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투성이 프리드라이프 경영행태

간판 뜯어고치고 새 출발해도…일등상조 명성 흠집내는 의문점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고객의 슬픔을 이용해 장사하지 않겠다'던 다짐은 공염불에 불과했다. 프리드라이프로 간판을 뜯어고치고 새 출발을 다짐했건만 여전히 주변에선 의혹어린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지금도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곳곳에 눈에 띈다.

2002년 설립된 프리드라이프(옛 현대종합상조)는 자타공인 상조업계 일등기업이다. 4년 연속 업계 1위라는 명예훈장은 프리드라이프의 15년 연혁을 대변한다. 폭리를 취한다고 손가락질 받던 상조업계를 정제하는 데 공헌했다는 점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그러나 세심히 살펴보면 프리드라이프 내부에선 갖가지 의문점들이 제법 눈에 띈다. 여기서 파생된 잇단 구설은 프리드라이프의 명성을 흠집 내는 데 일조한다.

 

종잡기 힘든
[알선료 쓰임새]

프리드라이프는 ‘알선료’라는 일종의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알선료는 상주들에게 버스, 제단, 납골당 등을 소개해주는 과정서 벌어들인 부대수익 개념이다. 매달 행사팀장들은 알선료가 생기면 본사에 입금하고 회사는 일정 비율을 다시 팀장들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을 취한다. 5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개별 행사팀장마다 알선료 입금 금액은 천차만별이다.

다만 알선료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회사와 행사팀장들의 입장이 엇갈린다. 일부 행사팀장들은 알선료서 자신들의 몫은 20%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6대 4 비율로 회사와 행사팀장이 알선료를 1차로 나눈 뒤 행사팀장 몫으로 배정된 40%서 절반은 복지후생 명목으로 회사가 관리한다는 주장이다.

알선료에 대한 회사 측 주장은 전혀 다르다. 알선료를 받으면 40%를 행사팀장들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60%는 온전히 복지후생에 쓰인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실상 모든 알선료는 행사팀장들에게 지급한다는 뜻이다.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행사팀장들의 근로 환경 향상을 위해 노트북을 지급하거나 해외 연수 등의 비용으로 알선료를 사용해 왔다”며 “지역 행사팀장들의 원활한 업무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본 취지를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행사팀장들이 알선료를 입금한 곳은 법인계좌가 아니라 임원으로 재직 중인 문모씨의 개인계좌라는 사실이다. 행사수익은 법인계좌로, 알선료는 개인계좌로 입금하는 이원화된 체계는 2012년이 돼서야 법인계좌로 일원화됐다. 일각에선 이 시기에 문모씨의 통장으로 수십억대 금액이 흘러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프리드라이프 측이 밝힌 전국의 행사팀장은 총 179명.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문모씨의 통장으로 매달 행사팀장들이 20만원씩 알선료를 입금했다고 가정하면 일년에 모이는 금액만 약 4억3000만원에 이른다.

이를 6년 평균으로 환산하면 25억8000만원이다. 행사팀장들의 말대로 전체 알선료의 20%만 행사팀장들에게 되돌아왔다면 20억원을 초과하는 나머지 금액은 어디로 간 걸까? 이 과정서 부각되는 인물이 바로 박헌준 회장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박 회장은 2010년 11월부터 2012년 6월까지 회사를 떠나 있어야 했다. 배임 및 횡령 혐의가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받은 까닭이다.

공교롭게도 문씨의 통장으로 입금되던 알선료 관행은 박 회장이 출소할 즈음에 법인계좌 입금 방식으로 바뀌었다. 물론 검찰이 박 회장을 조사할 당시 문씨 역시 검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알선료와 박 회장을 무작정 연결짓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단순 의혹에 그칠 가능성이 현저히 높다. 

다만 박 회장이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알선료가 문씨의 통장으로 계속 입금됐다는 점은 논란을 야기한다. 정확한 내용 파악을 위해 알선료가 문씨 통장으로 입금된 내역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프리드라이프 측은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개인계좌로?
[이상한 보증금]

프리드라이프는 행사팀장들과 처음 계약을 맺을 때 행사팀장들에게 입사보증금을 선납하도록 하고 있다. 보증금은 행사팀장이 개인의 영리목적으로 행사비를 유용하는 폐단을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 개념이다.

회사 덩치가 커지는 사이 행사팀장이 계약 시 납부해야 할 보증금 규모는 나날이 확대됐다. 초창기에 300만원이던 보증금은 2010년 무렵 700만원으로 상향조정됐고 몇 년 후 1000만원으로 다시 인상됐다. 이를 두고 과도한 인상이라고 무작정 매도할 필요는 없다. 초창기에 100만원대에 불과했던 상조상품이 최근에는 4∼5배 급등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약이 종료되면 되돌려 받는 게 원칙이다.

문제는 보증금 입금 과정서 알선료와 비슷한 의혹이 제기된다는 데 있다. 보증금 역시 법인계좌가 아닌 개인계좌로 입금된 탓이다. 알선료가 문씨의 계좌로 입금됐다면 보증금은 김모씨 계좌를 통한다는 내용만 다를 뿐이다. 법인계좌로 입금이 이뤄진 건 보증금이 1000만원으로 인상되면서부터였다.

프리드라이프 측도 보증금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박 회장이 수감될 당시 김씨 계좌로 보증금을 입금했던 사실이 부각된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달리 말하자면 박 회장이 법적 책임을 이미 충실히 이행한 만큼 더 이상 보증금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여지가 없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일전에 보증금을 개인계좌로 입금했던 전례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다”며 “개선의 필요성은 회장님께서도 충분히 통감했고 책임을 명확히 했던 만큼 지금은 더 이상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의문이 온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검찰은 1심 당시 박 회장과 고석봉 대표가 회사 자금을 횡령 및 배임하고자 김씨 명의의 차명계좌로 보증금을 송금 받아 관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시 검찰이 주목했던 기간은 2006년 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2년6개월이었다. 그러나 보증금이 법인계좌로 귀속된 건 박 회장이 출소할 즈음의 일이고 그가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보증금은 지속적으로 개인계좌를 통해 입금됐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 놀라운 건 보증금을 관리하던 김씨는 박 회장과 친분이 있는 사이로만 알려질 뿐 프리드라이프와 무관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즉, 회사에 귀속돼야 할 수억원대 자금을 회장의 판단만으로 외부인에게 맡겼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제식구 배불리기
[뻔뻔한 결합상품]

지난 5월 프리드라이프는 본격적으로 결합상품 마케팅을 도입했다. 프리드라이프가 포문을 열자 나머지 상조업체들도 경쟁적으로 결합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비자를 현혹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법 들렸다. 

실제로 지난 11일 열린 정무위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도 이 사안이 불거졌다.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은 상조업체들의 기만적인 결합상품 광고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정위는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프리드라이프는 결합상품을 왜 선보인 걸까. 새로운 마케팅 방식이라는 점을 떠나 프리드라이프와 연계해 결합상품을 내놓은 회사의 특성을 살펴봐야 한다. 박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장녀인 은혜씨, 차녀 은정씨, 장남 현배씨는 직간접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인물이 바로 현배씨다. 프리드라이프 계열사인 하이프리드서 감사에 이름을 올렸던 현배씨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직책이 있다. 일오공라이프코리아라는 회사의 대표직이다.

지난 4월 설립한 이 회사의 주력상품은 안마의자. 프리드라이프서 결합상품으로 선보인 안마의자는 이 회사 제품이다. 아들 회사 제품을 아버지 회사서 끼워 팔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안마의자가 결합된 프리드라이프 상품은 39개월간 월 9만원대를 납입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여기에 325만원에 달하는 안마의자의 가격을 그대로 적용하면 실제 상조서비스 명목으로 빠져 나가는 금액은 매달 3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금액은 안마의자 할부금이다.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더라도 사은품의 할부금은 계속 갚아야 하는 조건이다. 

 

은근슬쩍 갑질
[할부·할당 전가]

프리드라이프는 갑질 논란서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회사서 구입한 운구용 차량의 할부 값을 행사팀장들에게 전가한다는 주장은 수년 전부터 거론되는 사안이다. 차량은 회사명의로 뽑고 할부금은 행사팀장들이 갚는 것에 대한 견해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행사팀장과 회사간 계약이 해지되면 차량 노후, 흠집 여부를 점검해 팀장들께 금전적인 부담까지 안긴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외에도 차량할부금을 둘러싼 다양한 소문이 넘쳐나고 있으며 다수의 행사팀장들 사이에서 일방적인 회사 방침에 반발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협력사에 밀어내기를 종용한다는 소문도 섣불리 지나치기 힘든 내용이다. 상조업은 차량, 꽃, 수의, 유골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파생상품을 아우르는 분야다. 그만큼 여러 분야가 긴밀한 협조관계에 놓여 있다. 물론 최상단에 위치한 건 상조회사다. 그만큼 파급력이 엄청나다.

문제는 상조업체의 파워가 협력업체들에게는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협력업체들이 프리드라이프와 연계해 일하는 조건으로 상당량의 상조 가입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괴소문마저 퍼지고 있다. 프리드라이프의 강압적인 분위기 조성 여부를 떠나 수평적이 구조를 만드는 데 소홀한 회사 방침을 질타하는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박헌준 회장 구속부터 복귀까지 

2011년 11월부터 프리드라이프는 장기간에 걸친 총수 공백기를 겪었다. 박헌준 회장이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옥살이를 한 탓이다. 박 회장은 2006년 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부당계약, 허위 수당·급여 지급, 공사대금 과다계상, 보증금 유용 등을 통해 회사 자금 총 13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2010년 10월말 구속기소 됐다.

1심 재판부는 엄중한 처벌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박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고석봉 대표에게는 징역 2년이 내려졌다. 이어진 항소심에서는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면서 박 회장의 고 대표의 형량은 1년6개월로 낮춰졌고 고 대표에게는 3년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그러나 항소심 결과에 불복한 박 회장은 상고를 결정했고 상고심서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하이프리드서비스서 지급 받은 주식배당 부분 공소사실이 불분명함에도 원심서 이를 명확히 하지 않고 배임죄의 성립을 부정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결국 파기환송심서 서울고등법원은 박 회장과 고 대표에게 이전 판결을 그대로 유지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기에 이른다. 횡령금액 일부에 대해 추가로 유죄가 인정되지만 전체 액수에 비해 큰 비중이 아님을 고려한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자유의 몸이 된 박 회장은 곧바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내려진 지 불과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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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