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세태> 화장하는 초딩들 천태만상

초등생 맞아? 앳된 얼굴에 덕지덕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재필 기자 =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여성의 화장은 사람을 변화시켜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꾸밈을 통해 전보다 더 아름다워지려는 노력은 나이를 떠나 여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시대가 발전할수록 화장에 대한 관심은 세대가 앞당겨져 초등학생들까지 확산됐다.

초등학교 하교시간에 길을 지나다 보면 간간히 손거울을 꺼내 얼굴을 살피는 여학생들을 발견할 수 있다. 색이 들어간 립밤을 꺼내 바르는 학생들도 보인다.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초등학생들도 얼굴꾸밈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요즘 아이들은 발육이 빠르다”는 말처럼 화장에 대한 관심 역시 빠르게 시작되고 있다.

화장영상 인기
직접 찍기도

과거부터 지금까지 10대 여학생들의 화장이야기는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고 기성세대들은 민낯이 가장 아름답다며 10대들의 꾸밈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유행과 개성이라는 코드가 확실하게 자리 잡은 지금 아이들은 자신을 돋보이기 위한 꾸밈에 여념이 없다. 유튜브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 들어가 10대 화장이라고 검색을 하면 다양한 결과가 나온다.

화장법도 다양하다. 기초 화장법부터 시작해 투명메이크업, 청순메이크업 등 가지각색의 화장법이 준비되어 있다. 이 못지않게 초등학생 화장영상들도 많다. 인기 영상들은 조회수가 평균 4만∼5만 정도로 높다. 화장에 대한 초등학생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젠 초등학생도 화장을 하는 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처럼 티가 나게 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꾸밈을 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일각에서는 어디까지를 화장으로 말해야 하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폼 클렌징 및 BB크림을 바르는 것을 가지고 화장이라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화장품 브랜드들은 주 고객층이 20대가 아닌 10대를 위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업계가 따로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제품에서 매출이 뒷받침을 해주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10대 화장품 시장은 5년 전부터 매년 20% 이상씩 성장해 연 2000억원 이상의 규모로 커졌다고 한다.

이는 10대의 화장품 소비욕구가 사회적으로 표출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엔 김새론, 김소현과 같은 10대 배우들을 화장품 모델로 선정해 모방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아이들 필수 아이템 색조화장품 ‘틴트’
계속 성장…걸리버 된 10대 화장품 시장

지난 달 2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인솔하고 나오는 교사에게 통해 여학생들이 화장을 얼마나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 교사는 A씨는 “학교 안에서는 티가 나게 하지는 않는다”며 “틴트나 립밤정도 바르고 다니는 아이들이 있다”고 답했다.

주로 몇 학년부터 화장을 하냐는 질문에는 “빠르면 4학년부터 주로 고학년이 되면서 시작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틴트는 입술에 바르는 것으로, 일정 시간동안 해당 색이 나도록 해준다. 액체로 된 워터틴트와 젤 형식으로 만들어진 젤틴트가 있다.

28일에는 다른 지역 초등학교 관계자를 찾아가 학생들이 어느 정도 화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의 답변을 얻었다. 그는 “한 두 그룹 정도로 적다. 주말에 돌아다니면 그때 좀 눈에 보이게 화장을 할 정도지 우리 학교 아이들은 평소 화장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이들 화장은 학부모들의 케어여부에 따라 다를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초등학생들의 화장품 사용에 관한 견해를 학부모들에게 물었다. 학부모들 마다 반응은 제 각각으로 달랐다. 특히 화장품 사용에 대한 견해가 갈렸다. 한 학부모는 “초등학생이 화장을 하지는 않는다. 한다면 중·고등학생들이 할 것”이라며 “아이와 어울리는 친구들을 보면 화장하는 아이들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화장품을 사준 적도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곁에 있던 학부모는 이에 생각보다 많다. 눈에 띄게는 안하지만 학교에서 학부형 생활을 하다보면 보이기 시작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화장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이 잡으면 틴트가지는 80%정도가 사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립밤은 기본
아이라인까지

또 자녀에게 화장품을 사주기도 했다며 요즘은 입술에 바르는 틴트까지는 괜찮다고 했다. 다른 지역의 학부형은 가끔 학교를 지나가다 보면 아이라인을 한 아이도 보여 깜짝 놀라곤 한다며 아이들이 아이라인까지 하는 것은 심한 것 같다고도 했다.

158명의 여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5월 형지엘리트에서 SNS를 통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이 중 ‘언제부터 화장을 시작했는가’라는 항목을 보면 중학교 1학년이 34%로 제일 많았고 중학교 2학년이 24% 그 다음으로 초등학교 고학년이 21%로 파악됐다. 5명 중 1명꼴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화장을 한 셈이다.

그렇다면 초등학생들은 어떤 화장품들을 선호할까. 서울 5개 지역의 화장품 매장(아리따움, 네이처리퍼블릭, 스킨푸드, 올리브영)에 물어 봤다. 매장에선 공통적으로 “학생들이 혼자 사가는 경우는 없고 부모님과 와서 사간다”며 학생들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구매하는 비율은 매장의 위치에 따라 달랐다. 초등학교에서 거리가 떨어져있는 매장은 10명 중 2명, 학교 근처에 있는 매장은 10명 중 7명이 사간다고 답했다. 주로 사가는 물건으로는 BB크림, 틴트, 부드러운 라인류, 핸드크림, 썬크림이 있으며 립밤, 틴트가 제일 많이 나가고 있다고 했다. 파우더도 사가냐는 질문에 많으면 한달에 4명 정도가 사간다는 답변과 함께 기름종이 파우더를 많이 사간다고.

한 매장에서는 다이소도 화장품을 팔고 있으니 한번 알아보라는 말을 했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이 이용하려 한다는 것. 하지만 알아본 결과 다이소는 지난 2011년 이후로 초등학생들에게 화장품을 판매하지 않았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이 성인 피부를 대상으로 만들어져 피부가 약한 아이들이 사용하면 문제가 생길까봐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 초등학생에게 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적 조치가 없더라도 자체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한편 초등학생들에게 제일 위험하다고 지적되어 오던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은 발견할 수 없었다.

부모님과 매장서 구매…선물 받기도
좀 노는 불량아? “요즘은 다 그래”

학부모와 10대 여학생들의 화장에 대한 갈등은 오랜 시간 지속되어 왔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학부모측의 입장이 많이 관대해진 편으로 파악된다. 성동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 B씨는 아이들이 화장품을 학교에 가지고 올 경우 압수를 하기 도 한 적이 있지만 학부모의 요청으로 돌려준 적이 종종 있다고 했다.

학부모 측에서 자녀의 화장을 지도·관리하고 있다며 자녀에게 화장품을 돌려주라고 했다는 것. 초등학생 조카에게 화장품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는 주민도 있었다. 그는 요즘 여학생들에게 기본적인 화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치장에 크게 관심이 없어도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기 위해서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아이들이 화장을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예전엔 화장을 하는 학생들은 좀 노는 학생들 취급을 받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초등학생들이 계속해서 화장을 하는 것에 여전히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화장품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는 측면이 컸다. 기존의 제품들이 성인 피부를 대상으로 만들어졌고 색조화장품 같은 경우에는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들이 들어있어 무분별한 사용은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화장품은 음식이나 약처럼 먹는 것이 아닌, 피부를 통해 흡수되는 것이라 심각할 정도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매장에 아이들
파우더도 불티

하지만 화장품에 함유된 화학물질 등으로 인한 가려움, 피부염 등이 일어날 수 있다. 10대 화장이 여드름에 관여한다는 말도 있다. 대한여드름학회에 따르면 여드름은 피지의 과다 생성으로 발생된다. 이에 색조화장을 하거나 깨끗하게 화장을 지우지 않는다면 잔여물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초등학생들이 아닌 사춘기 시절의 청소년들에게 일어나는데 현대에 들어 사춘기가 앞당겨지며 12세 이하에서도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서대헌 서울대학병원 교수는 “성인과 달리 청소년의 피부는 피지분비가 많아 화장을 하는 것이 좋지 않다”며 “어린 나이부터 화학물질로 이뤄진 화장품을 바르면 피부를 자극해 피부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어린이,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화장품 사용을 방지하고 연령대별로 화장품 사용에 관한 내용을 안내하기 위해 ‘소중한 내 피부를 위한 똑똑한 화장품 사용법’ 책자를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배포했다. 굳이 사용한다면 발생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취지에서다. 책자에는 화장품 구입 요령, 안전하게 사용하는 법, 부작용 사례 등을 담았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자신만의 개성도 강하고 표현할 줄 아는 프리틴(preteen)이라 기성세대와 다르다는 말. 프리틴은 정신적으로 청소년기와 다를 바 없이 조숙한 면모를 보이는 초등학교 4~6학년 사이(10~12세)의 학생들을 지칭하는 단어다.

업계가 10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도 이 세대의 화장품에 대한 활발한 소비욕구 때문이다. 성동구의 초등학교 관계자는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화장은 자기 개성의 표출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 세대에 화장은 탈선을 하거나 학업에 지장을 주는 것이 아닌 친구들과 공유하고 즐기는 방법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초등학생의 화장이 일반화가 되고 있어 막기보다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올바른 화장 지도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에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외모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고, 외모와 상관없는 사항에서도 외모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관점을 말한다. 첫인상, 보기도 좋은 떡 등 외견의 미추를 따지는 것은 시기를 막론하고 있어 왔으나 현대에 들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취업과 같이 생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부분에도 여성의 경우 성형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 연예인들의 활동 장면, 웹툰 등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매체에서도 잘 생기거나 못생긴 모습이 부각돼 대조된다. 일부 콘텐츠의 경우는 주인공일수록 예쁜 모습으로 나온다. 또 기본적으로 화장을 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지난 2014년 숙명여대학원 석사 김미지의 ‘초등학생들의 화장품 사용 실태 및 구매행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이 화장을 하는 이유로 연예인 등 일정 대상의 모습을 보며 따라하려는 모방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여드름 주범
사용주의 필요

화장품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한 조사를 보면 ▲예뻐 보이기 위해서 ▲친구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나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해 ▲호기심 때문에 ▲피부당김 등의 이유로(어쩔 수 없이) 사용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중매체를 접하기 쉽고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계의 마케팅의 영향도 크다는 점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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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