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저축은행-건설사 삼각 커넥션 의혹

눈뜨고 날린 금싸라기 땅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용인시에서 이해하기 힘든 토지 사기 논란이 불거졌다. 건설사는 물론 금융사, 지자체까지 연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지난 2014년 용인시는 신봉2지구 도시개발사업 추진을 결정했다. 수지구 신봉동 402-1번지 일원에 약 42만㎡ 규모로 주거지 및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하는 게 주된 골자. 신봉2지구 도시개발이 완료되면 인근 지역은 7000세대를 아우르는 대단위 계획주거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다만 산155번지(1만1714㎡)에서 불거진 의혹은 쉽사리 지나치기 힘든 사안이다.

멀쩡한 땅에
토사 불법투기

신봉2지구의 핵심 위치에 자리한 산155번지는 4년 전까지 양성옥씨와 그의 부인인 김경미씨의 소유지였다. 하지만 신봉2지구 개발사업이 수립되기 직전인 2012년에 양씨는 산155번지의 소유권을 포기해야만 했다. 현재 이 땅의 주인은 모아저축은행. 그러나 양씨 부부가 주목하는 건 산155번지를 소유한 모아저축은행이 아닌 일레븐건설이다.

주택건설 및 분양 시행업체인 일레븐건설은 용인시를 거점으로 그간 대형 건설사들과 시공 계약을 맺고 분양사업을 진행해왔다. 건설업계서는 손꼽히는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및 시행업체)’로 손꼽힌다.

일레븐건설과 양씨 부부가 엮인 건 지난 2004년 12월부터였다. 당시 일레븐건설은 인근 건설현장서 나온 토사를 산155번지에 투기하는 기막힌 행태를 벌였다.

덤프트럭을 통해 옮겨진 토사는 순식간에 산155번지 일대 약 9000㎡의 면적에 7∼8미터 높이의 야산을 만들었다. 양씨 부부가 이 사실을 알게 된 2005년 9월에는 준공하면서 쌓았던 축대, 길, 철대문이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일레븐건설이 연루됐다는 대략적인 정황은 2007년이 돼서야 겨우 드러났지만 현재까지도 일레븐건설은 당시 상황에 대해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시일이 많이 흘러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그렇다면 왜 일레븐건설은 납득하기 힘든 일을 벌인 걸까.

일단 산155번지의 입지적 특성을 감안해볼 필요가 있다. 일레븐건설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신봉2지구 일대의 토지를 다량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봉지구단위계획도를 통해서 여실히 드러난다. 다만 신봉2지구의 핵심이 되는 산155번지를 손에 넣는 건 실패했다. 향후 시행될 개발사업을 감안하면 신봉2지구 한 가운데 위치한 산155번지는 반드시 필요한 토지였다.

엇갈리는 진술
진짜 내막은?

흥미로운 점은 용인시가 피해자(양씨 부부)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가해자(일레븐건설)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사실이다. 용인시가 보여준 행정 처리 과정이 이를 뒷받침한다.

산155번지 일대에 일레븐건설이 토사를 불법 투기한 사실을 알게 된 양씨 부부는 용인시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용인시는 2008년이 돼서야 용인경찰서에 고발했고 이마저도 보여주기에 불과했다. 심지어 불법 행위자가 일레븐건설이라는 사실은 중간에 누락됐고 용인경찰서는 행위자 불분명을 이유로 고발장을 반송한다.

승복하지 못한 양씨 부부는 일레븐건설을 추가 고발했다. 엉뚱하게도 이번에는 약 9000㎡에 달했던 토사 불법 투기 면적이 2000㎡으로 80% 가량 축소 기재됐고 이 진술을 토대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원상복구돼 투기면적을 알 수 없다”는 진술이 받아들여진 까닭이다. 그러나 현장 취재 결과, 11년이 흐른 지금도 산155번지 일대는 불법 투기된 토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태였다.

국민신문고에 진정도 해봤지만 용인시는 “준공처리된 산지전용허가지가 붕괴돼 토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민원”이라며 국민신문고에 허위 사실을 보고했다. 이 모든 과정은 김씨가 보유하고 있던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해당 내용을 토대로 용인시에 당시 정황을 문의했지만 뚜렷한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용인시 산림과 관계자는 “오래 전 일이라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민원 처리였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일레븐건설] 남의 땅에 군침
[모아저축은행] 해결사 노릇
[용인시] 피해 호소에 팔짱만

한술 더 떠 용인시는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내세워 양씨 부부를 극단으로 내몰기에 이른다. 양씨 부부가 1998년에 산155번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행했던 준공완료를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무효화시키고 나선 것이다.

통상 산지를 대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준공허가가 필수다. 준공허가가 떨어지면 전용허가를 거쳐 지목변경이 가능하다. 양씨 부부는 1998년 3월과 6월에 자신의 소유한 산155번지(1/4 지분)과 368-2번지를 합쳐 준공을 완료한 후 건축허가명의까지 취득했다.

이는 산지였던 산155번지와 잡종지였던 368-2번지가 상업용도로 개발 가능토록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산155번지의 나머지 구역은 당시 이 땅의 소유주였던 권씨를 통해 준공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어쩐 영문인지 용인시는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무시한 채 2008년에 해당 토지에 대한 산림형질변경허가를 취소했다. 사실상 대지였던 땅을 산지로 되돌려놓은 결정이었다. 용인시가 내세운 취소의 사유는 적지복구예치비(인허가시 내는 세금) 미납. 1997년에 내야 했던 2668만8020원의 적지복구예치비를 2008년까지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양씨 부부는 적지복구예치비를 냈다는 영수증을 가지고 있었다. 영수증에는 당시 김씨가 소유한 산155번지 지분의 1/4을 제외한 나머지를 가지고 있던 권씨의 이름이 기재돼 있다. 권씨는 준공 완료 후 예치했던 2668만8020원을 절차에 따라 1998년 3월에 환급받았다. 산155번지 일부와 368-2번지에 대해서는 김씨가 서울보증보험에 해당 금액을 납부하고 준공을 완료했다.

만약 용인시의 주장대로라면 산림형질변경허가 과정에서 적지복구예치금을 외상한 상태로 건축허가를 받았다는 엉뚱한 공식이 성립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인시는 10년간 양씨 부부에게 별다른 문제제기조차 하지 않았다.

더욱이 용인시는 산림형질변경허가 취소 결정을 4년이 지나도록 양씨 부부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양씨 부부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산155번지의 소유권이 모아저축은행으로 넘어간 2013년 무렵이었다.

미심쩍은 흔적
커지는 의혹

토사 불법 투기건 및 산림형질변경허가 취소는 결과적으로 양씨 부부의 재산권 방어에 중차대한 결함으로 작용했다. 추후 산155번지를 잃게 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와중에 등장한 모아저축은행은 국면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난 2001년 양씨 부부는 산155번지의 소유권을 경매 낙찰을 통해 취득한 전례가 있다. 이 과정에서 양씨 부부는 수십억원대 금전적 손해를 입었는데 이 무렵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이 모아저축은행이다.

김씨는 당시에 모아저축은행 회장과 직접 대면했고 산155번지를 담보로 감정가는 200억원, 대출은 120억원까지 가능하다는 대답을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50억원(2006년 1월)과 1년 후 10억원까지 총합 6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6년 간 매월 6500만원씩 도합 50억원의 이자를 모아저축은행에 납부했다.

그러나 2011년 말 양씨 부부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보유 현금 고갈로 6개월분의 이자를 연체하게 된 것이다. 다급했던 양씨 부부는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237번지 토지를 24억원에 매각했다는 매매계약서를 모아저축은행 실무자에게 보여주며 매매대금을 받자마자 연체이자를 완납하겠다고 거듭 표명했다. 모아저축은행의 임원이자 해당 업무 실무자였던 박모씨 역시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씨 부부에게 납득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한 지 3일 후 모아저축은행이 돌연 산155번지와 신갈동 237번지 등을 공동담보를 잡아 경매에 넘긴 것이다. 이로써 사전 계약했던 신갈동 237번지의 매매계약이 파기됐고 채무 변제의 길도 막혀버렸다.

공교롭게도 모아저축은행이 경매에 넘긴 산155번지의 낙찰자는 모아저축은행 자신이었다. 이전까지 대지로 인정받던 산155번지는 산지로 평가돼 시가의 1/6에 불과한 61억원으로 감정이 이뤄졌다. 이후 김씨에 대한 대출채권액과 맞아떨어지는 63억원에 산155번지에 단독 입찰한 모아저축은행은 2012년 6월에 유찰 없이 1차 경매기일에 낙찰받았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63억원에 불과했던 땅에 6년에 걸쳐 50억원의 이자만 쏟아 부은 채 소유권을 상실한 셈이다.

김씨는 “대지로 감정 받아 법원에서 경매 낙찰받았던 산155번지가 다시 산지로 둔갑할 때까지 어떤 언질도 받지 못했다”며 “이 땅이 대지가 아닌 산지로 60억원대 가치였다면 50억원이나 6년간 이자까지 내면서 가지고 있을 이유가 있겠나.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지가 산지로? 이상한 토지변경
대출금 압박하더니 직접 낙찰

현재 모아저축은행은 낙찰받은 산155번지를 4년째 되팔지 않고 있다. 산155번지를 처분하고자 수차례에 걸쳐 매각공고를 냈지만 무위에 그쳤다는 게 모아저축은행의 설명이다. 그사이 매각가격은 60억원에서 80억원으로 30% 이상 올랐다. 그만큼 새 주인 찾기는 더 힘들어졌다.

공교롭게도 현장 확인 결과 산155번지 일대에는 유치권 설정을 암시하는 듯한 10여 곳의 가건물이 곳곳에 방치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산155번지의 전 소유주였던 양씨 부부가 준공비용 보전을 이유로 설치한 가건물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모아저축은행이 시기를 봐서 산155번지를 일레븐건설에 넘기려 한다고 김씨가 해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60억 땅에
이자만 50억

그러나 모아저축은행은 양씨 부부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당시 양씨 부부는 대출금에 대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고 은행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매를 밟았다는 게 주된 요지다. 산155번지가 산지인 만큼 해당 지목에 다른 감정을 거쳤고 양씨 부부가 말하는 무언의 의혹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이다.

모아저축은행 여신처리팀 관계자는 “당시 양씨 부부는 모아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고서도 이자를 6개월간 내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산155번지의 소유권을 잃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며 “모아저축은행은 분명히 적법한 절차를 거쳐 모든 과정을 완료했다. 벌써 4년이 넘은 이 일을 지금에 와서 문제시 삼는 이유를 도통 알 수 없다”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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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