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지금> 상장 앞둔 기업들 중간점검

오너 때문에 엎어지고 실적 때문에 자빠지고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장기업은 주식 자체가 자기 자본에 해당하는 만큼 효율적인 자금을 조달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 환경을 갖추는 데 용이하다. 하지만 자금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 정보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는 점은 기업들이 상장을 주저하게끔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초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수요 조사 결과 상반기에 15곳, 하반기에 5곳이 상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예상대로 상장이 이뤄진다면 2011년(21건) 이후 가장 많은 상장건수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16곳이었다. 그러나 예상은 단지 예상일뿐이다. 상당수 기업들이 상장을 보류하거나 미온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줄줄이 상장계획
제대로 이뤄지나

당초 계획대로 연내 상장의 꿈을 이룬 기업은 지금까지 총 5곳이다. 해태제과식품은 지난 11일부로 유가증권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상장 첫날 상한가(29.82%)로 거래를 마쳤다. 해태제과식품의 이날 종가는 2만4600원으로 공모가(1만5100원)를 63%가량 웃돌았다. 2001년 상장 폐지된 해태제과는 2007년과 2012년에 재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엔 실적 악화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이번엔 연 매출 1000억원대 돌파를 눈앞에 둔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힘입어 상장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78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해태제과는 영업이익(471억원)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고 당기순이익(170억원)은 4배 규모로 확대됐다.

대림산업의 자회사인 대림C&S는 지난 3월30일부로 코스피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2만4950원으로 출발한 대림C&S 주가는 1700원(6.81%)하락한 2만325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 2만7700원보다 16%가량 밑도는 수준이다.


대림C&S는 지난해 매출 2955억원, 영업이익 5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6%, 영업이익은 60.8% 증가한 수치다. 대림C&S 지분은 대림산업 50.8%, 이준용 회장 2.3%, 이부용 전 대림산업 부회장이 7.8%씩 보유하고 있다. 대림C&S는 국내 콘크리트파일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9%를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다.
 

화장품과 의약외품 제조업체인 인터코스는 지난달 18일 중소기업전용 증권시장인 ‘코넥스(KONEX, Korea New Exchange)’에 상장됐다. 주당 평가가격은 1830원이었다. 인터코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61억500만원, 순이익은 11억3600만원이다.

2014년 설립된 인터코스는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사개발생산(ODM) 사업을 한다. 특히 ODM 사업을 통해서 위탁받은 제품의 개발을 완료한 뒤 생산·공급에 나서면서 독자적인 기술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경쟁력을 인정받은 인터코스는 올해 초 원익투자파트너스로부터 총 2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원익투자파트너스 확보한 인터코스 지분은 8.54%(4357주)다.

연내 상장 계획 20개 회사 ‘갈림길’
각종 걸림돌 걸려…이곳저곳 백지화

핸드백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지난 2월 상장을 완료했다. 1987년 설립된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버버리와 헨리 벤델, 마이클 코어스, 랄프로렌, 케이트 스페이드 등 고가에서 중저가에 이르기까지 모두 10개의 브랜드군을 갖추고 있다. 2014년 핸드백 제조 업체인 ‘씨에치오리미티드’를 흡수하는 등 몸집도 불렸다.

용평리조트는 오는 27일 코스피 상장이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다. 정창주 용평리조트 대표이사는 지난 11일 “코스피 상장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 리조트 운영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콘도 분양사업에서도 리딩 컴퍼니임을 증명해 보이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용평리조트의 공모 주식 수는 1672만주이며 공모 예정가는 8100∼9200원이다. 공모 금액은 밴드 상단 기준으로 보면 1538억원이다. 용평리조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63억원에 영업이익 264억원, 당기순이익 11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눈앞서 날린
‘상장의 꿈’

상장의 기회를 눈앞에서 날려버린 기업들도 제법 보인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오너리스크가 장애물처럼 인식되는 양상이다. 정운호 대표가 연일 집중포화를 맞는 사이에 기업공개(IPO) 준비를 전담해 왔던 재무담당 임직원들의 동향도 심상치 않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이승훈 상무가 지난해말 퇴사했다. 이 전 상무는 하나금융투자(옛 하나대투증권) 출신으로 정 대표가 상장을 준비하며 직접 영입한 인사다.
 

이 전 상무와 함께 네이처리퍼블릭에 합류했던 회계법인 출신 회계사들도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 대표가 자리를 비우면서 ‘더페이스샵’ 창업 때부터 함께 회사를 키워온 영업부문 인사들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데 이들과 의견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네이처리퍼블릭 창업 초기 멤버인 강창구 이사가 재무업무를 맡고 있다.

상장 기대감으로 지난해 장외시장에서 17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네이처리퍼블릭 주가는 정 대표 구속 이후 IPO 일정이 지연되면서 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10개월 만에 주가는 1/4분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장을 기대하고 장외에서 주식을 매입했던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친 건 당연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아직까지 상장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듯한 인상이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연내 상장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상반기 상장이 예상되던 티브로드는 IPO를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티브로드는 지난해 12월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상장적격’ 판정을 받은 후 곧바로 공모절차에 돌입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상장적격 만료기간이 임박한 시점까지도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업가치 산정을 두고 재무적 투자자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게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상장 예비심사 승인 유효기간인 오는 6월까지 상장 절차를 완료하긴 사실상 힘들어진 상태다. 티브로드 측은 일단 상반기 상장 계획을 접고 하반기에 다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청구부터 모든 공식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한다.

이마저도 녹록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반등의 여지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업황 자체가 가라앉은 분위기다. 경쟁회사들의 주가흐름 역시 긍정적이지 않다. 티브로드와 투자자 사이의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답보상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 티브로드가 상장하려면 극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며 “하반기에 IPO를 하고 상장을 위한 준비과정을 착실히 밟는다 해도 쉽사리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바이오시스(옛 서울옵토디바이스)는 예비심사 통과 후 6개월 안에 상장을 완료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서울바이오시스는 12월에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하지만 당시 공모주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으면서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고 서울바이오시스는 상장을 철회했다. 상장을 철회하더라도 예심 통과 후 6개월 안에만 상장을 마무리하면 규정상 문제가 없었으나 서울바이오시스는 지난 3월16일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못했고 IPO는 물건너 갔다. 실적 부진이 악재로 작용한데다 업황이 긍정적이지 않아 연내 상장은 어렵다는 중론이다.

유력 후보들
정작 안개국면


이외에도 두산밥캣, 넷마블게임즈, 롯데정보통신, KIS정보통신, 태진인터내셔날, LS전선아시아, 호텔롯데, 코리아세븐, JS코퍼레이션, 코엔스 등이 연내 유가증권 상장 유력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이 무작정 상장을 추진할거란 보장은 아직 없다. 유가증권시장에 섣불리 뛰어들길 주저하는 인상이 짙기 때문이다.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상장기업은 주식 자체가 자기 자본에 해당된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아도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자금조달이 용이해진다. 인식 제고 과정을 거쳐 자산 증대마저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상장 조건 중에서 주식 보유자가 50명 이상이라는 조건이 붙는 만큼 개인회사라는 개념은 희석된다. 제3자가 회사의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면 그 회사를 넘겨야 한다. 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실적이든 부채든 모든 것을 드러내야 한다. 이런 점들은 상장을 주저하는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상장해봐야…” 자진 폐지 증가
공시 등 실익만큼 부담도 크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을 박차고 나가는 상장 기업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지만 증시에서 자금조달 필요성이 거의 없어 비상장사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공시 부담과 전략노출 등 불이익에 대한 우려도 섞여 있다.

1994년 상장한 경남에너지는 오는 19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경남에너지는 최대주주인 경남테크의 요청으로 자진 상장폐지 추진을 결정했고 한국거래소 승인까지 얻었다. 코스피 상장사의 자진 상장폐지는 지난해 1월 SBI모기지 이후 1년4개월여 만이다. 경남에너지 측은 “현재는 상장을 유지하는 데 따른 실익이 적기 때문”이라고 상장폐지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아트라스BX도 현재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아트라스BX는 지난 3월 공개매수를 진행했으나 최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보유지분(31.13%)까지 합쳐도 적정 지분 기준을 밑도는 87.68%에 그쳤다.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선 대주주 측(회사·특수관계인 포함)이 95% 이상의 지분 확보가 필수다. 아트라스BX는 다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상장폐지를 진행중인 경남에너지와 아트라스BX는 현금자산이 풍부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은 상장을 폐지한 후 100% 지분을 확보해 국내 시장 상황과 소액 투자자, 감독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기업을 경영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동성도 풍부해 상장을 통한 직접자금 조달에도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않고 있다. 또 소액주주들의 항의나 경영간섭, 경영사항 공시, 분기 결산보고 등의 부담도 덜 수 있다.

최근 상장설이 떠돌던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계획이 없음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현대오일뱅크 IPO 검토를 한 바 없다”며 “시장 여건이 우호적으로 형성되면 국내증시에 상장을 검토할 수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는 지난 2011년에도 추진됐다가 무산됐고, 이후에도 그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대오일뱅크는 상장시 약 6조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알짜 계열사이다.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3%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상장 후 지분매각만으로도 상당한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

한국 증시에서 자본을 끌어 쓴 외국 기업들의 탈 상장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자진상장폐지가 무산된 도레이케미칼은 다시 한 번 자진상폐를 진행 중이다. 앞서 중국 기업인 3노드디지탈과 중국식품포장, 국제엘렉트릭, 일본계 SBI모기지 등은 한국 증시에서 발을 뗐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계 자본이 투입된 상장사는 언제든 ‘먹튀’로 돌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헐값에 지분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으로 실적을 단기간에 호전시키고 비싼 가격에 되팔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의 반발이 심하면 알짜 자산들을 매각한 뒤 법인 청산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외국 기업들은
탈 상장 행보

IB업계 관계자는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해 증시를 떠난다는 기업들도 더러 보인다”며 “상장을 하고 싶어도 절차를 밟지 못해 무산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상장폐지를 시도한 후 기업 가치를 높여 해외에 재상장하거나 유상감자, 고배당 등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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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