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119>자산가 베팅 포인트

빌딩부자 옛말…이것저것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예금금리 연 2% 시대로 접어들면서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기예금 신규 취급액 중 연 2.99% 이하 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이 45.9%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 기준 금리가 다시 한 번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는 예측도 간간히 들려오고 있다.

저금리·금소세 확대 “쌓아둔 현금 어디 묻나”
‘수익 대세’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재조명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한국은행이 2월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저성장·저금리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올해부터 개인당 연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세 부담 증가로 금융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게 돼 현금보유 매력이 사라진 것이다. 연초부터 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 변경에 바쁜 이유다.

4000만→2000만원
금소세 기준 하향

투자자들은 저금리와 금융소득종합과세 확대로 현금을 묻어 둘 곳이 없다. 자산가들의 ‘베팅’이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자산가들은 여전히 오피스텔이나 상가·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금융상품이나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수익률이 좋은 부동산 상품에 눈을 돌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목돈을 부동산에 묶어두고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이 아닌 정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선호가 부쩍 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자본이득보다 운용수익을 중요하게 생각한 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빌딩시장에 대한 매력은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다. 저성장 기조와 빌딩공급 증가로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House poor)에 이어 ‘빌딩푸어’(Building poor)도 증가세에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이 증가해 건물주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임대수익이 떨어져 대출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고, 빌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낮은 임대료보다 공실이 더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고, 부동산은 물론 증권을 비롯한 금융투자상품 등 재테크 수단들로 예전과 같은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투자자들에게 보수적이고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태도가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분양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임대면적의 단위가 빌딩보다 작아 임차인을 구하기 쉽기 때문에 공실률을 줄이는데 유리하다. 사실상 오피스텔은 주거목적으로 전용가능 하기 때문에 공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최근 주택가 원룸의 임차인들이 시설이 깨끗하고 편리한 오피스텔 및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역시 ‘수익률’이다. 전문가들은 입지나 매수가격 등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도 임대 수익률이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입지 여건과 방법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8명꼴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이 적어도 연 6%를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연 3% 초반)의 2배 이상이 돼야 만족한다는 뜻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KB부동산 알리지 사이트 개편을 기념해 지난해 12월 말에서 올 1월 중순까지 일반고객 6538명, 부동산공인중개사 894명 등 총 74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희망수익률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0.8%가 연 6% 이상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연 6∼7%대 수익률이 돼야 한다는 응답이 37.6%로 가장 많았고, 연 8∼9%대 수익률 희망 응답자는 24.3%, 연 10% 이상 수익률 희망 응답자는 18.9%이었다. 이에 비해 연 5%대 수익률을 희망한다는 응답자는 15.1%, 연 4%대 수익률 희망 답변자는 4.1%에 그쳤다.

‘향후 투자가치가 가장 클 것으로 생각되는 부동산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엔 수익형 부동산이 주류를 이뤘다. 수익형 부동산 가운데 원룸주택·도시형 생활주택을 꼽는 응답자가 24%로 가장 많았고, 상가와 오피스빌딩 21%, 오피스텔 10.4%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의 경우 12.6%에 불과해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이 시세차익보다는 현금흐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토지를 유망 투자처로 보는 응답자는 22.5%, 단독주택은 9.5%로 각각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여유자금(은퇴자금)’으로 투자할 때 가장 선호하는 대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수익형 부동산을 꼽은 사람이 전체의 31.4%로 은행의 예·적금(39.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국내외 주식·주식형펀드 12.9%, 연금보험 12.2%, 국내외 채권·채권형펀드 3.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응답을 연령별로 세분화한 결과 40세 이상이 여유자금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응답이 41.2%로 40세 미만(24.1%)보다 많아 눈길을 끌었다. 취업자별로는 급여생활자(25.7%)보다는 비급여생활자(36.9%)가 더 수익형 부동산을 선호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 등 비급여 생활자들이 안정적인 임대소득이 발생하는 수익형 부동산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응답결과는 자연스러운 답변으로 분석된다.

하우스푸어만?
빌딩푸어도 있다

금융소득 과세 대상자 확대가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금융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인지를 두고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소득 과세구간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 그동안 이자, 배당으로 연간 4000만원 미만의 금융소득을 올리던 자산가들이 은행금리보다 임대수익률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반면 임대소득은 매년 5월 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에 포함돼 어차피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임대소득세를 내게 되면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납부 부담까지 높아져 실익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세무 전문가들은 금융소득 과세기준 하향조정(4000만→2000만원)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가져다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내다보고 있다. 한 은행 부동산 팀장은 “현실적으로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엄격하지 않고 임대주택의 월세전환은 가속화되고 있어 이번 금융소득 과세 대상자 확대가 오피스텔, 소규모 상가 및 주택 임대수요 기반이 늘어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세제혜택과 맞물리면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과장은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해졌다”며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안정적인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임대사업의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 부동산 컨설팅 대표는 “금융소득 과세 강화는 심리적으로 자산가들이 금융소득보다 임대수익률에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부담 측면에서는 금융소득을 누리던 투자자산을 임대소득으로 돌려도 메리트가 없다는 게 세무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세무사는 “부동산시장 전망이 밝다면 금융소득 투자자산을 임대소득으로 전환하는 게 맞다”면서도 “시장전망은 불투명하고 임대소득이 발생하면 반드시 5월 말 종합소득세에 합산해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임대소득이 있으면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납부액이 올라가는 부담도 생겨 득될 게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의하는 VIP고객들에게는 비과세 금융상품으로 전환하거나 배우자, 또는 자녀 증여 등으로 금융소득을 분산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재산 포트폴리오 재구성

부동산업계 관계자들도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로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만 정기예금에서 9조4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동안 정기예금에서 이탈한 돈은 11조7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주목받는 수익형 부동산은 안정적인 배후를 확보한 단지 내 상가다. 입지가 좋고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분양공급이 활발해지면서 단지 내 상가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단지 내 상가는 위치에 따라 지역 근린상가 역할도 할 수 있어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상가의 규모가 클 경우 특정지역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나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는 대체로 브랜드 건설업체가 사업을 주도해 핵심상권에 들어서는 게 특징”이라며 “상가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수요층 확보가 안정적이어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주요 아파트 및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 현황이다.
▲가재울뉴타운 래미안 e편한세상 =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e편한세상’의 단지 내 상가를 분양 및 임대하고 있다. 래미안 e편한세상은 3293가구로 2012년 10월부터 입주에 들어갔다.

상가는 단지의 동선을 따라 1층에 배치되는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며, 연면적 7700여m²로 4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선다. 특히 1층은 스트리트형 상가로 최근 인기가 높은 테라스형으로 꾸며져 있다. 분양가는 3.3m²당 2000만∼3200만원대로 저렴하게 책정돼 실투자금 2억∼3억원대면 투자가 가능해 부담도 적다.
주변에는 마포구 상암동 DMC 개발 등 호재가 풍부한 편이다. 현재 마트, 병의원, 약국, 치킨전문점, 김밥전문점 등이 운영 중이거나 임대가 맞춰져 있다. 융자는 잔금 50%까지 가능하고 이미 준공이 끝나 바로 입점할 수 있다.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 = 대우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5-19번지 외 4필지에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근린생활시설을 분양 중이다. 지하 8층∼지상 19층 연면적 5만218.36㎡규모다. 지상 4층∼지상 19층에는 총 728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서며, 지하 2층∼지상 3층의 총 110개의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2450만∼1억1300만원선(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추천업종은 식음료점, 커피전문점, 금융, 메디컬, 클리닉, 학원 등이다.

“이젠 금융소득보다
임대수익률에 관심”

센트럴푸르지오시티의 상가의 최대 강점은 입지다. 사업지는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1번출구에서 약 34m거리에 위치하여 유동수요의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남역 주변은 삼성타운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과 세무서·세무사 사무실, 편입학원·로스쿨학원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직장인·전문직 등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국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하루 90만명 추산)이다. 계약금 10%,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입주는 2015년 3월 예정.


“수익형 수익 연 6% 이상”
은퇴자금 등 여윳돈 투자

▲성수동 포레 더 몰 = 한화건설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갤러리아 포레’ 내 상업시설인 ‘포레 더 몰’을 분양하고 있다. 지상 상가 일부와 지하 1∼2층 잔여 점포가 대상이다. 지상에는 은행,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등이 자리해 있다. 지하에는 명품가구와 인테리어 점포가 입점했다.

▲마포 메세나폴리스 = GS건설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메세나폴리스’ 단지 내 상가를 공급하고 있다. 총 247개 점포로 구성되는 테마 쇼핑몰로 롯데시네마, 인터파크 아트홀 등이 입점했다. 지하철 2·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이 상가와 연결돼 있다. 합정로, 강변북로 등 다양한 교통망도 갖춰져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