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119>자산가 베팅 포인트

빌딩부자 옛말…이것저것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예금금리 연 2% 시대로 접어들면서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기예금 신규 취급액 중 연 2.99% 이하 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이 45.9%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 기준 금리가 다시 한 번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는 예측도 간간히 들려오고 있다.

저금리·금소세 확대 “쌓아둔 현금 어디 묻나”
‘수익 대세’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재조명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한국은행이 2월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저성장·저금리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올해부터 개인당 연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세 부담 증가로 금융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게 돼 현금보유 매력이 사라진 것이다. 연초부터 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 변경에 바쁜 이유다.

4000만→2000만원
금소세 기준 하향

투자자들은 저금리와 금융소득종합과세 확대로 현금을 묻어 둘 곳이 없다. 자산가들의 ‘베팅’이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자산가들은 여전히 오피스텔이나 상가·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금융상품이나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수익률이 좋은 부동산 상품에 눈을 돌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목돈을 부동산에 묶어두고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이 아닌 정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선호가 부쩍 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자본이득보다 운용수익을 중요하게 생각한 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빌딩시장에 대한 매력은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다. 저성장 기조와 빌딩공급 증가로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House poor)에 이어 ‘빌딩푸어’(Building poor)도 증가세에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이 증가해 건물주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임대수익이 떨어져 대출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고, 빌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낮은 임대료보다 공실이 더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고, 부동산은 물론 증권을 비롯한 금융투자상품 등 재테크 수단들로 예전과 같은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투자자들에게 보수적이고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태도가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분양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임대면적의 단위가 빌딩보다 작아 임차인을 구하기 쉽기 때문에 공실률을 줄이는데 유리하다. 사실상 오피스텔은 주거목적으로 전용가능 하기 때문에 공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최근 주택가 원룸의 임차인들이 시설이 깨끗하고 편리한 오피스텔 및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역시 ‘수익률’이다. 전문가들은 입지나 매수가격 등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도 임대 수익률이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입지 여건과 방법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8명꼴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이 적어도 연 6%를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연 3% 초반)의 2배 이상이 돼야 만족한다는 뜻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KB부동산 알리지 사이트 개편을 기념해 지난해 12월 말에서 올 1월 중순까지 일반고객 6538명, 부동산공인중개사 894명 등 총 74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희망수익률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0.8%가 연 6% 이상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연 6∼7%대 수익률이 돼야 한다는 응답이 37.6%로 가장 많았고, 연 8∼9%대 수익률 희망 응답자는 24.3%, 연 10% 이상 수익률 희망 응답자는 18.9%이었다. 이에 비해 연 5%대 수익률을 희망한다는 응답자는 15.1%, 연 4%대 수익률 희망 답변자는 4.1%에 그쳤다.

‘향후 투자가치가 가장 클 것으로 생각되는 부동산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엔 수익형 부동산이 주류를 이뤘다. 수익형 부동산 가운데 원룸주택·도시형 생활주택을 꼽는 응답자가 24%로 가장 많았고, 상가와 오피스빌딩 21%, 오피스텔 10.4%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의 경우 12.6%에 불과해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이 시세차익보다는 현금흐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토지를 유망 투자처로 보는 응답자는 22.5%, 단독주택은 9.5%로 각각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여유자금(은퇴자금)’으로 투자할 때 가장 선호하는 대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수익형 부동산을 꼽은 사람이 전체의 31.4%로 은행의 예·적금(39.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국내외 주식·주식형펀드 12.9%, 연금보험 12.2%, 국내외 채권·채권형펀드 3.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응답을 연령별로 세분화한 결과 40세 이상이 여유자금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응답이 41.2%로 40세 미만(24.1%)보다 많아 눈길을 끌었다. 취업자별로는 급여생활자(25.7%)보다는 비급여생활자(36.9%)가 더 수익형 부동산을 선호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 등 비급여 생활자들이 안정적인 임대소득이 발생하는 수익형 부동산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응답결과는 자연스러운 답변으로 분석된다.

하우스푸어만?
빌딩푸어도 있다

금융소득 과세 대상자 확대가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금융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인지를 두고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소득 과세구간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 그동안 이자, 배당으로 연간 4000만원 미만의 금융소득을 올리던 자산가들이 은행금리보다 임대수익률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반면 임대소득은 매년 5월 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에 포함돼 어차피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임대소득세를 내게 되면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납부 부담까지 높아져 실익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세무 전문가들은 금융소득 과세기준 하향조정(4000만→2000만원)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가져다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내다보고 있다. 한 은행 부동산 팀장은 “현실적으로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엄격하지 않고 임대주택의 월세전환은 가속화되고 있어 이번 금융소득 과세 대상자 확대가 오피스텔, 소규모 상가 및 주택 임대수요 기반이 늘어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세제혜택과 맞물리면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과장은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해졌다”며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안정적인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임대사업의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 부동산 컨설팅 대표는 “금융소득 과세 강화는 심리적으로 자산가들이 금융소득보다 임대수익률에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부담 측면에서는 금융소득을 누리던 투자자산을 임대소득으로 돌려도 메리트가 없다는 게 세무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세무사는 “부동산시장 전망이 밝다면 금융소득 투자자산을 임대소득으로 전환하는 게 맞다”면서도 “시장전망은 불투명하고 임대소득이 발생하면 반드시 5월 말 종합소득세에 합산해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임대소득이 있으면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납부액이 올라가는 부담도 생겨 득될 게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의하는 VIP고객들에게는 비과세 금융상품으로 전환하거나 배우자, 또는 자녀 증여 등으로 금융소득을 분산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재산 포트폴리오 재구성

부동산업계 관계자들도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로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만 정기예금에서 9조4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동안 정기예금에서 이탈한 돈은 11조7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주목받는 수익형 부동산은 안정적인 배후를 확보한 단지 내 상가다. 입지가 좋고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분양공급이 활발해지면서 단지 내 상가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단지 내 상가는 위치에 따라 지역 근린상가 역할도 할 수 있어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상가의 규모가 클 경우 특정지역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나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는 대체로 브랜드 건설업체가 사업을 주도해 핵심상권에 들어서는 게 특징”이라며 “상가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수요층 확보가 안정적이어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주요 아파트 및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 현황이다.
▲가재울뉴타운 래미안 e편한세상 =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e편한세상’의 단지 내 상가를 분양 및 임대하고 있다. 래미안 e편한세상은 3293가구로 2012년 10월부터 입주에 들어갔다.

상가는 단지의 동선을 따라 1층에 배치되는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며, 연면적 7700여m²로 4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선다. 특히 1층은 스트리트형 상가로 최근 인기가 높은 테라스형으로 꾸며져 있다. 분양가는 3.3m²당 2000만∼3200만원대로 저렴하게 책정돼 실투자금 2억∼3억원대면 투자가 가능해 부담도 적다.
주변에는 마포구 상암동 DMC 개발 등 호재가 풍부한 편이다. 현재 마트, 병의원, 약국, 치킨전문점, 김밥전문점 등이 운영 중이거나 임대가 맞춰져 있다. 융자는 잔금 50%까지 가능하고 이미 준공이 끝나 바로 입점할 수 있다.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 = 대우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5-19번지 외 4필지에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근린생활시설을 분양 중이다. 지하 8층∼지상 19층 연면적 5만218.36㎡규모다. 지상 4층∼지상 19층에는 총 728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서며, 지하 2층∼지상 3층의 총 110개의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2450만∼1억1300만원선(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추천업종은 식음료점, 커피전문점, 금융, 메디컬, 클리닉, 학원 등이다.

“이젠 금융소득보다
임대수익률에 관심”

센트럴푸르지오시티의 상가의 최대 강점은 입지다. 사업지는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1번출구에서 약 34m거리에 위치하여 유동수요의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남역 주변은 삼성타운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과 세무서·세무사 사무실, 편입학원·로스쿨학원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직장인·전문직 등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국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하루 90만명 추산)이다. 계약금 10%,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입주는 2015년 3월 예정.


“수익형 수익 연 6% 이상”
은퇴자금 등 여윳돈 투자

▲성수동 포레 더 몰 = 한화건설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갤러리아 포레’ 내 상업시설인 ‘포레 더 몰’을 분양하고 있다. 지상 상가 일부와 지하 1∼2층 잔여 점포가 대상이다. 지상에는 은행,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등이 자리해 있다. 지하에는 명품가구와 인테리어 점포가 입점했다.

▲마포 메세나폴리스 = GS건설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메세나폴리스’ 단지 내 상가를 공급하고 있다. 총 247개 점포로 구성되는 테마 쇼핑몰로 롯데시네마, 인터파크 아트홀 등이 입점했다. 지하철 2·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이 상가와 연결돼 있다. 합정로, 강변북로 등 다양한 교통망도 갖춰져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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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