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일요연재> 선감도 ⑳짧은 인생의 주마등
“정치가 자기들만의 장난은 아니어야지.” 김영권의 <선감도>를 꿰뚫는 말이다.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청춘을 빼앗긴 한 노인을 다뤘다. 군사정권서 사회의 독초와 잡초를 뽑아낸다는 명분으로 강제로 한 노역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는 청춘을 뺏겨 늙지 못하는 ‘청춘노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숙사로 돌아가자 스라소니 눈이 인상부터 썼다. “이 자식들, 너희들 왜 이제 와?” “오다가 2반 얘들끼리 싸움이 붙었는데, 완전히 결투 영화의 한 장면 같았어요.” 피에로가 손짓 발짓을 섞어 넣으며 말했다. 콩고물 맛이… “새끼, 채플린 아니랄까봐 영화 얘기냐.” 스라소니가 피에로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2반 새끼들 맛이 간 모양이군. 그건 그렇고 얼마나 얻어 왔냐?” 피에로가 용운의 것까지 합쳐서 건네었다. “에게, 겨우 요거야? 너네들 몰래 처먹고 오리발 내미는 것 아냐?” 스라소니가 눈을 부라렸다. 말은 그러면서도 그는 반장 앞으로 다가앉으며 뭉치를 풀었다. 여러 개의 눈이 침을 삼키며 바라보았다. 스라소니는 반장 앞으로 음식물을 공손히 밀어 놓았다. “많이 드십시오, 백곰 형님.” “흐흐흐, 그래. 모처럼 이런 날도 있어야 살지.” 백곰은 인절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