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23>분양성수기 베팅포인트

새정부, 새학기, 이사철…드디어 ‘봄 대목’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봄 분양시장이 활짝 피었다. 봄철은 새 학기 학군 수요, 이사철 수요와 맞물려 최대 분양성수기로 꼽히고 있다. 올해는 부동산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큰데다 전세난이 여전해 내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의 관심이 많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확대되고 저금리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동탄2·송도·의정부 GTX 수혜지역
광교·별내 지하철 연장 구간 주목
M버스·무가선노면전차 라인도 부상

분양 성수기인 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주택의 경우 교통여건이 개선되고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을,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나올 수 있는 입지와 주변 시세대비 분양가는 적정한지 따져본 후 투자에 임하라고 조언한다. 먼저 주택의 경우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는 지역의 공급물량에 주목할 만하다. 서울 접근성은 집값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로 꼽힌다. 보통 서울과 가까울수록, 서울까지의 출퇴근 시간이 짧을수록 집값이 높게 형성된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교통 여건이 개선되는 아파트를 분양 받는 것은 좋은 내 집 마련 전략이 될 수 있다”며 “당장은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교통이 편리해진 이후에는 그만큼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교통여건이 좋은 유망분양 물량이다.

GTX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포함돼 크게 주목을 받았다. GTX는 지난달 21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 14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주요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은 동탄, 송도, 의정부, 산본 등이다. 이중 동탄2신도시에서는 호반건설 등 6개 건설사가 동시분양을 실시한다. 지난달 28일 견본주택을 열고 3월6일부터 일반분양 청약접수가 시작됐다.
포스코건설은 상반기 중에 역시 GTX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송도업무단지 D17·18블록에 ‘송도 더샵 그린워크 3차’를 분양할 계획이다. 전용면적은 미정이며, 총 1138가구로 구성된다. 주변으로 센트럴파크, 커낼워크, 채드윅 송도국제학교가 위치해 있어 주거 여건이 편리하다.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지하철 연장선

지하철 연장선이 지나는 곳도 주목해볼 만하다.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위치한 단지들은 생활여건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수요층이 탄탄한 편이다. 울트라건설은 상반기 중으로 광교신도시 A31블록에 ‘광교참누리’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59㎡에 총 356가구로 구성된다. 오는 2016년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 연장선 경기대역(가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용인∼서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진입이 쉽다.
현대산업개발은 오는 4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지구 A2-1블록에 ‘별내2차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72∼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돼 있으며 총 1083가구의 대단지다. 서울외곽순환도로 진입이 용이한데다 지구 남쪽으로 경춘선 별내역이 지나 교통여건은 양호한 편이다. 단지 북쪽으로는 지하철 4호선 연장이 예정돼 있는데 이 노선은 올해 실시설계에 착수하고 2015년 착공,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쪽으로 덕송천이 흘러 주변 환경도 쾌적하다.

광역급행버스

광역급행버스 노선이 신설되는 곳도 관심을 모은다. 광역급행버스는 기·종점으로부터 5km 내에 위치한 4개 이내의 정류소에만 정차(필요 시 7.5km 내 6개 이내 정류소)하고 중간정차가 없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2월 7개 수도권 노선을 추가해 오는 6월부터 운행하기로 했다. 주요 수혜지역은 용인(기흥), 인천(송도), 남양주(진접), 파주(운정, 교하), 김포(한강) 등이다.
포스코건설은 오는 3월 경기도 용인시 신갈동에서 ‘용인 신갈 더샵’을 분양한다. 신갈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8∼116㎡, 총 612가구로 구성된다. 현재 분당선 연장선 신갈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경부고속도로 진입도 용이하다. 산양초, 관곡초, 신갈중, 구갈중, 기흥고 등 교육여건이 좋고 만골근린공원, 기흥도서관 등의 생활편의시설도 가깝다.

무가선노면전차

위례신도시에서는 지하철 8호선 복정역과 5호선 마천역을 연결하는 무가선노면전차(Tram)가 신설된다. 무가선노면전차 도입은 광역교통개선대책 중 하나로 시행되며 오는 4월까지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대엠코는 오는 5월 위례신도시 A3-7블록에서 ‘위례 엠코타운’을 분양한다. 전용면적 95∼101㎡, 총 970가구로 구성된다. 무가선노면전차의 이동경로 연도에 지어지는 트랜짓 몰(Transit Mall)과 매우 가까워 주거 편의성면에서 유리하다.
입지와 상품성이 인증된 대단지 아파트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단지 아파트는 입지와 교통여건, 생활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뛰어난데다 인지도와 선호도가 높은 편이어서 주변 시세를 주도하는 편이다. 거래량도 꾸준해 불황에도 경기를 크게 타지 않는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중 주거환경이 우수한 편인데도 부동산 경기침체로 잔여 물량이 있는 대단지들이 많다. 미분양 물량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개인 취향에 맞는 층과 동·호수를 지정해 계약할 수 있어 계약 조건이 좋은 편이다. 특화 평면 설계, 대규모 커뮤니티시설, 마감재 등으로 소형 단지에 비해 시설도 뛰어나 투자대비 미래가치가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2008년 분양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 자이는 미분양 물량이 2009년부터 각종 개발호재와 경기 회복으로 집값이 급등한 대표 사례다. 2008년 당시 두 아파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높은 분양가로 초기 계약률이 20% 선에 머물러 대표적인 미분양 아파트로 꼽혔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분양 물량이 인기가 높아져 가격이 급상승했다. 서울 전 지역으로 이동이 편리한 단지 입지와 명문학군이 수요층 관심을 잡는데 역할을 했다는 게 지역 부동산 업계의 평가다. 또 지하철 9호선 개통 호재도 집값 상승을 도왔다. 다음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브랜드 대단지 미분양 아파트다.

서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동북생활권 중심지로 꼽히는 전농·답십리뉴타운에서 전농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22층 31개동 ▲전용면적 59㎡ 550가구 ▲84㎡ 977가구 ▲121㎡ 457가구 등 총 2397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다. 최근 계약조건이 변경돼 눈길을 끌고 있다. 계약금 5%, 중도금 20% 무이자 지원 혜택에 나머지 잔금은 선택형으로 내년 말까지 유예해주고 무료로 발코니 확장까지 해주고 있다. 계약 후 바로 전매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입주는 2013년 4월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두산건설과 함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16구역을 재개발한 ‘답십리 래미안 위브’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에 지상 9∼22층 32개동 전용면적 59∼140㎡ 2652가구(임대 453가구 포함)로 전농·답십리뉴타운 최대 단지다. 현재 계약금 5%+5%(전용면적 기준 84㎡만 해당), 중도금 대출을 무이자 지원하고 전체가구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입주는 2014년 8월.
GS건설·현대산업개발·대림산업·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성동구 상왕십리동 12-37번지 일대에 지을 아파트 ‘왕십리 뉴타운 2구역 텐즈힐’을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5층 14개동에 1148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조합원과 임대 물량을 제외한 51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전용면적 55∼157㎡으로 구성된다. 일반분양 물량 82%가 수요층이 두터운 전용면적 85㎡ 이하로 이뤄진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630번지 일대 아현3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를 분양 중이다. 지하 6층 지상 30층 44개동에 3885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다. 전용면적 59∼145㎡로 이뤄진다. 전용 59·84㎡의 중소형 주택형은 계약금 정액제와 발코니를 무료로 확장하는 등 동·호수에 따라 혜택을 제공한다.

수도권

SK건설은 화성시 반월동에 지을 아파트 ‘신동탄 SK VIEW PARK’를 분양 중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1층~지상 최대 25층 25개동에 총 1967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전용면적 59∼115㎡로 조성된다. 전체 물량의 80%에 달하는 1563가구를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 주택형으로 설계해 눈길을 끈다. 분양가는 3.3㎡당 888만원선으로 동탄2신도시 동시분양 분양가보다 저렴한 편이다.
현대건설은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일대에 ‘퇴계원 힐스테이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최대 22층 21개동에 총 1076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다. 퇴계원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조성돼 투자가치가 있다는 분양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용면적 84∼99㎡으로 구성된다.

수익형 부동산

수익형 부동산이 급증하면서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상가나 오피스텔이 늘고 있다. ‘확정수익을 보장한다’는 얘기는 말 그대로 건설사들이 분양 이후 일정기간 계약자에게 미리 정해놓은 임대수익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확정수익은 일반적으로 연 7∼10% 이율을 1∼3년 동안 보장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23-3번지 일대에 ‘송도 센트럴파크 1몰’을 공급하고 있다. 연면적 4만1035㎡(1만2413평), 지하 1층에 지상 1∼3층, 5개동, 216개 점포로 이뤄졌다. 계약의 납입조건은 계약금 10%, 잔금 90%(계약 후 12개월)이다. 선납할 경우에는 7.5%의 선납할인율을 적용 받을 수 있다. 2년 동안 총 10%의 임대료 지원이라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연 6∼10%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대우건설이 서울 지하철 5·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 인근에 분양하는 초고층 오피스텔인 ‘천호역 한강 푸르지오 시티’도 확정수익을 내세웠다. 입주 후 2년 동안 투자자는 투자금액에 따라 월 75∼85만원의 임대료를 확정수익으로 받을 수 있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4층∼지상 35층 1개동 규모다. 전용면적 24~27㎡로 총 752실이다.
파라다이스 글로벌건설이 평택시 안정리 136-10 일대에 공급 중인 ‘평택 파라디아 오피스텔’은 임대료 변동에도 투자자가 안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선착순 100실에 한해 입주 후 2년간 8%의 임대수익을 보장해주는 ‘임대수익 안심보장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6층∼지상 13층, 총 320실 규모로 전용기준 25∼52㎡의 소형 면적 중심이다.
총 1590실 규모 대규모 오피스텔인 ‘정자동 3차 푸르지오 시티’는 선착순 150실을 대상으로 1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입주 전에 20개월간 매달 50만원의 수익을 선지급으로 받는 것과 비슷한 효과라는 설명이다. 부산 민락동에서 ‘부산 광안리 센텀프리모 오피스텔’을 분양 중인 서희건설은 임대수익보장제를 실시한다. 입주초기 1년간 고정월세 60만원씩을 책임 보장한다. 보장기간 동안에는 투자자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도 시행위탁자인 코비플랜(주)로부터 연간 72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대우건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 시티’상업시설을 분양 중이다. 지하 8층∼지상 19층 규모의 오피스텔 중 상업시설인 ‘강남역 센트럴애비뉴’는 지하 2층∼지상 3층에 상가 총 110개로 구성된다.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약 34m에 위치해 강남역의 유동인구 흡수가 용이하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e편한세상’의 단지 내 상가를 분양 및 임대를 하고 있다. 상가는 단지의 동선을 따라 1층에 배치되는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며, 연면적 7700m²로 4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선다. 1층은 스트리트형 상가로 최근 인기가 높은 테라스형으로 꾸며져 있다. 분양가는 3.3m²당 2000만∼3200만원으로 저렴하게 책정돼 실투자금 3억∼4억원대면 투자가 가능해 부담도 적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23-3번지 일대에서 ‘센원몰’을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에 지상 1∼3층, 5216개 점포로 이뤄지는 송도 최고 상권의 쇼핑몰이다. 2015년까지 약 1만여세대의 안정적인 배후수요가 형성될 예정으로, 인근에 ‘포스코빌딩’ ‘I-타워’ ‘IBS-타워’ 등의 오피스 시설이 둘러싸고 있어 최적의 상가 입지를 갖췄다.
롯데건설은 서울 중구 회현동 ‘남산 롯데캐슬 아이리스 오피스’를 임대 및 분양 중이다. 롯데건설이 직접 임대·분양 및 운영까지 책임지고 있어 임차 안정성이 높다. 입주업체와 직원들을 위한 공용 비즈니스룸, 휴게실, 탕비실 등이 갖춰져 있고, 주차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임대와 분양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도 선임대된 사무실을 분양 받을 경우, 공실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두산건설은 경기 일산 탄현역 부근 초고층 주상복합 ‘두산위브더제니스’ 내 상가인 ‘두산위브더제니스스퀘어’를 분양 중이다. ‘두산위브더제니스스퀘어’는 지하2층∼지상2층, 연면적 6만8266㎡의 복합상가로 총 159개 점포로 구성된다. 경의선 탄현역역세권에 위치해 있으며 주상복합내 2700가구를 배후수요로 확보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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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