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3 03:01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한 방송사의 5·18 40주년 특별기획 ‘문재인 대통령의 오일팔’에 출연해 “현재의 우리 헌법 전문에는 3·1운동에 의해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4·19민주운동의 이름을 계승하는 것으로 그렇게만 표현돼있다”며 “그런데 4·19혁명만으로 민주 이념의 계승을 말하기에는 그 이후 장기간에 더 본격적인 군사독재가 있었기 때문에 민주화운동의 어떤 이념의 계승을 말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촛불혁명은 정치적 논란의 소지가 있어서 아직 헌법 전문에 담는 것이 이르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5·18민주운동과 6월 항쟁의 이념만큼은 우리 헌법에 담아야 우리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제대로 표현되는 것이고, 국민적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변을 흘깃 살피면 무슨 의미인지 상당히 난해하다. 하여 차근하게 살피면 이승만 독재 정권시절 발생했던 4·19와 차별되는,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발생했던 5·18민주운동과 6월 항쟁을 헌법 전문에 실어야 민주화운동의 맥을 잇고 또 그로 인해 국민통합이 이뤄진다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한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흥미로운 사실 밝히고 넘어가자. 문
주로 역사소설을 집필하는 필자 입장서 우리 역사를 살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등장한다. 조선조 반정으로 물러난 연산군과 광해군에 대해서다. 연산군은 조선조 제10대 임금으로 1494년부터 1506년까지 13년, 광해군은 1608년부터 1623년까지 무려 16년이란 기간 동안 임금의 자리에 있었다. 두 사람이 비록 반정으로 물러났지만, 엄연히 조선의 왕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런데 왕이라 인정하면서도 묘호(廟號, 임금의 시호)는 왕이 아닌 왕자의 신분인 군으로 지칭하고 있으니 한편 살피면 커다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와는 반대의 사례를 들어보자. 먼저 고려시대 마지막 왕인 공양왕의 경우다. 공양왕은 이성계에 의해 정략적으로 보위에 올랐으나 후일 조선이 건국되자 간성으로 추방되면서 공양군으로 강등된다. 조선의 건국은 긍정적인 측면서 바라보면 새로운 국가의 성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정권 교체 측면서 살피면 이 역시 반정으로 볼 수 있다. 여하튼 공양군은 그 후 삼척으로 옮겨졌다가 그곳에서 사사되는데 역사는 그를 엄연히 왕으로 기록하고 있다. 다음은 조선조 6대 임금인 단종의 경우다. 단종 역시 반정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계유정난으로 인해 상왕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에 우연히 한 유력 일간지서 ‘[속보] 文대통령 부부 긴급재난지원금 60만원 전액 기부’라는 기사 제목을 접했다. 순간적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양보해 생각해도 속보로 다룰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속보(速報)는 두 가지 요소를 반드시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시급함과 중요함이다. 속보는 사안의 경중을 살필 때 국민들이 시급하게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 보도를 의미하는데, 대통령의 재난 지원금 기부는 결코 속보로 다룰 사안이 아니다. 당연하게 의심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여 기사 내용을 접하자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늘 긴급재난지원금 전액 기부 의사를 밝혔다”며 “어딘가서 제가 읽은 글 중에 공감이 갔던 대목을 전해드린다. 기부는 돈 있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대목이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기사를 접하고 다시 순간적인 의문이 일어났다. 청와대 대변인과 동 기사를 속보로 다룬 유력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서 말이다. 대변인의 이력을 검색하자 청와대에 입성하기 직전까지 동 언론사에서 근무했던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를 살피며 이래서 권언유착이란 말이 빈번하
흥미로운 표현이 있다. 국민들이 국회 임기 마감 직전 매번 외쳐대는 ‘금번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말이다. 이번에 임기를 마감하는 20대 국회 역시 역대 최악으로 평가되는데, 말인즉 지금까지 최악이 아닌 국회가 없다는 말로 귀결된다. 그런데 왜 모든 국회에 대해 이렇게 일관된 표현을 사용하는 걸까. 12대 국회 시절부터 정치판에 참여해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던 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저급해지는 국회의원들의 자질로부터 그 이유를 찾는다. 사실 문명이 발달하면 그에 상응하는 인물들이 국회의원이 되는 게 순리에 들어맞는다. 그런데 실상은 어떨까. 창피하지만, 정확히 그에 역행하고 있다. 문명 발전의 주역이 아닌 부산물들이 국회를 점령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간단한다.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정작 국가발전에 적합한 인물들은 가파르게 하향세를 타고 있는 정치가 아닌, 발전된 문명의 영역을 쫓기 때문이다. 아울러 문명에 역행하는 부류들이 선택하는 게 정치 영역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이제 제목에 언급했던 20대 국회의 마지막 분탕질에 초점을 맞춰보자. 이와 관련해 두 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하나는 ‘사전투표조작설’, 다른 하나는 ‘국민발안제 개헌안’에 대해서다.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살피면 중국 은(殷)나라 시대 말기 인물인 강태공이 떠오른다. 강태공과 관련한 여러 설을 종합하면, 그는 70세의 나이에 권력 주변을 떠나 위수(渭水) 가의 반계서 미끼를 끼우지도 않은 곧은 낚싯바늘을 물에 드리우고 낚시에 오로지한다. 그리고 나이 80세에 주(周)나라 문왕(文王)을 만나 사부로 추대돼 문왕의 아들인 무왕(武王)을 도와 은나라를 멸망시키며 천하를 평정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그 일로 주나라의 후국(侯國)인 제나라의 땅을 봉토로 받아 제나라의 시조가 된다. 현대인의 상식으로는 상상하기 힘들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3000여년 전에 발생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강태공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흡사 삼천갑자(18만년)를 살았다는 동방삭이 연상될 정도다. 그런데 왜 김 전 위원장을 바라보면서 강태공을 생각했을까. 바로 김 전 위원장이 강태공의 전철을 밝고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 나이 80세인 김 전 위원장이 누군가를 앞세워 권력을 쟁취하고자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 전 위원장이 강태공의 경우처럼 권력 쟁취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필자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두
호사가들이 금번에 실시된 21대 총선 결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승, 그리고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의 참패를 거론하며 이변이라 떠들어대고 있다. 물론 결과만 놓고 살피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을 상세하게 살피면 ‘사필귀정’이다. 아울러 통합당은 오히려 그런대로 선전한 것이다. 왜 그런지 먼저 필자가 총선 실시 전에 21대 총선과 관련해 <일요시사>에 게재했던 세 건의 칼럼을 예로 들어 살펴보자. 필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바른미래당서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힌 시점에 ‘안철수와 녹색돌풍’,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가 종로에 출마를 선언한 시점에 ‘황교안, 장고 끝 자충수’, 그리고 황 전 대표가 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통합당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했을 때 ‘김종인 카드 득 혹은 독?’을 게재했었다. ‘안철수와 녹색돌풍’에서는 ‘(호남 홀대론을 간파한)문재인 대통령은 권력을 잡자마자 초대 총리로 전남 영광 출신의 이낙연을, 그 후임으로 전북 진안 출신의 정세균을 임명해 민주당에 대한 호남인들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결론적으로 안철수에게는 돌풍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또 지난번과 같은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흡사 ‘삼고초려’를 방불케 하듯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통합당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이와 관련한 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의 변이다. “김 전 대표를 모시는 일이 총선 승리를 위해서 중요한 관건으로 이번 선거에 수도권이 대단히 중요한데, 수도권 중도층과 젊은 세대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해서(김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라는) 많은 요청이 있었다.” 박 위원장의 말대로라면 김 전 대표의 영입 이유는 극명하다. 현재 판세를 살피면 수도권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입했다는 말이다. 이 말이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이면을 상세하게 살피면 흥미롭다. 물론 수도권서 열세임을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다. 필자가 그동안 정치판 경험을 토대로 <일요시사>를 통해 수차례 언급했지만, 모든 선거의 경우 수도권 표심의 향배는 현 정권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후보 개개인의 역량도 변수로 작용되지만, 그에 앞서 현 정권의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가 표심을 좌지우지한다는 말이다. 즉 통합당이 수도권서 열세를 인정한 그 이면에는 문재인정권의 국정 운영이
최근 서울시가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 대책’을 확정하면서 코로나19 피해 계층에 최대 50만원의 재난긴급생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저소득층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비전형 근로자(아르바이트생, 프리랜서, 건설직 일일 근로자 등) 등이 포함된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로, 이로 인해 117만7000가구, 서울시민 약 300만명이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변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구의 절반이 집중돼있는 수도권은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고 민생경제는 유례없는 비상상황을 맞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시민의 일상이 멈추고, 또 경제도 멈췄다.” 박 시장의 변을 살피면 침소봉대(針小棒大)와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사자성어가 동시에 떠오른다. 침소봉대는 바늘처럼 작은 일을 몽둥이처럼 크게 부풀려 허풍을 떠는 모습을, 그리고 견강부회는 가당치도 않은 말을 억지로 끌어다 자기주장의 조건에 맞도록 함을 의미한다. 먼저 침소봉대, 즉 상황 인식에 대해서다. 물론 코로나19 상황이 녹록하지 않음은 한국의 평범한 국민인 필자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지난 12일 저녁 8시30분 무렵이었다. 직장서 퇴근해 자택(노원구 상계1동)서 쉬고 있는데 다급하게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초인종이 있는데도 굳이 대문을 두드리고 있으니 말이다. 여하튼 현관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주기에 앞서 신분 확인을 요구하자 “통장입니다”라는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원구청서 거주 주민들에게 1인당 두 장의 마스크를 통·반장을 통해 무료로 공급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필자로서는 통장의 방문을 의아하게 생각하며, 문을 열어줬다. 그러자 “마스크 드리러 왔습니다”라고 방문 용건을 짤막하게 말하고 노란 봉투를 건넸다. 그것을 받아들자 그녀는 황급히 옆집으로 이동해서 다시 대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뒤를 바라보며 고맙다는 말을 건네고 봉투를 개봉했다. 봉투 안에는 마스크 6매와 ‘코로나 예방 수칙’ 안내문이 들어 있었다. 이번은 14일 토요일의 일이다. 오전 9시30분 무렵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근처 약국을 방문했다. 직장 문제로 필자에게 해당되는 날은 약국을 방문하기 힘들었던 터였고, 그 약국에선 오전 9시부터 판매할 것이라는 정보를 접했던 터였다. 약국에 도착하자 출입문엔 공적마
최근 대구 중구·남구가 지역구인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곽상도 의원이 코로나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조기종식 발언, 정상생활 권유, 중국발 입국 비호의 결과가 참담하다.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賣國奴) 이완용과 함께 나라를 태워버린 화국노(火國奴) 문재인으로 역사에 기록되길 바랍니까?’라고 기록했다. 문 대통령이 나라를 태워버릴 수도 있다는 의미서 화국노(火國奴)로 지칭한 모양인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실로 난감하다. 화(火)는 ‘불’을 의미하는 명사로, 더하여 화국(火國)은 ‘불나라’를 의미하는데 거기에 노(奴)를 덧붙였으니 말이다. 여하튼 곽상도의 의도대로 ‘태워버린’으로 표현하자면 화(火)가 아닌 ‘불을 사르다’라는 의미서 소(燒)를 사용해 소국노(燒國奴)라 해야 이치에 들어맞는다. 이를 감안하면 곽 의원은 가장 기초적인 한자도 제대로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일어난다. 그런데 이번 건만이 아니다. 며칠 전 일이다. 대구·경북 지역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정부서 지역 사회의 확산 방지를 위해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을 가동한다는 보도자료에 내놨던 반응이다. 당일 그는 자신의
지난 2015년 1월의 일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일요시사>와 가진 인터뷰서 ‘박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줄 알았다’며 고강도로 비판했었다. 그 이유로 박 대통령의 사적인 문제를 포함해 국정 운영 전반에 드러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들을 근거로 들었었다. 사적인 문제로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왜곡한 김기춘씨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일, 그리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최태민의 사위였던 정윤회와의 관계를 지적했었다. 이 대목은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게 만든다. 특히 탄핵의 정점에 있던 최순실과의 관계를 살피면서 그녀가 정신적으로 상당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정상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그렇게 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국정 운영에 있어서도 역시 강도 높게 비판했었다. 자신이 호언장담했던 국민과의 약속을 한 마디 사과 없이 헌신짝 버리듯 했고, 중대한 국가사를 가정법(假定法)에 입각해 처리한 부분 등에 대해 지적했었다. 그런 이유로 그해 여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의식 세계를 엿보다’라는 제하로 여러 차
현행 60세로 정해진 정년과 관련해 먼저 필자의 사생활에 대해 언급해야겠다. 3년여 전부터 경기도 포천시 소재 한 식품회사 포장팀서 정규직 사원으로 육체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그곳에서 필자는 금속검출기를 통과한 완제품을 20kg 보관 용기(콘)에 받아 이를 냉장창고에 보관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완제품을 콘에 받아 정리하는 일은 그런대로 수월하지만, 한 번에 평균 150kg, 하루 평균 5톤에 육박하는 제품들을 선입선출(先入先出, 먼저 들어온 제품을 먼저 내보내는 일) 원칙에 따라 냉장창고에 보관·정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필자가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해 동료와 자주 언급하곤 한다. 필자의 업무량은 젊은 친구들 기준으로 한 사람으로는 무리고 그렇다고 두 사람이 하기에는 소모적인 측면이 강한, 즉 한 사람 반 정도의 업무량이라고 말이다. 육체노동을 전혀 해보지 않았던 필자의 지난 시절을 잘 알 정도로 가깝게 지내는 그 친구가 그런 나를 두고 자주 놀려대고는 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육체노동을 했던 게 유일하지 않냐”라고. 필자가 젊은 친구들 기준으로 한 사람으로는 버거운 일을 그것도 나이 60이 넘은 상태서 그다지 힘들지 않게 수행할 수 있는 데는
지난달 3일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광화문서 개최한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 참석해 “올해 총선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보무도 당당하게 선언했다. 그 이유로 “우리 당에 많은 중진 의원이 있는데, 중진 의원들도 험한 길로 나가달라. 신진 세대들에게 정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힌 바 있다. 말인즉 자신이 험지에 출마할 테니 중진 의원들도 자신의 지역구를 신진 세대에게 양보하고 험지에 출마하라는 의미였다. 이 이야기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참신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이 나라 정치 현실, 특히 선거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체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속된 표현으로 ‘너 죽고 나 죽자’식으로 비쳤을 게다. 아울러 영남권에 기반을 둔 중진 의원들에게는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전철을 밟아 그만 정계서 물러나라는 우회적인 경고로도 비쳐질 수 있을 정도였다. 이를 반영하듯 홍준표 전 대표는 다음날 “입당 1년도 안 된 사람이 험지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 그게 무슨 큰 희생이라고 다른 사람들까지 끌고 들어가나”라고 비판했다. 각설하고, 황교안 대표가 최근 전격적으로 종로 출마를 선언
<일요시사>서 ‘바른미래당 탈당을 선언한 안철수는 과연 녹색돌풍 일으킬까?’로 설문조사하는 지면을 접했다. 안철수가 바른미래당서 철수하고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한 데에 따른 반응으로 보이는데 이와 관련해 두 건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 풀어보자. 먼저 1985년에 실시된 제12대 총선과 관련해서다. 당시 신한민주당(이하 신민당)은 창당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관제 야당으로 평가받던 민주한국당(이하 민한당)을 제치고 민주정의당(이하 민정당)에 이어 제1야당의 위치를 점하게 된다. 당시 신민당이 돌풍을 일으키게 된 데는 중요한 두 가지 여건이 조성돼있었다. 첫째는 전두환정권에 대한 반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로 국민들 사이에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둘째는 공천과 관련해서다. 신민당은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을 구형받았던 이철 전 의원을 필두로 전두환정권과는 상반되는 이미지를 지닌 인사들을 대거 공천했고, 또 정치 1번지의 상징성을 지닌 서울 종로와 중구에 당시로서는 절대 약세의 입장에 처했던 이민우 총재를 내세웠다. 사실 이민우의 종로·중구 출마는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무리수로 비쳐졌었다. 당시 그 지역에 민정당의 이종찬과 민
최근 기상천외한 언론 보도를 접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가 “2022년부터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 동물복지 기금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를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와 전문기관 운영비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이다. 그 이유가 걸작이다. 해가 거듭할수록 유기견이 늘어나고 그와 관련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란다. 아울러 농림부는 내년부터 등록대상 동물을 현행 반려견서 모든 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실로 난감하다. 이 정도면 사람의 머리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사안이다. 차라리 개 대가리서 나왔다고 하면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인간의 머리서 나왔다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이유에 대해 개념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자. 농림부는 애완견과 반려견에 대한 개념도 실기한 듯 보인다. 애완(愛玩)은 동물이나 물품 따위를 좋아해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기는 일로, 애완견은 쉽사리 유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반해 반려(伴侶)는 절친한 친구, 배우자 등을 의미하는 말로 반려견은 보유한 사람과 명확한 유기적 관계를 지니고 있는 개를 의미한다. 또 반려견은 부부가 이혼하는 것처럼 피치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홈페이지를 살피면 흥미로운 대목이 등장한다. ‘걸어온 길(자유한국당이 출범하면서 국민과 함께해 온 역사입니다)’라는 대목인데 이 부분을 복사해 ‘텍스트 형식으로 붙이기’를 선택하면 ‘걸어온 길(새누리당이 출범하면서 국민과 함께해 온 역사입니다)’로, 자유한국당이 아닌 새누리당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원본 형식 유지’를 선택하면 원래의 모습인 자유한국당으로 나타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2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창당한 정당이고,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탄생된 정당이다. 결국 지금의 한국당은 무늬, 즉 이름만 한국당이지 그 본질은 새누리당임을 자인하는 형국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실소가 절로 흘러나온다. 그런데 필자가 거론하고자 하는 대목은 이 부분이 아니다. 한국당의 ‘걸어온 길’을 보면 ‘한국당의 발자취는 한국 정치발전의 역사이며 한국인의 자랑입니다. 한국당은 그 역사를 이어가겠습니다’라며 1997년 11월21일 출범한 한나라당을 그 뿌리로 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다. 한나라당은 신한국당 전당대회서 제15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회창 총재가 조순, 이기택이 이끌던 통합민주당과 합당 과정을
지난 연말에 여러 사람을 만났었다. 연말을 뜨겁게 달궜던 검찰 개혁과 관련해 사람들의 시각은 명확하게 둘로 나뉘어 있었다. 자녀의 교육과 관련된 비리 의혹 등으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기소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검찰 개혁을 위해 반드시 공수처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세를 형성하고 있었다. 가만히 그 광경을 바라보면서 이 나라 정치꾼들의 행태와 견줘봤다.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청와대와 여당은 공수처법이 검찰 개혁을 위한 조처라고 열변을 토했고, 자유한국당(특히 황교안 대표)는 공수처법 저지를 위해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던지겠다고 단식투쟁까지 벌이는 촌극을 연출할 정도였다. 여론과 정치꾼들의 행태를 살피며 안타까운 생각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치꾼들의 지독한 꼼수에 부화뇌동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정치꾼과 국민은 결국 동일체가 되는 게 아닌가하는 아쉬움마저 일어났었다. 각설하고, 최근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과 관련해 필자는 여러 차례에 검찰 개혁의 본질에 대한 의견을, 전 세계서 대한민국 검찰만이 모두 지니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강변했었다. 그런 필자로서 공수처법 통과에 대해 유감
최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안’과 ‘병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헌법 제19조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와 제39조 1항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는 조항을 모두 반영한 법률이라 강변하고 있다. 이 법의 주요 골자를 살피면 대체역은 교정시설 등 대체복무기관서 공익에 필요한 업무에 복무하도록 하고, 복무기간은 36개월로 합숙하며 복무한다고 돼있다. 또 처벌 조항으로 “대체역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복무를 이탈한 경우에는 이탈한 일수의 5배에 해당하는 기간을 연장해 복무해야 한다”와 “대체역이 정당한 사유 없이 통틀어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거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않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고 규정돼있다. 필자는 대체복무와 관련해 <일요시사>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여러 이유를 들어 일관되게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고, 절대로 대체복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동일 선상서 최근 통과된 법률안에 대해 다시 의견을 피력하자. 먼저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를 조화시켰다는 대목에 대해서다. 우리 헌법은 양심에 대해 다소 애매하게,
최근 문재인정권이 최윤희 전 수영선수를 체육·관광 분야를 관장하는 문화체육부 제2차관에 임명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온 국가대표 수영선수 출신으로, 현장 경험과 행정 역량을 두루 겸비했다”며 “체육계 혁신과 관광·스포츠 산업 육성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기 내용 중 전반부, 즉 최윤희가 한때 국민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수영선수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를 향해 심지어 ‘아시아의 인어’라는 극찬까지 서슴지 않았을 정도로 수영선수로서는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었다. 그러나 후반부는 난해하기 이를 데 없다. 필자의 기억으로 최윤희는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보다 한참 연상인 인기가수와 결혼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기고 세간의 이목서 벗어나 있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그는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자녀의 조기 유학을 위해 미국에 머물렀었다고 한다. 언론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청와대는 무슨 근거로 그가 현장 경험과 행정 역량을 두루 겸비했다고 치켜세운 걸까. 이와 관련해 야당은 그녀가 지난 대선서 체육인 2000명과 함께 문재인 후보를 지지 선언한 데에 따른 보은인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필자가 지금까지 살면서 선택했던 일 중 탁월했다고 자부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아내와 결혼한 부분,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정치판을 떠나 문학인으로 변신한 일이다.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가정사에 불과하니 접고 왜 정치판을 접었는지에 대해 논해보자. 사실 필자는 정치판을 떠나고자 문학인으로 변신을 시도한 건 아니다. 우리 정치판에 뿌리 깊은 고질, 즉 패거리 문화 속에서 종속변수가 될 수밖에 없었던 필자의 상황을 타개하여 이 나라서 정치다운 정치를 실현해보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의미서 일방적 사고로 경직돼있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나를 비우고 그 어느 누구에게도 속박되지 않는 자유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 연후에야 필자가 원하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겠다는 의도에서였다. 그런데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시각으로 정치판을 바라보자 정치다운 정치가 아니라 정치판에 진입할 수 없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욕심을 비운 필자의 시각서 바라보면 우리 정치판 전체가 구제불능으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에 종사하는, 혹은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자질 문제도 있지만 모두에 언급했던, 추악한 욕심으로 무장한 패거리 집단이 그 주요 원인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