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정사> '19금' 야한영화 전성시대

푹푹 찌는 더위에 벗는 영화 ‘후끈’

[일요시사=문화팀] 박효선 기자 = 푹푹 찌는 여름이 다가왔다. 여름이 뜨거워질수록 성인 영화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불볕더위에 영화판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배우들의 전라 연기에 성기노출 논란부터 너무 적나라해서 개봉일이 미뤄진 영화도 있다. 내용 없이 야한 영화만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의 두 얼굴을 그린 작품성 있는 독립영화에 시대극 등 다양한 영화들이 쏟아지고 있다.

무삭제 예고편
개봉 전 화제

지난 9일 개봉한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감독 신정균·제작 드림로드)는 20대 청춘 남녀의 뜨겁게 타오르는 격정적인 로맨스를 그렸다. 파격정사 장면을 과감하게 드러낸 무삭제 19금 예고편을 공개해 영화판에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오랜 연애에 싫증난 캠퍼스 커플의 일탈을 담았다. 과감한 파격정사 뿐 아니라 남자친구에게 질투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캠퍼스 안에서 벌어지는 섹스장면은 충격적이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함께 자라온 남주인공 민수와 여주인공 지예 두 남녀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닌 성숙한 육체를 가진 성인이 된다. 민수는 세계적인 펜싱선수가 되고 지예는 댄스스포츠 선수가 된다. 세계 랭킹에 오른 민수와 달리 지예는 자신의 기량을 펼치지 못해 좌절한다. 지예는 새로운 사랑을 갈망한다.

지예는 극중 댄스 스포츠 파트너와 새롭고 노골적인 사랑에 빠져든다. 두 사람은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며 절정에 치닫는다. 민수는 이 모든 장면을 지켜본다. 그는 절규한다.

이 작품은 마광수 작가 원작의 <가자! 장미여관으로> 시리즈에 이은 2편이다. 마광수 원안의 에세이 북이 원작이다. 그동안 연극무대 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관객들의 러브콜을 받아왔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오는8월 개봉할 영화 <야누스: 욕망의 두 얼굴>(감독 손영호·제작 (주)패스파인더씨앤씨)도 배우 오인혜가 주연을 맡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야누스는 영화 제목을 그대로 담은 듯한 티저 포스터로 관객의 눈길을 잡았다. 포스터 속 지그시 두 눈을 감은 오인혜의 무표정한 얼굴은 묘하다.

<야누스>는 에로틱한 상상과 악몽에 시달리던 한 여자가 아픔을 이겨내고 진정한 육체적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기존 한국영화에서는 표현하지 못했던 성적인 설정과 장면들로 관심을 끌었다.

훌러덩 속살 드러낸 여름 영화판
올누드 촬영에 실제 성기 노출도

17일 개봉한 <꽃새장 여인 : 네코짱>(감독 요리코 쥰·배급 도키엔터테인먼트)은 배우들이 올누드 촬영을 감행하고 실제 성기를 노출해 외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꽃새장 여인은 관능소설계의 대가 단오니로쿠를 기념하기 위한 ‘단오니로쿠 상’에서 제1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미유키미유키의 소설 <꽃과 뱀>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어린 시절 받은 성적 학대로 남들과 다른 성도착증에 빠진 두 남녀의 사랑을 담았다. 채팅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면서 사람의 온기를 느껴가는 특별한 사랑을 그려냈다.

너무 야해서 개봉이 취소된 영화도 있다. 31일 개봉하려 했던 영화 <관계>(감독 김명서·제작 오니언무비)는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고 개봉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개봉을 2주 앞둔 지난15일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선정성이 매우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시사회 등 영화 관련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당초 25일 예정됐던 언론·배급시사회도 취소됐다. 하지만 논란이 커질수록 관객들의 궁금증은 증폭하고 있다.

이 작품은 마음의 상처를 입고 찾아온 그녀의 딸과 넘어서는 안 되는 욕망의 끝자락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 위험한 사랑을 그렸다. 선정성이 매우 높다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은 가운데 재심의 결과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우울하고 상처로 얽힌 내용에서 벗어나 밝은 사랑을 담은 영화도 있다. 코믹전문배우 최성국과 송은채가 주연인 섹시코믹 영화 <레쓰링>(감독 김호준·제작 아일랜드픽처스)이다. 최근 레쓰링의 메인포스터가 공개됐다. 이 영화는 8월 28일 개봉될 예정이다. 공개된 포스터 속 두 배우는 과격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슬아슬 커플 타이틀매치’라는 카피 아래 마치 레슬링 경기를 벌이는 듯한 모습이다. 잠옷 차림의 송은채는 긴 다리로 최성국의 목을 휘감고, 최성국은 헝클어진 머리와 코믹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꼼짝없이 당하는 모습이다. ‘레쓰링’은 여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작품의 영감을 얻는 괴짜 교수 해주와 그의 지위를 이용해 위험한 동거를 이어가는 여대생 은희의 연애 스토리다.

웃기게 벗고
야하게 벗고

30일 개봉하는 영화 <열애-욕망의 숨소리>(감독 이승환·제작 케이알씨지)는 배우 정민이 출연해 화제다. 이 영화는 사랑을 갈구하는 두 남녀의 금지된 사랑과 위험한 욕망을 보여준다.

극중 주인공 동우는 2년 전 다른 남자와 밤을 보낸 그의 부인 민희를 집착하듯 따라다닌다. 민희를 향한 동우의 일방적인 의심과 집착은 서로를 지치게 만든다. 어느 날 동우는 5년 만난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 받은 윤서를 만나 서로의 처지에 공감한다.

그들은 우연히 몇 번 더 마주치면서, 깊은 상실감을 인정해야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동우와 윤서는 점차 걷잡을 수 없이 서로를 찾게 되고 참아왔던 욕망이 폭발하며 깊이 빠져드는 위험한 사랑을 시작한다. 서로의 아픔을 달래려 벌이는 격정적이고 파격적인 자동차 정사신은 영화판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4일 개봉한 영화 <밀애>(감독 김민준, 김인규·제작 펀펀한영화사)는 한국판 <나인 하프 위크>라고 표방해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현대인들이 한번쯤 꿈꿔본 듯한 위험한 사랑을 다뤘다.

완벽한 외모에 막강한 실력, 매력있는 성격까지 모든 것을 갖춘 최고의 큐레이터 윤희는 전시회 준비 과정에서 각광받는 신인 작가 형석을 만나게 된다. 윤희는 한 눈에 형석에게 호감을 느낀다. 윤희는 형석에게 100일간의 섹스게임을 제안한다. 그들에게 사랑은 무의미했다. 두 사람은 진정한 사랑이라는 감정에 얽히지 않고 오로지 본능에 충실한 육체적 쾌락에 몰두했다.

여주인공 윤희 역을 맡은 배우 유라성은 지난 17일 경기도 부천시에서 열린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레드카펫 행사에서 파격적인 노출 의상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주인 없는 꽃: 어우동>(감독 이수성·제작 리필름)은 조선파격로맨스로 주목받고 있다. 발랄한 이미지의 배우 송은채가 연기변신으로 스크린을 빛낸다.

송은채는 <어우동>의 귀품과 매력을 살리기 위해 실제로 승마, 칠현금, 무용, 서예에 전념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챔프>, <캐치미> 등 많은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쌓으며 묵직한 존재감을 알린 백도빈과 <쌍화점>, <로맨틱 아일랜드> 등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선보인 여욱환,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배우 남경주의 친형으로 잘 알려진 배우 남경읍이 함께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영화는 조선 최고의 파격 로맨스로 어우동에 대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실제 종친이자 명문가 여성이었던 어우동은 숱한 남성들과 스캔들을 일으켜 유교문화였던 조선시대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동안 어우동은 시대의 요부로 그려졌다. 하지만 이 영화는 어우동을 신분에서 벗어나 자유연애를 꿈꾼 여인으로 묘사했다. 영화는 어우동의 남편 이동과 가상인물 무공이 어우동을 두고 벌이는 삼각관계를 담아내 흥미진진한 시대극을 표현했다.

또 성종과의 이야기를 통해 조선 시대 전반을 조명하며 조선 상류 사회의 모순적이고 은밀한 생활을 그려낸다. 대한민국 사회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비판할 예정이다.

“너무 야해서”개봉 중지
아슬아슬 섹시코믹 주목

지난10일 개봉한 영화 <숙희>(감독 양지은·제작 노버스엔터테인먼트)는 단순한 상업영화가 아닌 어머니와 여성의 두 얼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은 장편 독립영화다.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본선에 출품된 11편의 한국영화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논쟁적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속 숙희는 ‘성모마리아’를 떠올리게 만든다. 숙희는 의사도 간호사도 아니지만 그의 간호는 효과적이다. 숙희는 극중 윤 교수를 간병하면서 그가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숙희의 남편 역시 숙희가 간병을 통해 낫게 된 사람 중 하나였다. 숙희는 모든 환자를 ‘아들’처럼 돌본다. 그래서 환자들은 자신의 말에 복종해야 한다. 즉 본인은 엄마이고, 환자들은 자신의 자식들이다. 그만큼 숙희는 어머니의 역할에 집착한다.

특히 그는 가방끈이 짧은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지식인 남성만 선택해 치료한다. 그렇게 숙희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킨다. 특별한 치료법도 있다. 섹스를 통해 환자를 낫게 만든다.

숙희는 나약하기도 하고 강인하기도 하다. 남편에게 맞고 사는 숙희는 약하고 만만한 ‘을’의 위치에 있다. 반대로 간병인으로서의 숙희는 강인한 어머니로 얼굴을 바꾼다. 환자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내고 때린다. 배우 채민서는 이런 숙희를 소화해 영화판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스칼렛 요한슨
최초 전라노출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언더 더 스킨>(독 조나단 글레이저·배급 씨네그루 다우기술)은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생애 첫 전라 연기를 선보여 화제다. 스칼렛 요한슨은 영화의 예고편 영상에서 그는 남자를 유혹하는 에일리언으로 등장해 노출 연기를 선보였다.

흑발 머리에 붉은 색 립스틱을 바른 그는 속옷차림으로 등장해 관능적인 매력을 과시했다. 또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알몸을 쳐다보다 한 남자와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기도 한다. 이 영화는 젊은 여성으로 위장한 외계인이 남자들을 사냥한다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SF적 상상력과 사색적인 주제를 결합한 작품이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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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