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래의 머니톡스 <조용래의 머니톡스> ‘달러 신화’ 공포라는 이름의 복종
환율이 급등할 때마다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숫자는 커지고 사람들의 관심은 동시에 한곳으로 쏠린다. 이 나라는 과연 괜찮은가? 질문은 짧고 단순하며 하나의 행동으로 이어진다. 바로 달러를 사는 것이다. 우리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느끼는 순간, 미국 돈으로 갈아타는 선택은 언제나 합리의 언어로 포장된다. 위험 관리, 자산 방어, 냉정한 판단. 그러나 과연 그럴까? 달러 도피는 안전한 판단일까, 아니면 공포가 요구하는 가장 쉬운 복종일까? 환율은 흔히 경제 변수로 설명된다. 하지만 환율이 ‘급히’ 움직이는 국면에서 지표들은 설득력을 잃는다. 급등하는 환율은 경제 성적표라기보다 집단 심리의 결과다. 시장은 타인의 반응에 반응한다. ‘이 나라 자산을 계속 들고 있어도 되나’ 하는 질문에 확신이 사라지는 순간, 환율은 더 이상 교환 비율이 아니라 공포의 대상이 된다.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은 환율 수치를 잡는 것이 아니라, 공포가 경제 붕괴의 서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뿐이다. 이 지점에서 국가는 늘 무능하다는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국가는 환율을 구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환율을 정치적 언어로 다루거나 정책 방향이 흔들린다는 신호를 주는 순간, 시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