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25> 설문으로 본 시장 전망

며느리도 모르는 불황의 끝은?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부동산, 그 불황의 끝은 언제쯤일까. 안개 자욱한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분양상담사들과 네티즌 등에게 물었다. 물론 전문가들의 자문도 구했다.

분양상담사 절반 이상 “지금이 바닥”
‘언제 활성화?’질문에 “올해 하반기

경기 불황과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시장은 거래 실종 속에 마치 끝을 모르는 ‘불황의 터널’에서 쉽게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치고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도 있지만 언제가 바닥인지는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모델하우스 현장 등에서 고객 분양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분양상담사들은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2·3분기 저점
좀 더 시간 필요”

최근 부동산정보업체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이 분양현장을 담당하고 있는 분양상담사들에게 2013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해 물어봤다. 분양상담사를 통한 대규모 조사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분야 상담만 10년 이상 한 현장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 작성을 통해 20일간 진행했다(복수응답).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품별 유망지역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먼저 ‘부동산경기가 지금 바닥인가?’라는 질문에 30명중 18명(60.0%)이 ‘지금이 바닥이다’, 12명(33.3%)이 ‘올해 하반기가 바닥이다’라고 답해 부동산 거래 침체가 올해 안에 끝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가 언제 활성화 할 것으로 전망하나?’라는 질문에는 ▲올해 하반기 18명(50.0%) ▲내년 하반기 12명(33.3%) ▲내년 상반기로 6명(16.7%)이 응답했다.


올 상반기에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대답은 다소 적어 부동산 경기가 단기적으로 활성화 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행사 본부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부동산 정책과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부동산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나, 효력이 발생 할 때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련 투자시기를(내집 마련 포함)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올해 중반기와 하반기라고 각각 12명(44.4%)이 답해 대부분 부동산 경기가 올해 2·3분기에는 저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었다. 한 분양업체 이사는 “주택가격은 현재 조정기에 있고 주택가격이 한없이 내려가지만은 않는다”면서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이미 조정되거나 소폭의 조정을 더 하게 될 것이므로 빠르면 올 중반기나 하반기에는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유망한 부동산 상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피스텔 15명(31.3%) ▲상가 12명(25.0%) ▲아파트 9명(18.8%) ▲도시형 생활주택 6명(12.5%)으로 나타났다. 또한 ‘향후 유망해질 부동산 상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역시 ▲오피스텔 15명(31.3%) ▲상가 12명(33.3%) ▲아파트 9명(18.8%)으로 현재 유망한 수익형부동산 상품들이 향후에도 유망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 시행사 팀장은 “예금 금리 연 2% 시대에 접어든 지금 연 5∼7%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은 인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구로구 대림역, 신도림역, 가산디지털단지 인근과 신촌역 등이 임대수요도 많고 수익률도 높아 유망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업체의 상무도 “지방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지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그렇지 않다”면서 “아파트는 그동안 형성된 거품이 빠지는 것일 뿐, 조정이 완료된 소형아파트는 여전한 좋은 투자대상”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 정상화 위해선?
“다주택 양도세 중과 폐지”
네티즌 “올 집값 보합세”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 한 것은 어디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18명(33.3%)이 내수경기, 15명(27.8%)이 지난 정부정책의 책임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에서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취득세 감면연장이 21명(50.0%), 부동산 보유세 조정이 18명(43.0%)으로 나타나 세제를 비롯한 정부의 역할에 기대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데 가장 중요시 되는 경제 지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39명(81.4%)이 내수경기 진작과 일자리 창출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내수 경기가 살아나야 부동산 경기도 살아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상품을 파는 분양상담사들은 지금의 부동산 불경기에 수입이 얼마나 줄었을까.

“내수 살아야
부동산도 산다”

‘연평균 수입은 어느 정도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괜찮은 수입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귀띔했다. 한 분양업체 본부장은 “분양상담사들 대부분이 수입이 줄어든 것은 맞다”면서 “그래도 꾸준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는 분양상담사들은 수입 변동이 적은 편”이라고 전했다.

업무 특성상 다양한 부동산 지식과 깊이 있는 정보를 요하는 이들이지만 부동산 불경기를 맞아 금융, 세법을 공부하거나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곧 다가올 부동산 호경기에 고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전세수요가 증가해 전세가가 치솟는 지금이 가격 조정기”라며 “경기 사이클에서 지금은 수축기 또는 하강기고, 다음은 상승기 아니겠나”라고 되물었다.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박근혜 정부가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될 사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네티즌 10명 중 3명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라고 답했다. 올해 집값에 대해서는 보합세로 전망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닥터아파트가 온라인 회원 334명을 대상으로 최근 5일 동안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 정부의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 28.14%가 ‘양도세 중과폐지’를 꼽았고, ‘하우스푸어 대책’(20.06%), ‘분양가 상한제 폐지’(11.38%) 등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가장 바람직한 부동산 대책 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단발성 아닌 종합적인 대책’이라는 답변이 35.93%로 가장 많았다. ‘호황기 때 규제정책 대폭 폐지’답변도 23.65%로 집계됐다.

주택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는 ‘DTI, LTV 등 주택담보대출규제 완화’(27.84%)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25.75%), ‘취득세 감면혜택 연장’(20.36%)이었다.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을 위한 가장 시급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서도 역시 ‘DTI, LTV 등 주택담보대출규제 완화’가 37.1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취득세 감면 연장’(33.53%), ‘금리 인하’(12.28%) 순이었다.

지속되는 전세난 해결을 위해 필요한 대책으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라는 답변이 22.75%로 가장 많았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금 대출 확대’(21.26%),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공급 확대’(19.16%) 등의 응답 비율도 높았다.

주택시장의 저점(바닥)을 묻는 질문에는 30.54%가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답했으며, 18.56%는 ‘2014년 이후’를 꼽았다. 실수요자가 내집 마련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로는 ‘올 2분기(4∼6월)’가 32.9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014년 이후’가 22.16%, ‘2013년 3분기(7∼9월)’가 16.47%이었다.


올해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보합세’가 31.74%로 가장 높았고, ‘소폭(2% 미만) 오른다’가 19.76%, ‘소폭(2% 미만) 하락한다’가 14.97%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음을 보여준다.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투자가치가 있는 부동산 상품을 묻는 질문에는 ‘기존아파트’가 32.63%, ‘토지’가 13.47%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분양 받고 싶은 아파트는?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 네티즌들은 하루빨리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나길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대출규제와 완화, 세제 완화 등 현실적인 대책이 나와야 주택시장을 정상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이 뽑은 수도권에서 가장 분양 받고 싶은 아파트는 어딜까.
포스코건설이 오는 3월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에 들어가는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가 수도권에서 가장 분양받고 싶은 아파트로 꼽혔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는 최근 수도권 거주 회원 1583명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유망한 분양 단지’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61명(22.8%)이 선택한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가 1위를 차지했다.

이 아파트는 동탄2신도시 시범단지에 들어서 동탄역 복합환승센터와 중심상업지구를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초·중·고교도 단지 인근에 문을 연다. 최근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84∼97㎡(옛 30평대)가 753가구로 전체(874가구)의 86%에 달한다. 동탄2신도시는 동탄역 더샵 센트럴시티 외에도 2위(동탄 푸르지오)와 10위(동탄 롯데캐슬 알바트로스)에 나란히 이름을 올려 예비 청약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투자가치 상품은?
“아파트, 토지”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동탄2신도시는 지난해 7500가구 분양이 성공리에 끝나면서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심리를 높였다”며 “브랜드 파워가 있는 대형 업체 분양이라는 점도 인기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교통과 편의시설 등 입지 여건이 좋은 도심권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서울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 청실’(3위)과 북아현동 1-2구역, 아현동 아현4구역을 각각 재개발한 ‘북아현 푸르지오’(5위)와 ‘공덕 자이’(7위)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용인∼서울 간 고속도로 진출입이 쉬운 ‘광교산 자이’(4위)와 판교신도시의 관문인 신분당선 판교역 주변에 들어서는 ‘판교 알파돔시티 주상복합’(8위) 등 작년부터 기대를 모았던 수도권 단지들도 10위권 안에 포진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