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했던 영화는 이창동의 <초록물고기>·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신선한 충격을 국민에게 안기기도 했지만 그간의 대통령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인간적인 면모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통령이기도 했다. 한 매체는 ‘인간 노무현’이 사랑했던 가요, 영화, 드라마에 대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세화의 ‘작은 연인들’을 비롯해 양희은의 ‘상록수’, 문성재의 ‘부산 갈매기’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사실 노 전 대통령과 가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그는 앞서 2002년 대선 당시 그간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시도를 통해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중심에 가요가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래를 통해 자신의 진정성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기타를 직접 치며 양희은의 ‘상록수’를 부르는 장면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인간 노무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전까지 대통령 후보가 선거 캠페인에서 노래를 부른다거나 악기를 다룬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방송 캠페인에서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두 손을 꼭 모은 채 부르기도 했다.
퇴임 후에도 그는 봉하마을에 들른 관광객들을 위해 사저 앞에서 밀짚모자를 쓴 채 구성지게 가요 한 가락을 부르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당시 동영상들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에 의해 회자되며 그를 추억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매체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영화<초록물고기>와 <쉰들러 리스트>를 좋아했다고 밝혔다. 1997년 작 <초록물고기>는 노무현 정권에서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창동 감독의 작품으로 암흑가를 통해 부조리한 사회를 조명하고 인간의 허무한 삶을 되짚은 작품이다. 특히 이 영화에는 이창동 감독 외 문성근, 명계남 등 ‘노무현의 사람들’이 대거 출연한 바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1994년 만든 <쉰들러 리스트>는 익히 알려진 바대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대학살이 자행되던 시기, 독일인 쉰들러가 위험을 무릅쓰고 유태인들을 구한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부조리함 속에 허무한 인간사를 조망한 <초록 물고기>와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 <쉰들러 리스트>는 많은 부분 ‘인간 노무현’에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매체는 또 노 전 대통령은 ‘미드’(미국 드라마) 애시청자였다고 전했다. 그는 취임 초기 미드 <웨스트 윙>을 즐겨본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백악관 비서동을 의미하는 <웨스트 윙>은 워싱턴 정가를 다룬 정치 드라마로 NBC TV가 지난 1999년부터 방송한 작품으로 시즌 7까지 방송했다. <지옥의 묵시록>의 마틴 쉰이 대통령 조시아 역을 맡았다.
에미상 최우수 TV시리즈 상을 4년 연속(2000~2003년) 수상하는 등 대통령과 참모진들이 긴급한 정치 현안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린 수작으로 꼽힌다. 이 드라마는 이명박 대통령도 7개 시리즈 전편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질 만큼 ‘대통령의 드라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