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119>자산가 베팅 포인트

빌딩부자 옛말…이것저것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예금금리 연 2% 시대로 접어들면서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기예금 신규 취급액 중 연 2.99% 이하 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이 45.9%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 기준 금리가 다시 한 번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는 예측도 간간히 들려오고 있다.

저금리·금소세 확대 “쌓아둔 현금 어디 묻나”
‘수익 대세’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재조명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한국은행이 2월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저성장·저금리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올해부터 개인당 연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세 부담 증가로 금융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게 돼 현금보유 매력이 사라진 것이다. 연초부터 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 변경에 바쁜 이유다.

4000만→2000만원
금소세 기준 하향

투자자들은 저금리와 금융소득종합과세 확대로 현금을 묻어 둘 곳이 없다. 자산가들의 ‘베팅’이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자산가들은 여전히 오피스텔이나 상가·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금융상품이나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수익률이 좋은 부동산 상품에 눈을 돌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목돈을 부동산에 묶어두고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이 아닌 정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선호가 부쩍 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자본이득보다 운용수익을 중요하게 생각한 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빌딩시장에 대한 매력은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다. 저성장 기조와 빌딩공급 증가로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House poor)에 이어 ‘빌딩푸어’(Building poor)도 증가세에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이 증가해 건물주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임대수익이 떨어져 대출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고, 빌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낮은 임대료보다 공실이 더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고, 부동산은 물론 증권을 비롯한 금융투자상품 등 재테크 수단들로 예전과 같은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투자자들에게 보수적이고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태도가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분양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임대면적의 단위가 빌딩보다 작아 임차인을 구하기 쉽기 때문에 공실률을 줄이는데 유리하다. 사실상 오피스텔은 주거목적으로 전용가능 하기 때문에 공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최근 주택가 원룸의 임차인들이 시설이 깨끗하고 편리한 오피스텔 및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역시 ‘수익률’이다. 전문가들은 입지나 매수가격 등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도 임대 수익률이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입지 여건과 방법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8명꼴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이 적어도 연 6%를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연 3% 초반)의 2배 이상이 돼야 만족한다는 뜻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KB부동산 알리지 사이트 개편을 기념해 지난해 12월 말에서 올 1월 중순까지 일반고객 6538명, 부동산공인중개사 894명 등 총 74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희망수익률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0.8%가 연 6% 이상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연 6∼7%대 수익률이 돼야 한다는 응답이 37.6%로 가장 많았고, 연 8∼9%대 수익률 희망 응답자는 24.3%, 연 10% 이상 수익률 희망 응답자는 18.9%이었다. 이에 비해 연 5%대 수익률을 희망한다는 응답자는 15.1%, 연 4%대 수익률 희망 답변자는 4.1%에 그쳤다.

‘향후 투자가치가 가장 클 것으로 생각되는 부동산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엔 수익형 부동산이 주류를 이뤘다. 수익형 부동산 가운데 원룸주택·도시형 생활주택을 꼽는 응답자가 24%로 가장 많았고, 상가와 오피스빌딩 21%, 오피스텔 10.4%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의 경우 12.6%에 불과해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이 시세차익보다는 현금흐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토지를 유망 투자처로 보는 응답자는 22.5%, 단독주택은 9.5%로 각각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여유자금(은퇴자금)’으로 투자할 때 가장 선호하는 대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수익형 부동산을 꼽은 사람이 전체의 31.4%로 은행의 예·적금(39.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국내외 주식·주식형펀드 12.9%, 연금보험 12.2%, 국내외 채권·채권형펀드 3.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응답을 연령별로 세분화한 결과 40세 이상이 여유자금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응답이 41.2%로 40세 미만(24.1%)보다 많아 눈길을 끌었다. 취업자별로는 급여생활자(25.7%)보다는 비급여생활자(36.9%)가 더 수익형 부동산을 선호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 등 비급여 생활자들이 안정적인 임대소득이 발생하는 수익형 부동산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응답결과는 자연스러운 답변으로 분석된다.

하우스푸어만?
빌딩푸어도 있다

금융소득 과세 대상자 확대가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금융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인지를 두고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소득 과세구간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 그동안 이자, 배당으로 연간 4000만원 미만의 금융소득을 올리던 자산가들이 은행금리보다 임대수익률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반면 임대소득은 매년 5월 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에 포함돼 어차피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임대소득세를 내게 되면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납부 부담까지 높아져 실익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세무 전문가들은 금융소득 과세기준 하향조정(4000만→2000만원)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가져다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내다보고 있다. 한 은행 부동산 팀장은 “현실적으로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엄격하지 않고 임대주택의 월세전환은 가속화되고 있어 이번 금융소득 과세 대상자 확대가 오피스텔, 소규모 상가 및 주택 임대수요 기반이 늘어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세제혜택과 맞물리면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과장은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해졌다”며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안정적인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임대사업의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 부동산 컨설팅 대표는 “금융소득 과세 강화는 심리적으로 자산가들이 금융소득보다 임대수익률에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부담 측면에서는 금융소득을 누리던 투자자산을 임대소득으로 돌려도 메리트가 없다는 게 세무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세무사는 “부동산시장 전망이 밝다면 금융소득 투자자산을 임대소득으로 전환하는 게 맞다”면서도 “시장전망은 불투명하고 임대소득이 발생하면 반드시 5월 말 종합소득세에 합산해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임대소득이 있으면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납부액이 올라가는 부담도 생겨 득될 게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의하는 VIP고객들에게는 비과세 금융상품으로 전환하거나 배우자, 또는 자녀 증여 등으로 금융소득을 분산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재산 포트폴리오 재구성

부동산업계 관계자들도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로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만 정기예금에서 9조4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동안 정기예금에서 이탈한 돈은 11조7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주목받는 수익형 부동산은 안정적인 배후를 확보한 단지 내 상가다. 입지가 좋고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분양공급이 활발해지면서 단지 내 상가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단지 내 상가는 위치에 따라 지역 근린상가 역할도 할 수 있어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상가의 규모가 클 경우 특정지역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나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는 대체로 브랜드 건설업체가 사업을 주도해 핵심상권에 들어서는 게 특징”이라며 “상가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수요층 확보가 안정적이어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주요 아파트 및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 현황이다.
▲가재울뉴타운 래미안 e편한세상 =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e편한세상’의 단지 내 상가를 분양 및 임대하고 있다. 래미안 e편한세상은 3293가구로 2012년 10월부터 입주에 들어갔다.

상가는 단지의 동선을 따라 1층에 배치되는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며, 연면적 7700여m²로 4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선다. 특히 1층은 스트리트형 상가로 최근 인기가 높은 테라스형으로 꾸며져 있다. 분양가는 3.3m²당 2000만∼3200만원대로 저렴하게 책정돼 실투자금 2억∼3억원대면 투자가 가능해 부담도 적다.
주변에는 마포구 상암동 DMC 개발 등 호재가 풍부한 편이다. 현재 마트, 병의원, 약국, 치킨전문점, 김밥전문점 등이 운영 중이거나 임대가 맞춰져 있다. 융자는 잔금 50%까지 가능하고 이미 준공이 끝나 바로 입점할 수 있다.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 = 대우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5-19번지 외 4필지에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근린생활시설을 분양 중이다. 지하 8층∼지상 19층 연면적 5만218.36㎡규모다. 지상 4층∼지상 19층에는 총 728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서며, 지하 2층∼지상 3층의 총 110개의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2450만∼1억1300만원선(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추천업종은 식음료점, 커피전문점, 금융, 메디컬, 클리닉, 학원 등이다.

“이젠 금융소득보다
임대수익률에 관심”

센트럴푸르지오시티의 상가의 최대 강점은 입지다. 사업지는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1번출구에서 약 34m거리에 위치하여 유동수요의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남역 주변은 삼성타운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과 세무서·세무사 사무실, 편입학원·로스쿨학원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직장인·전문직 등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국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하루 90만명 추산)이다. 계약금 10%,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입주는 2015년 3월 예정.

“수익형 수익 연 6% 이상”
은퇴자금 등 여윳돈 투자

▲성수동 포레 더 몰 = 한화건설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갤러리아 포레’ 내 상업시설인 ‘포레 더 몰’을 분양하고 있다. 지상 상가 일부와 지하 1∼2층 잔여 점포가 대상이다. 지상에는 은행,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등이 자리해 있다. 지하에는 명품가구와 인테리어 점포가 입점했다.

▲마포 메세나폴리스 = GS건설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메세나폴리스’ 단지 내 상가를 공급하고 있다. 총 247개 점포로 구성되는 테마 쇼핑몰로 롯데시네마, 인터파크 아트홀 등이 입점했다. 지하철 2·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이 상가와 연결돼 있다. 합정로, 강변북로 등 다양한 교통망도 갖춰져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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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