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기획특집 3>[MC몽 파문으로 본] 20대그룹 총수부자 ‘병역 X파일’ 총력추적

입영 피해 ‘요리조리’아프다던 로열패밀리… 지금은 멀쩡하다


해마다, 철마다 툭하면 터지는 유명인의 병역 비리. 이번엔 가수 MC몽이 말썽이다. 아직까지 의혹 수준이지만, 쏟아지는 여론 뭇매가 예사롭지 않다. 그만큼 국민들이 병역 문제에 민감하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재벌가는 어떨까. 전체적으로 요리조리 잘도 피한 모양새다. 국내 내로라하는 20대 그룹을 꼽아 그 총수와 아들들의 병역 여부를 따져봤다.


1∼2세대 걸쳐 석연찮은 면제 ‘신의 아들’ 수두룩
“이유도 가지가지” 국적, 질병, 비만 등 내세워 미필

<일요시사>가 만 19세부터 30세까지 병역의무 나이가 넘은 주요 그룹 총수와 자녀들의 병역 여부를 살펴본 결과 미필자를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1세대에서 2∼3세대에 걸쳐 두루 입대 면제를 받은 이른바 ‘신의 아들’들이 적지 않았다. 외국 국적, 질병, 체중 초과 등 면제 이유도 가지가지다. 이들은 각각의 그럴 만한 사유를 내세워 ‘소나기’를 피한 뒤 슬그머니 한 자리씩 꿰차고 있다.

‘소나기’ 피한 뒤
슬그머니 제자리

그룹들은 하나같이 “나름의 정당한 면제 사유가 있었기 때문에 고의적인 병역 기피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재벌가의 병역 여부는 늘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총수일가의 병역면제율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탓이다. 실제 한 조사에 따르면 재벌 로열패밀리들의 평균 면제율은 33%인 반면 일반인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재벌가 사람들이 일반인에 비해 유독 입대 면제자가 많다는 점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국민의 기본 의무를 저버린 사람들이 회사 지휘봉을 잡거나 잡을 거라면 과연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할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이병으로 군대를 마쳤다. 사실상 면제나 다름없는 셈이다. 외아들 이재용 부사장은 허리디스크로 징병검사에서 제2국민역(5급) 판정을 받고 군복을 입지 않았다.

더 정확한 사유는 수핵탈출증이다. 제2국민역은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는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소집 등에 의한 군사지원업무는 감당할 수 있어 민방위 훈련만 받는다.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은 병장 출신이다. 재벌 총수 가운데 드물게 현역으로 제대했다. 그러나 외아들 정의선 부회장은 제2국민역으로 입대하지 않았다. 근본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담낭 절제가 문제가 됐다.

SK 최태원 회장은 체중 과다로 면제됐다. 최 회장은 1980년대 신체검사를 받을 당시 몸무게가 100㎏을 넘어 군대에 가지 않았다. 그는 2003년 수감생활과 운동 등 다이어트를 통해 15㎏가량 줄여 현재 85㎏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외아들 인근군은 올해 15세로 아직 중학생이다. LG 구본무 회장도 정 회장과 같이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보병으로 만기 제대했다.

1994년 어린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외아들 원모씨 대신 2004년 양자로 입적한 구광모 과장(LG전자·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외아들)은 현역병이 아닌 병역특례인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을 마쳤다. 2003∼2005년 국내 IT 솔루션 회사에서 근무했다. 산업기능요원은 기술자격이나 면허소지자로서 국가가 지정한 특정업체에서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다.

롯데 신격호 회장의 병역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10대 후반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일본 국적을 취득해 면제됐을 가능성이 크다. 두 아들도 일본 국적 때문에 입영 대상에서 제외됐다. 장남 신동주 부회장(일본롯데)은 일본에서 태어나 현재 일본에서 살고 있는 ‘완전한’일본인이다. 당연히 한국에서 군대에 갈 필요가 없었다.

차남 신동빈 부회장(한국롯데)도 재일교포 신분으로 줄곧 일본에 살면서 군 면제를 받았다. 그는 한·일 양국의 호적에 오른 채 ‘이중국적’상태로 국내에서 활동하다 1996년 일본 국적을 정리하고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GS 허창수 회장은 일병으로 제대했다.

집안을 보살펴야 하는 등 개인 사정으로 예정보다 일찍 제대한 의가사제대인지, 현역 수행이 어려운 병에 걸려 복무기간이 짧아졌는지는 파악되지 않는다. 외아들 허윤홍 부장(GS건설)은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군문’을 무사통과했다. 징병 검사에서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군문’ 통과
둘 다 병장 출신도

현대중공업 오너는 아니지만 대주주로 사실상 ‘주인’인 정몽준 의원(한나라당)은 장교 출신이다. 재벌가에서 보기 힘든 사례다. 정 의원은 ROTC 소위로 임관(13기)해 육군 중위로 만기 전역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정 의원의 아들 역시 장교 출신이란 사실이다. 장남 기선씨도 2005년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당시에도 사회지도층의 병역 기피 논란이 일어 ‘대 이은 ROTC’로 큰 화제가 됐었다.

기선씨는 2년4개월의 ROTC를 마치고 2007년 중위로 전역했다. 늦둥이 차남 예선씨는 올해 14세로 군대 갈 나이가 안 됐다. ‘형제의 난’으로 금호아시아나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조만간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는 박삼구 명예회장은 병역 사항이 베일에 싸여 있다. 그룹 측도 “확인이 안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의 이력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정황을 추정할 수 있다.

“국민 기본의무 저버린 사람들,
과연 정상적인 경영 가능할까”


그는 1963년 광주제일고와 1967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자마자 그해 바로 금호타이어에 입사했다. 이후에도 그룹 요직을 두루 거치는 등 공백이 전혀 없었다. 아버지와 달리 외아들 박세창 상무(전략경영본부)는 제대로 병역을 마쳤다. 한진 조양호 회장은 미국 유학을 다녀와 현역으로 군대 생활을 마쳤다. 외아들 조원태 전무(여객사업본부)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을 대체했다.

두고두고 괴롭힐
평생 아킬레스건

의사 출신인 두산 박용현 회장은 군의관으로 복무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 아들 태원(두산건설 전무)·형원(두산인프라코어 상무)·인원(두산엔진 부장)도 정상적으로 병역을 끝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뜻밖에도 미필자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다. ‘보스형 총수’로 불릴 만큼 평소 의리를 강조하는 터프한 이미지와 오버랩된다. 사유는 불분명하다.

일각에선 1981년 59세란 짧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타계한 부친 고 김종희 창업주의 뒤를 이어 불과 29세의 ‘어린’나이로 그룹 회장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김 회장의 다급했던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그룹 관계자도 “확실히 모르겠지만 당시 사정상 어쩔 수 없었을 것”이란 추측만 했다. 반면 세 아들은 충실히 병역을 완료했거나 이행하고 있다.

장남 김동관 차장(회장실)은 3년4개월간 공군 통역장교로 복무하고 지난해 말 중위로 전역했다. 차남 동원씨도 현재 공군 장교(소위)로 복무 중이며, 3남 동선씨는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승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군 면제를 받았다. 신세계 정재은 명예회장(이명희 회장 남편)은 시력이 나빠 입영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외아들도 면제 사유만 다를 뿐 ‘신의 아들’이다.

정용진 부회장(신세계백화점·이마트)은 비만으로 입대하지 않았다. 신체검사 때 몸무게가 104㎏으로, 커트라인 103㎏에서 단 1㎏ 초과해 면제(제2국민역)돼 ‘고무줄 몸무게’란 의심을 샀다. 1987년 대학 시절 79㎏ 나가던 체중에서 갑자기 25㎏이 불어 1990년 신체검사에선 104㎏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의 몸무게는 현재 90㎏ 안팎이다.

LS 구자홍 회장은 신체검사 결과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유학 중인 외아들 본웅씨는 현역으로 입소, 병장으로 전역을 신고했다. CJ 이재현 회장도 제2국민역 처분을 받아 군인이 되지 못했다. 외아들 선호군은 올해 20세로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 정몽근 명예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면제(제2국민역)됐다. 두 아들 정지선 회장(현대백화점)과 정교선 사장(현대홈쇼핑)은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동부 김준기 회장과 외아들 남호씨 부자는 모두 현역 출신이다. 둘 다 강원도 최전방에서 사병으로 근무했다. 또 대학을 졸업하고 곧장 입대한 것도 공통점이다. STX 강덕수 회장도 병장으로 전역했다. 외아들은 현재 대학생으로 병역의무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일병으로 군 생활을 마쳤다. 세 아들(준선·원선·운선)은 초·중·고등학생으로 아직 어리다.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대학을 휴학하고 현역으로 입대해 강원도 전방사단 수색대에서 근무했다. 외아들 규호씨는 올해 26세로 유학을 마치는 대로 입대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아들도 당연히 병역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입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박 회장은 사석에서 군대 얘기만 나오면 화제를 전환하거나 아예 고개를 돌린다는 후문이다.

외아들 준범군은 10대로 군대를 가려면 아직 멀었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병역의 의무가 있다.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란 비극적 현실은 누구나 당연한 기본으로 인식하게 한다. 국민들이 유독 군대 얘기만 나오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특히 ‘인물’을 평가할 때 도덕성 잣대로 우선 병역이 거론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경영자도 마찬가지다. 이유가 어떻든 병역에 조금이라도 흠이 있다면 두고두고 괴롭힐 ‘아킬레스건’으로 남을 게 뻔하다. 병역 문제가 이슈화 될 때마다 ‘좋은 예’혹은 ‘나쁜 예’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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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