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리더십 집중점검

백전노장의 마지막 도전 “박수 칠 때 떠날 걸” 후회할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다시 ‘왕좌’를 차지했다. 연임만 3번, 햇수로는 무려 14년째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금융권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는 아직 이르다.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노조와 갈등… 조직 통합에 난항 예상
김 회장 뒤 이을 후계자 양성도 시급한 과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삶은 하나금융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1965년 한일은행에 입행하며 금융권에 첫 발을 내딛은 김 회장은 3년 후인 1968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뒤 1971년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

이후 증권부장, 영업부장 등을 거쳐 1980년 37세에 부사장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했다. 1997년에는 불과 54세의 나이에 하나은행장에 취임했다. 이후 김 회장은 3번을 내리 연임하며 14년째 수장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지금의 하나금융을 일궈낸 인물로 평가받는 김 회장이지만 연임과 관련해서는 뒷말이 많다. 연임을 둘러싸고 대형 인수·합병(M&A)이나 지주사 전환 등 굵직한 일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은행장 연임을 앞둔 1998년 10월에 충청은행을 인수했고, 이듬해 1월 보람은행을 거머쥐었다. 결국 2000년 초 하나은행은 은행 2곳을 잇따라 인수한 뒤라 안정적인 합병 후 통합(PMI) 작업이 필요했고, 행장이던 김 회장의 연임은 물 흐르듯 진행됐다. 이어 2002년 5월, 하나은행은 김 회장의 주도 아래 서울은행을 추가로 인수했다.

김 회장은 같은 해 12월 행장 연임에 성공했다. 2005년 3월에 행장에서 물러난 김 회장은 하나은행 이사회 의장과 하나금융 상근이사를 거쳐 9개월 만에 하나금융지주의 초대 회장에 선임됐다. 이때도 김 회장이 행장 시절 추진했던 대한투자증권 인수가 당시 5월 마무리 된 데다 지주사 출범 직후라 변화보다는 경영의 연속성이 긴요하다는 이사회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회장은 지난해 말 외환은행 인수를 선언하면서 회장 연임에 안착했다. 김 회장의 연임 스토리는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절묘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작업 마무리와 조직 안정화를 위해 김승유 회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해 추대했다”고 밝혔지만 뭔가 석연찮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암묵적으로 시사해왔던 우리금융 인수를 포기하고 외환은행 인수로 방향을 돌린 것에 대해 현실 가능한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계획이 아니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을 뒤로하고 결국 김 회장은 금융권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축배를 올리기는 아직 이르다.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과제 #1 외한은행 인수 돌발 악재

김 회장은 그간 무려 3개의 은행 M&A를 성공시켰다. 그런 김 회장이 금융 인생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외환은행 인수 작업에 착수한 것. 작업은 속전속결로 진행됐고 외환은행은 김 회장의 품에 안기는 듯 했다. 하지만 인수 승인이 임박한 시점에 돌발 악재가 터졌다. 대법원이 최근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를 조작했다고 사실상 판결한 것.

대법원은 지난 2003년 외환은행이 외환카드를 합병할 때 ‘허위 감자설’을 유포해 외환카드를 싸게 인수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등으로 기소된 외환은행과 이 은행 대주주인 LSF-KEB홀딩스SCA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LSF-KEB홀딩스는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다. 서울고법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김 회장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전혀 걱정하지 않았던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생각지 못한 데서 터져 나온 악재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셈이다. 지분 처분 명령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론스타가 이미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매각하기로 계약한 상태인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정서와 여론이다. 중범죄를 저지른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팔고 차익을 챙겨가도록 지원·방조한다는 비판 여론에 금융당국이 승인을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 당국은 지난 16일 계획된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보류했다. 금융권에선 계약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경우 최대 피해자는 론스타가 아닌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1조3400억원을 유상 증자했다. 증자의 목적이 외환은행 인수였기 때문에 만일 인수가 불발되면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입은 주주들이 하나금융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또 3월 말까지 인수 승인이 나지 않을 경우 하나금융은 론스타에 매월 330억원(1주당 100원)의 지연보상금을 내야 한다. 때문에 김 회장은 결국 외환 인수를 강행해야 하는 처지다. 이에 김 회장은 “대주주 적격성과 자회사 편입은 별개”라며 “인수가 무산되면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인수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승인이 빠를수록 좋다”며 3월 중 인수 승인을 희망하기도 했다.


과제 #2 인수 후 조직 통합

인수에 성공해도 문제다. 인수 발표 직후부터 외환은행 노조와 갈등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조직 통합에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분란은 지난해 11월19일부터 고개를 들었다. 외환은행 노조가 일부 일간지에 ‘국익을 위해서도 금융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라는 광고를 통해 인수를 반대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당시 외환은행 노조는 ‘론스타 먹튀의 하수인’ ‘권력의 특혜’ 등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외환은행 노조는 또 여론을 증폭시키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인수 반대 보도자료를 언론에 뿌려댔다. 장외투쟁도 불사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 본사는 물론 청와대와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인수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취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월10일 금융위와 금감원을 상대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어 18일에는 국세청에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에 지급하는 주식매매대금 5조원 중 세금 부문에 대해 법적 보전조치(가압류)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하나금융 측 고위 관계자가 외환은행 관련자에게 “외환은행 노동조합 집행부는 물론 임원부터 지점장까지 투쟁에 적극 가담한 세력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다”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환은행 노조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에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달 28일 성명을 통해 블랙리스트 즉각 공개를 촉구하고 나섰다. 성명을 통해 노조는 “하나금융은 제 입으로 밝힌 블랙리스트 실체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총파업을 결의하기까지 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5일 부재자를 제외한 총조합원 4700명 중 4697명(99.9%)이 참여한 가운데, 4516명(96.2%)이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달 17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의 시기와 방법을 집행부에 위임한 바 있다. 아울러 무기계약직 1200명도 최근 노조 가입과 투쟁기금 추가 모금을 완료한 상태다.  이를 지켜보는 하나금융의 표정에는 당혹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인수 실패의 대부분이 조직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김 회장은 일단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하지 않고 ‘투뱅크 체제’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영원히 따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 회장 역시 연임 기간 동안 통합의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할 계획을 밝혔다. 그간 여러 차례 인수와 통합 작업을 이끌어온 만큼 이번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와의 골이 깊어 통합과정이 순탄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과제 #3 후계자 양성

김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 양성도 시급한 과제다. 김 회장은 연임을 앞두고 “적임자가 나타난다면 언제든 물러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김 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적임자가 없단 얘기다. 하나금융 안팎에선 김 회장을 대신할 인물이 없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의 가장 큰 리스크는 차기 주자가 마땅치 않은 것’이라는 말도 내부적으로 회자돼 왔다.

이에 하나금융은 최근 ‘제너럴일렉트릭(GE)식 후계 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국내 금융회사가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CEO 후보군을 육성ㆍ관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측 가능한 권력 승계 구도를 만들어 신한금융 사태와 같은 ‘CEO 리스크’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 지배구조 규준’을 제정했다. 하나금융은 이사회 산하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에서 CEO 인재풀을 구성, 미래 후계자들을 양성해나갈 방침이다. 경발위는 회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이 차기 CEO 후보군을 정해 매년 검증 작업을 벌인다.

후보군에 포함됐더라도 실적이 나쁘거나 결격 사유가 발견되면 탈락하며, 유능한 후보자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게 된다. 올해 만 67세의 김 회장은 나이 제한(만 70세)으로 2~3년 안에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시간이 그리 충분치 않다. 그 안에 김 회장이 잡음 없이 후계자를 키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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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