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기획> 잘 나가는 수입차의 그늘

막가는 외제차 “브레이크가 없다”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내수 점유율이 70% 아래로 떨어졌다. 반대로 국내 등록된 수입차는 100만대를 넘어섰다. 7대 가운데 1대 꼴이다. 하지만 양적인 성장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고가 수리비와 보험료, 가격거품, AS 미흡, 할부금융 피해 등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급성장한 수입차 시장의 그늘을 짚어봤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내수 점유율이 각각 42.7%, 26.8%로 도합 69.5%에 그치면서 7년 만에 70% 아래로 떨어졌다. 기아차는 2010년부터 3년 연속 유지하던 30%대 점유율이 지난해 무너졌고 현대차도 4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내수 점유율은 기아차가 2007년 20.8%에서 이듬해 23.8%, 2009년 29.5%로 꾸준히 상승하면서 2008년 71.7%로 올라선 뒤 2009년 78.0%로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0년 기아차가 31.0%로 오르며 30% 선을 돌파했지만 현대차가 41.0%로 주저앉는 바람에 두 회사 점유율은 72.0%로 추락했다. 2011년 73.8%, 2012년 75.0%로 상승세를 타던 점유율은 지난해 71.1%, 올해 70% 밑으로 떨어졌다.

국산차 3∼6배
수리비 잔혹사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수입차 입지 확대다. 상반기 기준 2007년 4.5%던 수입차 점유율은 12.4%로 3배 가깝게 늘었다. 2008과 2009년 사이 금융위기 여파로 5.7%에서 5.1%로 한차례 하락한 수입차 점유율은 매년 상승세를 탔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체 점유율도 모두 수입차에 밀리고 있다. 2007년 상반기 GM대우는 11.1%, 르노삼성자동차 9.3%, 쌍용자동차 4.9%로 수입차 4.5%를 앞섰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수입차 12.4%, 한국GM 9.3%, 쌍용차 4.1%, 르노삼성 3.7%로 수입차가 모두를 제쳤다.


지난 7월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6월 자동차등록통계월보'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는 승용차와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 등을 모두 합쳐 100만4665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등록대수는 지난해 말 90만4314대에서 6개월 만에 10만351대가 늘었다. 특히 수입차 성장세를 등에 업고 승용차가 9만8394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의 대중화로 업체들의 이익은 늘어가고 있지만 부실한 AS와 턱없이 비싼 부품값, 카푸어를 양산하는 수입차 유예할부 시스템, 국부유출, 비위·탈법 향위 등의 문제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수입차 100만 시대를 맞아 <일요시사>가 수입차 급성장의 그늘을 집중 조명해 봤다.

소비자 피해 급증, 사후서비스 개선 시급
여전히 부품값 비공개…가격 인하 미지수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의 5.4배에 달한다. 부품 값은 6.3배, 공임비는 5.3배, 도장료는 3.4배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수입차 수리비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비싼 부품 값에 있다. 외국에서 직접 들여오는 순정부품의 가격은 관세와 운송비용 등이 더해져 현지보다 2배가량 높아진다.

높은 수리비는 고스란히 손보사와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 수입차가 늘면서 수입차 사고율이 올라가고 이와 함께 손보사의 수리비 지급이 증가하면서 손보사의 손해율이 증가하는 것.

손보사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5.1%에 달했다. 흥국화재는 104%, 메리츠화재 99.2%, 더케이손보 98.7%, 롯데손보 97.0%, LIG손보 96.3%, 현대해상 93.3%, 한화손보 92.6% 등 업계 상위권 업체들마저 적정 손해율 77%를 크게 웃돌고 있다. 자동차손해율은 자동차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으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하는데 업계에서는 77%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80%가 넘으면 이상 신호로 받아들인다.

수입차 보험료는 비슷한 가격대의 국산차에 비해 2배도 채 되지 않는다. A손보사가 제공한 최초 보험료(34세 1인 운전자, 대인 무제한, 대물 2억원, 2013년 3월1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수입차 보험료는 국산차 대비 1.3∼1.7배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조건 풀옵션
선택 여지 없다

먼저 6000만원대 모델을 살펴보면 신차 가격이 6880만원인 '에쿠스 VS380 럭셔리' 모델의 최초 보험료는 99만5190원인 반면 신차 가격이 6260만원인 'BMW 520d'의 보험료는 156만2086원으로 1.6배밖에 높지 않다. 가격이 6800만원인 '벤츠 E300 3.5 엘레강스'와 6610만원인 'BMW 528i'도 각각 1.5배와 1.6배 차이에 그쳤다.

4000만원대 국산차인 '제네시스 BH330 모던스페셜'의 최초 보험료와 '폭스바겐cc 2.0TDI' 'BMW 320d'를 비교해본 결과 각각 1.7배와 1.5배밖에 높지 않았으며 3000만원대에서는 1.3∼1.5배에 불과해 국산차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수입차 수리비 부담은 단순히 수입차 고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입차로 인해 발생하는 보험료 상승을 부담해야 하는 국산차 고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수입차와 국산차 간 보험료 현실화를 통해 국산차 고객들의 불만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못한 정부가 이달 초 자동차 업체들에게 개별 부품 값을 공개하도록 했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을 공개하고 환율 변동에 따라 분기마다 가격 정보를 갱신하라는 국토부의 지시에 따라 수입차 업체들이 부품 가격을 공개했지만 부품 명을 영문으로만 표시하고 제대로 된 검색기능을 갖추지 않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타와 렉서스, 볼보를 제외한 수입차 업체 16곳은 부품명을 대부분 영문으로 표시해 일반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어렵게 했고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등은 이마저도 공개하지 않았다.

무리한 할부금융
쉽게 샀다간 큰일

부품 값 공개만으로는 수리비를 인하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부품 원가가 아니라 단순히 소비자 가격만 공개한 것이고 부품 값을 낮춘다고 해도 수입차 업체가 공임비를 늘리면 실질적인 가격 인하 효과는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입차가 비싼 이유를 '브랜드 가치 차이'와 '수입관세'로 드는 경우가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국산차인 현대차와 수입차의 브랜드 가치 차이는 좁다. 글로벌 브랜드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가 해마다 발표하는 '글로벌 톱 100 브랜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 업체 중 7번째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츠는 2위, BMW는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는 2000년대 초반 이후 꾸준히 상승해 왔다. 3위와 7위의 격차가 수천만원의 가격 차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관세로도 설명이 어렵다. 지난해 국내에서 6260만원에 판매된 BMW 520d를 살펴봤다. 수입차의 수입원가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원가는 알 수 없지만 유추는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원가를 판매가의 60∼7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계산을 해보면 약 4000만원이라는 금액이 나온다. 유럽차량의 수입관세가 4%인 점을 감안하면 BMW 520d의 관세는 160만원, 원가에 관세를 더해도 4160만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이 많은 가격 거품은 어디서 온 걸까? 바로 옵션이다.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차는 모두 '풀옵션'이다. 소비자들은 가솔린·디젤, 2륜·4륜 중 하나를 고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미국 시장은 다르다. 소위 '깡통차'라고 불리는 옵션 없는 차량부터 세세한 옵션 가격을 모두 공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깡통차'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BMW 528i를 놓고 보면 한국에서는 6740만원, 미국에서는 4만9245달러(5365만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우드 소재 스티어링휠은 800달러, 파킹 어시스턴트 기능 500달러,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2400달러, 후방 카메라 400달러 등 옵션별 가격도 공개돼 있다. 모든 기능을 더한 풀옵션을 선택할 경우 차량 가격은 7만8320달러(8532만원)에 이른다. 한국에서 BMW 528i는 6740만원으로 정해져 있고 미국에서는 5365만~8532만원 사이에서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수리비 대신 내는 손보사·소비자
유예할부로 샀다 카푸어 신세 전락

수입차 업체에서는 고객이 원할 경우 세부 옵션을 넣고 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세하게 옵션을 주문하던 고객들은 차를 받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업체의 말에 대부분 포기하게 된다.
 

자동차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현금(일시불)보다는 할부·대출 등 파이낸싱을 이용해 수입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BMW·벤츠·폭스바겐 등 주요 수입차 업체가 할부금융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이유다.

문제는 경제력이 시원치 않은 사람들이 할부금융의 유혹에 넘어가 ‘카푸어’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무리하게 비싼 차를 구입해 신용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을 뜻하는 카푸어가 증가할수록 할부금융사의 배는 불러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할부기간 원금과 이자를 매월 상환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할부금융과 달리 수입차 할부금융사는 원금유예할부 프로그램으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원금유예할부 프로그램은 차량구입과 동시에 차값의 30%를 먼저 지불하고, 나머지 원금 중 10% 가량을 할부기간 이자와 함께 상환한 뒤 할부기간이 끝나면 60%에 이르는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식이다. 원금유예할부는 차량을 구입하고 3년 후 차를 되팔아 또 다른 차량을 살 수 있는 능력이 되는 사람들에게 걸 맞는 프로그램이지 돈이 없는 사람이 고가의 차를 사기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얘기다.

완성차 업체가 바보가 아닌 이상 유예할부로 덕을 보는 건 소비자가 아닌 수입차 업체다.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토요타 등 국내 5대 수입차 업체의 할부금융사 영업이익은 지난 2년간 34% 급증한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싫으면 말고' 식
비싸고 불편한 AS

수입차 할부금융사들은 만기 시 원금 상황이 어려울 경우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걱정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지만 만기 연장시 2%가량 증가한 이자를 내야해 빚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비싼 돈을 주고 차량을 구입했다면 그에 걸맞은 AS가 주어져야 맞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지난 7월28일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입수한 2012년 1월부터 올 6월까지 자동차 피해상담 건수를 분석한 결과, 수입차 10만 대당 소비자 피해 상담 건수는 476대로 국산차 145대의 3.3배에 달했다. 

불만은 대부분 차량품질과 AS에 집중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경우 소비자원이 실제로 접수한 73건 중 64건이 이와 관련돼 있었다. 국산차에 비해 수입차의 불만이 높은 것은 여전히 정비시설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수입차 업체는 국내 판매량 증가에 발맞춰 2010년 240여곳이던 전국 공식 서비스센터를 최근까지 100곳 가까이 늘리며 대응했지만 아직도 1곳당 책임져야 할 차량이 3000대에 달하는 등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다보니 수리 맡긴 차를 다시 받기까지는 한 달 이상 걸리는 게 다반사다. 그마저도 서비스센터가 수도권에 60%가 집중돼 소규모 도시 지역에도 수백개의 정비협력소를 구축해 정비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산차와 대비되고 있다.

차량 운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급히 찾게 되는 긴급출동서비스 차량을 1대도 보유하지 않은 수입 브랜드도 상당수다. 국내 판매 상위 5개 수입차 브랜드 중 BMW(35대), 벤츠(22대), 아우디(17대)만이 자체 긴급출동 차량을 보유했다. 폭스바겐과 토요타 등은 자체 차량이나 출동 요원 없이 제휴업체를 통한 견인 서비스만을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AS 수리로 인해 다른 차를 제공받는 대차 서비스를 이용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차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장기간 빌려 타기도 어렵다. 설령 예약을 했다고 하더라도 연말이면 이전에 대차된 물량 때문에 빌리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서 팔면 끝
사회적 책임 인색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업계 1위에 해당하는 2조1500억원대의 매출에 영업이익은 400억원을 넘겼지만 사회공헌 기부금은 2억1000만원에 불과하다. 매출액의 0.01%도 안되는 수준.

벤츠코리아는 매출액 1조3600억원에 영업이익 424억원을 올렸지만 기부금은 4억5000여만원에 그쳤다. 매출액의 0.03% 수준이다. 크라이슬러코리아와 한불모터스 등은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으나 기부금은 전혀 내지 않았다.

일자리 창출도 소극적이다. 지난해 4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르노삼성의 직원 수가 4400여명인 데 비해 영업이익 1090억원을 올린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4개 브랜드의 본사 직원은 도합 400여명에 불과하다. 이들 업체가 한국지사에서 뽑는 한 해 신규 채용은 3~10여명 안팎에 그친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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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