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위기 ④

불황늪에 빠진 연예계 들춰보기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 출연한 배우 김주혁은 최근 인터뷰에서 “2007년에 출연하려 했던 4편의 영화가 제작이 취소되는 바람에 2년 동안 공백기를 가진 것처럼 돼버렸다”며 “처음 엑스트라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조급증은 별로 없지만, 4번째 영화도 제작이 무산되고 나니 조급증이 나더라”고 밝혀 지난 2006년 개봉된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 이후 2년 동안 관객을 만날 수 없었던 이유를 털어놓았다.

출연작품도 없고돈가뭄에 시달리고 “도대체 끝은 어디야”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도 가는 곳마다 “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며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들이 조금만 모이면 ‘극심한 불황’ 이야기뿐이다. 제작자는 돈을 구하러 동분서주하고 연예인들은 출연작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른다.잘나가는 톱 배우들에게 고민거리가 있을까. 남부럽지 않을 부를 축적했고, 여기저기서 오라는 데도 많고, 그저 자기 관리만 잘하면 사고 없이 무사히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는 이들이다. 하지만 요즘 톱 배우들에게도 고민거리가 생겼다. 출연할 작품이 점점 적어지고, 그렇다고 아무 작품이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작품 고를 때마다 더욱 고민이 쌓인다. 작품의 선택이 향후 행보를 좌우하는 경우가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들이 해외 활동에 눈을 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톱 탤런트 A양이 출연하려던 영화 제작이 무기한 연기됐다. 그 이유는 투자가 안돼서다. 영화계, 드라마계가 블루칩으로 떠오른 A양을 잡기 위해 혈투를 벌였지만 그가 2년 만에 선택한 영화가 투자를 못 받아 제작을 못하게 됐다는 것은 연예계 불황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A양 측은 “영화가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제부터 다른 작품을 찾아보는데 고민이다”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스타들은 “출연할 작품이 없다”는 말을 종종 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이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요즘 스타들은 말 그대로 작품이 없어 출연을 못하고 있다. 제작이 들어가는 작품 자체가 현저히 줄어든 탓이다.
영화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요사이 배우들로부터 제발 영화 좀 제작해달라는 전화가 자주 온다. 다들 출연작이 없어 고민인 모양이다”다며 “불황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A양 매니저는 “요즘 같아서는 작품 안 하는 것이 하는 것보다 나을 때가 있다. 무턱대고 했다가 어느 순간 엎어지기 일쑤고, 개봉하거나 방송해도 망하면 주인공 탓으로 돌아가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기도 한다. 그래서 뭔가 확실하지 않으면 배우들이 안 하려 한다”고 말했다.
A양처럼 특히 여배우들은 더욱 갈 데가 없다. 요즘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남성 주연 전성시대를 맞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성 주연 작품은 영화 <미쓰 홍당무>와 <미인도> 정도다.
톱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의 수도 현저히 줄었다. 그래서 많게는 1년에 세 편, 적게는 한 편씩 출연하던 배우들이 요즘엔 1년에 한 편도 안 하는 경우가 늘었고, 몇몇 톱 배우들은 벌써 몇 년째 작품 출연을 안 하고 있다.

연예계 가는 곳마다 “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
배우들 출연작 없어 발 동동… 제작사는 돈 가뭄


드라마 <대장금>과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는 차기작 선정이 늦어져 이제 ‘왕년의 스타’가 될 지경이고, 고소영 역시 오랜만의 복귀작들이 하나 둘 참패하면서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없다. 한때 영화판을 종횡무진하던 하지원, 강동원 등도 최근에야 차기작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리고, 최민식, 장동건, 배용준, 이미연, 이나영, 김태희 등은 아직 새 작품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연예관계자는 “지금 기획 개발 중인 영화는 여전히 많다. 하지만 확실한 작품이 별로 없다. 작품성 있는 시나리오가 있거나 제작비 투자와 배급이 완료된 작품으로 확인돼야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안 그러면 나중에 출연을 하기로 했느니, 출연 번복으로 작품을 못 만들게 됐다느니 엉뚱한 소리를 듣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 드라마로 상을 받은 인기 작가 B씨. 그가 제작사에 제출한 기획안이 별도 검토도 되지 못하고 무기한 ‘보류’ 상태가 됐다. 이유는 스케일이 큰 드라마이기 때문. B씨는 스타 캐스팅 능력이 있는 작가지만 그가 이번에 낸 기획안은 해외 로케이션이 대부분인 이야기. 제작사는 “아무리 기획안이 좋고 대본이 잘 나온다고 해도 그 많은 돈을 어디서 구해오냐”면서 난색을 표한 뒤 “제발 다른 소재로 기획안을 내달라”고 작가에게 부탁했다.
최근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해외 로케이션이다. 이에 대해 방송 관계자들은 최근에 선보이는 대작들은 스케일을 위한 스케일을 내세우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한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내실은 없고 오로지 보여지기 위한 스케일만 추구하다보면 돈만 잔뜩 쓰고 결과는 안 좋을 위험성이 크다”며 “한류를 겨냥한다면서 비싼 배우를 기용해 그들을 폼 나게 해주려 규모를 키우다보면 그 규모에 치우쳐 정작 인간은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야기보다는 배우에 의존해 대작을 끌고 가려다 실패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로비스트>다. 또 <태왕사신기>도 배용준이 없었다면 일본에서 그만큼의 성적이라도 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시청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일본 시청자들이 따라가기는 힘들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또 드라마를 영화처럼 만들려고 하는 시도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의 제작 시스템은 분명히 다른데 요즘에는 자꾸 영화 같은 스케일을 추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드라마의 질이 특별히 좋아지지도 않는다”며 “대작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는데 대작을 외치며 제작비만 상승시키는 결과를 초래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영화계와 드라마계의 불황보다 더 심각한 곳이 가요계이다. 가요계 불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음반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조성모 3집이 가장 최근의 밀리언셀러다. 8년째 1백만 장 이상 판매한 앨범이 없을 정도로 한국음반업계가 깊은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불황 탓인지 가수들이 연기나 뮤지컬 쪽으로 진출한데 이어 요즘에는 버라이어티 오락 프로그램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수들의 연기 데뷔는 가수들의 돌파구로 많이 활용되었다. 비, 에릭, 탁재훈 등이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대중적인 입지를 굳힌 이후 뮤지컬로 진출하는 가수들도 많아졌다. 옥주현은 뮤지컬 <시카고>로 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손호영, 빅뱅의 승리, 대성, 앤디, 왁스, 리사 등도 뮤지컬에서 변신한 모습을 보여줬다. 버라이어티 출연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예전에는 소위 짝짓기 프로그램을 통해 주로 홍보를 해왔다면 최근에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로 새롭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가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버라이어티 출연이 실제 앨범 판매량에 영향은 줄까.
한 가요 관계자는 “가요 프로그램에 여러 번 출연하는 것보다 버라이어티 한 번 출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일단 시청률 면에서 더 뛰어나기 때문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과 가요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컨대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알렉스가 신애에게 김동률의 ‘아이처럼’을 불러준 뒤 김동률의 음반 판매량이 늘어났다. 또 지난 2006년 발표됐던 러브홀릭의 ‘화분’은 알렉스가 같은 프로그램에서 부른 뒤 온라인 판매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가요계 불황으로 가수들의 침체된 분위기는 변화하는 주위 환경을 보면 알 수 있다. 예전에는 밴을 타고 다니는 톱 가수도 일반 승합차로 차를 바꾸는 경우도 심심찮다.
톱 가수 C양 매니저는 “음반을 발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싱글이나 연기 활동 등 다른 돌파구를 찾느라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아울러 부업을 찾거나 이직을 고민하는 매니저들도 많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음반 관계자는 “사람들이 음악을 듣지 않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음악산업이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음악산업 자체는 더욱 커졌다. 다만 MP3의 발달로 CD시장이 죽으면서 음반제작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줄어드는 것이다. 또한 불법복제와 P2P로 인한 불법유통으로 인해 창작의 대가가 제대로 지불되지 않고 무상으로 공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통구조가 바뀌고 또한 저작권 보호를 위한 가요계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한 희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해외에서는 한국 음악의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접근을 한다면 느린 속도나마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연예계 불황 탈출 해법은-“내 몫만 챙겨선 설 자리 없다”

연예계 불황 탈출구를 찾기 위해 가장 먼저 스타들이 스스로 몸값을 낮추며 어려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초유의 불황을 겪고있는 스크린에서 스타들의 개런티 삭감 트렌드가 특히 두드러진다.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에 출연한 이범수는 개런티를 1억2천만원에 맞췄다. 톱스타들의 영화 한 편 출연료가 4억∼5억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이범수는 영화 <그들이 온다> 때도 김민선과 함께 출연료를 낮춰 부르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개런티 삭감에 앞장 서온 배우로 손꼽힌다. ‘스크린 여왕’ 전도연은 저예산 영화 <멋진 하루>에서 트렌드를 주도했고, 한지혜는 저예산 영화 <허밍>에서 미덕을 보여줬다. 영화 <아들>의 차승원, <열한번째 엄마>와 <모던보이>의 김혜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김정은 문소리 등도 몸값 낮추기에 적극 동참했던 주역들이다. <밤과 낮>의 박은혜는 아예 노 개런티 출연으로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개봉된 1백12편의 한국 영화 가운데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겨우 13편에 불과하다. ‘나부터 한발씩 양보하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한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형성, 점점 더 많은 스타들이 출연료 삭감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정준호는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평소의 4분의 1 정도를 떼냈고, 송윤아, 이범수, 박용하, 김하늘 등은 <온에어>에서 절반이나 잘라냈다. <에덴의 동쪽>은 한류스타 송승헌, 연정훈, 이다해, 한지혜 등 대다수 출연진들이 30, 40%의 개런티 삭감을 해줬다. <밤이면 밤마다>의 이동건은 평소 출연료보다 회당 6백만원 정도 낮은 금액에 계약서를 썼다.
스타들의 고액 개런티가 막대한 드라마 제작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온데다 최근 열악한 스태프나 일반 연기자들의 처우에 사회적 이목이 쏠리면서 내 몫만 챙겨선 설 자리가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상황이다.
방송사와 드라마 외주제작사들의 달라진 제작 방침 또한 이같은 트렌드를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외주제작사들은 “앞으로 적자 드라마는 만들지 않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불황 타계를 위한 스타들의 몸값을 낮추기도 중요하지만 어떤 작품을 만들어 내느냐도 관건이다.
현재 제작되는 대작 드라마는 모두 한류 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해외를 공략한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해외 시장이라는 것은 결국 일본을 겨냥한다는 의미로, 일본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나 수출이 제작의 성패를 사실상 결정짓는다.
<태왕사신기>는 4백50억원, <로비스트>는 1백20억원, <에덴의 동쪽>은 2뱍50억원, <아이리스>는 2백억원, <카인과 아벨>은 80억원의 제작비를 각각 내세운다. 회당 제작비가 적게는 4억원에서 많게는 18억원까지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국내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회당 평균 제작비는 1억5천만원에서 2억원 사이다.

연예계 몸값 ‘세일중’… 업계 불황에 스타들 개런티 자진 삭감
송승헌·이병헌 등 한류스타 내세운 드라마 제작… 일본에 승부

이 돈은 다 어디서 조달할 수 있을까.
송승헌 주연의 <에덴의 동쪽>은 방송 및 OST 판권을 일본에 60억원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또 송승헌의 초상권 등과 관련된 수익도 제작사에 일정 부분 돌아가게 장치를 해놓았다는 설명.
이병헌을 캐스팅해 내년 1월 초 촬영을 시작하는 <아이리스>의 태원엔터테인먼트는 “방송사에서 받는 제작비를 제외하고, 80억원가량은 일본에서 조달할 것으로 보이고 또 80억원 가량도 국내 지자체 등의 협찬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욘사마를 내세운 <태왕사신기>가 일본 시장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고, <로비스트>는 국내에서도 흥행에 실패했던 점을 볼 때 과연 앞으로도 일본 투자를 낙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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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