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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16일 14시46분

일요신문고

<일요시사 신문고-억울한 사람들> (18)쫓겨나는 빵집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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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어느 때인데…쌍팔년도식 강제철거

[일요시사 사회2팀] 박창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겁니다. 열여덟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임대차 계약 기간이 남았고, 아직 보상에 관한 협의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건설사의 강제철거 추진에 고통 받고 있는 빵집주인 박경배씨입니다.

지난 17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

길 가던 행인들이 한 상가 건물을 보며 눈살을 찌푸린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라는 표정이다. 상가는 폭격을 당했는지 당장에라도 무너질 것같다. 차양막과 아크릴 간판은 박박 찢겨 너저분하게 매달려있고, 그 위에는 새빨간 락카로 덧칠해 ‘철거’라고 쓰인 이상모를 낙서가 있다.

전기계량기 떼가

반쯤 닫힌 샷도어와 입구를 막아 놓은 그물 천 틈 사이로 보이는 빈 상가의 모습은 바로 옆 파리바게트와 대조를 이룬다. 파리바게트를 운영하고 있는 박경배씨는 “경동건설산업이 신축 때문에 철거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아직 계약기간이 남은 상가 임차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상가 일대를 흉가처럼 만들어놔 영업하는 데 지장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임차인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다 이렇게까지 한 것일까. 박씨는 “경동건설산업이 임차인들과 협상이 잘되지 않자, 보복한 것이다”고 성토했다. 박씨는 애초 경동건설산업이 신축할 건물에 평당 2900만원으로 약 21평을 분양받기로 했다.

박씨는 “계약기간이 남아 보상의 일환으로 경동건설산업에서 일반 분양가보다 임차인들에게 싸게 분양해주겠다고 했다”며 “평당 3900만원으로 분양해주겠다고 하다가 얼마 후 3100만원, 또 다시 2900만원으로 낮춰서 제시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 변호사에게 계약이 문제가 없는지 자문했다. 그런데 변호사는 이 계약서가 박씨에게 한참 불리한 계약이라고 알렸다. 애초에 전용면적 21평을 분양 받기로 했는데, 공용면적이 무려 23평이나 됐던 것. 이 공용면적 화장실과 복도 등을 제외하더라도 박씨가 한 발짝도 안 쓰는 공용면적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도 이 계약에서는 박씨가 공용면적까지 모두 제 값에 분양 받기로 돼 있다.

임차인 상대 사기 의혹도
승인 받지 않고 사전분양

이 계약은 박씨에게 철저히 불리했다. 박씨는 “공용면적을 어느 정도 분양 받아야 되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내가 쓰지 않은 공용면적까지 똑같은 가격으로 산다는 게 큰 손실이다”라고 주장했다. 만일 박씨가 계약서대로 공용면적을 분양 받는다면 관리비와 취득세, 등기비 등을 기존 상가보다 배로 지출하게 된다.
이런 탓에 박씨는 경동건설산업과 계약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경동건설산업의 행동이 돌변했다.
 

영업하는 상가 폐허 만들어 지난달 말 몇몇 임차인들이 상가를 떠나자마자, 용역 업체 직원들이 철거한다며, 빈 상가를 때려 부수기 시작한 것. 박씨가 바로 옆에서 영업 중인데도 불구하고 용역 업체 직원들은 망치로 벽을 두드렸다.

당시 가게를 보고 있던 박씨의 아내는 “건물이 흔들려 깜짝 놀랐다. 손님들도 놀라서 나가버렸다”고 말했다. 당시 박씨 아내는 용역 업체 직원들과 심한 말다툼을 했다. 박씨는 이때 놀란 가슴에 그날 밤 응급실까지 다녀왔다.

같은 상가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윤응순씨도 경동건설산업과 계약서에 사인까지 했다가 박씨와 똑같은 문제로 계약을 취소했다. 그러자 지난 6일 오전, 경동건설산업은 윤씨 상가의 전기계량기를 떼갔다. 윤씨는 즉각 경찰과 한국전력에 신고했다.

경동건설산업은 “앞서 윤씨와 계약하면서 작성한 합의서에 10월30일까지 나가지 않으면 단수 및 전력 차단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윤씨와 경동건설산업의 계약은 파기됐으며, 그 합의서도 효력이 없다는 게 법조인들 설명이다.

한 변호사는 “임차인에게 사용권이 있는 전기계량기를 떼간 행위는 명백한 업무방해죄와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그 강제성은 명도소송을 통해 법 집행으로만 가능하다. 임대인이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가 운영하는 안경점은 갑작스러운 단전으로 인해 기계가 고장났을 뿐만 아니라 일주일간 영업도 제대로 못했다.

박씨 또한 마찬가지였다. 두 차례에 걸쳐 용역 업체들이 빈 상가에 들어가 상가 유리를 깨부수거나, 해머로 벽 곳곳을 때려댔다. 상가일대는 흉물스럽게 변했고, 이런 탓에 손님들이 가게로 들어오는 발걸음은 뚝 끊겼다. 박씨는 “미관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부수기만 했다”며 “셔터만 내리면 될 것을 상가 자체를 공사장으로 만들어버렸다. 명백한 영업방해다”고 말했다.

불리한 계약 들통나자 돌변
영업하는 상가 폐허 만들어


박씨는 지난 5년 동안 이 가게를 위해 모든 재산을 쏟았다. 박씨는 파리바게트를 열기 위해 3억2000만원을 대출받았으며, 전세로 살던 아파트도 가게 근처로 이사 오기 위해 월세로 전환했다. 박씨에게는 이 가게가 전 재산이나 다름없다.

박씨는 “경동건설산업은 인심 쓰듯이 분양받으면 보상금으로 1억4500만원을 준다고 했는데, 설사 그 돈을 받는다고 해도 우리가 그 상가를 분양 받으면 무조건 손실”이라며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은 채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동건설산업은 임차인들을 상대로 분양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먼저 분양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을 상대로 분양가를 고무줄처럼 늘렸다는 점이다. 실제로 경동건설산업은 처음 협상할 당시 임차인들에게 3900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박씨와 윤씨가 “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 치자 이들은 평당 2900만원까지 낮췄다. 박씨는 “그래 놓고 경동건설산업은 ‘안경집 사장님(윤씨)한테는 이 가격에 했다고 말하지 마세요’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윤씨 역시도 계약 직전 당시 경동건설산업으로부터 비슷한 말을 들었다.

영등포 일대 인근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보통 분양업자들이 많이 쓰는 수법”이라며 “초반부터 분양가를 높게 불러 일부러 깍게 만들어 생색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동포구청에 확인한 결과 경동건설산업은 아직 분양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주무관은 “분양승인을 받지 않고 사전 분양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잘라말했다. 주택법상 ‘입주자공개모집 및 분양승인’ 절차 요건에 따라 사전 분양은 ‘등록말소’ 혹은 ‘6개월 이상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곧 단수” 으름장

한편 경동건설산업은 이번 일에 대해 “임차인들을 최대한 배려해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분양하려고 했다. 이미 더 비싼 가격에 분양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줄섰다”며 “임차인들이 계약하려고 했던 당시, 그 금액이 맞다고 판단해서 사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결국은 임차인들이 돈을 더 받으려고 그렇게 오기를 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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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국제병원으로 본 의료민영화 이면

녹지국제병원으로 본 의료민영화 이면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병원은 지역사회 주민의 치료와 예방을 포함한 총괄적인 의료를 서비스하며 병의 예방과 연구도 함께 시행한다. 병원은 공익적 목적에 설립 기반을 두지만, 제주도 서귀포시의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기점으로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녹지국제병원’이 설립되면 한국에 의료민영화가 시작될 거라고 지적한다. 녹지국제병원의 전신은 녹지 제주 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다. 이 회사는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녹지그룹이 전액 투자했다. 2015년 12월 녹지그룹은 제주도 서귀포시에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승인받았다. 여기서 말하는 영리병원이란 개인이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병원을 말한다. 영리병원 첫 시작 이렇게 따지면 진료나 입원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병원이 전부 영리병원이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개인병원을 제외한 국내 병원은 병원에서 취득한 이윤을 병원의 인건비, 시설투자 등 병원 내부 투자를 하는 데만 이용 가능하다. 반면 영리병원은 병원의 이윤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할 수 있어 특정 사업을 하는 다수의 투자자가 모여 설립한 법인이 된다. 즉 ‘영리 추구’의 의미가 아닌 ‘영리법인이 설립한 병원’을 뜻한다. 영리병원은 병원이 번 돈을 병원의 내부 투자 외에 투자자들에게 배당할 수 있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는 병원 개설의 자격을 제한한다. 이 법에는 병원 개설 자격을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 ▲준정부기관·지방의료원·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으로 제한해 영리병원 설립을 막고 있다. 한국이 영리병원 설립을 막은 이유는 병원의 이익금이 밖으로 빠져나갈 경우, 병원이 사익만을 추구해 환자의 치료가 뒷전이 될 수 있는 경우를 대비해서다. 실제로 미국 조지아주 영리병원 응급실 담당 국장인 크레이그 브러머 의학박사가 밝힌 사실에 따르면 영리병원은 경제적 이득만을 위해 환자의 건강을 고려하지 않고 조건 없는 입원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영리병원의 사례다. 열이 40도까지 올라간 생후 11개월 된 아기가 응급실로 왔다. 여러 조사에서 이상이 없었고, 체온이 정상인 37.1도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병원은 ‘열병’ 진단으로 입원 조처를 했다. 또 목 통증 때문에 응급실을 찾은 71세 노인은 가슴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심전도 검사와 흉부방사선영상 검사를 받아야 했다. 검사 결과는 정상이었으나 가슴 통증 규정에 따라 불필요하게 입원 조처됐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서 영리병원 의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미국의 영리병원은 병원 방침을 거역한 의사를 가차 없이 해고했다. 한국 공공병원 5% 내외로 OECD 최하 일본은 영리병원 금지, 공공병원 30% 미국 연방수사국은 “이 병원은 외부 의사들과 사무실 임대계약을 해 정상가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거나 검사 대행 계약으로 검사비를 계약서보다 높게 지불했다. 이런 금전적 관계를 맺고 있어서 이들 의사들이 이 병원에 환자 진료 의뢰를 한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영리병원의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오래전 일이다. 이런 와중에 녹지국제병원은 어떻게 승인을 받은 것일까.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정부는 의료법 제23조 ‘의료기관 또는 외국인 전용 약국의 개설’에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을 폐기하고 ‘외국인이 개설하는 의료기관’이라는 개념으로 대체했다. 이 기관에서는 내국인이 진료 받을 수 없게 했고 건강보험 비용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외국인 진료만으로는 대규모 외국 의료기관 개설이 어려웠다. 곧 정부는 내국인 진료를 무제한 허용하는 취지로 법률을 개정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구제주 국제 자유 도시 특별법 법률’ 제20조의4에는 ‘외국인 전용’ 의료기관 개설에 관한 특례를 규정해서, 제주도 내에 외국인 전용 영리병원을 설치할 법적인 근거가 최초로 도입됐다. 이 같은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원 38만1495㎡에 ‘제주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을 위한 녹지 제주 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예산은 800억원이 들었다. 2015년 6월 이 회사는 제주도지사에게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사업계획서에는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대상이다.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성형·미용·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의료기관’이라고 명시돼있고, 같은 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정부가 적극 주도 2017년에는 녹지국제병원 건물 착공·준공 후 진료과목을 ▲성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내과로 외국 의료기관 개설허가 신청을 했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은 영리병원 개설에 부정적이었다. 여론조사 결과 제주도민의 10명 중 7명은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을 반대했다. 이 같은 제주도민들의 의견은 반영됐다. 이듬해 ‘제주도 숙의형 정책개발 심의위원회’가 녹지국제병원 의료기관 개설허가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의논에도 답이 나오지 않으면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는 ‘숙의형 정책개발’ 절차를 거쳤다. 녹지국제병원은 개설 불허 권고를 받았고, 녹지국제병원은 비영리병원으로 활용될 것을 제시했다. 이후 녹지국제병원은 ‘진료 대상자는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함’으로 바꿔 원 도지사로부터 개설허가를 받았지만, 조건부 개설허가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병원 문을 열지 않았다. 그러자 원 도지사는 의료법 규정을 들어 청문 절차를 거쳐 2019년 4월17일, 병원 개설허가를 취소했다. 유한회사 측에 제주도 보건의료 정책심의위원회 심의 결과와 청문 일정을 보냈다. 심의위 측은 녹지국제병원이 제주특별법상 외국인 투자 비율을 충족하지 못했고, 병원 지분의 50% 이상을 보유한 외국 법인만 가능해 녹지국제병원이 당장 영리병원으로 운영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외국인만? 내국인 포함 수차례 법적 공방 끝에 개설허가 취소 소송은 지난 1월13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녹지국제병원은 이달 제주도를 상대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는 녹지국제병원 논란이 발생한 지 벌써 7년째다. 다만 녹지국제병원이 이번 재판에서 최종 승소해도 단기간 내 국내 첫 영리병원이 열릴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주도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내·외국인 진료를 모두 허가할지 아닐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전문가들은 녹지국제병원이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운영되면 발생할 문제점들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도 국민들이 의료민영화를 걱정하는 것은 제주도가 2006년부터 꾸준히 영리병원 개설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2006년에는 ‘제주 메디컬리조트’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나 투자가 무산됐다. 2007년에는 PIM(Philadephialnternational Medicine-Management Development)와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설립 부지 미확보, 국내 협력사의 열악한 재무구조 등의 문제로 설립이 무산됐다. 이런 식으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제주도는 영리병원 개설을 위해 7번의 양해각서(MOU) 체결 및 사업을 진행했으나 모두 무산됐다. 녹지국제병원은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 사례까지 합치면 영리병원 개설을 위해 총 8번 시도한 것이다. 제주도 이외에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인천 ▲부산 ▲대구 등지에서도 영리병원 도입을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실제 운영된 사례는 없다. 지자체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리병원 개설을 막은 것은 영리병원이 의료민영화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서울시 종로구에서 개최한 ‘왜 다시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인가? 위기의 시대, 영리병원 재점화 논란과 한국 의료위기 토론회’에서는 녹지국제병원을 포함한 영리병원의 문제점을 다방면으로 다뤘다. 변혜진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위원은 태국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태국은 영리병원을 통해 의료관광을 실시했다. 이후 태국 연 의료비는 10~25% 상승했고 의료에 관한 지역 불균형도 초래됐다. 의료비 10~25% 상승 지역 불균형도 초래 한국과 유사한 의료체계를 가진 일본은 영리병원을 금지하고 공공병원을 비중을 25~30%로 유지하고 있다. 영리병원을 허용한 미국도 의료체계가 OECD 최하위지만 공공병원 비율은 22%다. 반면 한국은 공공병원이 5%밖에 되지 않고 비영리병원의 수익성 추구도 심각한 상황이다. 결국 공공병원이 확보된 미국도 영리병원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공공병원 확보가 부족한 한국에 녹지국제병원이 생기면 문제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변 위원은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의료비 폭등, 지역 병원 폐쇄, 건강보험 재정 고갈 등 미국식 의료민영화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영리병원과 의료민영화는 정부가 추진한다고 밝혔다.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는 ‘의료서비스산업의 고도화와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의료민영화를 위한 주요 과제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민영보험 활성화 ▲영리병원 허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여기서 말하는 민영보험은 미국식 관리 의료형 민간의료보험이라고 주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0년에도 개인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화와 환자 정보 공유 등 의료정보화, 건강관리 서비스 등 예방산업 육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당시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는 임기 내 이를 그대로 시행했다. 문재인정부는 박근혜정부 정책을 이어 보험회사 건강관리 서비스 합법화를 추진했고, 보험회사가 병원을 통제해 의료제공자로서 해야 할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변 위원은 “즉각 영리병원 도입을 허용하는 법을 개정해 우회적 영리병원 도입 및 의료민영화 추진을 막아야 한다. 또 공공병원을 대폭 확충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공공의료 및 의료공공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영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기획국장도 영리병원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영리병원은 보건의료 데이터를 원하는 기업들이 공적 통제에서 벗어나 데이터 수집과 집적화를 쉽게 이룰 수 있는 수단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현재 기업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의 라이프로그 정보 수준만 접근할 수 있다. 개인의 의학적 과거력과 검사 결과 및 처방 내용은 병원에서 발생하고 축적되는데, 영리병원이 허가되면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데이터를 의료기관 밖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위협받는 국민건강 이 국장은 “우리나라는 의료자원의 절대 다수를 민간이 공급하고, 영리적 의료행위가 용인되는 상황이다. 여기서 영리병원을 허가하면 국민의 생명이 상품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과도한 의료화로 상업적인 낭비 의료가 증가할 것이고, 국민건강 수준은 향상되지 않는 가운데 높은 의료비를 부담해야 할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인공지능이 의료인력으로 대체되면서 환자 안전과 국민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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