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재벌 총수들 건강 체크

회장님,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부와 권력, 명예를 독차지 하더라도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말이 있다. 모두가 부러워할 법한 재벌 총수라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이들의 건강은 개인을 넘어 회사와 국가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클 뿐이다. 총수들의 건강문제를 예민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총수 체제로 굴러가는 기업에서 총수가 건강악화로 자리를 비울 경우 중대한 변수가 발생하곤 한다. 경영권 승계라는 예민한 사안과 맞물린다면 자칫 오너리스크 쯤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기업 내부에서 이들이 갖는 의사 결정권이 막대한 힘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고령 총수들
환갑은 기본

대기업 총수의 건강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 이상이 세간에 알려진 이후부터다. 2014년 5월 이 회장은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아직까지도 병석에 누워있다. 지금까지도 삼성서울병원 20층 VIP 병실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의 입원이 장기화되자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로 재편을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미래 먹거리에 집중한다는 전략은 그룹총수 역할을 하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과 연결된다.

지난해부터 삼성은 일부 계열사 매각과 인수 합병(M&A) 등 굵직한 사안들을 정리했다. 그룹 내 주요 화학 계열사를 한화와 롯데에 순차적으로 매각했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해 '통합 삼성물산'을 출범시켰다. 올해부터는 스마트카, 바이오사업 등 신수종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 회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재벌 총수의 건강 악화는 잠재적인 위험요소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달리 말하자면 대기업 재벌 총수 대다수가 적지 않은 나이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기업 집단 70세 이상 총수가 절반 
신격호 맏어른…정지선이 가장 젊어

지난 1일자로 발표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52개 민간기업 가운데 전문경영인(CEO) 체제를 유지하는 7곳(포스코, KT, 대우조선해양, S-OIL, 대우건설, KT&G, 한국GM)을 제외한 45개 기업이 총수 체제를 취하고 있다. 대다수 재벌기업이 총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45개 기업의 동일인, 즉 사실상 총수라 불리는 인물들의 출생년도를 살펴보면 1920년대생이 3명, 1930년대생 6명, 1940년대생 13명, 1950년대생 14명, 1960년대생 8명, 1970년대생 1명으로 조사됐다. 가장 나이가 많은 총수는 신격호(1922년생) 롯데그룹 총괄회장이었고 정지선(1972년생) 현대백화점 회장은 가장 어린 축에 속했다.

특히 1940∼1950년대 출생자가 전체 인원의 절반에 이르고 60세 이상인 총수가 약 80%를 차지한다. 환갑을 넘지 않은 총수를 찾는 게 더 힘들다. 최근 건강 이상설에 시달리는 대다수 재벌 총수들의 경우 이 범주에 포함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재판 받으면
밝혀지는 지병

재벌 총수의 건강 문제는 사법부의 방침과 맞물리면서 또 다른 논란을 만들기도 한다. 이재현 CJ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호진 전 태광 회장 등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의 경우 비리혐의로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지병이 알려졌다는 점이다.

기업 비리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대법원에 재상고 후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은 신장이식수술 부작용과 유전병 등으로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시간을 병실에서 보냈을 만큼 위독한 상태다.


만성신부전증을 앓던 이재현 회장은 2013년 8월28일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는데, 급성거부반응, 수술에 따른 바이러스감염 의심 증상이 수반됐다. 항간에서는 형 집행을 따르지 않기 위한 꼼수 쯤으로 해석했지만 병세가 완연하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이 회장은 더욱이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까지 악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CMT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손과 발·다리 근육이 소실되고 신경이 퇴화되는 질환으로 호흡곤란으로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소견이다.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상태가 예사롭지 않다는 소문마저 들린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8월 부친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장례식장에 상주 노릇은 물론 빈소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데다 장남인 이선호씨의 결혼식에 참석하지도 못했다. 다소 갑작스러운 선호씨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자 이 회장 자신이 처한 상황, 즉 건강 적신호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터져 나왔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130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고령과 건강 상태 악화가 받아들여져 법정구속은 면했다. 앞서 검찰은 조석래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법원의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건 조 회장의 건강이었다. 80대의 고령인 조 회장은 담낭암 수술 후 전립선암이 추가로 발견됐고 부정맥 증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저기 아픈 오너들 ‘비상’
건강리스크 터질까 전전긍긍

간암으로 투병중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역시 건강 악화가 형 집행에 발목을 잡은 케이스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간암 판정을 받은 뒤 3년여 투병해왔으나 현재까지 마땅한 간이식 수술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통상 간이식 수술은 가족 등 생체이식 대상자가 없을 경우 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이식 희망의사를 요청한 뒤 뇌사자 등이 발생하면 순번대로 받게 된다.이 전 회장은 2011년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뒤 2012년 구속됐으나 간암 판정으로 인해 형집행정지 및 보석으로 그해 6월에 풀려난 바 있다.

2014년 5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건강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전례가 있다. 미국에 머물며 신병치료를 받기 위함이었다. 2014년 2월에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과 함께 벌금 50억원,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을 선고받았지만 건강상의 문제로 출국이 가능했다. 만성 폐질환, 당뇨가 악화된 데다 우울증 증세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이 나이가 있다 보니 조금씩 지병이 있을 것이다. 평소에는 그룹 경영에 불안요소가 될까봐 병세를 감추고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러다 검찰 조사 등을 받으면 몸을 제대로 관리하기도 상황이 어렵고,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 때문에 심하게 발병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나이 불문
자기관리 철저

물론 고령이라고 해서 재벌 총수 모두가 건강 적신호에 노출된 건 아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부친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닮아 타고난 체력가다. 1938년생인 정 회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매년 장시간 비행의 해외출장을 거르는 적이 없다. 평소 등산이나 테니스를 즐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전 직원들에게 골프가 아닌 등산을 권유한 일화도 유명하다.

구본무(1945년생) LG그룹 회장은 평상시 걷기와 주말 골프 등을 즐기면서 건강관리를 한다. 구 회장은 평일에는 러닝머신 걷기와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기초체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말에는 거래처 파트너와 계열사 임원, 지인들과 골프장을 돌면서 걷는 운동을 통해 체력을 다진다.


조양호(1949년생) 한진그룹 회장은 술·담배를 전혀 안 한다고 알려져 있다. 원래부터 건강체질인데다 특별히 가리는 음식도 없고 일상에서 건강을 저해할 만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멀리한다고 봐도 된다.

박삼구(1945년생)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골프와 등산을 즐긴다. 매년 계열사 임직원들과 산을 오르는데 헬스, 골프 등으로 체력을 다진터라 20, 30대 직원들도 박 회장의 등산 속도를 맞추기 어려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허창수(1948년생) GS그룹 회장과 최태원(1960년생) SK그룹 회장은 평소 테니스로 건강을 관리하기로 소문나 있다.

문제는 총수의 건강에 의문부호가 따르는 기업일수록 ‘건강리스크’가 그룹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부가 집중돼 있는 국내경제 특성상 국내 재벌 총수들의 건강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막대하다. 재벌 총수들은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보고해야할 사안이 많은 만큼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다. 고령의 총수의 경우 평소 별다른 아픈 곳이 없더라도 건강이상설이 늘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업의 핵심
아프면 흔들린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국내 대기업은 총수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강하기 때문에 총수의 건강 문제가 터질 경우 긴장을 늦추기 힘들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총수가 아니면 결정하기 힘든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 등에서 지체될 때가 많아 중장기적으로 그룹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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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