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특집> ‘뿌리박힌’ 일제 잔재들 ⑤‘장군의 손녀’ 김을동 격정토로

“국민이 그렇다면 명백한 친일행위”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8월15일,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날, 그날이 70바퀴 돈 이 시점에 정치권에서 가장 할 말이 많은 정치인을 꼽으라면 1위에 오를 인물이 있다.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은 해방둥이로 태어나 대한민국 광복과 나이를 같이 한다. 독립을 위해 만주에서 피 튀기는 전투를 펼친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손녀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일본에 의해 나라가 빼앗겼던 시절, 암울했던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 이들이 있다. 백야 김좌진 장군은 만주에서 일본군을 격퇴하며 항일무장투쟁의 신화를 쓴 인물이다. ‘청산리 대첩’을 승리로 이끈 김 장군을 두고 위인이라고 칭하는 데 이견을 보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장군의 아들’ 김두한은 서울에서 활약했다. 그는 일본이 친일사관 교육에 힘썼던 1940년대, 종로를 누비며 조선인들의 상권을 지키는데 힘썼다. 일본 장교들과의 주먹대결은 아직도 호사가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로 감동을 주는 면이 있다.

‘장군의 손녀’ 김을동 최고위원은 그런 조부와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김 최고위원의 입을 통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한·일 관계와 국가유공자 예우에 대한 문제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요시사>와의 일문일답.

- 광복 70주년이다. 위원님께는 의미가 특히 남다를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떤지?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난 올해 일흔이 되었습니다. 제 할아버지를 비롯한 항일독립선열들께서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큰 미래를 꿈꾸며 화합과 통합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합니다. 바로 통일 한국입니다. 그것이 선열들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후손들을 위해 짊어져야 하는 민족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좌진·김두한 장군의 직계 가족이라는 점이 위원님의 정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할아버지 김좌진 장군의 영향으로 저는 어려서부터 독립군가를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동요보다 먼저 배운 것이 독립군가였고, 지금도 핸드폰 컬러링이 독립군가니까요. ‘장군의 손녀’로서 애국애족 정신과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을 깊이 새기며 자라왔습니다.

아버지의 경우 수많은 약자와 서민들을 위해 불의를 참지 않았던 의로운 분이셨습니다. 때문에 할아버지와 아버지, 두 분의 크나큰 업적을 욕되게 하지 않고 후손으로서 그분들의 공을 더욱 빛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며 살고 있습니다.
 

- 최근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에 다시 불이 붙은 모양새다. 반복되는 싸움을 해결할 묘책은 없는지?
▲그간 외교부는 영유권 문제에 관한한 ‘조용한 외교’ 노선을 고수해왔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갈수록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교묘하게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일본은 지난달 16일 중의원 본회의에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안보법제’를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이제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물론이고, 세계 어디에서나 군사지원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이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격렬한 반대 시위들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우리는 이제 일본 자국민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지 않는 일본 정부를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 그 외에도 아직 한·일 관계에서 풀리지 않는 숙제들이 많이 있다. 이를테면 위안부 문제라든지 강제노역 피해자 문제라든지.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나.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이 자행됐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처럼 일제의 참혹한 만행이 인류사에 영구히 기억되도록 하고, 국제 사회에 호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일제침략만행 사진전’ 세계 순회 전시를 계획하는 이유도, 과거에 일본이 저지른 악행들을 전 세계에 상기시키며 다시는 이러한 인류사적 재앙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하는 절실함 때문입니다.

70주년을 맞이해 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미주본부와 공동으로 「일제침략만행사진전 세계순회전」을 광복절에 맞춰 애리조나(8월14일)와 LA(8월15일)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광복 70주년 “독도영유권 문제, 적극적으로”
분단 70주년 “한반도 내 UN 제5사무국 유치”

- 국민들 사이에서는 아직 독립운동가 유족이 과거 친일파의 자손보다 경제적으로 못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친일을 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게 우리 사회 현실입니다. 이런 국가에서 정말 큰 위기를 맞게 될 경우, 어느 국민이 국가를 위해 마땅히 희생을 감수할 수 있겠습니까?


국가보훈처 자료에 따르면 독립유공자(순국선열·애국지사) 관련 대상자는 6만6190명입니다. 그중 생존 독립유공자(애국지사)는 88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6만6102명은 배우자와 자식 등 유가족입니다. 그중 실제 보상금을 받는 인원은 지난해 연인원 기준 5786명에 불과합니다.

유공자들께서 조국을 위해 몸 바쳐 노력하신 만큼 충분한 보상을 통해 국가가 외면하지 않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 소극적 친일에 대한 질문이다. 일각에서는 적극적 친일과 소극적 친일을 구분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마치 생계형 범죄자처럼. 어떻게 보는지?
▲35년 동안 나라를 잃은 국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이것을 친일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에 협력해 개인의 이익을 추구했거나 이로 인해 우리 국민들께 좋지 못한 영향을 주었다면 그것은 명백한 친일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생계에 상관없이 강요가 아닌 의지를 가지고 선택하고 행했다면 그 일이 크든 작든 친일이며,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이 아무리 좋지 못했어도 선택은 할 수 있습니다. 가난하다고 해서 도둑질이 허용되지는 않는 것처럼 상황을 핑계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각계에선 아직 친일파의 후손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앞에서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그 기준이 무엇이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일본에 협력해서 개인의 영달을 추구했거나, 국민들에게 악영향을 조금이라도 주었다면 그것은 명백한 친일행위이며 그러한 분들은 자신들과 자신들의 조상이 했던 행동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는 광복 70주년인 동시에 분단 70년인 해입니다. 전쟁과 도발의 위협에서 벗어나 한반도가 평화협력의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한반도 내 UN 제5사무국 유치’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남·북한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입니다. 그러나 세계 인구의 60%가 넘게 거주하고 있는 아시아에는 UN사무국이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선열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가슴에 품고, 통일대한민국의 시대를 여는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도록 <일요시사> 독자여러분도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따끔한 질책과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리며, 국민여러분들의 소중한 고견에 늘 귀 기울이겠습니다. 여름철 건강에 유의하시고 여러분의 가정에 언제나 희망과 사랑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chm@ilyosisa.co.kr>

 
[김을동 최고위원 프로필]

서울특별시 출생
중앙대학교 정치외교학 전공

한국방송공사(KBS) 탤런트
독립유공자협회 이사
백야김좌진장군 기념사업회 회장
18·19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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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