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②7인의 잠룡 '동상이몽 로드맵'

백날 잘해봤자 명절만 못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전국 각지로 흩어진 가족들이 도란도란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자리에 정치인 얘기도 빠질 수 없을 것이다. 가족끼리 때로는 합심해서, 때론 반목해서 열띤 토론을 펼치는 모습은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명절 풍경 중 하나다. 그렇기에 승천을 꿈꾸는 대권 잠룡들 입장에서는 한 명의 입을 통해서라도 더욱 자주 거론되길 원할 것이다. 명절민심이 곧 대권민심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2014년 정국이 숨 가쁘게 전개되어 왔기에 이번 설 명절에서는 풀어놓을 이야기보따리가 산더미 같이 쌓여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증세 없는 복지’ 논란,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당대표 경선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실형 선고 등 이번 설 명절은 음식만큼이나 이야깃거리가 다채롭다. 당·정·청은 물론이고 여야를 가리지 않고 현안도 산적해 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차기 대선후보에 관한 논평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

당면과제는
당의 결속

현재 정계에는 차기 대선 후보로 손꼽히는 ‘잠룡’이 7명 존재한다. 지금은 ‘이무기’이지만 언제 여의주를 물고 승천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이들은 공교롭게도 여·야에 골고루 배치되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안철수 의원, 안희정 충청남도지사 등 야당 측 주요 인물은 물론 여당에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총리후보자(2월11일 현재),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 등 충분한 역량을 가진 인물이 넘쳐나고 있다. 여느 때보다 대선을 꿈꾸는 이들의 색깔과 특징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보는 이의 흥미를 돋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행보는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일 새정치연합의 새로운 대표로 당선된 문재인은 우선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합을 벌인 박지원 의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보내주신 성원에도 불구하고 저는 패배했다. 죄송하다”며 “국회의원, 평당원으로서 앞으로도 강한 야당, 정권교체를 위해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혀 세간에서 예상하던 탈당설에 대한 진화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다른 비노 측 인사들도 박 의원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호남 민심이 여전히 문 대표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을 들어 혹시나 있을 지지자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전신인 민주당의 뿌리가 호남이라는 점을 들어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권 쥔 문재인 여세 몰아 당심 장악
추락하는 안철수 해법찾기 위해 부심

이러한 목소리에 기름을 붓는 행보를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문 대표가 첫 공식 일정으로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 묘소 참배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신임 지도부내의 강경파들은 묘소 참배에 찬성하는 온건파 최고위원들의 면전에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중 정청래 최고위원은 “당내 통합을 먼저 생각해야지, 첫날부터 대선주자 행보를 하면 안 된다”며 “다른 최고위원들도 눈치만 보면 안 되고,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해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이어서 정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박 전 대통령 묘소참배에 대해) 한 고문이 ‘독일이 유대인 학살을 사과했다고 해서, 유대인들이 히틀러 묘소 참배할 이유는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는가 하면 ‘일본이 과거사를 사과한다고 야스쿠니에 참배하고 천황에 절할 이유는 없다’는 말도 들었다”며 “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소식에 울기까지 하는 원로도 있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국내보단
해외서 해법

한편 문 대표는 참배에 앞서 “박정희 대통령 묘소, 또 이승만 대통령 묘소 참배 여부를 놓고 국민들이 서로 갈등하고 그것으로 국론이 나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충원 참배로써 그런 분열·갈등을 끝내겠다”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사태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표의 설 일정은 ‘당심 잡기’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분열된 마음을 한군데로 모으지 못한다면 4·29재보궐 선거부터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이 비교적 쉽게 승리를 가져갈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만약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문 대표의 행보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지는 형국이 될 수 있다.


2012년 문 대표와 마지막까지 단일화를 두고 옥신각신했던 안철수 의원은 언론을 통해 설 일정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설 연휴 동안 기업 혁신에 대한 최근 동향을 살피기 위해 독일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했다. 한 언론사를 통해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히든 챔피언’ 기업이 많은 독일에서 기업 동향과 글로벌 기업 흐름을 살펴볼 수 있어 독일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번 미국에서 가전 흐름을 살펴본 데 이어 유럽과 미주를 균형감 있게 살펴보겠다는 취지다”라고 말했다.

‘히든 챔피언’은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우량 기업을 뜻하는 말로 안 의원의 이러한 행보는 그동안 유지해 온 ‘중소기업살리기’의 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세계 경제의 중심 축을 순방함으로써 흐름을 파악하고 기업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모색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특히 안 의원이 성공한 CEO라는 측면에서 기업인들이 느낄 공감대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 측은 “앞으로 아시아 경제의 중심인 중국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결국 연일 하락하고 있는 안 의원의 지지도 반등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일정을 살펴본 뒤 최종적으로 방침을 정할 것으로 보이며 독일 방문 후 이달 말쯤 토론회 자리를 겸해 방문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각자의 자리에서 민생 잡기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여론조사 등을 통해 문 대표를 잇는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는 박 시장은 지금까지 행보로 보아 이번에도 한결같은 일정을 보낼 확률이 높다. 이는 지난해의 행보를 봐도 알 수 있다. 2014년 2월경 설 연휴를 앞두고 박 시장은 경찰서를 돌며 방법순찰대원을 격려하는 것을 시작으로 각 기관들을 방문해 연휴임에도 쉬지 못하고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이어서 박 시장은 각종 복지 센터를 방문해 노인들에게 배식봉사를 하는 등 소외 계층을 위한 봉사에 나섰다. 통상적인 현장 시찰을 주로 했던 것이다. 이때가 6·4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다는 점은 2015년 설 명절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서울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박 시장은) 특별한 계획 없이 평소 하던 대로 민생 시찰에 나설 것이다”고 전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마찬가지다. 충남도청 관계자와의 전화 통화에 따르면 “현재 특별한 일정은 확인된 바 없다”며 “설 연휴를 전후로 해서 군경 등을 격려하고 소외 계층과 함께하는 일정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실제로 안 지사는 지난 6일 태안군 신진도에 위치한 항을 방문, 도내 해안 군경을 위문한 바 있으며 8일에도 충남 서해 최일선에서 해양 경비와 향토방위를 수행 중인 군인들을 격려했다.

관할 지역
민생 시찰

그러나 박 시장과는 다르게 안 지사는 복잡한 현안을 하나 끌어안고 있다는 측면에서 행보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충남도청 관계자와의 전화 통화에 따르면 “기존 민간 시찰은 그대로 진행하는 가운데 구제역 예방을 위한 조치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설 연휴를 앞두고 잇따라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 안 지사를 중심으로 충남도청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서 관계자는 “(안 지사는) 설 연휴에 구제역 의심 지역의 농가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구제역 확산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일정 위주로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안 지사는 설을 앞두고 발생한 구제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성군 은하면 구제역 통제초소를 찾아 방역 상황을 살피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안 지사는 “홍성은 국내 최대 축산단지인 만큼 긴장의 끈을 더욱 조여야 한다. 어려워도 함께 막아내자”며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철저한 방역과 백신 접종, 이동통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필요한 물품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박원순·안희정·김문수 민생 속으로
김무성
·이완구 당면현안 파악 주력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는 아직 일정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설 일정은) 아직 미정으로 설 전날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의 일정을 예상해 본다면 지난해 일정과 유사하게 양로원과 노숙자 쉼터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외부적으로는 새정치연합에서 새로운 당 대표가 선출됐으며 내부적으로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선임되는 등 변화가 시작된 만큼 2014년과는 다른 움직임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평소 보스 기질이 강하고 조직 장악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이기에 변화에 따라 자칫 흔들릴 수 있는 당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김 대표가 누누이 밝힌 ‘강한 당’을 위한 초석이 된다는 측면에서 필요한 행보로 보인다.


또한 4·29 재보궐 선거가 눈앞에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향후 발언이 기대된다. 우선 김 대표는 공천과 관련, 거물급 인사의 차출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차출론 목소리가 계속적으로 들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관악구, 광주 서구 등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구에서 새정치연합에 비해 경쟁력 있는 후보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도 충분히 신빙성 있는 해석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김 대표가 설 연휴동안 마음을 바꿔 김문수, 오세훈 등에게 지지를 보낼 확률도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후보자는 청문회로 지친 심신을 달랜 후 본격적인 행보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정홍원 총리가 내 놓은 ‘설 민생안전대책’을 이어받아 연휴기간 중 귀성객들의 교통 문제와 각종 화재 및 재난사고 예방, 응급진료 지원 등과 같은 안전 문제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껏 설 연휴를 조용히 보냈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이 총리 또한 큰 일정보다 흔들리는 정국을 바로잡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각양각색
설날 행보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은 같은 51년생인 이완구 총리가 급부상함에 따라 잠룡구도에 난 균열을 감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2014년에 “8년이면 많이 했다”며 3선 도전을 포기하고 경기도지사 임기를 마감한적 있다. 당시 그는 새누리당으로부터 재보궐 선거 출마 요구도 많이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이후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택시기사 체험을 하는가 하면 소록도와 꽃동네 봉사 등 정계에서 벗어나 활동을 이어가다가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여의도 정계에 복귀했다.

그가 혁신위원장으로 돌아왔다는 측면이 향후 대권도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같은 51년생인 이완구 의원이 총리로 올라섬에 따라 강력한 야권 잠룡으로 올라섰지만 김 위원장 또한 혁신을 주도하는 이미지로 충분히 대권에 도전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주도하는 혁신위원회의 장이라는 측면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움직임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개인 SNS를 통해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는 풀뿌리공천제·국민공천제가 이루어지기 바란다”라고 밝힌 것처럼 제도의 도입 여부에 따라 선거의 혁신을 이끈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총리보다 오히려 국민의 지지를 더욱 많이 받는 잠룡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는 해외에서 보낼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UN북한인권회의 참석을 위해 16일에 미국으로 출발한다”며 “따라서 설 연휴는 미국에서 보내실 예정이다”고 밝혔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잠룡들 지지도 보니…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차기 여야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 9일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표는 18.5%의 지지율을 기록, 전체 1위에 올랐다. 이는 전 주 대비 1.0% 포인트 오른 결과로 새정치연합 2·8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전후 지지율 상승 현상)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끝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문 대표가 1위를 유지하는 원인에 대해 리얼미터 관계자는 “새정치연합 전당대회가 종반으로 가면서 야권 지지층의 관심도가 높아졌고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표가 새정치연합 당권도전 의사를 밝히면서부터 지지율이 상승했기 때문에 컨벤션 효과가 작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13.3%의 지지율로 2위에 머물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1.2%로 3위를 유지했으며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각종 의혹의 영향으로 0.4% 포인트 하락한 7.5%의 지지율로 4위를 기록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은 0.1% 포인트 뒤진 7.4%로 5위를 차지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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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