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28>새정부 첫 4·1 대책 총평

박근혜표 ‘종합선물세트’풀어보니…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박근혜정부 출범 후 첫 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왔다. 양도세 등 세제와 금융규제, 공급규제 등의 내용이 ‘종합선물세트’형식으로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정부가 주택 구매 수요 진작을 위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담보대출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하고, 금년내 주택을 구입할 경우 양도소득세도 5년간 한시적으로 면제된다는 대목이다.

서민 주거안정·주택거래 활성화 골자
양도세 등 세제 혜택…금융·공급규제

정부는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4·1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부동산대책은 주택거래 활성화 및 보편적 주거복지 방안 등이 총망라된 것으로 주택거래 장벽을 낮춰 집을 살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주택을 사게끔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생애최초주택 구입시 LTV 한도를 10%포인트 늘리기로 했다. 수도권 6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LTV 한도는 현행 50%에서 60%로, 6억원 이하 아파트를 포함한 지방은 현행 60%에서 70% 수준으로 완화된다.

“살 능력 있으면   
사게 하는 방안”

DTI도 생애최초 주택구입 실수요자에 한해 일부 완화한다.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인 경우 전용면적 85㎡ 이하, 6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할 경우 대출한도를 2억원까지 가능토록 한다. 대출기간 등에 따라 일부 비율 차이는 있겠지만, 정부는 대략 10%포인트 정도의 대출 비율 완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말까지 취득하는 미분양 주택과 신축주택에 대해서는 향후 5년간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물리지 않을 방침이다. 전용면적 85㎡ 이하, 6억원 이하 주택을 생애 최초 구입할 경우 LTV·DTI 완화와 더불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신혼부부에겐 1억원 한도 내에서 연 3%초반의 저리로 전세자금 대출을 지원하고, 현행 연 4.3% 수준의 근로자주택구입자금과 연 3.7%의 전세자금 금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내린다.

전세금 인상분에 대한 저리 대출과, 저소득 임차가구를 위한 주택바우처제도도 도입된다. 임대주택 물량은 대폭 늘어난다. 공공분양주택은 기존 연 7만 호에서 2만 호로 축소하고, 60㎡ 이하 소형주택으로만 공급키로 했다.

동시에 보금자리주택 신규 지정을 중단하고 임대주택 비율을 7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 전용면적 30∼50㎡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자금 지원 방안도 포함된다. 임대료 인상률을 연 5%선으로 제한하는 조건으로 다주택자를 임대 공급자로 끌어들이는 ‘준공공임대 제도’를 도입해 세제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등 다주택자 규제도 일부 완화키로 했다.

정부가 4·1 부동산대책을 발표하자 일부 분양시장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고 있다. 모델하우스에 수요자들이 몰리거나 높은 청약 계약률이 나타나는 등 활기가 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요자들 사이에선 대책들의 국회통과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망세가 짙어 ‘거래절벽’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2∼4일 사흘간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계약을 진행한 결과 874가구 모집에 695가구가 계약해 85%의 계약률을 기록했다. 계약일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다음 날이어서 뜻하지 않게 수혜를 입은 셈이다.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지만 국회에서 소급 적용해줄 것으로 보고 상당수 계약자들이 계약에 나섰다고 분양 관계자들은 전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5일 문을 연 ‘부산 더샵 시티애비뉴’모델하우스에도 예비 수요자들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4·1 대책 발표 이후 미분양시장에도 수요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대림산업이 작년 10월 분양한 보문4구역 ‘e편한세상 보문’아파트의 경우 하루 5건 미만이던 문의전화가 대책 발표 이후 20건 이상으로 늘어났다. 대책 발표 이후 전용면적 84㎡ 규모에 대한 가계약만 4건 성사됐다.


오랜만에 분양시장 훈풍
모델하우스 수요자 몰려
국회통과까지…관망세도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작년 7월 입주를 개시한 ‘삼송 아이파크’아파트 가계약 건수는 30건에 이른다.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일산 아이파크’아파트 분양사무실 상담 문의도 하루 평균 15건에서 대책 발표 후 40건을 넘었고, 이중 30여 건이 가계약이 됐다.

올해 9월 입주를 앞둔 ‘강서한강자이’아파트에도 문의전화가 2배 늘었다. 이 아파트는 중소형이 전체의 60%로 생애최초 취득세 감면과 양도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다.
‘영등포 아트자이’에도 하루 30통씩 전화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GS건설은 ‘강서한강자이’아파트 전용 98㎡에 잔금 이자를 지원하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왕십리뉴타운2구역 ‘텐즈힐’할인율도 현재 15%에서 20%로 올릴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선 양도세 면제 혜택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지켜보고 사겠다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취득세와 양도세 면제 등을 위한 국회에서의 절차가 지연되면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거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다시 ‘거래절벽’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전국의 중개업자들은 4·1 부동산대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써브가 지난 3∼5일 전국 회원 중개업소 599곳(수도권 335명, 지방 264명)을 대상으로 4·1 부동산대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43.6%(261명)가 다소 긍정적, 18.2%(109명)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해 긍정적인 평가가 61.8%(37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청약 계약률
‘거래절벽’우려도

반면 6.7%(40명)는 다소 부정적, 3.8%(23명)는 매우 부정적이라고 응답해 부정적이라는 의견은 총 10.5%(63명)로 나타났다. 나머지 응답자인 27.7%(166명)는 이번 대책을 보통이라고 평가했다.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 중 가장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양도소득세 한시 감면, 청약제도 개선이 31.1%(186명)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주택공급물량 조절 28.4%(170명),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지원 확대 25.5%(153명), 과도한 규제 개선 11%(66명), 민간 임대시장 활성화 4.0%(24명) 순이었다.

‘하우스·렌트푸어 지원 방안 중 가장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하우스푸어 중 주택매각 희망자 임대주택 리츠에 매각 지원이 32.2%(193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공약사항인 목돈 안드는 전세 실시 20.5%(123명), 프리워크아웃 확대 19.2%(115명),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 가입연령 하향(60세→50세)·일시인출한도 확대 15.2%(91명), 연체차주 부실채권 매입·하우스푸어 주택담보대출 채권 매입 12.9%(77명) 순이었다.

‘서민 주거복지 강화방안 중 가장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공공주택 연 13만 호 공급이라는 응답이 31.2%(187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저소득층 주거비 지원 강화 27.9%(167명), 공공임대 관리 공공성 강화 16.0%(96명), 행복주택 공급 12.9%(77명), 생애주기별 주거지원 강화 12.0%(72명) 순이었다.

이번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국 중개업자들은 새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하지만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 중 가장 효과가 클 것으로 지목된 ‘양도세 한시 감면’의 경우 가격이 낮아도 85㎡ 이상은 대상에서 제외돼 수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 “법 통과 전에는 심각한 거래 중단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빠른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규 분양 주택과 미분양 주택의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는 방안인데 올 연말까지 9억원 이하 신규 분양 주택 및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은 앞으로 5년간 발생하는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세를 전혀 내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미분양 주택 양도세 감면은 지난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실시됐다가 지난해 말 종료됐다.


전국 중개업자 62% 긍정적 평가
“양도세 감면·청약제 개선 효과”

이에 따라 신규 분양 아파트 및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음은 양도세 혜택이 예상되는 수혜 단지들이다.

▲신규 분양 주택 = 현대산업개발은 경기 남양주 별내지구에 ‘별내2차 아이파크’를 이달 중 분양 계획이다. 전용 72㎡ 352가구, 전용 76㎡ 13가구, 전용 84㎡ 718가구, 총 1083가구 규모로 구성된다. 대단지 브랜드타운 아파트로, 차별화된 평면과 희소성이 있는 중소형 면적 구성이 특징이다.

별내2차 아이파크는 바로 옆에 있는 별내 아이파크 753가구와 함께 총 1836가구 대단지 아이파크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 아파트는 자연환경이 쾌적한 힐링단지로 주변에 불암산과 덕송천 등 더블 조망권이 가능하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진입이 용이한데다 지구 남쪽으로 경춘선 별내역이 지나 교통여건은 양호한 편이다. 단지 북쪽으로는 지하철 4호선 연장이 예정돼 있으며, 이 노선은 2015년 착공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건설의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는 지난달 27일 청약 1·2순위를 시작으로 지난 9일 계약을 마쳤다. 이 아파트는 전용 84∼99㎡ 904가구로 구성된다. 단지 인근으로 초·중·고교가 있어 학군이 우수하다. 전용 84㎡ 타워형은 동탄신도시 최초로 4베이(4룸, 3면 개방형) 설계를 적용해 서비스 면적을 극대화했다. 전용 99㎡ 판상형은 전 가구를 남향 배치해 동탄신도시 센트럴파크(중앙공원) 조망권을 확보했다.

▲미분양 주택 = 동원개발은 고양시 삼송지구 A17블록에 짓는 ‘삼송로얄듀크’를 분양 중이다. 고양 삼송택지지구는 서울 은평뉴타운과 접해 있어 서울생활권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이 단지는 용적률 169%을 적용해 전용 84∼116㎡ 총 598가구가 들어선다. 단지 인근에 2만여㎡에 달하는 근린공원이 있으며 단지 3면이 자연녹지로 둘러싸여 있다. 서울지하철 3호선 삼송역을 걸어서 7분 만에 이용할 수 있다. 10개 동 모두 남동, 남서향으로 배치됐으며 남동향으로 배치된 라인들은 북한산 조망이 가능하다.

신규·미분양에
문의전화 쏟아져

한양은 수원 영통구 망포동 일대에 ‘영통 한양수자인 에듀파크’를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8층 8개 동 전용 59∼142㎡ 총 530가구 규모다. 분당선 연장선 망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영통지구와도 인접해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이 인접해 있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과 용인사업장과도 가까워 배후수요도 많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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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