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23>분양성수기 베팅포인트

새정부, 새학기, 이사철…드디어 ‘봄 대목’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봄 분양시장이 활짝 피었다. 봄철은 새 학기 학군 수요, 이사철 수요와 맞물려 최대 분양성수기로 꼽히고 있다. 올해는 부동산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큰데다 전세난이 여전해 내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의 관심이 많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확대되고 저금리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동탄2·송도·의정부 GTX 수혜지역
광교·별내 지하철 연장 구간 주목
M버스·무가선노면전차 라인도 부상

분양 성수기인 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주택의 경우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을,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올 수 있는 입지와 주변 시세대비 분양가는 적정한지 따져본 후 투자에 임하라고 조언한다. 먼저 주택의 경우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는 지역의 공급물량에 주목할 만하다. 서울 접근성은 집값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로 꼽힌다. 보통 서울과 가까울수록, 서울까지의 출퇴근 시간이 짧을수록 집값이 높게 형성된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아파트를 분양 받는 것은 좋은 내 집 마련 전략이 될 수 있다”며 “당장은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교통이 편리해진 이후에는 그만큼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교통여건이 좋은 유망분양 물량이다.

GTX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돼 크게 주목을 받았다. GTX는 지난달 2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 14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주요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은 동탄, 송도, 의정부, 산본 등이다. 이중 동탄2신도시에서는 호반건설 등 6개 건설사가 동시분양을 실시한다. 지난달 28일 견본주택을 열고 3월6일부터 일반분양 청약접수가 시작됐다.
포스코건설은 상반기 중에 역시 GTX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송도업무단지 D17·18블록에 ‘송도 더샵 그린워크 3차’를 분양할 계획이다. 전용면적은 미정이며, 총 1138가구로 구성된다. 주변으로 센트럴파크, 커낼워크, 채드윅 송도국제학교가 위치해 있어 주거 여건이 편리하다.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지하철 연장선

지하철 연장선이 지나는 곳도 주목해볼 만하다.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위치한 단지들은 생활여건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수요층이 탄탄한 편이다. 울트라건설은 상반기 중으로 광교신도시 A31블록에 ‘광교참누리’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59㎡에 총 356가구로 구성된다. 오는 2016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 연장선 경기대역(가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용인∼서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진입이 쉽다.
현대산업개발은 오는 4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지구 A2-1블록에 ‘별내2차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72∼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돼 있으며 총 1083가구의 대단지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진입이 용이한데다 지구 남쪽으로 경춘선 별내역이 지나 교통여건은 양호한 편이다. 단지 북쪽으로는 지하철 4호선 연장이 예정돼 있는데 이 노선은 올해 실시설계에 착수하고 2015년 착공,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쪽으로 덕송천이 흘러 주변 환경도 쾌적하다.

광역급행버스

광역급행버스 노선이 신설되는 곳도 관심을 모은다. 광역급행버스는 기·종점으로부터 5km 내에 위치한 4개 이내의 정류소에만 정차(필요 시 7.5km 내 6개 이내 정류소)하고 중간정차가 없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월 7개 수도권 노선을 추가해 오는 6월부터 운행하기로 했다. 주요 수혜지역은 용인(기흥), 인천(송도), 남양주(진접), 파주(운정, 교하), 김포(한강) 등이다.
포스코건설은 오는 3월 경기도 용인시 신갈동에서 ‘용인 신갈 더샵’을 분양한다. 신갈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8∼116㎡, 총 612가구로 구성된다. 현재 분당선 연장선 신갈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경부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하다. 산양초, 관곡초, 신갈중, 구갈중, 기흥고 등 교육여건이 좋고 만골근린공원, 기흥도서관 등의 생활편의시설도 가깝다.

무가선노면전차

위례신도시에서는 지하철 8호선 복정역과 5호선 마천역을 연결하는 무가선노면전차(Tram)가 신설된다. 무가선노면전차 도입은 광역교통개선대책 중 하나로 시행되며 오는 4월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대엠코는 오는 5월 위례신도시 A3-7블록에서 ‘위례 엠코타운’을 분양한다. 전용면적 95∼101㎡, 총 970가구로 구성된다. 무가선노면전차의 이동경로 연도에 지어지는 트랜짓 몰(Transit Mall)과 매우 가까워 주거 편의성면에서 유리하다.
입지와 상품성이 인증된 대단지 아파트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단지 아파트는 입지와 교통여건, 생활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뛰어난데다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은 편이어서 주변 시세를 주도하는 편이다. 거래량도 꾸준해 불황에도 경기를 크게 타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중 주거환경이 우수한 편인데도 부동산 경기침체로 잔여 물량이 있는 대단지들이 많다. 미분양 물량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개인 취향에 맞는 층과 동·호수를 지정해 계약할 수 있어 계약 조건이 좋은 편이다. 특화 평면 설계, 대규모 커뮤니티시설, 마감재 등으로 소형 단지에 비해 시설도 뛰어나 투자대비 미래가치가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2008년 분양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 자이는 미분양 물량이 2009년부터 각종 개발호재와 경기 회복으로 집값이 급등한 대표 사례다. 2008년 당시 두 아파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높은 분양가로 초기 계약률이 20% 선에 머물러 대표적인 미분양 아파트로 꼽혔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분양 물량이 인기가 높아져 가격이 급상승했다. 서울 전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한 단지 입지와 명문학군이 수요층 관심을 잡는데 역할을 했다는 게 지역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또 지하철 9호선 개통 호재도 집값 상승을 도왔다. 다음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브랜드 대단지 미분양 아파트다.

서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동북생활권 중심지로 꼽히는 전농·답십리뉴타운에서 전농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22층 31개동 ▲전용면적 59㎡ 550가구 ▲84㎡ 977가구 ▲121㎡ 457가구 등 총 2397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다. 최근 계약조건이 변경돼 눈길을 끌고 있다. 계약금 5%, 중도금 20% 무이자 지원 혜택에 나머지 잔금은 선택형으로 내년 말까지 유예해주고 무료로 발코니 확장까지 해주고 있다. 계약 후 바로 전매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입주는 2013년 4월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두산건설과 함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16구역을 재개발한 ‘답십리 래미안 위브’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에 지상 9∼22층 32개동 전용면적 59∼140㎡ 2652가구(임대 453가구 포함)로 전농·답십리뉴타운 최대 단지다. 현재 계약금 5%+5%(전용면적 기준 84㎡만 해당), 중도금 대출을 무이자 지원하고 전체가구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입주는 2014년 8월.
GS건설·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성동구 상왕십리동 12-37번지 일대에 지을 아파트 ‘왕십리 뉴타운 2구역 텐즈힐’을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5층 14개동에 1148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조합원과 임대 물량을 제외한 51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전용면적 55∼157㎡으로 구성된다. 일반분양 물량 82%가 수요층이 두터운 전용면적 85㎡ 이하로 이뤄진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630번지 일대 아현3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를 분양 중이다. 지하 6층 지상 30층 44개동에 3885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다. 전용면적 59∼145㎡로 이뤄진다. 전용 59·84㎡의 중소형 주택형은 계약금 정액제와 발코니를 무료로 확장하는 등 동·호수에 따라 혜택을 제공한다.

수도권

SK건설은 화성시 반월동에 지을 아파트 ‘신동탄 SK VIEW PARK’를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최대 25층 25개동에 총 1967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전용면적 59∼115㎡로 조성된다. 전체 물량의 80%에 달하는 1563가구를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 주택형으로 설계해 눈길을 끈다. 분양가는 3.3㎡당 888만원선으로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분양가보다 저렴한 편이다.
현대건설은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일대에 ‘퇴계원 힐스테이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대 22층 21개동에 총 1076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퇴계원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조성돼 투자가치가 있다는 분양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용면적 84∼99㎡으로 구성된다.

수익형 부동산

수익형 부동산이 급증하면서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상가나 오피스텔이 늘고 있다. ‘확정수익을 보장한다’는 얘기는 말 그대로 건설사들이 분양 이후 일정기간 계약자에게 미리 정해놓은 임대수익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확정수익은 일반적으로 연 7∼10% 이율을 1∼3년 동안 보장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23-3번지 일대에 ‘송도 센트럴파크 1몰’을 공급하고 있다. 연면적 4만1035㎡(1만2413평), 지하 1층에 지상 1∼3층, 5개동, 216개 점포로 이뤄졌다. 계약의 납입조건은 계약금 10%, 잔금 90%(계약 후 12개월)이다. 선납할 경우에는 7.5%의 선납할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2년 동안 총 10%의 임대료 지원이라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연 6∼10%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대우건설이 서울 지하철 5·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 인근에 분양하는 초고층 오피스텔인 ‘천호역 한강 푸르지오 시티’도 확정수익을 내세웠다. 입주 후 2년 동안 투자자는 투자금액에 따라 월 75∼85만원의 임대료를 확정수익으로 받을 수 있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4층∼지상 35층 1개동 규모다. 전용면적 24~27㎡로 총 752실이다.
파라다이스 글로벌건설이 평택시 안정리 136-10 일대에 공급 중인 ‘평택 파라디아 오피스텔’은 임대료 변동에도 투자자가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선착순 100실에 한해 입주 후 2년간 8%의 임대수익을 보장해주는 ‘임대수익 안심보장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6층∼지상 13층, 총 320실 규모로 전용기준 25∼52㎡의 소형 면적 중심이다.
총 1590실 규모 대규모 오피스텔인 ‘정자동 3차 푸르지오 시티’는 선착순 150실을 대상으로 1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입주 전에 20개월간 매달 50만원의 수익을 선지급으로 받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는 설명이다. 부산 민락동에서 ‘부산 광안리 센텀프리모 오피스텔’을 분양 중인 서희건설은 임대수익보장제를 실시한다. 입주초기 1년간 고정월세 60만원씩을 책임 보장한다. 보장기간 동안에는 투자자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도 시행위탁자인 코비플랜(주)로부터 연간 72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대우건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 시티’상업시설을 분양 중이다. 지하 8층∼지상 19층 규모의 오피스텔 중 상업시설인 ‘강남역 센트럴애비뉴’는 지하 2층∼지상 3층에 상가 총 110개로 구성된다.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약 34m에 위치해 강남역의 유동인구 흡수가 용이하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e편한세상’의 단지 내 상가를 분양 및 임대를 하고 있다. 상가는 단지의 동선을 따라 1층에 배치되는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며, 연면적 7700m²로 4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선다. 1층은 스트리트형 상가로 최근 인기가 높은 테라스형으로 꾸며져 있다. 분양가는 3.3m²당 2000만∼3200만원으로 저렴하게 책정돼 실투자금 3억∼4억원대면 투자가 가능해 부담도 적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23-3번지 일대에서 ‘센원몰’을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에 지상 1∼3층, 5216개 점포로 이뤄지는 송도 최고 상권의 쇼핑몰이다. 2015년까지 약 1만여세대의 안정적인 배후수요가 형성될 예정으로, 인근에 ‘포스코빌딩’ ‘I-타워’ ‘IBS-타워’ 등의 오피스 시설이 둘러싸고 있어 최적의 상가 입지를 갖췄다.
롯데건설은 서울 중구 회현동 ‘남산 롯데캐슬 아이리스 오피스’를 임대 및 분양 중이다. 롯데건설이 직접 임대·분양 및 운영까지 책임지고 있어 임차 안정성이 높다. 입주업체와 직원들을 위한 공용 비즈니스룸, 휴게실, 탕비실 등이 갖춰져 있고, 주차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임대와 분양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선임대된 사무실을 분양 받을 경우, 공실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두산건설은 경기 일산 탄현역 부근 초고층 주상복합 ‘두산위브더제니스’ 내 상가인 ‘두산위브더제니스스퀘어’를 분양 중이다. ‘두산위브더제니스스퀘어’는 지하2층∼지상2층, 연면적 6만8266㎡의 복합상가로 총 159개 점포로 구성된다. 경의선 탄현역역세권에 위치해 있으며 주상복합내 2700가구를 배후수요로 확보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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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사과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짧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난은 길었다. 사과 의견을 통해 확인되는 국면 전환 노림수는 ‘한동훈을 제외한 빅텐트’인 걸까? 국민의힘 공보실은 지난 2일 오후 10시54분 출입기자들에게 지난 3일 지도부 일정을 공지했다. 공보실에 따르면, 지도부의 일정은 ‘통상 일정’이었다.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의미다. 지난 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주년이었다. 통상의 의미는? 지도부의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공개 사과 및 기자회견 일정이 없었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의견을 밝혔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등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는 주장부터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는 등 ‘탄핵 반대’ 의견을 유지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잘못은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사과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같은 날 오전 4시50분경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확실시됐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은 어둠의 1년이 지나고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면서 대정부 투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사과 불가는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우리가 흩어지고 분열한 결과, 이재명정권이 탄생했단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연설 대부분을 채웠다. 5일 간격으로 같은 얘기를 반복한 것이었다. 당시 장 대표가 주장한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핵심 내용은 ▲의회 폭거·국정 방해 ▲무모한 적폐 몰이에 따른 공무원 사찰 위협 ▲폭거로 인한 민생 파탄·국가 시스템 붕괴 ▲내란 몰이 등이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관련 사과는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김은혜 원내부대표 ▲최수진·최은석 원내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나왔다. 송 원내대표 등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비상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공직자·의료인·자영업자 등 비상계엄 선포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후의 메시지는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 등 장 대표의 주장과 크게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배의 아픔을 딛고 분열과 혼란의 과거를 넘어서 다시 거듭나겠다”며 “소수당이지만 처절하게 다수 여당과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태·김재섭·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 등이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진행된 장외집회 중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방치했으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부 지지자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당 지도부의 사과가 없으면 제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이 메시지를 낼 국민의힘 의원들이 약 20명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연판장을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었다. 오 시장도 같은 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당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며 “공당이라면 반성문을 쓰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당과 무관하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중진 정치인이자, 서울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그날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 ▲국민의힘 체질 개선·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을 약속했다. 이어지는 각자 플레이 장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후 자체적으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대체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소장파다. 이들 중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볼 정치인으로는 오 시장과 김재섭·김용태 의원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높은 개인 인기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공세에 맞서고 있다.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은 원래 민주당 텃밭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1094표 앞서 어렵게 이겼다.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집단 이탈에 동참했을 때도 지역구에서 규탄 집회가 개최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용태 의원도 경기 가평·포천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윤국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에 2774표 앞서 어렵게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강경 보수화가 진행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우려는 장 대표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자유민주당 ▲자유와혁신 등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깊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연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면서 선을 그었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밑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물러나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굳이 능욕당하면서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윤리위원회가 ‘계파 갈등 조장’을 이유로 윤리위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주의 조치만 내린 것 때문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윤리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게 정당한 일이냐”며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당원에게 알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정치적으로 몰락해 서울구치소에 갇혔고,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밝혀낸 후 거둘 수 있는 실익으로는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친한(친 한동훈)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거론된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거둘 수 있는 이익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뉜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등하면서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던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이 되는 걸 막는 방파제·상징”이란 분석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친한계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상당수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원장 쫓아낸 이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서 폭력을 동원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토론·협상이다. 영국 하원에선 20세기 초까지 의원이 총칼을 이용해 결투·난투를 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 선에서 공방을 이어가는 정치 문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정착됐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전 세계에 줬던 충격은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었던 대한민국에서 군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려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는 사과 메시지를 먼저 짧게 발표하면서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은 길게 이어가는 형식의 사과 의견을 밝혔다. 사과엔 ▲직접적인 반성 ▲분명한 잘못 인정 ▲재발 방지 약속 ▲보상 약속 등 4개의 원칙이 제기됐는데 “상대방 비판에 더 중점을 둔 사과는 역설적으로 ‘반성을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후속 조치 중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했고, 우려를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을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크게 불거졌던 각종 우려를 ‘괴담’으로 규정지었다. 이 때문에 촛불 시위 세력이 제시한 재협상 시한과 맞물린 시점에서 사과가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국면 전환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각종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돼 근거 자료들까지 제시되는 시점에서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씨의 의견을 들은 적은 있지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해명은 신뢰를 잃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처럼 자신의 주장을 뒤에 배치한 후 더 큰 비중을 부여하는 형식을 유지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이런 사과 형식은 국면 전환·지지층 결집 목적을 가진 이들이 활용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고대 로마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후 있었던 마르쿠스 브루투스·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꼽힌다. 카이사르 살해를 주동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 대한 내 사랑은 카이사르를 사랑하는 다른 분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고 선언한 후 “로마를 더 사랑해서 카이사르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죽였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분들”이라고 선언한 후 카이사르를 찬양하면서 그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의 핵심 내용은 “내 재산을 로마 시민에게 기증한다”는 것이었다. 또 카이사르가 살해당할 당시 입었던 칼자국과 피로 얼룩진 옷도 공개했다. 흥분한 로마 시민은 암살자들의 집을 습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토니우스·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정국을 장악했다. 불리한 내용을 먼저 짧게 거론한 후 유리한 내용을 장황하게 거론하는 형식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즐겨 이용된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가 짧은 사과 의견을 밝힌 후 이재명정부·민주당을 비중 있게 비판한 것도 강경 보수 세력에겐 강한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원인을 ‘의회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카이사르가 된다.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 몰락에 가담한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브루투스 일당이 되는 구도가 그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강경 보수 세력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공나형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논문 <대통령의 공적 사과 담화에서 드러나는 ‘개입’ 양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993년 쌀 시장 개방을 수용하면서 밝힌 대국민 사과와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분석했다. 공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선의로 행한 행위가 어쩔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결과의 부정성에 관여하는 자신의 의도의 비중을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자기 고백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그 고백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12월3일 조용히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과 상대방 비판을 내용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민주당 심판·보수 재건·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의 답은 ‘한 전 대표를 제외한 빅텐트’ 방침 재확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12월3일은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