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전쟁… 국민들 뿔났다 (4) 건강위협하는 유해물질

‘멜라민 파동’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멜라민 파동은 올해초부터 연이어 터진 ‘쥐머리’ 새우깡과 ‘칼날’ 참치캔 등 식품 이물질 사건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동안 터진 식품 이물질 사건은 일회성 성격이 강하지만 이번 멜라민 사태는 신체에 유해한 첨가물이 어느 식품에 들어갔는지 가늠하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멜라민 첨가식품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유사한 저질 유해 첨가물이 또다시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식품 산업 전반에 후폭풍도 예고하고 있다.

“도대체 뭘 먹어야 하나”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A 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문구점 4곳은 수업을 마치고 우르르 몰려나온 아이들이 ‘불량식품’을 사먹는라 장사진을 이뤘다. 대부분의 문구점들은 입구에 한평 남짓한 가판을 만들어 1백여가지가 넘는 불량식품을 진열해 놓고 있었다. 아이들이 손에 쥔 사탕과 과자는 한눈에 보기에도 조악한 용기로 포장돼 위생상태가 의심스러웠다. 잘 팔린다는 ‘별사탕’은 제조원만 기록돼 있을 뿐 원료수입국 등은 일절 표시돼 있지 않았다.
이런 과자류는 대부분 중국과 베트남, 태국, 멕시코 등 국외에서 수입된 원료로 만든 것으로 이번 멜라민 파동에서 보듯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다. 가격은 대부분 단돈 1백원.
초등학교 4학년 P군은 “반 아이들 대부분이 학교 끝나면 문방구에 들려 과자와 사탕 등을 사먹는다”고 말했다. P군은 또 “엄마, 아빠가 불량식품 먹지 말라고 해서 몰래 사먹고 집에 들어간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K군도 “아이스크림도 2백원밖에 안해 하루에 3~4개씩 사먹는다”며 “1천원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아이들이 국적불명의 불량식품을 손쉽게 사먹을 수 있는 배경은 우선 값이 싸다는 데 있다. 단돈 1천원이면 사탕과 과자, 껌, 아이스크림, 초코릿 등을 종류별로 10개나 구입할 수 있다.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는 국적 불명의 과자와 사탕들이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가 제2, 제3의 멜라민에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멜라민은 ‘트리아미드 트리아진’으로 불리는 공업용 화학물질로 암모니아와 탄산가스로 합성된 요소 비료를 가열해 만든다.
멜라민은 겉으로만 보면 밀가루처럼 보이지만 밀가루와 달리 인체에 해롭다. 사료를 비롯해 우유에 멜라민을 많이 첨가하는 이유는 멜라민에 들어 있는 탄소와 질소 성분 때문이다. 우유 속에는 탄소와 질소가 들어 있는데 멜라민의 탄소와 질소 성분이 뒤섞이면 함량이 높아진다. 묽은 우유의 경우 악덕업자들이 단백질이 많은 것처럼 눈속임을 통해 좋은 품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멜라민은 포름알데히드와 반응해 만들어진 멜라민수지의 원료가 된다. 이는 무게에 비해 단단하고 방수성이 뛰어나 기계부품, 접착제, 산업디자인 재료, 건축 재료 등에도 폭넓게 쓰인다. 문제는 멜라민으로 만든 식기들이 고온의 열을 받으면 녹아 음식물에 섞일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주방기구인 프라이팬 코팅제 역시 멜라민 수지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시중에 유통중인 코팅 프라이팬은 전체 프라이팬 시장의 90% 이상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스테인레스 스틸 프라이팬보다 싸고 가볍고 또 코팅처리가 돼 있어서 조리할 때 음식물이 눌러 붙지도 않고, 설사 눌러 붙는다 해도 잘 닦여서 코팅 프라이팬은 주방용품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이 코팅 재료가 다름 아닌 멜라민에 포름알데히드를 반응시켜 만든 ‘멜라민 수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프라이팬 코팅제는 세계 어디서나 멜라민 수지로 동일하다. 멜라민이 접착력이 뛰어난데다 내열성도 높이 때문이다. 물론 코팅이 벗겨지지 않으면 인체에 유해하지 않기 때문에 당국도 멜라민 코팅 프라이팬에 대해 특별한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주부들이 코팅이 벗겨져 있는지 잘 인식하기 못하고 코팅제의 위해성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체로 코팅이 벗겨진 이후까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부 J씨는 “집에 코팅 프라이팬을 열 몇 개씩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멜라민 수지로 코팅을 입힌다는 사실은 그 동안 전혀 몰랐다”며 “어떻게 그런 사실을 제조회사들은 알려주지 않을 수 있느냐”며 놀라워했다.
결국 벗겨진 멜라민 수지 만큼을 고스란히 먹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프라이팬 제조사 마저도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할 정도다.
한 업체 관계자는 “코팅 프라이팬은 엄격히 말하면 좋은 제품은 아니다.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을 써서는 안 된다. 벗겨지기 전에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팅 프라이팬에 소금구이를 하게 되면 코팅제가 염분에 파괴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염분을 피하고 설거지할 때도 무리하게 바닥을 긁지 말라”고 조언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 수입돼 오는 코팅 프라이팬의 경우는 제작 공정과정에서 열처리 시간이 적기 때문에 코팅이 벗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원 식의약안전팀의 한 관계자는 “멜라민 식기나 주방용품들은 이론적으로는 3백47도가 되어야 녹는 것으로 되어 있어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지만 뜨거운 프라이팬의 기름이나 열기에 서서히 녹아내려 음식물에 혼합될 수도 있어 멜라민 주방기구나 식기가 무조건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멜라민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각국 여러 제품에서 검출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유명 차(茶) 브랜드 ‘립톤(Lipton)’ 제품 일부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제조사인 다국적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사(社)가 지난 9월30일 밝혔다.

학교 앞은 ‘멜라민 무풍지대’…“우리 아이들이 노출됐다”
차‘립톤’, 유아용 ‘DHA+AA 야채 시리얼’ 등도 검출
멜라민으로 만든 식기, 고온 열 받으면 녹아 음식물과 섞여
프라이팬 제조사도 “코팅 벗겨진 프라이팬 위험하다” 경고

유니레버는 “자체 검사결과 홍콩과 마카오에서 판매된, 중국에서 생산된 립톤 밀크 티 분말 중 ‘오리지널’과 ‘골드’ 두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해당 제품을 시중에서 수거했다”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지난 9월 중순에도 대만에서 멜라민에 오염된 분유가 원료로 사용된 ‘립톤 그린 밀크 티’를 수거했었다.
영국의 캐드버리사(社)는 지난 9월29일 “내부검사 결과 일부 초콜릿 제품의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돼 홍콩, 대만, 호주에서 시판 중인 초콜릿에 대해 리콜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들은 지난 9월30일 “캐드버리사가 고객들이 자사 제품을 먹도록 방치하다가 멜라민 파동이 불거진 지 2주일이 지나서야 뒤늦게 멜라민 검출 사실을 시인했다”고 비난했다.
또 유아용 ‘DHA+AA 야채 시리얼’ 등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미국의 하인즈사(社)는 “원료 공급원을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교체할 방침이다”는 이메일 보도자료를 돌렸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도 중국에서 불법 수입된 두유(豆乳) 4개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수거에 들어갔다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지난 9월30일 보도했다.
한편, 말라카이트그린이나 멜라민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검출된 현지 업체에 대해 수입을 잠정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보건복지가족부는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유해물질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은 현지 수출업체 제품에 대해 개선대책이 제출될 때까지 수입을 잠정 금지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안대로 식품위생법이 개정되면 멜라민이나 말라카이트그린, 니트로퓨란계 항생제 등 식품에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외국 식품업체는 더 이상 우리나라로 제품을 수출할 수 없게 된다.
개정안은 또 수입상이 해당 업체로부터 식품 수입을 재개하려면 유해물질이 포함된 경위와 개선사항에 대한 확인서를 현지 업체로부터 받아 당국에 제출하도록 했다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이는 멜라민 파동 등 수입식품 사고가 계속됨에 따라 현지 식품 수출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멜라민 파문’으로 뜨는 먹거리는?
안전 먹거리 뭐가 있지?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식품 전체로 확산되면서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자류 자체를 사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공식품 과자 소비가 줄고 있는 대신, 떡·한과 등의 전통 간식, 집에서 직접 빵을 만들 수 있는 홈베이킹 관련 제품, 유기농 먹거리 등은 매출이 늘고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사는 김윤진씨는 “그동안 4살짜리 딸아이에게 사주었던 초콜릿이 아무래도 찝찝하다”며 “앞으로 과자류는 되도록 사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기회에 집에서 직접 빵이나 간식을 만들 수 있는 미니오븐을 하나 장만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오픈마켓 옥션에서는 홈베이킹 관련 상품의 22~26일 판매량이 이전 주(15~19일)에 비해 2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븐기, 핸드 믹서기, 제빵 믹스제품, 계량컵, 스쿠프 등이 인기 상품이다. 멜라민 성분이 플라스틱 용기를 만드는 데 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기류도 중국산이나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홈베이킹 코너가 평상시보다 3배 가량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연말까지 유기농 도넛 등 안전한 먹거리와 관련된 상품 비중을 늘리고, 문화센터에서도 ‘홈메이드 베이킹’ ‘샌드위치만들기’ 등 어린이 간식 관련 강좌를 30%가량 늘릴 예정이다”고 말했다.
과자에 이어 자판기용 커피 크림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돼 커피크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커피 대체제인 ‘차(茶)음료’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9월30일 롯데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멜라민 파동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 동안 커피크림의 매출이 전주에 비해 11.4% 가량 감소한 데 반해 녹차티백과 오렌지 주스 등 과즙음료의 매출은 각각 3%, 5% 신장했다.
녹차 브랜드 ‘설록’을 운영하는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도 “녹차의 매출이 한 주 동안에만 4% 이상 성장했다”며 “주말 동안 대형마트에서 커피 믹스의 판매율이 10% 전후로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커피 기피 현상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산 커피크림이 국내에 수입됐다고 발표한 직후부터 발생했다.
문제의 커피크림이 자판기 커피, 소규모 커피 전문점 등에 공급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실주스, 녹차 등 대체재를 찾는 손길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
서울 강남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현규씨는 “최근 들어서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커피 대신 오렌지 주스나 녹차를 대접하고 있다”며 “커피를 내놓아도 손을 대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더욱이 멜라민 파동에서 시작된 먹거리 불신은 소비자들의 입맛과 소비행태까지 바꿔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커피전문점에서도 커피 크림이나 유지방이 들어가지 않는 음료를 주문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아예 커피전문점으로의 발길을 끊고 ‘티 하우스’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서울 명동과 대학로, 역삼동에 위치한 ‘오 설록 티 하우스’, 이대 앞 ‘세이지’ 같은 티 카페 역시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려 방문자수가 2주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신촌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이은영씨 역시 “커피크림이 들어가는 ‘라떼류’의 인기는 꺾이고 블랙커피나 아메리카노 등 유지방이 없는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멜라민 성분이 플라스틱 용기를 만드는 데 주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식기류 중에서도 중국산이나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수입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터키산, 독일산, 일본산 등 비(非)중국산 식기류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국내 과자제품의 멜라민 검출 소식이 보도된 지난 24일 이후 2배로 증가했다. 또 이유식 조리기구, 식기구 중에서도 사기 재질로 만들어졌거나 아이 입에 닿는 부분이 스테인리스 소재인 제품들의 판매량이 호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멜라민 파동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민감하게 반응해 홈메이드 요리와 관련 제품, 친환경 소재 식기류를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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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