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정성립-조욱성 커넥션 의혹

여기저기 붙어다니며 사람 자르는 환상의 콤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정성립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부임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너무 큰 기대였을까. 든든한 지원군이라 생각했던 초반의 기대감은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다. 때마침 정 사장과 그의 측근들이 점령군으로 탈바꿈했다는 묘한 소문마저 떠돈다. 그의 곁을 지켜온 핵심 참모와 정 사장 사이의 연결고리가 수면 위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업계를 대표하는 ‘선박통’이다. 1976년 동해조선공업에 입사하면서 조선업계에 첫 발을 내디뎠던 그는 1981년 대우조선공업(현 대우조선해양)으로 자리를 옮긴 후 탄탄대로를 달려왔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는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대우정보시스템 대표이사 회장(2006~2012년)을 맡으면서 잠시 조선업계를 떠났지만 2013년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총괄사장으로 부임하며 다시금 조선업계에 발을 디뎠다.

자타공인 조선통
대우조선 컴백

정 사장이 다시금 대우조선해양과 연을 맺은 건 지난해 5월이었다. 앞서 2014년 12월 무렵부터 대우조선해양 안팎에서는 고재호 사장 경질설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후임자가 누구냐’에 쏠렸다. 물론 후임자 선정의 열쇠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쥐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 총괄사장이었던 정씨를 후임 사장후보로 내세웠다. 정 사장이 STX조선해양에 몸담던 시절 보여준 리더십에 후한 점수를 준 까닭이다.

실제로 정 사장은 자율협약에 접어든 STX조선해양을 2년여간 진두지휘하면서 영업적자 폭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조선업계에서도 과거 대우조선해양에 몸담았던 정 사장을 적임자라고 치켜세우며 산업은행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물론 정 사장의 부임을 반대했던 목소리가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정 사장이 사장후보로 추천되자 즉각 산업은행의 ‘불순한 의도’라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올바른 인사검증을 거친 참신한 내부인사를 선임하는 게 회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대세는 변하지 않았다. 후보로 추천된 지 약 한 달이 흐른 지난해 5월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에 정식 부임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정 사장이야말로 체질 개선을 완수할 만한 전문경영인”이라며 정 사장 선임 이유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정 사장은 거취가 바뀔 때마다 혼자 움직이지 않았다. 그를 보좌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매번 동행했다. 그리고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부임하자마자 조선업계의 눈은 그와 손발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는 또 한사람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조욱성 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한몸처럼 움직이는 ‘정-조’ 듀오 
인사전횡 의혹…곳곳에 측근 배치?

울산대학교서 조선공학을 전공한 조 부사장은 1984년 대우조선에 입사해 2004년 대우조선해양 상무를 거쳤다. 2007년 대우정보시스템으로 자리를 옮겨 2008년 지원총괄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 포스텍 총괄대표를 거쳐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STX조선해양에 몸담았다.

조 부사장은 정 사장의 최측근이자 코드가 가장 잘 맞는 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에 부임하자마자 내놓은 인력감축안과 세부적인 자구계획안의 초안도 조 부사장을 통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둘 사이의 접점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표면상 둘 간의 인연은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의 전신인 대우중공업 수장으로 있을 때부터 시작됐다. 이후 조 부사장의 근무지는 대우정보시스템, STX조선해양으로 연이어 바뀌었고 이곳들은 모두 정 사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던 행선지였다. 정 사장이 대우조선해양으로 복귀하자마자 조선업계에서 조 부사장의 ‘대우조선행’을 유력하게 내다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몇몇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은 지난 2002년 4월 발생했던 ‘4·4사태’를 둘 간의 접점이 이뤄진 시기로 꼽기도 한다. 노사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던 상황에서 조 부사장이 전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 정 사장이 신임을 보냈고 이후부터 밀접한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노사갈등은 정 사장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만큼 조 부사장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기회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유혈충돌로 번졌던 4·4사태가 발생했던 시기에 인사2팀장으로 재직하던 조 부사장은 선두에서 해당 사건을 책임지는 입장이었고 성공리에 임무를 완수했다”며 “이후 조 부사장은 정 사장의 절대적인 신임 하에 승승장구했고 사내에서 그는 ‘왕의 남자’로 불렸다”고 말했다.

따로 또 같이
구조조정 손발

물론 조 부사장이 대우조선해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잡음이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STX조선해양의 의중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정 사장과 산업은행이 일방적인 인사를 계획했다는 시각도 팽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부사장은 별 탈 없이 대우조선해양으로 넘어왔고 최근에는 그에게 더욱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급기야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서 조 부사장은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되기에 이른다.

흥미로운 점은 대우조선해양에 둥지를 튼 두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예기치 못한 뒷말을 양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조 부사장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만큼 확산되고 있다.

조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에서 경영관리·인사·충무·협력사운영·조달에 이르는 관리 전반의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회사의 핵심 요직을 모두 통솔하는 셈이다. 전반적인 실무가 조 부사장에게 집중되다 보니 알게 모르게 부정 의혹도 제기된다. 조 부사장과 접점을 지닌 C씨, L씨와 관련된 의혹이 대표적이다.

생산 및 생산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C씨와 L씨는 대우조선해양의 핵심 임원으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조 부사장과 같은 대학교 동문이자 절친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조 부사장이 대우조선해양 상무로 재직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출세 가도를 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곳곳 의혹 투성
인사전횡 의혹

대우조선해양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C씨의 경우 조 부사장과 대학교 학군단 동기라는 인연이 (승진에) 작용했다는 소문이 돈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 같은 의혹을 사실처럼 믿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에서 근무하는 임원 K씨도 조 부사장과 대학교 동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 역시 조 부사장의 회사 내 영향력이 확대되는 시점부터 고속 승진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는다.

더욱 놀라운 건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에서 조 부사장과 밀접히 연루되는 또 다른 인물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바로 그의 아들이다. 취재 결과 조 부사장의 아들로 추측되는 인물이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에서 총무과장으로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상무,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조 부사장의 연혁을 감안하면 충분히 의혹을 살 만한 구석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조 부사장 아들과 관련된 인사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김재훈 대우조선해양 홍보실 과장은 “해당 인물이 연태 조선에서 근무하는 건 맞지만 근무 연혁을 비롯한 자세한 정보는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이는 조 부사장의 아들 여부를 떠나 모든 직원들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들을 둘러싼 소문들
그리고 꼬리무는 의혹

근래에 일어난 2건의 선박 화재사건에서도 조 부사장은 도의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8월 대우조선해양은 LPG운반선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 사건 때문에 책임자 교체가 이뤄졌지만 지난 11월 또 한 번의 화재사고가 발생해 2명이 추가로 사망하기에 이른다. 석달 사이에 작업 현장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물론 조 부사장은 생산관리 책임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일차적인 책임 소지를 논하는 건 무리가 있다. 노조 관계자 역시 "조 사장은 일차적인 책임이 없고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생산쪽 담당 임원이 추궁을 받는 게 맞다"고 밝혔다.

다만 최적의 관리자를 선임하지 못한 데 따른 예고된 인재였기에 조 부사장 역시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분위기도 곳곳에서 조성됐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조 부사장이 자신의 측근들을 생산관리 요직에 내세웠다가 참사가 벌어졌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조 부사장이 연루된 의혹이 꼬리를 무는 사이에 정 사장에 대한 내부 불만도 조금씩 부각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대우조선해양 블라인드(익명 커뮤니티 앱)에 올라온 익명의 글은 회사 내부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글은 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과 횡령, 분식회계 등으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 직원이 정 사장을 향해 충고와 비판의 논조를 게재한 것이었다.

고조되는 불만
미심쩍은 시선

스스로를 미래 사장이 될 비전을 가진 직원이라고 밝힌 그는 “10년 전 사장 시절 데리고 다니던 부하들을 다시 불러들여 승진까지 시키고 회사가 이 지경인데도 무보직 전무·상무들 계약 연장까지 시켜가며 데리고 있을 것인가”라며 “간신만 곁에 둬 각 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상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간신들의 입에 발린 거짓말에 그만 놀아나시길 바란다”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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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안 이후⋯‘초상집’ 검찰 내부 분위기

검찰개혁안 이후⋯‘초상집’ 검찰 내부 분위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이 발표됐다. 개편안이 시행되는 것은 아직 1년여의 시간이 남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수사관, 지휘부와 일선 검사들은 물론 퇴직 검사들까지 나서서 검찰청 폐지에 반대 중이다. 특히 공소청장을 검찰총장으로 한다는 개혁안에 대해 위헌이라는 의견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대선 기간부터 말이 나왔던 검찰개혁안이 발표됐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고 검찰개혁안에 대해 쉬쉬하던 검찰 내부에서는 이제야 조직을 지키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수사관, 검사, 퇴직 검사, 지휘부 등 모든 관계자들이 검찰 해체가 ‘위헌’이라는 목소리를 내는 등 늦게나마 조직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위헌” 목소리 지난 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의견을 모았다. 다만 시행 시기는 세부 방안 확정 등을 위해 1년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원장은 “당정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건의한 조직 개편안을 중심으로 사회 각계의 의견을 듣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마련한 정부 조직 개편방안을 추진했다”며 “개편 방안 중 검찰개혁을 가장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개혁의 완성은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라며 “그간 검찰의 견제받지 않은 권한의 남용과 공정성 훼손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정은 검찰 수사·기소를 분리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각각 신설하며,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으로 두기로 확정했다. 한 위원장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의 제기와 유지, 영장 청구 등을 수행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공소청을 신설하는 한편, 부패·경제 범죄 등 중대 범죄에 대한 수사를 수행하기 위해 행안부 장관 소속으로 중수청을 신설하겠다”고 설명했다. 헌법의 검찰총장 임명 조항과 관련해 ‘공소청장이 검찰총장이 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는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정은 구체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 범정부 검찰개혁추진단을 구성해 당정대 협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오늘 협의 결과를 토대로 의원 입법을 통해 조속히 정부 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추석 이전에 개편안을 시행하기 위해 이달 말에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며 “정부 조직 개편에 특별히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정부 조직 개편안 발표 “잘못 인정하지만 폐지는 절대…”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지난 9일 야권에 ‘3대 개혁(검찰·사법·언론)’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검찰, 사법, 언론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온 곳”이라면서 “3대 개혁은 비정상적인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고, 시대에 맞게 고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절대 독점은 절대 부패한다”며 “절대 독점을 해소함으로써 권력기관은 스스로 절대 부패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개혁은 타이밍”이라며 “추석 귀향길 뉴스에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는 기쁜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해체되는 검찰개혁안이 발표되자, 검찰 구성원은 이제야 뭉쳐 반발하는 분위기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검찰청 폐지’를 토대로 한 정부 조직법 개편안을 두고 “검찰이 개명당할 위기에 놓였다”면서도 “이 모든 것은 우리 검찰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행은 지난 8일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전날 정부여당이 내놓은 정부 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헌법에 명시돼있는 검찰이 법률에 의해 개명당할 위기에 놓였다”면서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우리 검찰의 잘못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그 점에 대해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 검찰개혁 방향에 대해서 세부적인 방향이 진행될 것인데, 그 세부적인 방향은 국민들 입장에서 설계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언급했다. ‘반성’을 앞세우면서도 ‘강제 개명’ ‘국민 입장’ 등 뼈 있는 표현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저희 검찰도 입장을 내도록 하겠다”고 검찰 존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검찰 수사관들은 전국 검찰 수사관회의를 열어 달라고 대검찰청에 요청하고 있다. 이대로 사라지나 수사관 A씨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현재 검찰 조직을 둘러싼 상황이 우리 가족에게, 내 친구들에게, 내 친척들에게, 내 이웃사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정말 우려스럽다”는 심경을 밝혔다. 자신을 8년 차 수사관이라고 소개한 그는 “저희는 노조(노동조합)도 없고 직장협의회도 없다”며 “검찰이 해체되면 도대체 1년 뒤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일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저는 수사가 하고 싶어 수사관이 됐는데, 앞으로 수사할 수도 없이 제가 8년간 소중히 여겨온 검찰 수사관이라는 직업을 빼앗겨야 한다”고 토로했다. A씨는 “대검 운영지원과에 조속히 전국수사관회의를 열어줄 것을 요구한다”며 “저희 검찰 수사관들을 위한 논의를, 검찰 조직의 방향을 위한 논의를, 형사법체계에 대한 논의를 반드시 검찰 구성원들끼리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정부 때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강행하자 서울고검·대구지검 등 소속 검찰 수사관 수백명이 2022년 4월 검찰수사관회의를 열고 우려 입장을 밝혔다. 김건희 특검에 파견된 일부 검사들은 ‘원대 복귀’ 희망 의사를 특검 지휘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명 건진법사 게이트와 통일교 수사팀장을 맡은 부장검사 2명이 팀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특검보에게 “전원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다만 특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정식으로 해당 내용을 확인한 바 없다”며 “내심의 의사는 모르지만 아직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퇴직 검사들도 검찰청 폐지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퇴직 검사 및 검찰공무원 모임인 검찰동우회는 성명서를 내고 “정부와 여당은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는 정부 조직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시 살릴 방법은? 이들은 “검찰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져 해체 위기까지 맞이하게 된 데 대해 국민 앞에 먼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검찰이 권력의 시녀라는 비판을 받는 것을 넘어 개혁 대상이 된 현실은 검찰 구성원의 과오에서 비롯됐음을 통감하며 국민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권한을 조정하고 조직을 개편하려는 입법부의 결단을 존중하며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에 동참할 것”이라면서도 “개혁은 헌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함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 성급한 개혁은 위헌 논란을 야기해 개혁의 동력을 상실하게 할 위험이 크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1948년 제헌 헌법은 수많은 직위 중 유독 검찰총장을 국무회의 심의 사항으로 명시했고 이 원칙은 70년 넘는 헌정사 동안 굳건히 지켜져 왔다. 검찰청과 그 책임자인 검찰총장이 단순한 행정 조직이 아닌 헌법적 차원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받는 헌법적 기관임을 명백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헌법이 인정한 기관의 명칭을 법률로 변경하는 것은 헌법정신을 거스르는 일이며 법체계의 위계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법률로 헌법상의 법원을 재판소로 바꾸거나 국무총리를 부통령으로 바꾸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개혁은 위헌적 논란을 감수하며 명칭을 바꾸는 방식이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하다. 개혁의 핵심은 명칭이 아닌, 검찰이 국민을 위해 어떻게 기능할 것인가에 있어야 한다”며 “개혁의 과정에서 헌법적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올바른 길을 찾아주길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청 폐지 위헌 주장은 헌법 89조16호에서 비롯됐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청회’에 진술인으로 참석해 “‘공소청장’을 헌법 제89조 제16호의 ‘검찰총장’으로 본다”는 공소청 법안 규정을 두고, “헌법상의 기관을 헌법 하위의 법률로써 바꾸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법 89조 16항 발목 잡나 “규정 넣으면 실질 갖출 수도” 그는 “헌법에서 예정하고 있는 검찰총장은 검찰청이라고 하는 조직의 수장이고 검찰청은 수사와 기소권을 모두 갖고 있는 조직을 말하는 것인데, 이런 조직의 명칭만 바꾸는 것도 위헌이고 명칭을 그대로 두고 내용을 바꾸는 것도 위헌”이라고 밝혔다. 헌법 제89조 제16호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할 사항 가운데 하나로 ‘검찰총장·합동참모의장·각군 참모총장·국립대학교총장·대사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과 국영기업체 관리자의 임명’을 규정하고 있다. 앞서 노태우정부에서도 합동참모본부를 국방참모본부로, 합동참모의장을 국방참모의장으로 각각 변경하는 내용의 국군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같은 헌법 89조에 따른 위헌 지적이 나오자 명칭 변경을 포기한 선례도 있다. 2010년에도 군 지휘구조 개편을 통해 합동참모본부를 합동군사령부로, 합동참모의장을 합동군사령관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위헌 가능성이 있어 개정안을 발의하지 못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검찰청 폐지 역시 검찰총장을 명시한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헌법상 검찰총장은 검찰청이란 조직의 존재를 전제로 한 것인데 이를 없애거나 두지 않는 건 ‘위헌적 입법 부작위’라는 취지다. 공소청 설치법에서 공소청장을 ‘헌법상 검찰총장으로 간주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는 것은 하위 법률로 헌법에서 정한 사항을 무력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논리로 연결된다. 검찰청 폐지가 위헌이라는 지적이 검찰동인회뿐만 아니라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나오자 당정은 ‘검찰청이 헌법기관이 아니라 폐지하면 위헌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검찰총장을 헌법상 기관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도 “검사는 개개인 독립된 행정관청이고, 검찰총장은 그 집합체의 장일 뿐 조직법상 직위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총장 명시 헌법 위반? 헌법상 검찰총장이 명시돼있더라도 공석으로 임명하지 않은 채 충분히 신설 공소청장을 임명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공소청장을 임명하면 검찰총장은 헌법 조문상에서만 존재하게 두고 법적 지위는 없어진 게 되는 것”이라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헌법 92조), 국가원로자문회의(헌법 90조) 등 헌법상 사문화된 기관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공소청 법안이 준비되면 공소청장 임명에 관한 규정에 ‘헌법 89조 16조의 검찰총장 임명 방식을 준용한다’는 규정을 넣으면 실질도 갖출 수 있다고 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법 역시 법적 미비점은 ‘형사소송법을 준용한다’ 등으로 명시해 근거를 마련했다는 게 근거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