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21>과천vs세종 상권 비교

하루 멀다 쪽박…냈다 하면 대박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과천시와 세종시. 정부청사 이전으로 울고 웃은 지역이다. 청사 떠난 과천시는 먹구름이, 청사 만난 세종시는 햇살이 가득하다. 집값, 전셋값, 상권 모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청사 이전 과천시 ‘울고’세종시 ‘웃고’
수천명 공무원 이사에 지역경제 희비 엇갈려

정부청사의 세종특별자치시 이전으로 본격화한 ‘세종시 시대’가 두 달째 접어들면서 일대 상권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세종시로 공무원들이 빠져나간 과천 별양동, 원문동 일대 상가는 손님이 줄면서 많게는 억원대에 이르던 상가 권리금이 사라지고 공실 상가들이 생겨나고 있다. 반면 공급이 부족한 세종시 정부청사 일대에선 상가가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기둥 뽑혔다”
아파트값 하락

경기도 과천은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계기로 조성된 계획도시다. 1982년 제2정부청사가 과천에 들어선 이후 30년 이상 국내 유일의 행정도시 기능을 해왔다. 하지만 요즘 과천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정부 부처가 지난해 말부터 세종시로 옮기면서 지역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정부청사 이전은 과천의 기둥을 뽑아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과천 시민들은 말한다. 인구 7만1000여 명의 과천 지역경제는 정부청사에 의존해 왔다. 시 전체 면적의 85.5%가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 있어 개발사업 추진도 어려운데다 과천의 예산규모(2013년 2200억원)는 경기도 내 31개 시·군 가운데 최하위다.

과천 정부청사에 있던 기관은 7개 정부 부처와 8개 산하 기관으로 직원수는 5484명. 이 가운데 기획재정부·국토해양부·농림수산식품부·환경부 등 4개 부처와 2개 산하 기관(4049명)이 지난해 말 세종시로 이전했다. 작년 11월에는 지식경제부·고용노동부와 6개 소속 기관(1435명)이 차례로 옮겨갔다.

부처 이전으로 고객을 잃은 상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과천 핵심 상권인 중앙·별양동 일대 상점 997곳 가운데 54개 점포가 최근 3개월 새 문을 닫았다. 이 중 음식점이 30여 곳에 달한다. 부동산 시장도 타격이 크다. 2010년 8월 세종시 이전 기관이 확정된 이후 2년간 과천시의 아파트값은 평균 15% 하락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 하락률이 가장 컸다.

과천 상권의 붕괴는 임대료와 권리금의 하락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한 상가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과천청사 인근 상가의 권리금이 2년새 반토막이 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상가를 찾는 발길이 줄어듦에 따라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역세권 상가나 먹자골목 내 음식점, 주변 상업시설의 권리금이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인근 대로변 상가(1층 전용면적 40㎡ 기준)의 권리금은 지난 2011년 1월 9000만∼1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4500만∼1억1000만원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사실상 최저 권리금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보증금(4000만∼1억원)과 월 임대료(175만∼320만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상황은 정부청사 공무원들이 자주 이용하던 청사역 이면의 먹자골목 음식점(1층 전용 85㎡ 기준) 권리금도 마찬가지다. 보증금(3000만∼1억원)과 월 임대료(140만∼270만원) 수준은 비슷하지만, 권리금만 2011년 5500만∼1억2000만원에서 지난달 3000만∼65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과천 정부청사 주변 상업시설이나 지하상가 등은 아예 권리금이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청사 주변 상업시설 내부상가(1층 전용면적 40㎡ 기준)의 권리금은 3500만∼6500만원선을 유지했으나 현재는 권리금이 없거나 비싸도 4000만원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보증금(3000만∼1억원)과 월 임대료(300만∼500만원)의 경우 비슷한 선에서 유지됐다. 권리금은 상가에 새로 들어오는 세입자가 이전 세입자에게 관행적으로 내는 돈으로, 상권이 침체될 경우 해당 상권에 새로 진입할 상인이 줄어들게 돼 권리금도 하락하게 된다. 실제 과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과천청사 반경 500m 내 전통시장·일반상가 22곳의 공실률이 9.1%를 기록했다. 폐업신고한 음식점도 6곳에 달했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현재 정부청사 이전으로 과천 상권이 극도로 위축돼 있다”며 “사실상 해당 상권에 들어오려는 상인이 없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질 경우 지금 걸린 권리금보다도 더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반면 월 임대료는 한번 정착되면 내려가지 않는다”며 “건물주들은 차라리 상가를 비워두는 한이 있어도 임대료를 내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손님 줄면서 억대 권리금 증발…폐업 속출
[세]서울 A급 못지않은 호황…공급부족 현상도

과천 상권의 공동화를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정부는 방송통신위원회 등 13개 기관을 내년까지 과천 정부청사로 옮길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기관이 입주하기 위해서는 청사 내부를 리모델링해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기간이 최소 1년 이상 걸린다. 이 때문에 당장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와 과천시는 새 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과천에 둥지를 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000명 상대 밥집들
첫마을, 선점 특수

반면 세종시에선 상가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세종시정부청사 바로 앞에 들어선 ‘세종1번가’(1-5생활권)는 총 76개 점포 가운데 대부분이 주인을 찾았다.

세종1번가 상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초 분양 당시 1층은 4시간 만에 분양이 완료되고 2층도 1개 점포 빼고 그날 모두 주인을 찾았다”며 “현재 3, 4층에 몇 개 점포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남은 물량은 이르면 3월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늦어도 5월 전에는 물량이 소진 될 것으로 보여 세종시 상가에 관심 있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재 공무원들이 6000명이나 되는데 식당이 없어서 근처 첫마을 단지까지 가서 먹는 실정으로 청사 안에 식당이 있으나 250석 밖에 되지 않아 1, 2부로 나눠 밥을 먹을 정도로 상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세종1번가와 승용차로 2∼3분 떨어진 곳에 있는 위치한 한솔빌딩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오는 3월에 완공될 예정인 이 상가에는 하루에도 수십통의 문의가 온다는 게 상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종시에서 처음으로 2011년 1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첫마을 내 점포들은 이른바 상권 ‘선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총 6500가구 규모인 첫마을(1∼7단지)의 최근 평균 입주율이 90%를 넘으며 각 점포들마다 넘쳐나는 손님들로 서울 A급 상권 못지않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세종시 상가들이 이처럼 대박을 누리는 배경은 무엇보다 상가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시 전체면적에서 상가가 들어갈 수 있는 상업용지 비중은 2.1%선으로 분당이나 일산 같은 신도시의 상업용지 비중은 6%대로 세종시 상가의 희소성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는 향후에도 상권의 전망이 좋은 편이다. 세종시의 명동으로 꼽히는 중심상업지구인 이른바 ‘2-4 생활권’에 속속 상가들이 개발되고 있어서다. 2-4 생활권은 오는 7월 입주하는 지상 8층 규모의 상가빌딩 세종메디피아를 시작으로 금강프라자, 세종퍼스트타워, 세진이너빌, 참미르메디칼 같은 대형 상가와 오피스텔들이 순차적으로 입주를 시작한다.

이 경우 첫마을 1∼7단지 기존 입주자들은 물론 내년 6월까지 추가로 입주하는 아파트 1만 가구 입주자들도 이 2-4 생활권 상가들을 지역 최대 상권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선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업종들이 이곳에 몰릴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2-4 생활권 상가들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일부 상가 점포는 3.3㎡당 2200만원이 넘는 최초 분양가보다 300만∼400만원의 웃돈이 붙은 상황이다.

2-4생활권은 대형마트가 들어서는 2013년 말 이후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각각 2013년 말과 2014년 말에 2-4 생활권 내에서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세종시에서 처음 청약을 받은 아파트 단지가 첫날에 마감되면서 올해도 세종시 일대에 청약 경쟁이 뜨거울지 관심이 모아진다. 세종시는 지난해 가장 먼저 이전한 국무총리실에 이어 최근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가 잇따라 이전해 전셋값이 치솟은 상태다. 전세가 상승 여파는 세종시 인근인 조치원, 충북 오송·청주, 대전 노은·도안 등지의 주택거래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세종시에 분양을 앞둔 단지들은 최근 들어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주택이다. 건설·부동산 업계는 세종시 일대가 올해도 분양 시장의 ‘블루칩’이 될 것으로 보고 분양 성공을 위한 마케팅을 꼼꼼히 준비하는 모습이다.

세종시 분양 성공은 연초부터 이어졌다. 1월30일 청약 1·2순위 접수를 받은 세종시 호반베르디움 5차가 608가구 모집에 844명이 몰리며 평균 1.4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된 것이다. 전용면적 59㎡A형의 경쟁률은 4.3대 1이다. 전용면적 59∼84㎡ 총 688가구로 구성된 이 단지는 인근에 32만㎡ 규모의 공원이 있고 복합커뮤니티센터 또한 가깝다.

하지만 행정타운과 거리가 멀어 외면을 받던 곳이다. 이에 호반건설은 3.3㎡당 분양가를 평균 758만원(최저 691만원)으로 책정해 청약자를 모았다. 결국 이 단지 모델하우스는 개관 이틀 만에 1만명 넘게 찾아 청약 성공을 예고했다. 결국 주택시장이 극심한 불황이라는 요즘 끝내 ‘대박’을 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세종시에 아파트 1만300여 가구가 공급된다. 지난해 전체 분양 물량의 절반을 웃도는 적지 않은 물량이다. 이 같은 분양 러쉬는 주택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호상황에 기인한다.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한 ‘첫마을 힐스테이트’전용 84㎡의 경우 분양가보다 6000만∼7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었다. ‘첫마을 푸르지오’전용 84B㎡도 분양 당시에 비해 5000만∼7000만원의 프리미엄이 생겼다.

세종시는 물론 오송 등 인근 지역 부동산도 들썩이는 모습이다. 비록 호반건설이 포문을 열긴 했지만 상반기 분양 물량은 중흥건설이 가장 많다. 중흥건설은 상반기 6개 단지의 3731가구를 분양한다. 중흥건설은 곧 ‘중흥S-클래스 4차’ 총 1292가구를 내놓는다. 다음달에는 임대물량인 ‘중흥 S클래스 프라디움’ 총 1460가구를 선보인다. 5∼6월에는 ‘중흥S-클래스 5차’ 총 979가구 분양도 예정돼 있다.

모아종합건설·EG건설·신동아건설 등 중견건설사도 물량을 내놓을 채비를 마쳤다. 모아종합건설은 곧 전용면적 84∼99㎡로 구성된 ‘세종 모아미래도 2차’ 405가구를 내놓는다. EG건설은 다음달 각 316·159가구 규모인 ‘이지더원’두 단지를 공급한다.

4월에는 신동아건설(542가구), 대광건설(487가구), 한양(829가구)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상반기 1-1생활권 M10블록과 1-3생활권 M1블록에서 각각 982가구와 1623가구 규모의 단지를 선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세종시 일대 부동산시장 또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주택 수요는 넘치나 공급은 아직도 부족해 계속 주택난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세종시 임대료 변동률은 20%로 집계됐다. 주택만 보면 매매가는 평균 5% 가량 올랐는데 전세가는 28%나 상승했다. 거래 시장은 물론 분양 시장에 좋은 신호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주택 시장도 활기
줄줄이 분양 예정

이어 “세종시는 올해 하반기에 분양 공급량이 많고 내년에 1만4000가구 정도가 입주한다. 하지만 세종시는 대형이 아니라면 지난해 열기는 이어질 것이다. 호재가 많고 도시계획도 좋기 때문에 도시가 정착되면 거주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세종시가 지난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사람들의 기대감과 함께 선호가 많은 곳이다. 장기적으로는 경기도 과천의 전성기처럼 부상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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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