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21>과천vs세종 상권 비교

하루 멀다 쪽박…냈다 하면 대박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과천시와 세종시. 정부청사 이전으로 울고 웃은 지역이다. 청사 떠난 과천시는 먹구름이, 청사 만난 세종시는 햇살이 가득하다. 집값, 전셋값, 상권 모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청사 이전 과천시 ‘울고’세종시 ‘웃고’
수천명 공무원 이사에 지역경제 희비 엇갈려

정부청사의 세종특별자치시 이전으로 본격화한 ‘세종시 시대’가 두 달째 접어들면서 일대 상권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세종시로 공무원들이 빠져나간 과천 별양동, 원문동 일대 상가는 손님이 줄면서 많게는 억원대에 이르던 상가 권리금이 사라지고 공실 상가들이 생겨나고 있다. 반면 공급이 부족한 세종시 정부청사 일대에선 상가가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기둥 뽑혔다”
아파트값 하락

경기도 과천은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계기로 조성된 계획도시다. 1982년 제2정부청사가 과천에 들어선 이후 30년 이상 국내 유일의 행정도시 기능을 해왔다. 하지만 요즘 과천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정부 부처가 지난해 말부터 세종시로 옮기면서 지역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정부청사 이전은 과천의 기둥을 뽑아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과천 시민들은 말한다. 인구 7만1000여 명의 과천 지역경제는 정부청사에 의존해 왔다. 시 전체 면적의 85.5%가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 있어 개발사업 추진도 어려운데다 과천의 예산규모(2013년 2200억원)는 경기도 내 31개 시·군 가운데 최하위다.


과천 정부청사에 있던 기관은 7개 정부 부처와 8개 산하 기관으로 직원수는 5484명. 이 가운데 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농림수산식품부·환경부 등 4개 부처와 2개 산하 기관(4049명)이 지난해 말 세종시로 이전했다. 작년 11월에는 지식경제부·고용노동부와 6개 소속 기관(1435명)이 차례로 옮겨갔다.

부처 이전으로 고객을 잃은 상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과천 핵심 상권인 중앙·별양동 일대 상점 997곳 가운데 54개 점포가 최근 3개월 새 문을 닫았다. 이 중 음식점이 30여 곳에 달한다. 부동산 시장도 타격이 크다. 2010년 8월 세종시 이전 기관이 확정된 이후 2년간 과천시의 아파트값은 평균 15% 하락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하락률이 가장 컸다.

과천 상권의 붕괴는 임대료와 권리금의 하락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한 상가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과천청사 인근 상가의 권리금이 2년새 반토막이 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상가를 찾는 발길이 줄어듦에 따라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역세권 상가나 먹자골목 내 음식점, 주변 상업시설의 권리금이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인근 대로변 상가(1층 전용면적 40㎡ 기준)의 권리금은 지난 2011년 1월 9000만∼1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4500만∼1억1000만원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사실상 최저 권리금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보증금(4000만∼1억원)과 월 임대료(175만∼320만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상황은 정부청사 공무원들이 자주 이용하던 청사역 이면의 먹자골목 음식점(1층 전용 85㎡ 기준) 권리금도 마찬가지다. 보증금(3000만∼1억원)과 월 임대료(140만∼270만원) 수준은 비슷하지만, 권리금만 2011년 5500만∼1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3000만∼65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과천 정부청사 주변 상업시설이나 지하상가 등은 아예 권리금이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청사 주변 상업시설 내부상가(1층 전용면적 40㎡ 기준)의 권리금은 3500만∼6500만원선을 유지했으나 현재는 권리금이 없거나 비싸도 4000만원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보증금(3000만∼1억원)과 월 임대료(300만∼500만원)의 경우 비슷한 선에서 유지됐다. 권리금은 상가에 새로 들어오는 세입자가 이전 세입자에게 관행적으로 내는 돈으로, 상권이 침체될 경우 해당 상권에 새로 진입할 상인이 줄어들게 돼 권리금도 하락하게 된다. 실제 과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과천청사 반경 500m 내 전통시장·일반상가 22곳의 공실률이 9.1%를 기록했다. 폐업신고한 음식점도 6곳에 달했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현재 정부청사 이전으로 과천 상권이 극도로 위축돼 있다”며 “사실상 해당 상권에 들어오려는 상인이 없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질 경우 지금 걸린 권리금보다도 더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반면 월 임대료는 한번 정착되면 내려가지 않는다”며 “건물주들은 차라리 상가를 비워두는 한이 있어도 임대료를 내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손님 줄면서 억대 권리금 증발…폐업 속출
[세]서울 A급 못지않은 호황…공급부족 현상도

과천 상권의 공동화를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 등 13개 기관을 내년까지 과천 정부청사로 옮길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 입주하기 위해서는 청사 내부를 리모델링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걸린다. 이 때문에 당장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와 과천시는 새 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과천에 둥지를 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000명 상대 밥집들
첫마을, 선점 특수

반면 세종시에선 상가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세종시정부청사 바로 앞에 들어선 ‘세종1번가’(1-5생활권)는 총 76개 점포 가운데 대부분이 주인을 찾았다.

세종1번가 상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초 분양 당시 1층은 4시간 만에 분양이 완료되고 2층도 1개 점포 빼고 그날 모두 주인을 찾았다”며 “현재 3, 4층에 몇 개 점포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남은 물량은 이르면 3월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늦어도 5월 전에는 물량이 소진 될 것으로 보여 세종시 상가에 관심 있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재 공무원들이 6000명이나 되는데 식당이 없어서 근처 첫마을 단지까지 가서 먹는 실정으로 청사 안에 식당이 있으나 250석 밖에 되지 않아 1, 2부로 나눠 밥을 먹을 정도로 상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종1번가와 승용차로 2∼3분 떨어진 곳에 있는 위치한 한솔빌딩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오는 3월에 완공될 예정인 이 상가에는 하루에도 수십통의 문의가 온다는 게 상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2011년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첫마을 내 점포들은 이른바 상권 ‘선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총 6500가구 규모인 첫마을(1∼7단지)의 최근 평균 입주율이 90%를 넘으며 각 점포들마다 넘쳐나는 손님들로 서울 A급 상권 못지않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세종시 상가들이 이처럼 대박을 누리는 배경은 무엇보다 상가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시 전체면적에서 상가가 들어갈 수 있는 상업용지 비중은 2.1%선으로 분당이나 일산 같은 신도시의 상업용지 비중은 6%대로 세종시 상가의 희소성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는 향후에도 상권의 전망이 좋은 편이다. 세종시의 명동으로 꼽히는 중심상업지구인 이른바 ‘2-4 생활권’에 속속 상가들이 개발되고 있어서다. 2-4 생활권은 오는 7월 입주하는 지상 8층 규모의 상가빌딩 세종메디피아를 시작으로 금강프라자, 세종퍼스트타워, 세진이너빌, 참미르메디칼 같은 대형 상가와 오피스텔들이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한다.

이 경우 첫마을 1∼7단지 기존 입주자들은 물론 내년 6월까지 추가로 입주하는 아파트 1만 가구 입주자들도 이 2-4 생활권 상가들을 지역 최대 상권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선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업종들이 이곳에 몰릴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2-4 생활권 상가들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일부 상가 점포는 3.3㎡당 2200만원이 넘는 최초 분양가보다 300만∼400만원의 웃돈이 붙은 상황이다.

2-4생활권은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2013년 말 이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각각 2013년 말과 2014년 말에 2-4 생활권 내에서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세종시에서 처음 청약을 받은 아파트 단지가 첫날에 마감되면서 올해도 세종시 일대에 청약 경쟁이 뜨거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세종시는 지난해 가장 먼저 이전한 국무총리실에 이어 최근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가 잇따라 이전해 전셋값이 치솟은 상태다. 전세가 상승 여파는 세종시 인근인 조치원, 충북 오송·청주, 대전 노은·도안 등지의 주택거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세종시에 분양을 앞둔 단지들은 최근 들어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주택이다. 건설·부동산 업계는 세종시 일대가 올해도 분양 시장의 ‘블루칩’이 될 것으로 보고 분양 성공을 위한 마케팅을 꼼꼼히 준비하는 모습이다.

세종시 분양 성공은 연초부터 이어졌다. 1월30일 청약 1·2순위 접수를 받은 세종시 호반베르디움 5차가 608가구 모집에 844명이 몰리며 평균 1.4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된 것이다. 전용면적 59㎡A형의 경쟁률은 4.3대 1이다. 전용면적 59∼84㎡ 총 688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인근에 32만㎡ 규모의 공원이 있고 복합커뮤니티센터 또한 가깝다.

하지만 행정타운과 거리가 멀어 외면을 받던 곳이다. 이에 호반건설은 3.3㎡당 분양가를 평균 758만원(최저 691만원)으로 책정해 청약자를 모았다. 결국 이 단지 모델하우스는 개관 이틀 만에 1만명 넘게 찾아 청약 성공을 예고했다. 결국 주택시장이 극심한 불황이라는 요즘 끝내 ‘대박’을 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세종시에 아파트 1만300여 가구가 공급된다. 지난해 전체 분양 물량의 절반을 웃도는 적지 않은 물량이다. 이 같은 분양 러쉬는 주택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호상황에 기인한다.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한 ‘첫마을 힐스테이트’전용 84㎡의 경우 분양가보다 6000만∼7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첫마을 푸르지오’전용 84B㎡도 분양 당시에 비해 5000만∼7000만원의 프리미엄이 생겼다.

세종시는 물론 오송 등 인근 지역 부동산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비록 호반건설이 포문을 열긴 했지만 상반기 분양 물량은 중흥건설이 가장 많다. 중흥건설은 상반기 6개 단지의 3731가구를 분양한다. 중흥건설은 곧 ‘중흥S-클래스 4차’ 총 1292가구를 내놓는다. 다음달에는 임대물량인 ‘중흥 S클래스 프라디움’ 총 1460가구를 선보인다. 5∼6월에는 ‘중흥S-클래스 5차’ 총 979가구 분양도 예정돼 있다.


모아종합건설·EG건설·신동아건설 등 중견건설사도 물량을 내놓을 채비를 마쳤다. 모아종합건설은 곧 전용면적 84∼99㎡로 구성된 ‘세종 모아미래도 2차’ 405가구를 내놓는다. EG건설은 다음달 각 316·159가구 규모인 ‘이지더원’두 단지를 공급한다.

4월에는 신동아건설(542가구), 대광건설(487가구), 한양(829가구)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상반기 1-1생활권 M10블록과 1-3생활권 M1블록에서 각각 982가구와 1623가구 규모의 단지를 선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세종시 일대 부동산시장 또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주택 수요는 넘치나 공급은 아직도 부족해 계속 주택난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세종시 임대료 변동률은 20%로 집계됐다. 주택만 보면 매매가는 평균 5% 가량 올랐는데 전세가는 28%나 상승했다. 거래 시장은 물론 분양 시장에 좋은 신호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주택 시장도 활기
줄줄이 분양 예정

이어 “세종시는 올해 하반기에 분양 공급량이 많고 내년에 1만4000가구 정도가 입주한다. 하지만 세종시는 대형이 아니라면 지난해 열기는 이어질 것이다. 호재가 많고 도시계획도 좋기 때문에 도시가 정착되면 거주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세종시가 지난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사람들의 기대감과 함께 선호가 많은 곳이다. 장기적으로는 경기도 과천의 전성기처럼 부상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