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뭐길래…

대통령 안 부러운 무소불위 권력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서민의 돈으로 금융사업을 벌이는 새마을금고가 갖가지 구설을 양산하고 있다. 금융기관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만큼 전문성과 거리가 먼 탓이다. 금융전문가를 모셔도 부족할 법하건만 이사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상당수 인물들은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허점투성이 운영방식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1963년 다섯개의 조합에서 출발한 새마을금고는 착실한 성장을 거듭한 끝에 손꼽히는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어느덧 자산규모는 상호금융 중에서 농협 다음에 위치할 만큼 거대해졌다. 지난해 총자산은 126조6925억원으로 전년(119조6514억원) 대비 5.88% 증가했고 거래자 수는 전년(1814만4000명) 대비 2.39% 늘어난 1857만8000명에 달한다.

이사장 임기
10년은 기본

조직이 팽창하면서 단위 새마을금고 이사장 수도 급증했다. 2015년 6월30일 기준 새마을금고 이사장 수는 전국적으로 1352명에 이른다. 단위 금고는 제각각 이사장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금융기관인 만큼 표면상 행정자치부의 감독을 받지만 사실상 자율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까닭이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운영 형태는 새마을금고가 신뢰성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공론화된다. 특히 단위 금고 이사장직은 논란을 키우는 기폭제나 마찬가지다.

단위 금고 이사장으로 부임하면 장기간 자리를 지키는 게 일반적이다. 12년 이상 재임한 이사장은 358명에 이르고 심지어 42년 간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사례도 발견된다. 반세기에 걸쳐 금융기관의 이사장을 역임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금융업계 종사 이력이 전혀 없는 이사장도 상당수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이사장은 매년 발생하는 금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2012년 62건, 2013년 574건, 2014년 1071건 등으로 매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불법대출 역시 2012년 127건, 2013년 162건, 2014년 198건으로 급증했다.


금융전문가의 부재는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2014년 기준 새마을금고 총 대출액은 68조997억원인데 비해 연체율은 2.33%(연체액 1조5903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에 비해 6배가량 높은 수치다.

부실 운영 여부와 상관없이 허술한 감독체계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통상 금융권에서 수십억원대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자가 자리를 보존하기 힘들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는 예외다.
 

불법행위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끼쳤더라도 법적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아니면 현직을 유지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규정상 보궐선거 출마를 금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불법대출과 횡령이 발생해도 해당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가벼운 징계만 받고 다시 현직에 복귀하기 일쑤다.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금융사고가 일어난 단위 금고에서 이사장의 71%가 재선임됐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불법대출이 발생한 새마을금고의 경우 연대책임이 있는 이사장 10명 중 9명이 재선임됐다.

금융인 출신 뒷전 “전문성 결여”
‘장기집권’ 강산 변하도록 그대로?

독립법인체제에 따라 단위 금고가 자체적으로 이사장을 선출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회원총회를 거쳐 이사장을 선출하는 단위 금고의 비중은 20%도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 대의원총회를 거쳐 간선제로 선출하는 구조다. 즉, 대의원 관리만 잘하면 누구나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고를 관리·감독하는 이사와 감사도 이사장이 측근으로 구성할 수 있다. 대의원은 이사장뿐만 아니라 이사 및 감사 선출 권한을 지닌다. 선출방법은 유권자가 후보 중 한명에게 투표하는 방식과 이사회 정원수 만큼 투표하는 방법이 있는데 대다수 단위 새마을금고는 후자를 따른다. 이사장이 대의원을 설득하면 이사와 감사까지 자기 사람으로 채울 여지가 생긴다.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불법선거 논란이 매번 불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지역의 단위 금고는 일부 대의원들이 임금삭감 요구를 거부하는 이사장을 해임시키는 과정에서 기명투표를 시도하는 등 부적절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로 인해 해당 단위 금고는 법정공방에 휘말렸지만 중앙회는 한동안 사태파악조차 제대로 못했다.

지난 2월 치러진 포항의 단위 금고 이사장 선거는 부정으로 얼룩졌다. 3명이 출마한 이사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해달라며 대의원들을 상대로 다량의 문자메시지가 전송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에게 선거인명부 열람과 교부를 거부하며 ‘깜깜이 선거’ 논란을 빚었던 광양시 단위 금고 이사장 선거는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로 인해 선거가 중단되는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는 게 아니라 지역에서 유지로 불리는 사람들이 내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연간 수천억원의 자금을 운용하지만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정으로 얼룩진
이사장 선거전

새마을금고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부호는 지난해 9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당시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서 새마을금고는 ▲문제를 일으킨 이사장들의 재선임 ▲신종백 회장의 8억원에 달하는 황제 연봉 ▲경영정상화 2000억원 추가자금 ▲허술한 관리감독 등에 대해 지적 받았다. 특히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화곡새마을금고 불법대출사건’에 대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잇단 거짓 증언을 꼬집으며 신뢰성 문제를 들춰냈다.
 

진 의원은 “새마을금고는 2014년 국감에서 화곡새마을금고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2억원을 이사장한테 보상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하지만 지금 이사장이 이를 변상한 자료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화곡새마을금고 불법대출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사장은 사임 당한 후 선거에 다시 나와 재선임됐다. 진 의원은 화곡새마을금고에 대해 거짓말을 한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을 질타했고 신 회장은 이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거듭된 부실 운영…허술한 감독체계
말만 요란한 행자부의 경영혁신방안

새마을금고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행자부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이사장 후보의 자격요건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열린 ‘새마을금고 정체성 강화를 위한 바람직한 역할 모색’ 토론회에서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선거 입후보 자격 요건이 핵심 사안으로 떠올랐다.

은행건전성 평가인 카멜(CAMEL) 1, 2등급을 유지하지 못한 단위 금고의 이사장의 평판 조사도 실시해야 한다는 게 주된 골자였다. 선거 방식을 지역별 새마을금고 수에 따라 배정된 배의원 120명이 투표하는 방식에서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앙회를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진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앙회는 시장규율이나 시장감시가 이뤄지지 않아 사외이사의 역할이 중요한데도 금융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경영자들을 견제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사장 요건
강화 필요성


문제는 정부 차원의 새마을금고 경영혁신방안조차 한계가 뚜렷하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단위 금고의 거센 저항이 걸림돌이다.

행자부의 새마을금고 관리 감독 강화 의지는 지난해 세워진 새마을금고의 ‘동일인 대출한도’ 축소 방안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현행 동일인 대출한도는 자기자본의 20/100의 또는 총자산의 1/100 중 큰 금액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기자본금 500억원 이상은 현행과 동일하지만 500억원 미만은 50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 자본금 25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 새마을금고는 현재보다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해당 규제는 내달 7일부터 시행된다.

한술 더 떠서 행자부는 중앙회장 선출을 직선제로 전환하고, 단위 금고 이사장을 직선제로 선출 가능하게끔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선거제도를 개편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사무를 위탁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실상 정부 차원의 관리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라는 조직을 행자부에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자치부 소속 비금융전문가 10명이 전체를 관리·감독하는 구조다. 게다가 감독의 기초자료인 업무보고서를 제출할 의무조차 없다. 정확한 부실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워 언론의 감시기능에서도 한발 떨어져 있다. 더욱이 금고마다 규모와 업무능력의 편차를 커 검증하기도 어렵다. 

이런 가운데 행자부의 미흡한 준비도 반발을 키웠다. 행자부는 서울지역 간담회에서 새마을금고의 직선제 확대 방안과 관련해 농협의 예를 들며 확대 추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농림부는 지난달 발표를 통해 농협중앙회장을 뽑기 위한 선거를 없애고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선출하기로 정한 상태였다. 뒤늦게 행자부는 잘못을 인정했지만 졸속 행정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중앙회와 단위 금고를 감독할 감사위원회 신설 방안도 미심쩍은 시선을 받고 있다. 행자부는 단위 금고에 대한 감사를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하지만 일선에서는 정부 관료들의 퇴직 후 자리 늘리기를 의심하는 상황이다.

칼날 세웠지만
허점투성 개선책

행자부의 변화된 입장에 단위 금고들은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새마을금고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당시에도 공적자금을 받지 않은 새마을금고에 지나친 간섭을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갖가지 이유를 들며 관리 감독의 당위성을 앞세우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위 금고의 한 이사장은 “새마을금고는 정부의 간섭없이 자발적으로 성장해왔다”며 “이제 와서 선거제도와 감독체제를 바꾼다는 계획이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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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