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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5.11.2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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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의 시사펀치

[김삼기의 시사펀치] 세상읽기 ‘삼기점’, 원운동서 직선운동으로

1980년 정월대보름, 당시 대학생이던 필자가 들판에서 불붙은 깡통을 돌리던 순간은 단순한 쥐불놀이가 아니었다. 처음엔 팔 전체를 원으로 크게 움직여야 깡통이 돌았다. 하지만 속도가 붙자 팔은 더 이상 원을 그릴 필요가 없었다. 직선으로 흔들기만 해도 깡통은 원을 스스로 그렸다. 외형은 원이었지만, 그 원을 유지시키는 힘은 직선이었다. 그 순간 필자에게 다가온 느낌은 단순한 기교의 변화가 아닌 ‘겉은 원이지만, 본질은 직선’이라는 원운동 원리의 깨달음이었다. 당시 필자는 이 전환의 순간을 ‘삼기점’이라 명명했고, 아이디어 노트에 기록했다. 이후 이 개념은 정치, 경제, 사회, 문명 전환을 꿰뚫어 해석하는 필자만의 고유한 렌즈가 됐다. 원운동의 표면성과 직선운동의 내적 동력 원운동은 완전한 운동이 아니다. 직선으로 뻗으려는 관성과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잠정적으로 타협한 결과일 뿐이다. 즉, 원은 형태고 직선은 힘이다. 이 구조는 세상이 굴러가는 진짜 원리를 보여준다. ‘푸코’의 관점에서 원운동은 규율·제도·관성의 반복 장치며, 직선은 그 반복을 깨고 새로운 질서를 여는 힘이다. ‘들뢰즈’의 사유로 보면, 원은 영토화된 질서고, 직선은 그 질서를 벗어나는 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