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⑬한국사회 나이와 예의
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사람이란 여느 짐승과 달리 참 이상하다. 발걸음 겨우 떼는 세 살배기 어린애도 갓난 동생 앞에서는 노인장 행세를 하려 들고, 예순 살 넘은 중늙은이도 일흔 여든 노인네 앞에선 어리광을 부려 본다. 대체 어떤 짐승이 그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하던가? 아니, 도대체 왜 그러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이다. 수염값 한마디로 말해 인간 문화 혹은 동양 유교 극장에서 대대로 상영돼 내려온 삼류 코믹물이 아닌가 싶다. 장유유서, 나이치레, 수염값 따윌 잘 섞어 살짝 비틀면 틀림없이 희극이 발생한다. 유교의 본고장인 중국이나 학문적 연구가 풍부한 일본 등지에선 불가능한 대한민국만의 특징이랄까. 진짜 유교가 아닌 가짜 유교 풍습, 진짜 불교가 아닌 속류 불교, 그리스도의 진리를 빙자한 사이비 교회와 목사들의 천국…. 제 아무리 신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