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8>인기 청약지 베스트

동탄·위례·판교·세종…신도시 최강자는?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내집 마련. 집 없는 서민들의 소원이다. 그렇다고 아무데나 사면 안 된다. 올해 내집을 마련할 계획이라면 신도시부터 살펴보는 게 어떨까. 동탄·위례·판교·세종 등 신도시들에 쏟아질 신규 아파트 공급 현황과 그 인기를 비교해 봤다.

아파트 공급 봇물…분양물량에 프리미엄 형성
분양가 거품 빠지면서 내집 마련 수요자 관심

올해는 확실한 프리미엄이 기대되는 위례신도시와 판교신도시를 비롯해 이들 신도시의 절반 수준의 분양가로 전세난을 탈출할 수 있는 동탄2신도시 등에서 신규물량이 대거 쏟아질 예정에 있어 내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독 인기단지 가뭄이 극심하다보니 동탄2신도시, 판교신도시, 위례신도시로 쏠리는 관심이 크다”며 “이미 기존 분양물량에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데다 분양가 거품이 빠져 분양되는 만큼 내집 마련 계획이 있는 수요자라면 이들 지역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고 주문했다.

서울 전세가로 청약
수도권 실거주자 몰려

서울 전세가격으로 청약할 수 있는 인기단지로는 동탄2신도시가 꼽힌다. 전통적인 경부축 선상에 위치한데다 기존 동탄1신도시 거래가보다 10∼20% 정도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극심한 수도권 분양침체에도 불구하고 청약자들이 몰렸다. 일부 단지는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와 KTX 개통 호재 등이 이어지면서 서울 출·퇴근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이란 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민간아파트가 대부분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비롯해 청약 예·부금으로도 청약이 가능해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오는 2월 말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신안, 호반건설, 대원, 동보주택건설, EG건설 등 7개 업체 총 6207가구가 대단위 분양에 나선다. 이번 3차 동시분양은 모든 주요 핵심시설이 들어서는 북동탄에 입지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동시분양 참여업체 중 대지면적이 가장 넓고 유일하게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차별화되는 롯데건설은 A28블록에 지하 1층∼지상 29층, 16개동, 전용 101∼241㎡ 총 1416가구 규모의 ‘동탄롯데캐슬 알바트로스’를 공급한다.

앞선 2차 동시분양에서 차별화된 상품 구성으로 가장 먼저 100% 분양을 달성한 대원은 A33블록에서 ‘동탄2신도시 대원칸타빌 2차’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5층, 8개동, 전용 84∼135㎡ 총 714가구 규모다. 신안은 A32블록에서 지하 2층∼지상 25층, 13개동, 전용 84·101㎡, 4개 타입 총 913가구의 ‘신안인스빌 리베라’를 분양할 예정이다.

EG건설은 A9블록에 총 642가구 규모의 ‘동탄 EG the 1’을 분양한다. 공급규모는 지하 1층∼지상 15층, 12개동으로 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전용 59㎡와 84㎡ 두 주택형 구성이다. 대우건설은 A29블록에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동탄2신도시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25층, 11개동, 전용 59∼84㎡ 총 1348가구 규모다.

호반건설은 A30블록에 선호도가 높은 전용 54㎡와 84㎡로만 이뤄진 ‘동탄 호반베르디움’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5층, 14개동 총 922가구 규모다. 동보주택건설은 A19블록에 총 252가구의 ‘동보 노빌리티’를 분양한다. 공급규모는 지하 1층∼지상 18층, 전용 84·98·114㎡로 이뤄진 중대형 구성이다.

자금여력이 있는 중·대형 청약예금 가입자라면 판교와 위례를 노려볼만 하다. 위례신도시는 기존에 전매제한이 풀린 분양권 매물에 약 15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가 되고 있다. 이마저도 미계약분이나 중·대형 등 비인기 물량에 한정돼 있어 요즘처럼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처럼 수도권 1·2기 신도시를 통틀어 유일하게 서울 강남에 조성되는 위례신도시는 두말할 필요 없는 ‘불후의 인기 청약지’다. 위례신도시에는 올 상반기 현대건설, 현대엠코, 삼성물산이 나란히 분양에 나선다.


현대엠코는 A3-7블록에 전용 95∼101㎡ 970가구를, 현대건설은 A2-12블록에 621가구를 분양한다. 삼성물산도 A2-5블록에 전용 101∼125㎡의 중대형 410가구를 분양한다.

판교신도시에서는 상반기 ‘판교 알파돔시티’주상복합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3.3㎡당 1900만원대의 분양가가 예상된다. 2009년 3.3㎡당 1600만∼1800만원 선에 분양됐던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전용 117㎡의 지난해 11월 실거래가는 11억6000만원(5층)이었다.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2507만원으로, 분양가 대비 최소 3.3㎡당 700만원의 차익을 낸 바 있어 장롱 속 청약통장까지 가세한 치열한 청약대전이 예고되고 있다. 판교 알파돔시티는 C2-2, C2-3 2개 블록에 각각 417가구와 514가구를 올 상반기 분양한다.

매매·전세 급등 현상
인근으로 번지는 추세

올해 분양시장 3대 키워드는 ‘수도권·재개발·대단지’로 요약된다. 지방 분양이 많았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분양아파트 4채 중 3채가 수도권에서 나온다. 또 수도권 물량의 절반 이상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다. 대형사 대부분이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정비사업을 선호한 결과다.

그동안 주택경기가 불확실해 미뤄뒀던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도 쏟아진다. 대형사들은 올해 주택공급 계획을 짜면서 지방 분양 물량을 대폭 줄였다. 지방 주택시장 분위기가 꺾여 사업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수도권에서는 5만1625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체 물량의 77%에 달한다. 업계 1위인 현대건설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작년만 해도 세종·창원·광주 등 지방에서 전체 물량의 75%에 달하는 5232가구(일반분양 2250가구)를 공급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방 사업장이 1곳도 없다. 삼성물산도 올해 수도권에서만 8500여 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리스크 줄이려
지방 분양물량↓

 
대형사의 올해 분양사업 원칙 중 하나는 ‘사업 리스크’줄이기다. 이런 이유로 올해 대형사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비중은 매우 높다. 정비사업은 일반분양 물량이 적고 입지가 뛰어나 미분양 리스크가 크지 않다.

올해 공급되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는 모두 48곳으로 전체 단지(82곳)의 절반을 넘는다. 수도권은 66곳 중 37곳이 정비사업장이며 공급물량도 총 2만7479가구에 달한다. 특히 강남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이 많아 수도권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분양시장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형사들은 정비사업 위주로 수익 안정성을 추구하는 한편 그동안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하면서 미뤄왔던 대단지 분양 기회도 엿보고 있다. 전국 34곳의 자체 및 도급사업장 중 절반에 가까운 16곳이 1000가구를 넘는 대단지다. 수도권은 12곳에서 대단지 분양이 계획돼 있다.

SK건설은 올해 서울, 인천, 광주 등 전국 4개 사업장에 총 6454가구를 공급하는데, 옛 유공 저유소 부지인 인천 용현지구에서만 3971가구를 쏟아낸다. 인천 분양시장이 여전히 좋지 않지만 대형 브랜드타운을 만들어 수요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건설은 2월경 충남 아산시에 ‘더샵 레이크시티’ 1914가구를 분양한다. 이 단지가 들어서면 이전에 공급한 ‘더샵 레이크사이드’와 3000가구가 넘는 더샵 브랜드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올해 지방에서는 개발이 본격화하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주변에서만 약 2만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진다. 혁신도시는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114개 공공기관을 부산, 대구, 울산, 강원 원주 등 지방 10개 지역으로 옮기는 사업이다. 혁신도시는 공공기관과 기업·연구소 등을 함께 유치해 지방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만드는 만큼 향후 개발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혁신도시에서는 아파트 1만9552가구가 새로 공급될 전망이다. 올해 공급 물량은 모두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로만 구성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에서 공급하는 아파트는 9320가구다.

민간 물량보다 분양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LH는 10년 임대 후 분양 전환하는 공공임대주택도 5296가구를 공급한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 혁신도시에 5930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몰려 있다. 이어 경북(3547가구), 충북(2165가구), 경남(2036가구), 전북(1905가구), 강원(1410가구), 대구(1395가구), 울산(1164가구) 순이다.

혁신도시 아파트는 지난해 울산에서 분양한 민영 아파트가 평균 1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곳곳에서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공공기관과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30개 기관이 혁신도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기반 시설도 속속 완공되면서 혁신도시의 모습도 조금씩 갖춰져 예비 청약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다만 지방 분양 시장에도 그동안 아파트 공급이 많았다는 점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재정 부담 등으로 공공기관 이전이 예정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혁신도시가 최근까지 지방 분양 시장의 블루칩(우량 아파트)으로 꼽혔지만 올해는 지역에 따라 차별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세종시에도 아파트 공급이 잇따를 전망이다. 올 상반기 예정된 물량만 1만여 가구에 이른다. 세종시는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정부 부처 이전으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아파트 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 분양시장 3대 키워드
‘수도권·재개발·대단지’

부동산 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종시에서는 16개 단지, 총 1만30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지난해 1만8000여 가구가 공급되는 등 최근 3년간 분양 물량은 3만 가구에 이른다.

부동산 관계자는 “인기가 검증된 세종시는 주택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분양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세종시 진입을 원하는 수요자라면 청약에 적극 나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분양의 첫 주인공은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이날 견본주택을 열고 1-1생활권 M4블록에 ‘호반베르디움 5차’를 선보였다. 이 단지는 중소형인 전용 59∼84㎡ 총 688가구로 구성됐다. 인근에는 32만㎡ 규모의 근린공원이 있고, 복합커뮤니티센터도 가까워 생활이 편리하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분양가격(3.3㎡ 기준)이 최저 691만원이고, 평균 758만원 수준으로 계약금 10%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 조건 등을 내세워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기반시설 속속 완공

지난해 아파트 분양 물량을 크게 늘린 중흥건설도 곧 세종시에서 분양에 나선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만 6개 단지에서 3731가구를 내놓을 계획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개 단지에서 2605가구를 분양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달리면서 세종시에선 전세 물량을 찾기 힘들 정도다. 지난해 초반 1억2000만원이던 전용 84㎡ 전셋값은 최근 1억8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급등하는 전셋값의 영향으로 첫마을 아파트 매매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작년 6월 입주를 시작한 한솔동 ‘첫마을 6단지 힐스테이트’ 전용 84㎡ 매매가가 2억9000만∼3억원 선으로 최근 한 달새 1000만∼2000만원 올랐다. 분양가보다 6000만∼70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은 셈이다.

세종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정부세종청사까지 간선급행버스(BRT)로 20분 정도 걸리는 KTX오송역 인근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며 가격도 상승세다.

충북 오송읍 ‘오송 호반베르디움’ 전용 84㎡ 전셋값은 1억7000만원대로 올 들어 1000만원 정도 뛰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매매가도 최근 한 달새 1000만∼1500만원 올라 2억6000만∼2억70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 세종시에서 입주하는 물량도 작년보다 적어 당분간은 전·월세난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세종시에서는 지난해보다 800여 가구 줄어든 3438가구가 준공된다. 정부청사 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매매·전세가 급등 현상이 인근으로 번지는 추세다. 공급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세종시에서 전세난이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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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