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한 건' 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북한이 무서워하는 불굴의 카리스마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남북 간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서 극적 타협을 도출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제대로 떴다. 박근혜정부 외교안보팀 좌장으로서 김 실장의 뚝심으로 이끌어낸 합의라는 평가다. 김 실 장은 남북관계의 막힌 곳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고 컨트롤타워로써의 역할을 입증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은 대화 초반 ‘전쟁’ 발언까지 나오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흘렀지만, 남북이 이번 사태를 평화적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양측의 강한 의지로 극적 합의가 가능했다.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무박 4일간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무박 4일간 공방 
피말린 샅바싸움
 
한국 측 수석대표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북측 대표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협상장에서 강대강으로 맞받아치며 ‘전쟁’ 경고 발언까지 나왔다. 지난달 22일 오후 6시 반 판문점 평화의 집. 김 실장이 ‘목함지뢰’ 도발을 언급하며 사과가 우선이라는 뜻을 전하자 황 국장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일관했다. 이어 김 실장은 “불과 한 달 전에 일어난 일,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입니다. 젊은 사람의 일생이 걸린 문제이다”며 북측 사과를 촉구했다.
 
김 실장은 목함지뢰가 폭발한 장소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물에 쓸려 온 게 아니다. 누군가 와서 묻은 것이다”라며 황 국장을 압박했다. 그런데도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만 이야기하자 김 실장은 “나는 전군을 지휘했던 사람”이라고 호통을 쳤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또다시 도발한다면 ‘강력한 응징을 하겠다’는 뜻을 자신의 경력을 내세워 시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발언을 한 직후 순간 회담장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김 실장의 강경한 입장에 북측은 “유감을 표명하면 어느 정도 해주면 되겠느냐”고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실장의 뚝심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남북간 일촉즉발 위기속 극적타협 도출
현 정부 뚝심의 안보좌장…존재감 ‘쾅’
 
이 와중에도 북한에서는 잠수함 전력의 70% 규모에 달하는 50여척이 기지를 이탈해 수중으로 전개됐고,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기지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한미연합군은 이에 맞서 B-52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 전개 시점을 협의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긴장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김 실장의 강경한 입장으로 북측과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재발방지책을 놓고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북한의 지뢰도발 사과·재발방지책 마련 등 핵심 쟁점을 놓고 대치하던 양측은 지난 24일 낮 한때 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북측이 돌연 강경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최종 합의에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일각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협상의 마지노선을 제시한 것도 배경이 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때문에 자칫 막판에 협상이 뒤집힐 위기에도 놓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실장은 끝내 합의점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김 실장은 지난 25일 새벽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접촉결과를 브리핑하며 남북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나는 장군이었다”
회담 분위기 압도
 
이번 협상에 대해 여론은 김 실장이 북측으로부터 지뢰 폭발과 관련해 ‘사과’를 받아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하지만 남북이 동시 발표한 고위급 접촉 남북 공동보도문을 보면 “북쪽은 남쪽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쪽 군인들이 부상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였다”고 밝혔다. 정부에선 이를 사과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북쪽의 황 국장은 돌아가 남측이 발표한 공동보도문과는 달리 ‘지뢰 폭발이 남쪽의 조작’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웠다 황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직접 출연해 “이번 긴급 접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가지고 상대 쪽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쪽 보수층에선 유감을 사과로 받아들여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실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민주연구원은 이날 “공동보도문 어디에도 사과는 없다. 이를 아전인수 격으로 사과라고 해석한 김관진 실장과 홍용표 장관을 당장 해임시키고 공동보도문을 파기해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상대방이 있는 관계에서 ‘사과’를 명시하기보다는 ‘유감’이라는 절충형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김 실장이 어느 정도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사실상 김 실장은 이번 마라톤협상에서 보인 강경적인 태도와 말 한마디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협상을 이끌어낸 덕에 일각에서는 남북 대화의 물꼬는 앞으로 ‘김관진-황병서 라인’으로 통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김 실장은 이명박정부 시절엔 국방부장관을 지내고, 박근혜정부에 들어서까지 안보실장으로 지내고 있을 만큼 신뢰받고 있다. 국민적 호응이 그만큼 좋았던 인물이라는 의미다. 국방장관 시절의 그는 북한의 각종 도발상황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레이저 김’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레이저 김’
대통령 신임
 
김 실장은 1949년 8월27일 생으로 전북 출신이다. 1972년 육군사관학교 28기로 임관했다. 김 실장은 당시 수재로 통했다. 육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학업 성적이 우수해 육사 기수 중 1명만 선발하는 서독 유학 시험에 합격했다. 한국에서 1학년을 마친 후 독일 육사에 유학을 가서 졸업까지 했다. 
 
1972년 육군 소위로 임관해 32사단 수색중대 소대장으로 시작해 주요 보직을 거쳤다. 제15보병사단 독수리연대에서 대대장을 보냈으며, 이후 수도기계화보병사단에서 여단장으로 복무했다. 이후 김 실장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1999년 육군본부 전략기획참모부 처장에서 제36향토보병사단 사단장(소장)으로 진급했다. 2002년 육군 기획관리참모부장에서 제2군단 군단장(중장)으로 진급. 2003년 10월1일 열린 국군의 날 대통령으로부터 보국 훈장을 받았다. 
 
2004년 5월, 이라크 파병을 총괄하는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에 임명됐다. 상당히 중요한 보직이라 이때부터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꽤 높아졌다. 2004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김선일씨 사건 당시 이라크 파병과 부대 경계 회의 등에 참여했다. 반면 이라크에 주둔중인 자이툰 부대 근처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일체의 브리핑을 하지 않아 논란도 있었다. 
 
뼛속까지 군인 ‘대북 강경파’
‘MB→GH’ 국방장관 최초로 유임
 
2005년 제3야전군사령관에 임명됐다. 이후 강원도 명예 도민으로 선정했다. 한편 2005년 5월, 노무현 대통령의 자이툰 방문을 다룬 ‘대통령님, 한번 안아보고 싶습니다’에 저자로 참여했는데, 기밀 유출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기도 했다. 또한 530GP 사건(연천 군부대 총기 사건) 이후 희생자 장례식에 참여했는데, 희생자의 모친이 “내 아들 살려내!”라고 하자 3분도 안 되어 자리를 떠나 논란이 일었다. 2006년 김 실장은 군 최고 서열인 합참의장에 내정됐다.
 
김 실장은 2010년 12월4일 제43대 국방부 장관에 임명됐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2013년 3월22일 대한민국 헌정상 전 정부의 국방부 장관으로서는 최초로 유임된 진기록을 남겼다. 이후 2014년 6월1일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의 후임으로 박근혜정부 제2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지명됐다.   
 
 
하지만 김 실장이 국방부 장관으로 있는 동안 굵직굵직한 사건이 터지면서 논란도 많았다. 2011년 6월초에는 군 비리, 횡령을 고발한 영관급 장교를 오히려 징계하려는 행동으로 인해 비난을 받았다. 이 뿐만 아니라 2011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 북한군 노크귀순 사건, 대한민국 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논란, 북한 무인기 추락사건, 제22보병사단 총기난사 사건 등이 일어났지만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아 공분을 샀다. 
 
굵직굵직한 사건
논란도 많았다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자 병영문화 개선 등을 약속했으나 군 밖에서 느껴질만 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2005년에 일어난 530GP 사건으로 당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사건 발생 3일 만에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비록 후속조치를 위해 대통령이 유임시켰기 때문에 실제로 사임하진 않았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국군 통수권의 2인자이자 국방부의 수장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었던 전례와는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길 실장은 이런 사건으로 헌정 사상 유일하게 재임기간 중 총기난사 사건이 두 번 일어난 국방부 장관이라는 오명을 안기도 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관진과 호흡’ 홍용표 누구?
 
이번 타협에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빼놓으면 섭하다. 외교·통일 전문가인 홍 장관의 브레인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뚝심이 콤비를 이뤄 빛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당초 홍 장관은 남북 대화 경험이 없고, 비교적 온화해 카운터 파트인 노회한 김양건 노동당 중앙위 비서를 상대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었다. 정부 소식통은 “달변인 홍 장관이 논리적으로 북측의 부당함을 추궁하자 북측 대표단이 당혹스러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1964년 4월15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희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1989년 석사장교로 입대해 1990년 6개월 복무 뒤 소위로 제대했다. 그후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미국 오리건대 교환교수, 한양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를 지냈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외교통일추진단 위원으로 참여하며 정치와 연을 맺었다. 2013년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실무위원으로 활동하고 박근혜정부 출범 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통일비서관으로 발탁됐다. 2015년 3월 통일부 장관에 취임했다.
 
2013년 박근혜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실무위원으로 활동한 뒤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 통일비서관에 임명됐다. 현직 청와대비서관(1급)에서 차관급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장관으로 지명돼 파격인사라는 말을 들었다.
 
개각 발표 당일 아침까지 통일부 장관에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청와대는 홍용표를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발표해 혼선을 빚는 일이 있었다.
 
홍 장관 부친은 한국일보 이사와 코리아타임스 편집국장을 지낸 홍순일씨다. 부친은 한국일보 특파원으로 1974년 응우옌반티에우 베트남 대통령을 인터뷰하고 장기집권하는 베트남 독재정권을 비판하는 기사를 써 박정희 유신정권의 탄압을 받았다. 이 사건은 10·24 자유언론 실천운동을 촉발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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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