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저축은행-건설사 삼각 커넥션 의혹

눈뜨고 날린 금싸라기 땅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용인시에서 이해하기 힘든 토지 사기 논란이 불거졌다. 건설사는 물론 금융사, 지자체까지 연루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어딘지 모르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지난 2014년 용인시는 신봉2지구 도시개발사업 추진을 결정했다. 수지구 신봉동 402-1번지 일원에 약 42만㎡ 규모로 주거지 및 도시기반시설을 조성하는 게 주된 골자. 신봉2지구 도시개발이 완료되면 인근 지역은 7000세대를 아우르는 대단위 계획주거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다만 산155번지(1만1714㎡)에서 불거진 의혹은 쉽사리 지나치기 힘든 사안이다.

멀쩡한 땅에
토사 불법투기

신봉2지구의 핵심 위치에 자리한 산155번지는 4년 전까지 양성옥씨와 그의 부인인 김경미씨의 소유지였다. 하지만 신봉2지구 개발사업이 수립되기 직전인 2012년에 양씨는 산155번지의 소유권을 포기해야만 했다. 현재 이 땅의 주인은 모아저축은행. 그러나 양씨 부부가 주목하는 건 산155번지를 소유한 모아저축은행이 아닌 일레븐건설이다.

주택건설 및 분양 시행업체인 일레븐건설은 용인시를 거점으로 그간 대형 건설사들과 시공 계약을 맺고 분양사업을 진행해왔다. 건설업계서는 손꼽히는 ‘디벨로퍼(부동산 개발 및 시행업체)’로 손꼽힌다.

일레븐건설과 양씨 부부가 엮인 건 지난 2004년 12월부터였다. 당시 일레븐건설은 인근 건설현장서 나온 토사를 산155번지에 투기하는 기막힌 행태를 벌였다.


덤프트럭을 통해 옮겨진 토사는 순식간에 산155번지 일대 약 9000㎡의 면적에 7∼8미터 높이의 야산을 만들었다. 양씨 부부가 이 사실을 알게 된 2005년 9월에는 준공하면서 쌓았던 축대, 길, 철대문이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일레븐건설이 연루됐다는 대략적인 정황은 2007년이 돼서야 겨우 드러났지만 현재까지도 일레븐건설은 당시 상황에 대해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일레븐건설 관계자는 “시일이 많이 흘러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힘든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그렇다면 왜 일레븐건설은 납득하기 힘든 일을 벌인 걸까.

일단 산155번지의 입지적 특성을 감안해볼 필요가 있다. 일레븐건설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신봉2지구 일대의 토지를 다량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봉지구단위계획도를 통해서 여실히 드러난다. 다만 신봉2지구의 핵심이 되는 산155번지를 손에 넣는 건 실패했다. 향후 시행될 개발사업을 감안하면 신봉2지구 한 가운데 위치한 산155번지는 반드시 필요한 토지였다.

엇갈리는 진술
진짜 내막은?

흥미로운 점은 용인시가 피해자(양씨 부부)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가해자(일레븐건설)의 입장을 대변했다는 사실이다. 용인시가 보여준 행정 처리 과정이 이를 뒷받침한다.

산155번지 일대에 일레븐건설이 토사를 불법 투기한 사실을 알게 된 양씨 부부는 용인시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용인시는 2008년이 돼서야 용인경찰서에 고발했고 이마저도 보여주기에 불과했다. 심지어 불법 행위자가 일레븐건설이라는 사실은 중간에 누락됐고 용인경찰서는 행위자 불분명을 이유로 고발장을 반송한다.


승복하지 못한 양씨 부부는 일레븐건설을 추가 고발했다. 엉뚱하게도 이번에는 약 9000㎡에 달했던 토사 불법 투기 면적이 2000㎡으로 80% 가량 축소 기재됐고 이 진술을 토대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원상복구돼 투기면적을 알 수 없다”는 진술이 받아들여진 까닭이다. 그러나 현장 취재 결과, 11년이 흐른 지금도 산155번지 일대는 불법 투기된 토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태였다.

국민신문고에 진정도 해봤지만 용인시는 “준공처리된 산지전용허가지가 붕괴돼 토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민원”이라며 국민신문고에 허위 사실을 보고했다. 이 모든 과정은 김씨가 보유하고 있던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해당 내용을 토대로 용인시에 당시 정황을 문의했지만 뚜렷한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용인시 산림과 관계자는 “오래 전 일이라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른 민원 처리였다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일레븐건설] 남의 땅에 군침
[모아저축은행] 해결사 노릇
[용인시] 피해 호소에 팔짱만

한술 더 떠 용인시는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내세워 양씨 부부를 극단으로 내몰기에 이른다. 양씨 부부가 1998년에 산155번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행했던 준공완료를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무효화시키고 나선 것이다.

통상 산지를 대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준공허가가 필수다. 준공허가가 떨어지면 전용허가를 거쳐 지목변경이 가능하다. 양씨 부부는 1998년 3월과 6월에 자신의 소유한 산155번지(1/4 지분)과 368-2번지를 합쳐 준공을 완료한 후 건축허가명의까지 취득했다.

이는 산지였던 산155번지와 잡종지였던 368-2번지가 상업용도로 개발 가능토록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산155번지의 나머지 구역은 당시 이 땅의 소유주였던 권씨를 통해 준공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어쩐 영문인지 용인시는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무시한 채 2008년에 해당 토지에 대한 산림형질변경허가를 취소했다. 사실상 대지였던 땅을 산지로 되돌려놓은 결정이었다. 용인시가 내세운 취소의 사유는 적지복구예치비(인허가시 내는 세금) 미납. 1997년에 내야 했던 2668만8020원의 적지복구예치비를 2008년까지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양씨 부부는 적지복구예치비를 냈다는 영수증을 가지고 있었다. 영수증에는 당시 김씨가 소유한 산155번지 지분의 1/4을 제외한 나머지를 가지고 있던 권씨의 이름이 기재돼 있다. 권씨는 준공 완료 후 예치했던 2668만8020원을 절차에 따라 1998년 3월에 환급받았다. 산155번지 일부와 368-2번지에 대해서는 김씨가 서울보증보험에 해당 금액을 납부하고 준공을 완료했다.

만약 용인시의 주장대로라면 산림형질변경허가 과정에서 적지복구예치금을 외상한 상태로 건축허가를 받았다는 엉뚱한 공식이 성립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인시는 10년간 양씨 부부에게 별다른 문제제기조차 하지 않았다.

더욱이 용인시는 산림형질변경허가 취소 결정을 4년이 지나도록 양씨 부부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양씨 부부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산155번지의 소유권이 모아저축은행으로 넘어간 2013년 무렵이었다.

미심쩍은 흔적
커지는 의혹


토사 불법 투기건 및 산림형질변경허가 취소는 결과적으로 양씨 부부의 재산권 방어에 중차대한 결함으로 작용했다. 추후 산155번지를 잃게 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와중에 등장한 모아저축은행은 국면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난 2001년 양씨 부부는 산155번지의 소유권을 경매 낙찰을 통해 취득한 전례가 있다. 이 과정에서 양씨 부부는 수십억원대 금전적 손해를 입었는데 이 무렵 도움의 손길을 내민 곳이 모아저축은행이다.

김씨는 당시에 모아저축은행 회장과 직접 대면했고 산155번지를 담보로 감정가는 200억원, 대출은 120억원까지 가능하다는 대답을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50억원(2006년 1월)과 1년 후 10억원까지 총합 6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6년 간 매월 6500만원씩 도합 50억원의 이자를 모아저축은행에 납부했다.

그러나 2011년 말 양씨 부부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보유 현금 고갈로 6개월분의 이자를 연체하게 된 것이다. 다급했던 양씨 부부는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237번지 토지를 24억원에 매각했다는 매매계약서를 모아저축은행 실무자에게 보여주며 매매대금을 받자마자 연체이자를 완납하겠다고 거듭 표명했다. 모아저축은행의 임원이자 해당 업무 실무자였던 박모씨 역시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씨 부부에게 납득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긍정적인 검토를 약속한 지 3일 후 모아저축은행이 돌연 산155번지와 신갈동 237번지 등을 공동담보를 잡아 경매에 넘긴 것이다. 이로써 사전 계약했던 신갈동 237번지의 매매계약이 파기됐고 채무 변제의 길도 막혀버렸다.

공교롭게도 모아저축은행이 경매에 넘긴 산155번지의 낙찰자는 모아저축은행 자신이었다. 이전까지 대지로 인정받던 산155번지는 산지로 평가돼 시가의 1/6에 불과한 61억원으로 감정이 이뤄졌다. 이후 김씨에 대한 대출채권액과 맞아떨어지는 63억원에 산155번지에 단독 입찰한 모아저축은행은 2012년 6월에 유찰 없이 1차 경매기일에 낙찰받았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63억원에 불과했던 땅에 6년에 걸쳐 50억원의 이자만 쏟아 부은 채 소유권을 상실한 셈이다.


김씨는 “대지로 감정 받아 법원에서 경매 낙찰받았던 산155번지가 다시 산지로 둔갑할 때까지 어떤 언질도 받지 못했다”며 “이 땅이 대지가 아닌 산지로 60억원대 가치였다면 50억원이나 6년간 이자까지 내면서 가지고 있을 이유가 있겠나.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지가 산지로? 이상한 토지변경
대출금 압박하더니 직접 낙찰

현재 모아저축은행은 낙찰받은 산155번지를 4년째 되팔지 않고 있다. 산155번지를 처분하고자 수차례에 걸쳐 매각공고를 냈지만 무위에 그쳤다는 게 모아저축은행의 설명이다. 그사이 매각가격은 60억원에서 80억원으로 30% 이상 올랐다. 그만큼 새 주인 찾기는 더 힘들어졌다.

공교롭게도 현장 확인 결과 산155번지 일대에는 유치권 설정을 암시하는 듯한 10여 곳의 가건물이 곳곳에 방치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산155번지의 전 소유주였던 양씨 부부가 준공비용 보전을 이유로 설치한 가건물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모아저축은행이 시기를 봐서 산155번지를 일레븐건설에 넘기려 한다고 김씨가 해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60억 땅에
이자만 50억

그러나 모아저축은행은 양씨 부부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당시 양씨 부부는 대출금에 대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고 은행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매를 밟았다는 게 주된 요지다. 산155번지가 산지인 만큼 해당 지목에 다른 감정을 거쳤고 양씨 부부가 말하는 무언의 의혹에 대해서는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입장이다.

모아저축은행 여신처리팀 관계자는 “당시 양씨 부부는 모아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고서도 이자를 6개월간 내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산155번지의 소유권을 잃게 된 직접적인 이유가 됐다”며 “모아저축은행은 분명히 적법한 절차를 거쳐 모든 과정을 완료했다. 벌써 4년이 넘은 이 일을 지금에 와서 문제시 삼는 이유를 도통 알 수 없다”고 반문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