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고-억울한 사람들> (47)전남개발공사 횡포 의혹

“토지가치 오르니 등기이전 거부”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을 예정입니다. 어느 누구든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마흔일곱 번째는 공기업에 의해 대규모 금전적 손실 위기에 놓인 여수경도 비상대책위원회의 이야기입니다.

시행사인 명인인베스트는 사업성이 불투명한 사업을 전남개발공사(이하 전남공사)로부터 부지 인수를 전제로 사업을 진행했다. 바로 여수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사업이다. 명인인베스트가 사업을 진행한 결정적인 이유는 전남공사의 든든한 지원 약속이 배경이 됐다.

시간 끌기

그러나 전남공사는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를 즈음 돌연 태도를 바꿨다. 추연술 여수경도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남공사가 소유권 등기 이전을 막기 위해 갖은 방법으로 방해했다”며 “명인인베스트에 투자한 244명의 투자금이 담긴 204억원도 공중분해될 위기”라고 말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전남공사와 명인인베스트의 악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도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시골의 작은 야산이었다. 전남공사에서 의욕을 가지고 추진한 여수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도 이 같은 이유로 사업 진행에 애를 먹고 있었다.

실제 2011년 8월 전남공사가 여수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을 위해 경도해양관광단지 내 호텔콘도용 상업용지(8만8455㎡)와 녹지(2만602㎡)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을 진행했지만 매수자가 선뜻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결국 전남공사는 2012년 3월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시행사 자격으로 명인인베스트 측에 해당 부지를 204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추 비대위원장은 “명인인베스트가 사업성이 없어 보이는 여수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에 뛰어든 데는 전남공사가 부족한 사업자금 대출을 알선해주고 지급보증을 서주기로 약속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며 “전남공사 측이 토지매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2013년 10월23일 메리츠종합금융과 체결한 1년 만기(2014년 10월 23일)의 130억원 ‘1차 대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는 전남공사가 지급보증인으로 나섰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비대위 측 설명이다. 명인인베스트는 대출이 성사되자마자 부지 매매가 총액의 11억원 만을 남기고 잔금을 모두 치렀다.

사실상 소유권 이전만 남겨놓은 상황. 잔금 11억원은 형식적이라는 게 비대위측 판단이다. 부지정지작업(토지정비작업) 이후 측량을 하면 토지가 축소돼 매매가가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유권등기 이전은 없었다. 명인인베스트와 전남공사의 연대가 금이 간 것은 대출금 만기(2014년 10월)가 다가오는 2014년 8월부터였다.
 

비대위 측에 따르면 전남공사는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명인인베스트를 피했다. 명인인베스트 측이 2차 대출을 위한 논의를 하자는 요구에 ‘내부검토 중’이라며 지급보증을 미뤘다. 급기야 전남공사는 지급보증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시하기도 했다.

공들인 사업 뺏길 판…투자자 손실 위기
어려울 땐 감언이설…위기 넘기니 나몰라

2차 대출이 지연되자 명인인베스트 측은 매달 2억원에 달하는 연체 이자를 부담해야 했다. 명인인베스트는 영문도 모른 채 이자를 부담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전남공사가 대출 지급보증을 미룬 이유를 안 것은 한참이 지난 후였다”며 “당시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복합리조트 사업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더 큰 사업인 복합리조트 사업 추진을 위해 명인인베스트를 배제했다는 설명이다.

2015년 5월 즈음 연체이자가 14억원까지 늘었을 때 전남공사는 명인인베스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2015년 12월31일까지 대출금을 변제하지 못하면 부지 소유권등기 이전 관련 계약을 해지한다는 ‘대출협약서 및 약정서’였다.

추 비대위원장은 이와 관련 7개월 만에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사업이 물거품 되는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만기가 짧은 대출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다. 계약시점이 2015년 5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7개월 만기에 초단기 대출인 상황이었다.
 

그래도 명인인베스트는 연체이자가 쌓여가던 상황이라 계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비대위 측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추 비대위원장은 “2차 대출 당시 전남공사 실무자가 공사측에 보고하기 위해 형식적인 해제권이 담긴 협약서의 계약을 하자고 했다”며 “명인인베스트 측은 매매대금을 완납하고 복합리조트 사업 매수자가 나타날 경우 재매각에 이미 합의한 상황서 매매계약 해지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당시 대출협약의 위험성은 대출 금융기관인 신한금융투자의 진단서도 알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개발공사 측에 보낸 공문을 살펴보면 2차 대출은 대출기간이 물리적으로 매우 짧은 시간이므로 이후 본격적인 사업진행에 위험요소가 된다는 문구가 명시돼있다.

명인인베스트는 결국 2015년 12월31일까지 대출금에 대한 변제를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남공사는 신탁회사에 약 176억원을 변제하고, 계약해지를 이유로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를 주장했다.

명인인베스트와 투자자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부지조정으로 토지의 가치를 끌어올렸는데 내쫓기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비대위측 설명에 따르면 명인인베스트측이 부지조정(토지 정비) 공사로 전남공사가 얻을 가치상승 이익분은 최소 300억원 수준이다. 결국 명인인베스트측은 지난해 1월 전남공사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며 법정다툼을 예고했다.

공기업도 갑질

추 비대위원장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경도를 부지조정공사 해놓으니 빼앗아 가는 꼴”이라며 “전남공사가 민간기업과 국민 244명을 상대로 벌인 갑질횡포에 대해 손해배상은 물론 토지소유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