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⑤2014년 빛낼 14인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2.30 13: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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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들었다 놨다 할 대세남 누구?

[일요시사=사회팀] 2014년에는 지방선거부터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를 막론하고 큼지막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할 것으로 전망되는 2014년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일요시사>는 정치, 경제, 연예, 스포츠 등 모두 4개 분야에서 이른바 '대세'로 통할 인물들을 꼽았다. 대한민국을 빛낼(?) 14명의 '대세남'은 누구일까. 선정된 인물들의 면면을 통해 2014년의 대한민국을 미리 그려보자.




정치권은 2014년을 맞아 6·4 지방선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여야 모두 받아들 성적표에 따라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어 총력전을 예고한 상황. 무엇보다 '표심이 곧 민심'인 정치권의 관심은 가장 많은 표가 쏠린 서울시장 선거에 몰릴 수밖에 없다.

[야권 기대주] 박원순

'2014년 대세남' 그 첫 번째 인물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현직 서울시장이 갖고 있는 무게감과 여야 간 역학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박 시장은 단연 정치 부문의 첫째가는 인물로 손색없다.

정계 안팎에서 박 시장은 독주를 거듭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는다. 범야권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박 시장은 여타 서울시장 후보군 중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때문에 여권은 올 상반기 '박원순 때리기'에 온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쟁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만약 박 시장이 여권의 공세와 야권 일부의 견제를 이겨내고 재선에 성공한다면 '박원순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재선에 실패한다면 박 시장을 포함한 야권 전체는 회복할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박 시장은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지만 최근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과도 연결돼 있어 경우에 따라 정계개편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이래저래 박 시장의 2014년 행보가 주목된다.

[친박 실세] 서청원

국회로 눈을 돌리면 7선 국회의원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2014년 대세남' 두 번째 인물은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정계에 복귀한 서 의원은 자타공인 친박의 핵심 실세로 꼽힌다.

당직이 없는 서 의원은 7·30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청와대의 의중도 서 의원에게 쏠려있다는 평가다.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이 변수지만 서 의원이 여권 지형의 키를 쥔 인물임은 변함없다.

특히 전략통으로 알려진 서 의원은 당내외 굵직한 선거 때마다 실력을 발휘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당내에선 '조기 전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권을 서 의원에게 맡긴 뒤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자는 것이다.

아직까진 가능성이지만 서 의원이 예정보다 이른 시점에 당권을 쥘 경우의 수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어찌됐든 2014년은 서 의원을 위시한 주류 친박계 의원들의 득세가 점쳐지는 분위기다.


[정계 다크호스] 홍정욱

'2014년 대세남' 세 번째 인물은 여권의 잠재적 대권후보인 홍정욱 전 의원이다. 홍 전 의원은 수려한 외모, 학벌, 언변은 물론 스타성까지 갖춰 정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다.

야인 신분인 홍 전 의원은 가칭 '안철수 신당'과 연결되면서 정계 복귀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 홍 전 의원은 정몽준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거물들이 즐비한 서울시장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제 후보가 될 가능성 역시 낮지 않다는 평가다.

향후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에서 홍 전 의원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 2014년 정치권 최대의 다크호스는 홍 전 의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국 주도할] 남재준 

정치권에서 꼽은 마지막 대세남은 남재준 국정원장이다. 국정원 내부 장악을 끝낸 것으로 알려진 남 원장은 박근혜정부의 호위무사 역할을 자임하며, 청와대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종북몰이'라는 각계의 비난에도 남 원장은 '공안 드라이브'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평가가 극명히 엇갈리지만 남 원장의 영향력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최근 북한발 정보가 범람하는 것도 결국은 남 원장의 공이다. 현 정부가 국가안보를 핵심 기치로 내건 걸 생각하면 국정원의 역할은 확대될 수는 있어도 축소될 수는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청와대와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는 남 원장은 앞으로도 공안정국의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삼성 후계자] 이재용

2014년 재계를 요약할 두 키워드는 '경영승계'와 '창조경제'다. 재계 서열 1·2위인 삼성가와 현대가는 2014년 내에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이며, 최근 새 수장을 맞이한 KT는 박근혜정부의 주력 경제 성장 모델인 정보통신(IT) 사업에 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요시사>가 선정한 경제 부문 '2014년 대세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대세란 말로도 표현이 부족한 거물 중의 거물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미완의 황태자'로 불렸다. 하지만 2013년부터는 그룹의 대외업무를 도맡으며, 삼성가의 실질적인 '후계자'로 이미지를 굳혔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외유가 잦았던 올 한 해 그룹 경영 전반을 아우르며 이 회장의 역할을 대행했다고 한다. 때문에 사실상 경영권이 이 부회장에게 넘어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 인수,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합병 등 경영권 승계의 물꼬를 튼 상황이다.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가 닻을 올린 삼성가에서 이 부회장의 존재는 주목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 황태자] 정의선

성공한 3세 경영인이자 이 부회장의 맞수로 불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의 행보도 관심이다. 경제 부문 두 번째 대세남인 정 부회장은 40대 경영인 중 가장 많은 3조500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한 '슈퍼 리치'다.

정 부회장은 이 부회장보다 먼저 그룹의 후계자로 자리했다.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이어 '현대'란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알릴 유산도 넘겨 받았다.

이미 기아자동차를 글로벌 브랜드로 격상시키며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그는 현대자동차로 돌아와 화려한 날갯짓을 예고하고 있다. '디자인 경영'을 앞세운 정 부회장이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혁신 아이콘] 황창규

재벌가를 제외한 전문 경영인 중에선 황창규 KT그룹 회장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4년 대세남으로 이름을 올린 황 회장은 박근혜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창조경제 성장 모델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그룹 출신으로 '혁신'의 기치를 내세운 황 회장이 '통신공룡' KT를 어떤 모습으로 바꾸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9금 전성기] 신동엽

2014년 연예가는 절치부심 끝에 재기에 성공한 '거인'들과 여심을 사로잡은 진짜 '대세남'들의 성장으로 순풍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이미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방송인 신동엽은 방송가에 '19금 코드'를 안착시키며 명실상부한 대세남으로 등극했다.

공중파와 케이블을 통틀어 진행 프로그램만 14개에 달하는 그는 성에 관대해진 시대상과 맞물려 천부적인 방송 감각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더구나 그의 라이벌인 방송인 유재석의 경우 출연이 공중파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신동엽의 입장에선 유리한 부분이다.

케이블이 방송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 신동엽의 스펙트럼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폭넓다는 점은 '신동엽 시대'가 쉽게 저물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빌보드 탈환] 싸이

'월드스타' 싸이도 2014년의 대세남이 될 채비를 마쳤다. 2012년 '강남스타일' 열풍을 주도하며 빌보드를 휩쓸었던 싸이는 후속곡 '젠틀맨'으로 빌보드 쌍끌이를 노렸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하지만 싸이는 '젠틀맨'을 전환점으로 심기일전 중이다. 최근 자신의 콘서트에서 신곡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다시 한 번 세계무대에 도전할 뜻도 내비쳤다. 이미 미국 현지에서 폭발적인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싸이이기에 그의 성공은 시간문제란 해석이다.

[여심 녹인] 김우빈

대한민국 20대 배우 중 '대세'란 수식이 가장 어울리는 연예인은 단연 김우빈이다.

세 번째 대세남으로 꼽힌 김우빈은 KBS 2TV <학교 2013>에서 인지도를 높인 뒤 SBS <상속자들>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모델로 시작해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힌 그는 MC에까지 도전하며 자신의 출중한 재능을 어필하고 있다.

강인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김우빈의 성공스토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진짜사나이] 유승호

군 복무 중인 '진짜 사나이' 유승호도 2014년 대세남으로 꼽혔다. 그의 전역 예정일은 2014년 12월. 비록 연말까지 활발한 연기 활동을 기대할 순 없지만 그의 복귀 소식에 연예가는 활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입대 전 내공 깊은 연기와 성실한 자세로 호평 받았던 유승호는 군대가 반드시 '연예인의 무덤'이 아니란 사실을 입증하게 될 것이다. 

[16강 노리는] 홍명보

2014년에는 국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할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쉼 없이 이어진다. 2월 소치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브라질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까지 굵직한 국제 대회가 연이어 열린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바통을 이어받아 국민들에게 낭보를 전할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스포츠 부분 첫 번째 대세남이다.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아시아의 맹주' 대한민국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 진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전선에는 홍 감독이 있다. 앞선 조 추첨에서 '죽음의 조'를 피한 대한민국은 6월18일 러시아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알제리, 벨기에와 차례로 격돌한다.

홍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언급한 '원 팀 원 스피리트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이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축구팬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브라질에 쏠려 있다.

[국민 투수] 류현진

스포츠 부문 두 번째 대세남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다. 2013년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날아간 류현진은 데뷔 후 14승 8패(평균자책점 3.00)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일약 '국민 투수' 반열에 올랐다.

특히 류현진은 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내며 미국 전역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포스트시즌 선발승이란 역사도 썼다.

류현진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는 LA다저스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며, 올 2014년을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만들 채비를 마쳤다.

[잭팟 터진] 추신수

세 번째 대세남은 '1억3000만달러'의 사나이 추신수다. 2013년 소속팀에서 타율 0.285에 21홈런 20도루 등의 성적을 남긴 추신수는 100득점, 100볼넷, 300출루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우며 FA시장에서 잭팟을 터뜨렸다. 텍사스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라는 초특급 계약을 체결한 것.

타자로서 전성기를 맞은 추신수는 2014년에도 명성에 걸맞는 최고의 활약을 이어간다는 다짐이다. 추신수의 발과 방망이에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이 예고되고 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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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