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119>자산가 베팅 포인트

빌딩부자 옛말…이것저것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예금금리 연 2% 시대로 접어들면서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정기예금 신규 취급액 중 연 2.99% 이하 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이 45.9%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 기준 금리가 다시 한 번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는 예측도 간간히 들려오고 있다.

저금리·금소세 확대 “쌓아둔 현금 어디 묻나”
‘수익 대세’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재조명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한국은행이 2월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저성장·저금리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올해부터 개인당 연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세 부담 증가로 금융투자 수익률이 떨어지게 돼 현금보유 매력이 사라진 것이다. 연초부터 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 변경에 바쁜 이유다.

4000만→2000만원
금소세 기준 하향

투자자들은 저금리와 금융소득종합과세 확대로 현금을 묻어 둘 곳이 없다. 자산가들의 ‘베팅’이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한 대목이다. 자산가들은 여전히 오피스텔이나 상가·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저금리가 계속되고 향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금융상품이나 주식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수익률이 좋은 부동산 상품에 눈을 돌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목돈을 부동산에 묶어두고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이 아닌 정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선호가 부쩍 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자본이득보다 운용수익을 중요하게 생각한 지 오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빌딩시장에 대한 매력은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다. 저성장 기조와 빌딩공급 증가로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우스푸어’(House poor)에 이어 ‘빌딩푸어’(Building poor)도 증가세에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중소형 빌딩의 공실률이 증가해 건물주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임대수익이 떨어져 대출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고, 빌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낮은 임대료보다 공실이 더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이고, 부동산은 물론 증권을 비롯한 금융투자상품 등 재테크 수단들로 예전과 같은 ‘대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투자자들에게 보수적이고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태도가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은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분양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임대면적의 단위가 빌딩보다 작아 임차인을 구하기 쉽기 때문에 공실률을 줄이는데 유리하다. 사실상 오피스텔은 주거목적으로 전용가능 하기 때문에 공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최근 주택가 원룸의 임차인들이 시설이 깨끗하고 편리한 오피스텔 및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역시 ‘수익률’이다. 전문가들은 입지나 매수가격 등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도 임대 수익률이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입지 여건과 방법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8명꼴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이 적어도 연 6%를 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연 3% 초반)의 2배 이상이 돼야 만족한다는 뜻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KB부동산 알리지 사이트 개편을 기념해 지난해 12월 말에서 올 1월 중순까지 일반고객 6538명, 부동산공인중개사 894명 등 총 74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 희망수익률이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0.8%가 연 6% 이상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연 6∼7%대 수익률이 돼야 한다는 응답이 37.6%로 가장 많았고, 연 8∼9%대 수익률 희망 응답자는 24.3%, 연 10% 이상 수익률 희망 응답자는 18.9%이었다. 이에 비해 연 5%대 수익률을 희망한다는 응답자는 15.1%, 연 4%대 수익률 희망 답변자는 4.1%에 그쳤다.

‘향후 투자가치가 가장 클 것으로 생각되는 부동산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엔 수익형 부동산이 주류를 이뤘다. 수익형 부동산 가운데 원룸주택·도시형 생활주택을 꼽는 응답자가 24%로 가장 많았고, 상가와 오피스빌딩 21%, 오피스텔 10.4%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의 경우 12.6%에 불과해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이 시세차익보다는 현금흐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토지를 유망 투자처로 보는 응답자는 22.5%, 단독주택은 9.5%로 각각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여유자금(은퇴자금)’으로 투자할 때 가장 선호하는 대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수익형 부동산을 꼽은 사람이 전체의 31.4%로 은행의 예·적금(39.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국내외 주식·주식형펀드 12.9%, 연금보험 12.2%, 국내외 채권·채권형펀드 3.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응답을 연령별로 세분화한 결과 40세 이상이 여유자금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응답이 41.2%로 40세 미만(24.1%)보다 많아 눈길을 끌었다. 취업자별로는 급여생활자(25.7%)보다는 비급여생활자(36.9%)가 더 수익형 부동산을 선호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 등 비급여 생활자들이 안정적인 임대소득이 발생하는 수익형 부동산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응답결과는 자연스러운 답변으로 분석된다.

하우스푸어만?
빌딩푸어도 있다

금융소득 과세 대상자 확대가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금융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인지를 두고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소득 과세구간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지면 그동안 이자, 배당으로 연간 4000만원 미만의 금융소득을 올리던 자산가들이 은행금리보다 임대수익률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반면 임대소득은 매년 5월 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에 포함돼 어차피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임대소득세를 내게 되면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납부 부담까지 높아져 실익이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세무 전문가들은 금융소득 과세기준 하향조정(4000만→2000만원)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가져다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내다보고 있다. 한 은행 부동산 팀장은 “현실적으로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엄격하지 않고 임대주택의 월세전환은 가속화되고 있어 이번 금융소득 과세 대상자 확대가 오피스텔, 소규모 상가 및 주택 임대수요 기반이 늘어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세제혜택과 맞물리면 지난해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과장은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해졌다”며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안정적인 수익을 누릴 수 있는 임대사업의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 부동산 컨설팅 대표는 “금융소득 과세 강화는 심리적으로 자산가들이 금융소득보다 임대수익률에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부담 측면에서는 금융소득을 누리던 투자자산을 임대소득으로 돌려도 메리트가 없다는 게 세무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세무사는 “부동산시장 전망이 밝다면 금융소득 투자자산을 임대소득으로 전환하는 게 맞다”면서도 “시장전망은 불투명하고 임대소득이 발생하면 반드시 5월 말 종합소득세에 합산해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임대소득이 있으면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 납부액이 올라가는 부담도 생겨 득될 게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문의하는 VIP고객들에게는 비과세 금융상품으로 전환하거나 배우자, 또는 자녀 증여 등으로 금융소득을 분산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재산 포트폴리오 재구성

부동산업계 관계자들도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로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만 정기예금에서 9조4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동안 정기예금에서 이탈한 돈은 11조7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주목받는 수익형 부동산은 안정적인 배후를 확보한 단지 내 상가다. 입지가 좋고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분양공급이 활발해지면서 단지 내 상가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단지 내 상가는 위치에 따라 지역 근린상가 역할도 할 수 있어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상가의 규모가 클 경우 특정지역의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나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는 대체로 브랜드 건설업체가 사업을 주도해 핵심상권에 들어서는 게 특징”이라며 “상가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수요층 확보가 안정적이어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주요 아파트 및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 현황이다.
▲가재울뉴타운 래미안 e편한세상 =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e편한세상’의 단지 내 상가를 분양 및 임대하고 있다. 래미안 e편한세상은 3293가구로 2012년 10월부터 입주에 들어갔다.

상가는 단지의 동선을 따라 1층에 배치되는 스트리트형으로 조성되며, 연면적 7700여m²로 4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선다. 특히 1층은 스트리트형 상가로 최근 인기가 높은 테라스형으로 꾸며져 있다. 분양가는 3.3m²당 2000만∼3200만원대로 저렴하게 책정돼 실투자금 2억∼3억원대면 투자가 가능해 부담도 적다.
주변에는 마포구 상암동 DMC 개발 등 호재가 풍부한 편이다. 현재 마트, 병의원, 약국, 치킨전문점, 김밥전문점 등이 운영 중이거나 임대가 맞춰져 있다. 융자는 잔금 50%까지 가능하고 이미 준공이 끝나 바로 입점할 수 있다.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 = 대우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5-19번지 외 4필지에 ‘강남역 센트럴푸르지오시티’근린생활시설을 분양 중이다. 지하 8층∼지상 19층 연면적 5만218.36㎡규모다. 지상 4층∼지상 19층에는 총 728실 규모의 오피스텔이 들어서며, 지하 2층∼지상 3층의 총 110개의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2450만∼1억1300만원선(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추천업종은 식음료점, 커피전문점, 금융, 메디컬, 클리닉, 학원 등이다.

“이젠 금융소득보다
임대수익률에 관심”

센트럴푸르지오시티의 상가의 최대 강점은 입지다. 사업지는 2호선·신분당선 환승역인 강남역 1번출구에서 약 34m거리에 위치하여 유동수요의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남역 주변은 삼성타운을 비롯한 다수의 기업과 세무서·세무사 사무실, 편입학원·로스쿨학원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직장인·전문직 등 배후수요가 풍부하다. 국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하루 90만명 추산)이다. 계약금 10%,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입주는 2015년 3월 예정.


“수익형 수익 연 6% 이상”
은퇴자금 등 여윳돈 투자

▲성수동 포레 더 몰 = 한화건설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갤러리아 포레’ 내 상업시설인 ‘포레 더 몰’을 분양하고 있다. 지상 상가 일부와 지하 1∼2층 잔여 점포가 대상이다. 지상에는 은행,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등이 자리해 있다. 지하에는 명품가구와 인테리어 점포가 입점했다.

▲마포 메세나폴리스 = GS건설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메세나폴리스’ 단지 내 상가를 공급하고 있다. 총 247개 점포로 구성되는 테마 쇼핑몰로 롯데시네마, 인터파크 아트홀 등이 입점했다. 지하철 2·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이 상가와 연결돼 있다. 합정로, 강변북로 등 다양한 교통망도 갖춰져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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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