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야구학교 공동기획> ‘명문 초등학교’ 야구부 탐방

‘반짝반짝’ 야구 유망주 열전…“기본기 다지고 세계적인 선수로”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머지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우리나라 야구는 질적인 향상과 함께 야구인구 저변의 많은 확대를 가져왔다. 200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주도 하에 성공적으로 시작되어 우리나라의 대표팀이 1회 대회 때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전승으로 우승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룬 가운데 국내 프로야구 구단도 10개 구단으로 수적인 성장을 했다. 특히 유소년야구 분야에서는 2007년 전국적으로 20개 정도하던 리틀야구단이 이제는 150개 이상을 넘고 있다.

50여팀을 넘나들던 국내의 엘리트 고등학교 야구부도 이제 60개가 넘지만, 이러한 추세의 흐름과는 정반대로 위축되고, 점차로 침체되어 가고 있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초등학교 야구부다.

그동안 수적인 확대를 가져 온 우리나라 야구의 모든 분야와는 달리 최근 몇 년에 걸쳐 초등학교의 야구부는 많은 야구부의 해체를 통해 위축되고 있고, 배출되는 선수의 수가 급감하고 있는 중이다. 서울 지역의 예만 보더라도 40여개가 넘던 초등학교의 야구부가 최근 몇 년 동안 급감해 2016년 현재 등록된 초등학교의 야구부는 24개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점차 생활체육의 형태로 변해가는 유소년야구의 역할과 목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엘리트 야구와 순수한 아마추어 형태의 생활체육 야구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야구 인구의 저변 확대에 있어서는 바람직한 상황일 수 있겠으나, 이러한 추세는 야구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 그리 낙관적인 상황만은 아니라는 게 야구 전문가들의 우려다.
 


교육의 많은 분야와 같이, 야구 역시 조기교육으로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우수한 선수를 더 많이 배출할 수 있는 분야다. 근래에 들어 서울과 경기도 등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중학교 야구부에는 새로이 입학하는 야구부의 선수들 중에서 리틀야구나 유소년 야구클럽등에서 야구를 배우고 오는 선수들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들에 대한 중학교 이상의 상급학교 지도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바로 ‘야구에 대한 자세’와 ‘마음가짐’이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야구선수로 정하고 훈련을 받아온 초등학교 야구부 엘리트 선수들과 취미로 야구를 시작한 선수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엘리트 선수로 중학교 야구부에 입학한 선수들은 힘든 훈련을 받아 마음가짐과 자세 면에서 취미로 시작한 선수들과는 가르침의 소화 능력이 월등히 다르다.

어떻게 보면 아주 미세한 차이일 수 있으나, 이러한 작은 차이가 더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성인야구의 완성된 형태로 발전하였을 때, 선수 자신의 경기력을 구분 짓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대개의 전문가들 견해에 따르면 리틀야구나 유소년 야구클럽 등에서 야구를 시작한 선수가 엘리트선수로 진로를 결정해 중학교를 진학하려면 늦어도 초등학교 5학년 이전에 야구부로 전학해 집중적인 지도와 훈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견해를 바탕으로 한국 프로야구에서 맹활약 중인 많은 선수들을 배출한 4개 초등학교 야구부를 소개한다.

[사당초]

지난 1997년 사당초로 부임해 올해 19년차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선일 감독은 선린고와 경희대를 거쳐 해태타이거스와 삼성라이언즈에서 각 4년씩 모두 8년 동안 프로선수 생활했다. 사당초 부임 이전에는 강원도 원주고에서 감독을 역임했다. 선수생활 내내 포수로서 소속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했던 지도자로 야구계 안팎의 신망이 높고,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식견과 통솔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 칼립켄 월드시리즈에 대표팀 감독과 작년도 2015년 대한야구협회에서 파견했던 일본 주최 ‘세계어린이야구축제’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을 만큼 국제대회의 경험도 충분하다.
 


1979년 창단된 사당초 야구부는 그동안 수많은 야구선수들을 배출해 왔다. 박 감독 부임 이후 그의 지도를 받았던 많은 제자들도 현재 한국의 프로야구(KBL)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SK와이번즈의 김재현과 조성우 등이 그의 대표적인 제자들이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선수들의 기본기에 맞춰 지도를 하는 그의 지도방식은, 특히 상급학교 지도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당초 야구부 출신이라면, 제대로 된 기본기를 익힌 선수들”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등록중인 야구부원은 모두 15명. 인근의 강남중과 언북중, 그리고 선린중 등으로 연계해 진학시키고 있는 중이다.

[인헌초]

서울 관악구 낙성대 근처에 위치한 인헌초등학교는 전교생 수가 1000여명이 넘는, 요즘에는 보기 드문 학생수 대규모의 초등학교다. 30년이 넘는 야구부의 역사 속에서 인헌초등학교 역시 수많은 야구선수들을 배출해 왔다. LG트윈스에서 활약했던 손지환과 역시 LG트윈스의 포수 출신으로 지금은 연세대학교에서 코치로 제자들을 지도중인 현재윤이 인헌초 출신의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중앙중학교와 중앙고에서 투수와 외야수로 활약, 이후 여러 학교에서 코치생활을 했던 박효철 감독이 지난 2014년 7월 감독으로 부임했을 당시에는 선수가 8명에 지나지 않아 시합에도 출전치 못하는 상황이었다.

부임 이후 선수의 수급에 노력하는 한편, 선수들의 훈련강화에 총력을 기울였고, 이 와중에 학교장인 박란순 교장과 석승하 교감의 절대적인 지원과 관심이 큰 힘이 되어 작년 선수가 22명으로 늘어났다.

현재도 학교장과 교감의 많은 지원 하에 선수들의 지도에 힘쓰고 있다. 2016년 올 시즌 현재 6학년 선수 4명을 포함해 선수는 모두 16명. 이수중과 영남중, 강남중, 영동중, 그리고 성남중과 선린중 등으로 선수들을 진학시킨다.

[도신초]

서울 대림동에 위치한 도신초등학교 야구부는 어쩌면 서울지역에서 가장 열악한 선수수급의 환경을 가진 학교다. 학교 근처는 대부분 한국으로 이주하거나 생활하고 있는 중국교포들의 주거지로 이루어진 곳이기에, 야구에 대한 호응도나 지원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이나 학교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그래서 대부분 수급 받은 선수들도 타지역에서 오는 선수들이다.
 

전체 야구부의 인원수가 10명이고, 그나마 올 시즌 2016년 등록된 선수는 단 9명뿐이다. 그러나 그래서 또한 좋은 장점도 있다. 선수의 수가 적기에 지도자의 집중적인 지도와 학교의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학교 근처에 존재하는 리틀야구 소속의 광명리틀야구단과 영등포리틀야구단이 수십명으로 이루어진 야구단이지만, 단지 10명으로 이루어진 도신초 야구부원들은 신서중학교와 경동고등학교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지난 2014년 7월 부임한 이병근 감독의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이곳 출신 선수들에 대한 상급학교, 즉 중학교 지도자들의 평가가 어디 출신보다 좋고, 실제로 경기에 출전하는 기회가 여타의 학교에 비해 획기적으로 높다. 학교의 지원도 훌륭하다. 야구부 버스를 운영하고 하고 있으며, 두 학급 규모의 야구부실을 갖고 있다. 학교장과 교사들의 지원과 관심도 크다. 성남중학교와 강남중학교, 그리고 영남중학교 등으로 진학시킨다.


[봉천초]

이 지역의 초등학교 야구부들 중에서 가장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초등학교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선수들과 지도자들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선린인터넷고의 윤석환 감독과 사당초교의 박선일 감독도 봉천초교 야구부 출신이고, 고교야구 슈퍼스타였던 박노준과 김건우 등도 봉천 출신이다.

현재 강남중학교 야구부 감독으로 있는 김정길 감독 역시 봉천초교 야구부 출신이었다. 그의 부친인 김길홍 감독이 봉천초교 야구를 이끌던 당시 40연승이 넘는 기록적인 신화를 남기기도 했다. 그 시절 그의 스파르타식 강훈련은 지금도 야구인들 사이에서는 회자되곤 한다. 이우종 감독이 이끄는 봉천초교 야구부의 올 시즌 2016년 등록선수의 수는 19명이다.


<www.baseballschool.co.kr>

 

<기사 속 기사> 제35회 세계소년야구대회
대표 A팀 상비군 발표

서울특별시야구협회(회장 김충남)의 기술위원회(위원장 이명섭)는 지난달 22일 대표A팀 감독으로 선임된 청량중학교 야구부의 강정필 감독 및 코칭스태프(수석코치-추성건 자양중 감독, 야수코치-조연제 잠신중 감독, 투수코치-박만채 휘문중 감독)과 대표A팀 선발에 관한 1차 회의를 가졌다.


이 결과 선발대상인 상비군으로 해당 연령대(U15)의 서울지역 중고등학교 선수 38명(고등학교 36명, 중학교 2명)을 발표했다. 학교별로는 서울고가 11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가 선발 대상에 올랐다. 경기고와 성남고가 각 5명, 덕수고가 4명, 그밖에 장충고, 충암고, 휘문고, 배명고등에서 각 2명, 경동고와 배재고, 그리고 신일고에서 1명씩 선발대상에 포함됐다. 이중 중학교 선수로 선린중학교의 허찬민과 홍은중의 김병휘가 만14세의 나이로 대표A팀의 선발모집 상비군명단에 이름을 올려 관심을 끌고 있다.

2명의 중학교 선수 중 선린중의 허찬민(182cm/90kg, 좌투좌타)은 선린중 야구부의 에이스 좌완투수다. 타순에서도 4번 타자를 맡고 있을 만큼 투타에서 발군의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다. 관계자들로부터 장래성에 대한 많은 기대를 품게 한다. 홍은중의 김병휘(178cm/75kg, 우투우타)는 서울지역 중학교 선수중 야수로는 탑플레이어로 평가된다. 팀의 유격수로써 창의력과 기량, 스피드와 통솔력까지 이미 중학교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주목받는 선수들은 다음과 같다. 2016년 올 시즌 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에서 145km가 넘는 강속구를 만 15세의 나이에 선보이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휘문고의 투수 김대한(185cm/78kg, 우투우타)과 작년도 2015시즌 덕수중에서 김대한과 원투펀치로 마운드를 함께 이끌던 성남고의 손동헌(180cm/78kg, 우투우타), 서울고 1학년 투수들로 ‘좌교훈우현일’이라 불리는 이교훈(175cm/73kg 좌투좌타)과 최현일(185cm/77kg, 우투우타), 그리고 마운드에 올라서면 기백이 넘치는 덕수고의 1학년 투수 두영민(179cm/79kg)과 오영욱(185cm/70kg, 좌투좌타) 등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홈런왕으로 이름을 날리던 배명고의 김혜성(180cm/95kg, 우투우타)과 빠른 스피드를 갖고 있는 리드오프 유망주 정상후(173c m/70kg, 우투우타), 성남고의 장이재(170cm/80kg, 좌투좌타), 경기고의 한동윤(180cm/72kg, 우투우타), 덕수고의 변중섭(174cm/65kg, 우투우타), 서울고의 백종윤(178cm/78kg, 우투우타), 충암고의 양우현(175cm/78kg, 우투좌타) 등 공수에서 소속팀의 핵을 이루는 선수들도 선발대상이 됐다.
 

<기사 속 기사> 제21회 LG트윈스기 왕중왕전
휘문중 우승

서울 휘문중학교 야구부가 지난달 28일 서울의 목동야구장에서 치러진 제21회 LG트윈스기 서울시 중학야구대회 왕중왕전에서 충암중학교 야구부를 13대6으로 대파하고 우승했다. 이날 경기는 서울시 소속의 23개 중학교 야구팀들이 4개 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치룬 후, 각 조의 3위팀 까지 결선 토너멘트에 진출한 후, 두개 조로 나뉘어 2016년 춘계리그 결선과 제69회 청룡기 서울시 중학야구 선수권을 거쳐 왕중왕전의 성격으로 치러졌다. 휘문중은 전날 제69회 청룡기 서울시 중학야구의 우승을 차지한 후, 역시 전날 2016년 서울시 중학교 춘계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충암중학교를 맞아 경기 초반부터 타순이 폭발해 3회 5득점 등 장단 15안타와 10개의 사구를 얻으며 6득점에 그친 충암중을 제압했다.

 

<기사 속 기사> 서울특별시야구협회 야구부 학부모 간담회

서울특별시야구협회(회장 김충남)는 지난달 28일 협회 소재의 서울특별시체육회관내 1층 대회의실에서 서울 관내의 중학교 및 고등학교 야구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엘리트야구의 당면 과제와 서울시 체육정책에 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엘리트 야구선수의 진로와 진학에 대하여 전문가들을 초빙한 토론을 실시했다.

서울시의회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인 문상모 서울시의원과 스포츠서울 선임기자 고진현 체육부장, 그리고 서울시교육청의 김석균 장학사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간담회는 패널들의 전문분야에 관한 모두 발언과 학부모들의 야구부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에 관한 질의와 응답 등으로 진행됐다.

야구부 선수들의 전학 등에 따른 선수등록 절차와 대학진학시 고려해야 할 요건, 야구선수들의 사회적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협회는 향후 이러한 토론과 정보전달 형식의 간담회를 보다 활성화해 서울 관내의 엘리트 야구선수와 학부모들이 진로와 진학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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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 연설에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정부 지우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으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은 윤정부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을 의결했다. 그는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쿠폰도 지급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이는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 대목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는 폐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지난 7월21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에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일정 금액을 더했다. 2차 소비쿠폰은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가 오는 2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윤정부 때부터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이재명정부 들어서도 쉽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대생 수업 복귀에 대한 이정부의 행보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 정상화를 이유로 조건 없이 의대생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에 공정과 원칙이 깨졌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 내란 종식, 민생 첫 손에 의정 갈등은 윤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집단 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강행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핵심 이슈에서 멀어졌다. 새 정부의 현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 장관 지명 이후 의료계에서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나왔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의료계와 국민 여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재와의 전쟁’은 임기 초 이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공장을 현장 방문하는가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반복 공시로 주가 폭락’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건설업계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자 건설업계가 납작 엎드렸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도 일터에서 근로자가 죽는 사례가 거듭 일어나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연이어 산재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DL건설은 임직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을 ‘잡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피 5000’을 외치며 주가 부양을 공언한 것과 실제 행보는 정반대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이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의 상승분은 실물 경제에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를 이끌 기업을 너무 옥죄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달 1일 코스피 지수가 126.03포인트(3.88%)나 하락했다. 주가 3200선이 깨졌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 4월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의 배경은 전날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침체된 경기 소비쿠폰으로 이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조건부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재의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로 환원됐다. 또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검은 금요일’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문제였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일 이후 열흘 사이에 거래 대금이 20%가량 줄었다. 이른바 ‘국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관세 협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물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규제가 덜한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단체 등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이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사면 문제가 불거졌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정부에서 임기 초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터라 이정부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점도 ‘사면 불가론’에 힘을 더했다. 주가 부양 공약 반대되는 정책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대표는 나흘 뒤인 12월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15일이었다. 조 전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은 당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대선 청구서’라는 말이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종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횡포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진영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이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직접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빗발치는 사면 요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치권 등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 특히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민주당 지지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성남시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27명을 포함해 총 83만6678명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사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흔들었다. 사면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지율은 발표 이후 눈에 띄게 꺾였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노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사면으로 지지율 흔들 한일·한미 정상회담은 긍정적 평가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사면이 끼친 영향은) N분의 1 정도’라고 발언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대표는 수감 한 달여 만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권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며 야권에서는 이정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 모양새다. 특히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공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 5년간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던 ‘트럼프발 통상 전쟁’의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싸움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FTA’로 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0’이었기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이른바 ‘동맹 비용’을 내라는 요구였다. 실무진이 진행한 관세 협상은 그 시발점이었고 정상회담은 미국발 청구서의 윤곽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표면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망신주기 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사안은 하나도 논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선업 협력, 원전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붙는 관세까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실무진이 틀을 만들고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방식의 외교 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 과거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발 관세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당분간 민생 집중 취임 후 첫 외교 시험대를 넘은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을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몇 주간 정상회담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내, 특히 민생·경제성장과 관련된 부분을 앞으로 주력해서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