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특집> ⑥추석 연휴면 충분한 '5일 맞춤성형' 공개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9.17 07: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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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앞두고 성형 예약 폭주…10명 중 6명 "병원 가겠다"

[일요시사=특별기획팀] 올 추석을 맞아 각 인터넷 게시판에는 ‘퀵성형’을 문의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작성자 중 상당수는 지방에 살면서도 이번 연휴동안 서울로 올라와 수술을 받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가올 5일의 황금연휴 동안 어떤 성형이 가능할지. 추석 대목을 맞아 5일 맞춤형 성형을 알아봤다.




공중파만 보는 시청자들, 특히 남자에게는 다소 생소한 TV프로그램일 수 있겠다. 그러나 케이블 방송 중 매회 화제를 낳으며 수많은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렛미인>이다.

<렛미인>은 외모 때문에 극도로 고통을 받는 여성들이 제작진의 도움으로 성형을 받고 미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일명 '메이크오버쇼'다. 장안의 화제인 이 프로그램의 메시지는 단 하나. 성형을 통한 인생역전이다.

자신의 외모에 심각한 결함이 있거나 콤플렉스를 가졌던 여성들은 '렛미인 닥터스'로 불리는 성형외과 전문의의 집도로 완벽한 변신을 한다. 그리고 누가 봐도 '예쁜 여자'로 스튜디오에 등장한다.

방청객들은 눈앞에 벌어진 놀라운 광경에 탄성을 지른다. 박수를 치는 그들의 얼굴에 진심이 묻어난다. 진행자는 감격에 겨워 오열한다. 가식 없는 진실의 눈물이다. 그리고 이날의 주인공이자 인생의 주인공이 된 출연자는 유유히 스튜디오를 거닐며 한껏 여성미를 뽐낸다. 이 드라마틱한 과정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안방에 있는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예쁘면 그만
성형은 대세


한편에서는 "TV를 통해 성형수술을 조장한다"며 <렛미인>에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많은 열혈 시청자는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며 성형수술을 옹호한다.

그러나 이들의 격한 설전과는 별개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세계가 주목하는 '성형공화국'이 됐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2011년 기준 대한민국의 성형시장 규모는 세계시장 규모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 어떤 누구의 추격도 허용치 않는 압도적인 1등이다.

성형 수술은 이제 더이상 우리 사회의 감춰진 은막이 아니다. <렛미인>처럼 잘 빠진 성형 결과는 사람들의 '커튼콜'을 부른다. "칼과 친해지면 남편 연봉과 얼굴이 바뀐다"는 우스갯소리가 터무니없는 허언이 아니다. 예뻐지고자 하는 그녀들의 욕구는 오늘도 병원 로비를 분주하게 만든다.

이번 황금연휴는 평소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성형수술을 미뤄왔던 이들에게 절호의 기회다. 경우에 따라서 무려 9일의 휴가가 가능하기 때문. 모처럼 찾아온 황금연휴 탓인지 이미 지난달부터 '성형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강남 일대가 뜨겁다.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들은 VIP 고객의 빗발치는 예약전화와 사투 중이다.

이른바 ‘의느님’(의사를 높여 부르는 말)의 기적을 바라는 '신도'들은 지금 하나둘 강남으로 모여들고 있다.

학교나 회사를 다닐 때는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하지 못했던 성형수술. 그래서 이번 연휴는 '성형의 대목'으로 불린다.

얼굴의 중심
코에는 연골을


해당 병원이 위치한 지역과 네임벨류에 따라 다르지만 몇 년 전부터 추석 기간에는 평소보다 20∼50% 이상의 수술이 몰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인터넷 성형 카페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탄 성형외과들은 사전 예약이 꽉 차 고객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는 제보다. 

'외모가 경쟁력'인 풍토답게 성형외과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더불어 성형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으로 바뀌면서 성형 수술을 공개적으로 원하는 사람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8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직장인 14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성형을 원한다고 답한 직장인은 모두 970명이었다. 이는 전체 응답자의 65.8%를 차지한다.

이중 '가장 성형을 하고 싶은 부위(복수응답 가능)'를 꼽는 질문에는 43%가 '코 성형'을 지목했다. 이어 ▲눈 성형 34.1% ▲광대·턱뼈 등 안면윤곽수술 34% ▲몸매 성형 29.7% ▲이마 성형 16.8% ▲입술 성형 8.7% ▲기타 2.3% 순으로 희망 부위를 꼽았다.

'성형을 하게 된다면 언제가 좋은가'란 질문에는 34.1%가 '여름휴가기간'을 꼽았다. 이 뒤를 설·추석 등 연휴기간(26.8%)이 따르면서 통계적으로도 추석시즌이 성형의 대목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막상 수술을 결심하면 아무래도 회복기간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다. 큰 맘 먹고 성형을 했는데 부기 등이 안 빠져 선글라스를 끼고 출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부족한 휴식으로 내 얼굴과 몸이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것도 고민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이번 5∼9일의 연휴동안 어떤 성형을 권했을까. 먼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위인 '코 성형'부터 살펴보자. 서울 강남의 복수 성형외과에 따르면 모든 성형 중 가장 상담 수가 많은 성형은 '코 성형'이다.

코는 얼굴의 중심에 있어 사람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첫인상을 좌우하는 핵심 부위다. 특히 코 성형은 얼굴 전체를 손대지 않고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많은 환자가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코 성형은 수술 후 빠른 회복이 가능해 환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도 제약이 덜하다.

하지만 코 성형은 재수술 비율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번에 어색하지 않은 느낌을 주기 힘들어서라고 관계자는 말한다. 때문에 최근에는 자연스러운 라인을 만들 수 있는 '자가조직 성형'이 대세라고 전문가들은 홍보한다.

자가조직 성형에는 인체의 일부인 귀 연골이나 비중격연골, 늑연골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연골은 귀 연골과 비중격연골이다. 그러나 더 이상 채취할 연골이 남아있지 않을 때는 늑연골을 사용한다. 늑연골이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늑연골이 첫 수술에 쓰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못난 코'의 경우 늑연골을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낮거나 짧은 코를 세우고 길이를 맞추려면 풍부한 양의 연골이 필수다. 그래서 처음부터 연골의 양이 풍부한 늑연골을 채취하면 더욱 아름다운 코가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늑연골이 수술 받는 환자의 몸에 이식되기도 한다.


업계에 따르면 타인에게서 기증된 늑연골을 채취하여 멸균한 뒤 인체삽입물로 제품화 한 것이 바로 기증 늑연골이다. 이 기증 늑연골은 자가 늑연골 채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흉터 등이 걱정되는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소개된다.

S라인 위해
허벅지살 이식

여기서 코 성형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환자는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 '하이라이트 성형'을 병행할 수 있다. 코와 함께 이마에도 볼륨을 넣어 얼굴 전체의 입체적인 라인을 살리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코와 이마가 함께 높아지면 또렷한 이목구비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가 설명한 '하이라이트 성형' 단계는 이렇다. 먼저 코 수술은 앞선 방법과 비슷하다. 실리콘이나 코어텍스 등 보형물로 콧대를 세운 뒤 각종 연골을 이식해 코의 라인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코의 길이나 높이에 맞춰 이마를 부각시키는데 여기에는 허벅지·복부·엉덩이 등의 자가지방이 사용된다.

허벅지에 있던 자가지방은 이마로 이식된다. 이 과정에서 감춰졌던 얼굴의 S라인이 살아난다. 재수술도 없다. 이것이 '하이라이트 성형'이다.

이와 관련해 한 성형 경험자는 의미 있는 조언을 했다. 그녀는 "코의 경우 주기별로 유행이 빠르게 바뀌어 2년 전에 유행했던 코가 조금만 지나면 촌스러운 코가 되는 일이 다반사"라면서 "코 성형은 한 번 시작하면 주기적으로 리뉴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유행을 타지 않는 코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코보다는 눈에 더 관심이 많은 예비 환자들도 있다. 눈 성형도 코 성형처럼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성형으로 꼽힌다. 크고 아름다운 눈은 얼굴의 여러 단점들을 커버하는 경우가 많다.

LH성형외과의 이용국 원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매듭 연속 매몰법'을 소개했다. 그가 말한 매몰법의 장점은 부기가 빨리 빠진다는 것에 있다. 또 수술 후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이 원장은 단매듭 연속 매몰법에 대해 "눈꺼풀을 집는 기존 매몰법에서 업그레이드가 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3∼4군데의 구멍을 통해 연속으로 매몰시키는 방법이라 풀릴 염려도 거의 없다"면서 "눈 성형을 한 후 쌍꺼풀 라인의 수정까지 가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절개가 동반되지 않은 눈 성형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기 때문에 업계에선 '시술'로 불린다. 환자 입장에선 티가 나지 않는 게 핵심. 그렇다면 가장 티가 안 나는 눈 성형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자연유착법이다.

자연유착법은 바늘구멍을 이용한 수술로 20∼30분의 수술시간, 2∼3일의 회복기간만 거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강제적으로 쌍꺼풀을 만드는 방식이 아닌 쌍꺼풀 라인을 따라 피부와 눈근육을 자연스럽게 유착시키는 방법이라 선호도 역시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한 언론은 "수술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매직앞트임이나 매직뒷트임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더욱 크고 선명한 눈매로 발전하기 위한 옵션들이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자연유착법이 권유되는 건 아니다. 환자 상태에 따라선 부분절개가 필요하고, 이 경우 연휴 내 완벽한 회복은 일정상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워너비성형외과 장철호 원장의 팁도 귀 기울여 볼만하다. 그는 "사람마다 눈 모양과 눈꺼풀 지방 정도 등이 달라 각자에게 맞는 수술법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 수술법만 권하는 병원은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퀵성형 유행
고난도 수술도?

앞서 언급한 코 수술, 눈 수술에 비해 안면윤곽수술과 가슴수술 등은 수술 경과가 까다롭고, 회복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연휴기간 중 수술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실제로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안면윤곽수술은 부기가 심하고 회복기간이 길어 1달가량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선입견을 비웃듯 세계적인 성형강국 대한민국은 독보적인 수준의 광대뼈축소술을 개발, 안면윤곽술의 변형 '퀵광대축소술'을 시행하고 있다. 놀랍게도 퀵광대축소술의 수술시간은 15∼20분에 불과하다.

가슴 성형 역시 마찬가지. 과거 '죽음의 72시간'이란 후기가 나올 정도로 통증이 심했던 가슴 성형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의 집대성으로 그 회복기간이 비약적으로 짧아졌다.

무엇보다 추석을 전후해 '가을 날씨'가 찾아오면서 수술 부위의 노출 빈도가 낮아졌다는 점은 많은 여성을 가슴 성형의 세계로 유혹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기술의 발전을 반영하듯 올 추석에는 두 가지 수술을 동시에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제보다. 어차피 부위별로 회복기간은 비슷하기 때문에 시간절약 차원에서 두 가지 이상의 수술을 병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란 설명이다.

이렇듯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대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렛미인> 출연진만이 아닌 듯하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요즘 성형 대세는…실리프팅 시술?

자연스러운 피부 효과

절개를 하는 리프팅 수술에서 변형된 '실리프팅'은 말 그대로 실을 이용한 리프팅이라 절개가 없다는 장점을 갖는다. 얼마 전까지 리프팅 수술은 두피 속에 작은 절개창을 내고 인위적으로 피부를 잡아당기는 수술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실을 이용한 리프팅 수술은 실이 밀려나오는 증상 등을 포함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PDO(Polydioxanone)라는 소재의 실을 이용한 시술이 인기가 많은데 이 PDO실은 인체에 삽입된 후 서서히 녹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PDO는 녹으면서 그 주변에 콜라겐 조직 형성을 돕는데 이는 환자들의 맑은 피부, 부드러운 피부결, 탄력적인 피부에 일조한다.

아울러 실리프팅은 시술시간도 20분 정도로 비교적 짧고, 마취연고만으로도 시술이 가능해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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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