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뭐길래…

대통령 안 부러운 무소불위 권력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서민의 돈으로 금융사업을 벌이는 새마을금고가 갖가지 구설을 양산하고 있다. 금융기관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만큼 전문성과 거리가 먼 탓이다. 금융전문가를 모셔도 부족할 법하건만 이사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있는 상당수 인물들은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다.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허점투성이 운영방식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1963년 다섯개의 조합에서 출발한 새마을금고는 착실한 성장을 거듭한 끝에 손꼽히는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어느덧 자산규모는 상호금융 중에서 농협 다음에 위치할 만큼 거대해졌다. 지난해 총자산은 126조6925억원으로 전년(119조6514억원) 대비 5.88% 증가했고 거래자 수는 전년(1814만4000명) 대비 2.39% 늘어난 1857만8000명에 달한다.

이사장 임기
10년은 기본

조직이 팽창하면서 단위 새마을금고 이사장 수도 급증했다. 2015년 6월30일 기준 새마을금고 이사장 수는 전국적으로 1352명에 이른다. 단위 금고는 제각각 이사장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금융기관인 만큼 표면상 행정자치부의 감독을 받지만 사실상 자율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까닭이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운영 형태는 새마을금고가 신뢰성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공론화된다. 특히 단위 금고 이사장직은 논란을 키우는 기폭제나 마찬가지다.

단위 금고 이사장으로 부임하면 장기간 자리를 지키는 게 일반적이다. 12년 이상 재임한 이사장은 358명에 이르고 심지어 42년 간 이사장직을 유지하는 사례도 발견된다. 반세기에 걸쳐 금융기관의 이사장을 역임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금융업계 종사 이력이 전혀 없는 이사장도 상당수다.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이사장은 매년 발생하는 금융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2012년 62건, 2013년 574건, 2014년 1071건 등으로 매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다. 불법대출 역시 2012년 127건, 2013년 162건, 2014년 198건으로 급증했다.

금융전문가의 부재는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2014년 기준 새마을금고 총 대출액은 68조997억원인데 비해 연체율은 2.33%(연체액 1조5903억원)에 달한다. 시중은행에 비해 6배가량 높은 수치다.

부실 운영 여부와 상관없이 허술한 감독체계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통상 금융권에서 수십억원대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자가 자리를 보존하기 힘들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는 예외다.
 

불법행위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끼쳤더라도 법적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아니면 현직을 유지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규정상 보궐선거 출마를 금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불법대출과 횡령이 발생해도 해당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가벼운 징계만 받고 다시 현직에 복귀하기 일쑤다.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금융사고가 일어난 단위 금고에서 이사장의 71%가 재선임됐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불법대출이 발생한 새마을금고의 경우 연대책임이 있는 이사장 10명 중 9명이 재선임됐다.

금융인 출신 뒷전 “전문성 결여”
‘장기집권’ 강산 변하도록 그대로?

독립법인체제에 따라 단위 금고가 자체적으로 이사장을 선출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회원총회를 거쳐 이사장을 선출하는 단위 금고의 비중은 20%도 미치지 못한다. 대부분 대의원총회를 거쳐 간선제로 선출하는 구조다. 즉, 대의원 관리만 잘하면 누구나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고를 관리·감독하는 이사와 감사도 이사장이 측근으로 구성할 수 있다. 대의원은 이사장뿐만 아니라 이사 및 감사 선출 권한을 지닌다. 선출방법은 유권자가 후보 중 한명에게 투표하는 방식과 이사회 정원수 만큼 투표하는 방법이 있는데 대다수 단위 새마을금고는 후자를 따른다. 이사장이 대의원을 설득하면 이사와 감사까지 자기 사람으로 채울 여지가 생긴다.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불법선거 논란이 매번 불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지역의 단위 금고는 일부 대의원들이 임금삭감 요구를 거부하는 이사장을 해임시키는 과정에서 기명투표를 시도하는 등 부적절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로 인해 해당 단위 금고는 법정공방에 휘말렸지만 중앙회는 한동안 사태파악조차 제대로 못했다.

지난 2월 치러진 포항의 단위 금고 이사장 선거는 부정으로 얼룩졌다. 3명이 출마한 이사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해달라며 대의원들을 상대로 다량의 문자메시지가 전송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에게 선거인명부 열람과 교부를 거부하며 ‘깜깜이 선거’ 논란을 빚었던 광양시 단위 금고 이사장 선거는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로 인해 선거가 중단되는 웃지못할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는 게 아니라 지역에서 유지로 불리는 사람들이 내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연간 수천억원의 자금을 운용하지만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정으로 얼룩진
이사장 선거전

새마을금고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부호는 지난해 9월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당시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서 새마을금고는 ▲문제를 일으킨 이사장들의 재선임 ▲신종백 회장의 8억원에 달하는 황제 연봉 ▲경영정상화 2000억원 추가자금 ▲허술한 관리감독 등에 대해 지적 받았다. 특히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화곡새마을금고 불법대출사건’에 대한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잇단 거짓 증언을 꼬집으며 신뢰성 문제를 들춰냈다.
 

진 의원은 “새마을금고는 2014년 국감에서 화곡새마을금고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해 2억원을 이사장한테 보상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하지만 지금 이사장이 이를 변상한 자료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화곡새마을금고 불법대출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사장은 사임 당한 후 선거에 다시 나와 재선임됐다. 진 의원은 화곡새마을금고에 대해 거짓말을 한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을 질타했고 신 회장은 이에 대해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거듭된 부실 운영…허술한 감독체계
말만 요란한 행자부의 경영혁신방안

새마을금고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행자부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이사장 후보의 자격요건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열린 ‘새마을금고 정체성 강화를 위한 바람직한 역할 모색’ 토론회에서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선거 입후보 자격 요건이 핵심 사안으로 떠올랐다.

은행건전성 평가인 카멜(CAMEL) 1, 2등급을 유지하지 못한 단위 금고의 이사장의 평판 조사도 실시해야 한다는 게 주된 골자였다. 선거 방식을 지역별 새마을금고 수에 따라 배정된 배의원 120명이 투표하는 방식에서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앙회를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진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앙회는 시장규율이나 시장감시가 이뤄지지 않아 사외이사의 역할이 중요한데도 금융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경영자들을 견제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사장 요건
강화 필요성

문제는 정부 차원의 새마을금고 경영혁신방안조차 한계가 뚜렷하다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단위 금고의 거센 저항이 걸림돌이다.

행자부의 새마을금고 관리 감독 강화 의지는 지난해 세워진 새마을금고의 ‘동일인 대출한도’ 축소 방안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현행 동일인 대출한도는 자기자본의 20/100의 또는 총자산의 1/100 중 큰 금액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자기자본금 500억원 이상은 현행과 동일하지만 500억원 미만은 50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 자본금 25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 새마을금고는 현재보다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해당 규제는 내달 7일부터 시행된다.

한술 더 떠서 행자부는 중앙회장 선출을 직선제로 전환하고, 단위 금고 이사장을 직선제로 선출 가능하게끔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선거제도를 개편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사무를 위탁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실상 정부 차원의 관리 의지를 천명한 셈이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라는 조직을 행자부에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자치부 소속 비금융전문가 10명이 전체를 관리·감독하는 구조다. 게다가 감독의 기초자료인 업무보고서를 제출할 의무조차 없다. 정확한 부실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워 언론의 감시기능에서도 한발 떨어져 있다. 더욱이 금고마다 규모와 업무능력의 편차를 커 검증하기도 어렵다. 

이런 가운데 행자부의 미흡한 준비도 반발을 키웠다. 행자부는 서울지역 간담회에서 새마을금고의 직선제 확대 방안과 관련해 농협의 예를 들며 확대 추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농림부는 지난달 발표를 통해 농협중앙회장을 뽑기 위한 선거를 없애고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선출하기로 정한 상태였다. 뒤늦게 행자부는 잘못을 인정했지만 졸속 행정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다. 

중앙회와 단위 금고를 감독할 감사위원회 신설 방안도 미심쩍은 시선을 받고 있다. 행자부는 단위 금고에 대한 감사를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하지만 일선에서는 정부 관료들의 퇴직 후 자리 늘리기를 의심하는 상황이다.

칼날 세웠지만
허점투성 개선책

행자부의 변화된 입장에 단위 금고들은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새마을금고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당시에도 공적자금을 받지 않은 새마을금고에 지나친 간섭을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갖가지 이유를 들며 관리 감독의 당위성을 앞세우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위 금고의 한 이사장은 “새마을금고는 정부의 간섭없이 자발적으로 성장해왔다”며 “이제 와서 선거제도와 감독체제를 바꾼다는 계획이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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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