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 정치사의 산증인답게 TV 드라마에도 극중 인물로 자주 등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주로 정치와 시사 드라마에 등장해 박정희정권과 신군부 등에 맞서는 역할로 그려졌다. 민주화 투사의 이미지도 곳곳에 녹아 있다.
1989년 MBC가 방영한 <제2공화국>에서 김대중 역은 당시 무술 배우로 유명했던 황인식이 맡았다. 첫 회 시청률이 무려 35.5%에 달했던 <제3공화국>(1993)에서는 백윤식이 연기했다. 10·26과 12·12,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제4공화국>(1995)에서는 연기파 배우 최민식이 김대중 역할을 맡아 역동적인 모습을 그렸다. 가장 최근인 2005년에 방영된 <제5공화국>에서는 임동진이 출연했다.
SBS가 현대 정치사를 토대로 야심차게 기획한 <삼김시대>(1998)에서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이 김 전 대통령을 연기한 것도 눈에 띈다. 한편 1973년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을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도 있다. 2002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개봉한 <KT(Killing The Target)>는 일본의 원작 소설 <납치>를 영화화했다. 연극배우 최일화가 김대중 역으로 분했고, 김갑수가 김대중 납치사건을 진두지휘하는 주일한국대사관 서기관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