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월드컵 기획특집5>연예인 월드컵 마케팅 득과 실

“단기간 효과 만점, 하지만 미래는…”


태극전사들의 선전으로 2010 남아공월드컵 응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태극전사들이 경기장 안에서 치열한 경기를 벌이고 있는 그 시각, 경기장 밖에서는 수많은 연예인들이 치열한(?) 응원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되기도 한다.

일부 기획사들이 월드컵을 연예인 띄우기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월드컵이 연예인 띄우는 무대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예인들의 월드컵 마케팅 득과 실을 따져 보았다.


월드컵 응원 열기 속에 새로운 스타 탄생
2002년 미나 → 2006년 한장희 → 2010년 (?)


월드컵 최고의 수혜자는 신인 연예인들이다. 월드컵 때마다 일부 기획사의 신인 띄우기 상술은 항상 도마 위에 오른다. 2002년 가수 미나가 원조 격이다. 한·일 월드컵 당시 미나의 출현은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의 일반인이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에서 색다른 감성을 자극했다. 대회 직후 미나는 웬만한 톱스타 못지않은 비상한 관심을 받으며 가수로 데뷔했고 한동안 섹시 가수로서 성공적인 자리매김을 했다.

인지도는 높였지만
본업에서 성과 못내

미나의 성공을 담보 삼아 4년 뒤 독일 월드컵에서는 ‘엘프녀’ 한장희가 등장했다. 당시 연예계 진출을 부인해왔지만 올해 3월 결국 여성듀오 폭시로 가수 데뷔했다. 2010년에도 어김없이 스타가 탄생했다. 올해는 다소 빠르게 찾아왔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상암동 응원녀’가 출현했다. 그녀는 레이싱모델 김하율인 것으로 밝혀졌다.

각종 매체들은 2002년 미나, 2006년 ‘엘프녀’ 한장희 등에 이은 새로운 월드컵 스타라며 계보까지 만들어 띄웠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기획사는 신인 연예인들을 의도적으로 응원전에 ‘투입’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현장에서 단연 돋보인다. 또 소위 명당 자리라고 불리는 좋은 자리 덕분에 취재진들의 눈에도 ‘빨리’‘쉽게’ 띄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월드컵 시즌이 되면 아무래도 전 국민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린다.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방법의 홍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일시적인 관심이 스타로 가는 길을 보장하진 않는다. 미나와 한장희는 월드컵 특수로 가수 데뷔에 성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인지도는 높였지만 본업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가수들 순수한 응원보다 상업적 홍보에 치우쳐 ‘비난’
상업성 무시할 순 없지만 기회주의적 홍보전략은 ‘독’


반응도 예전 같지 않다. 이를 두고 한 연예 관계자는 “이미 대중은 월드컵 미녀들의 의도를 알고 있다”며 “일반인이기 때문에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순수성과 호기심이 사라진다면 데뷔하더라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신인 연예인 뿐 아니라 기존 연예인들도 월드컵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스 응원녀’ 송시연이 그 주인공.

송시연은 온라인 게임사이트 프리스타일의 응원대장 ‘네바걸’로 지난 12일 열린 남아공월드컵 대한민국-그리스 응원전에 나섰다가 이날 경기를 관람한 네티즌이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를 부르는 송시연의 사진이 게시판 등을 통해 급속히 퍼졌고 네티즌들은 ‘그리스 응원녀’라는 별명을 지어주며 폭발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또 MBC <동이>의 단아한 인현왕후 역으로 출연중인 박하선도 월드컵 스타로 급부상 했다. 박하선은 대한민국과 그리스 경기 때 코엑스에서 응원했다. 박하선은 이날 이청용의 사인이 들어있는 볼턴 원더러스 FC 이청용 유니폼을 입고 코엑스 응원전에 참여, 다른 5만여 붉은 악마들과 함께 응원을 펼쳤다. 시민들과 “대~한민국”을 외치던 박하선은 후반 7분 박지성의 슛이 그리스 골네트를 흔들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고, 그를 알아본 팬들의 사인 요구와 사진 촬영 요청에 흔쾌히 응하며 월드컵을 즐겼다.

하지만 두 사람은 상업적인 의도에서 ‘띄워진’ 스타였다. 송시연의 사진은 게임 사이트 홍보를 위해 촬영된 것이다. 송시연이 ‘그리스 응원녀’로 화제가 되자 게임 사이트 측이 발 빠르게 보도자료를 보내며 마케팅에 나선 것. 박하선의 거리 응원 사진 역시 소속사가 촬영해 배포한 것이다. 이들은 계획했던 대로 이름을 검색어 상위권에 올리며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 이미지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송시연·박하선
거리 응원 사진 관심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순간적인 이슈는 만들겠지만 스타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며 “8년 전과 같은 방법에서 식상함도 없지 않기 때문에 안고 가야할 부담이 크다. 이제는 눈여겨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이름을 알리기 위해 함께 응원전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 월드컵 응원전에 나선다면 이번 월드컵이 2배, 3배 더 신날 것 같다”고 전했다.

월드컵의 또 다른 수혜자는 가수들이다. 가수들은 월드컵이 다가오면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는 기념앨범을 줄지어 발표한다. 하지만 응원보다는 월드컵 기념 쇼에 출연해 노래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대중들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순수성보다는 상업성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 응원가를 발표한 한 가수 측 관계자는 “대중과 축구팬들은 냉정해진 데 비해 연예인들과 일부 기획사들의 마케팅 사고는 예전과 바뀌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단순히 앨범만 내고 쇼에 출연하는 홍보 전략은 도움이 되기는 커녕 연예인들의 이미지에 타격만 가해지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상업성 무시하지 못할 바엔
치밀한 마케팅 전략 필요

물론 연예인들에게 상업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추구를 악행으로 바라볼 수는 더 더욱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의 문제다.

대다수 축구팬들은 “이왕 상업적인 마케팅을 할 바에는 치밀한 전략과 정확한 축구계 상황파악에 힘써, 보기 좋은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나서야 한다. 현재처럼 축구팬들과 대중들의 축구사랑을 악용하는 기회주의적 홍보전략은 더 이상 어필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대중들의 시선에 연예계가 어떤 모습으로 반응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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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