석할 경우, 200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첫 단추부터 법적 해석이 필요하다. 또 본회의 개회를 위해서는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탄핵안을 보고하고 72시간 이내 투표가 이뤄지려면 두 차례의 본회의가 필요하다. 자유한국당이 야4당 합의 사안인 3월 임시국회 본회의 일정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황 대행에 대한 탄핵은 의결 시도조차 못할 수도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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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