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18>인기 청약지 베스트

동탄·위례·판교·세종…신도시 최강자는?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내집 마련. 집 없는 서민들의 소원이다. 그렇다고 아무데나 사면 안 된다. 올해 내집을 마련할 계획이라면 신도시부터 살펴보는 게 어떨까. 동탄·위례·판교·세종 등 신도시들에 쏟아질 신규 아파트 공급 현황과 그 인기를 비교해 봤다.

아파트 공급 봇물…분양물량에 프리미엄 형성
분양가 거품 빠지면서 내집 마련 수요자 관심

올해는 확실한 프리미엄이 기대되는 위례신도시와 판교신도시를 비롯해 이들 신도시의 절반 수준의 분양가로 전세난을 탈출할 수 있는 동탄2신도시 등에서 신규물량이 대거 쏟아질 예정에 있어 내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독 인기단지 가뭄이 극심하다보니 동탄2신도시, 판교신도시, 위례신도시로 쏠리는 관심이 크다”며 “이미 기존 분양물량에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는데다 분양가 거품이 빠져 분양되는 만큼 내집 마련 계획이 있는 수요자라면 이들 지역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고 주문했다.

서울 전세가로 청약
수도권 실거주자 몰려

서울 전세가격으로 청약할 수 있는 인기단지로는 동탄2신도시가 꼽힌다. 전통적인 경부축 선상에 위치한데다 기존 동탄1신도시 거래가보다 10∼20% 정도 분양가가 낮게 책정돼 극심한 수도권 분양침체에도 불구하고 청약자들이 몰렸다. 일부 단지는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와 KTX 개통 호재 등이 이어지면서 서울 출·퇴근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이란 점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민간아파트가 대부분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비롯해 청약 예·부금으로도 청약이 가능해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오는 2월 말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신안, 호반건설, 대원, 동보주택건설, EG건설 등 7개 업체 총 6207가구가 대단위 분양에 나선다. 이번 3차 동시분양은 모든 주요 핵심시설이 들어서는 북동탄에 입지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동시분양 참여업체 중 대지면적이 가장 넓고 유일하게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차별화되는 롯데건설은 A28블록에 지하 1층∼지상 29층, 16개동, 전용 101∼241㎡ 총 1416가구 규모의 ‘동탄롯데캐슬 알바트로스’를 공급한다.

앞선 2차 동시분양에서 차별화된 상품 구성으로 가장 먼저 100% 분양을 달성한 대원은 A33블록에서 ‘동탄2신도시 대원칸타빌 2차’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5층, 8개동, 전용 84∼135㎡ 총 714가구 규모다. 신안은 A32블록에서 지하 2층∼지상 25층, 13개동, 전용 84·101㎡, 4개 타입 총 913가구의 ‘신안인스빌 리베라’를 분양할 예정이다.

EG건설은 A9블록에 총 642가구 규모의 ‘동탄 EG the 1’을 분양한다. 공급규모는 지하 1층∼지상 15층, 12개동으로 수요층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전용 59㎡와 84㎡ 두 주택형 구성이다. 대우건설은 A29블록에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동탄2신도시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25층, 11개동, 전용 59∼84㎡ 총 1348가구 규모다.

호반건설은 A30블록에 선호도가 높은 전용 54㎡와 84㎡로만 이뤄진 ‘동탄 호반베르디움’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5층, 14개동 총 922가구 규모다. 동보주택건설은 A19블록에 총 252가구의 ‘동보 노빌리티’를 분양한다. 공급규모는 지하 1층∼지상 18층, 전용 84·98·114㎡로 이뤄진 중대형 구성이다.

자금여력이 있는 중·대형 청약예금 가입자라면 판교와 위례를 노려볼만 하다. 위례신도시는 기존에 전매제한이 풀린 분양권 매물에 약 15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가 되고 있다. 이마저도 미계약분이나 중·대형 등 비인기 물량에 한정돼 있어 요즘처럼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처럼 수도권 1·2기 신도시를 통틀어 유일하게 서울 강남에 조성되는 위례신도시는 두말할 필요 없는 ‘불후의 인기 청약지’다. 위례신도시에는 올 상반기 현대건설, 현대엠코, 삼성물산이 나란히 분양에 나선다.


현대엠코는 A3-7블록에 전용 95∼101㎡ 970가구를, 현대건설은 A2-12블록에 621가구를 분양한다. 삼성물산도 A2-5블록에 전용 101∼125㎡의 중대형 410가구를 분양한다.

판교신도시에서는 상반기 ‘판교 알파돔시티’주상복합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3.3㎡당 1900만원대의 분양가가 예상된다. 2009년 3.3㎡당 1600만∼1800만원 선에 분양됐던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전용 117㎡의 지난해 11월 실거래가는 11억6000만원(5층)이었다.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2507만원으로, 분양가 대비 최소 3.3㎡당 700만원의 차익을 낸 바 있어 장롱 속 청약통장까지 가세한 치열한 청약대전이 예고되고 있다. 판교 알파돔시티는 C2-2, C2-3 2개 블록에 각각 417가구와 514가구를 올 상반기 분양한다.

매매·전세 급등 현상
인근으로 번지는 추세

올해 분양시장 3대 키워드는 ‘수도권·재개발·대단지’로 요약된다. 지방 분양이 많았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는 분양아파트 4채 중 3채가 수도권에서 나온다. 또 수도권 물량의 절반 이상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다. 대형사 대부분이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정비사업을 선호한 결과다.

그동안 주택경기가 불확실해 미뤄뒀던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도 쏟아진다. 대형사들은 올해 주택공급 계획을 짜면서 지방 분양 물량을 대폭 줄였다. 지방 주택시장 분위기가 꺾여 사업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수도권에서는 5만1625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체 물량의 77%에 달한다. 업계 1위인 현대건설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작년만 해도 세종·창원·광주 등 지방에서 전체 물량의 75%에 달하는 5232가구(일반분양 2250가구)를 공급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방 사업장이 1곳도 없다. 삼성물산도 올해 수도권에서만 8500여 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리스크 줄이려
지방 분양물량↓

 
대형사의 올해 분양사업 원칙 중 하나는 ‘사업 리스크’줄이기다. 이런 이유로 올해 대형사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비중은 매우 높다. 정비사업은 일반분양 물량이 적고 입지가 뛰어나 미분양 리스크가 크지 않다.

올해 공급되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는 모두 48곳으로 전체 단지(82곳)의 절반을 넘는다. 수도권은 66곳 중 37곳이 정비사업장이며 공급물량도 총 2만7479가구에 달한다. 특히 강남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이 많아 수도권에서는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분양시장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형사들은 정비사업 위주로 수익 안정성을 추구하는 한편 그동안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하면서 미뤄왔던 대단지 분양 기회도 엿보고 있다. 전국 34곳의 자체 및 도급사업장 중 절반에 가까운 16곳이 1000가구를 넘는 대단지다. 수도권은 12곳에서 대단지 분양이 계획돼 있다.

SK건설은 올해 서울, 인천, 광주 등 전국 4개 사업장에 총 6454가구를 공급하는데, 옛 유공 저유소 부지인 인천 용현지구에서만 3971가구를 쏟아낸다. 인천 분양시장이 여전히 좋지 않지만 대형 브랜드타운을 만들어 수요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건설은 2월경 충남 아산시에 ‘더샵 레이크시티’ 1914가구를 분양한다. 이 단지가 들어서면 이전에 공급한 ‘더샵 레이크사이드’와 3000가구가 넘는 더샵 브랜드타운을 형성하게 된다.


올해 지방에서는 개발이 본격화하는 전국 10개 혁신도시 주변에서만 약 2만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진다. 혁신도시는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114개 공공기관을 부산, 대구, 울산, 강원 원주 등 지방 10개 지역으로 옮기는 사업이다. 혁신도시는 공공기관과 기업·연구소 등을 함께 유치해 지방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만드는 만큼 향후 개발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혁신도시에서는 아파트 1만9552가구가 새로 공급될 전망이다. 올해 공급 물량은 모두 실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로만 구성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에서 공급하는 아파트는 9320가구다.

민간 물량보다 분양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LH는 10년 임대 후 분양 전환하는 공공임대주택도 5296가구를 공급한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 혁신도시에 5930가구로 가장 많은 물량이 몰려 있다. 이어 경북(3547가구), 충북(2165가구), 경남(2036가구), 전북(1905가구), 강원(1410가구), 대구(1395가구), 울산(1164가구) 순이다.

혁신도시 아파트는 지난해 울산에서 분양한 민영 아파트가 평균 1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곳곳에서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공공기관과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30개 기관이 혁신도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기반 시설도 속속 완공되면서 혁신도시의 모습도 조금씩 갖춰져 예비 청약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다만 지방 분양 시장에도 그동안 아파트 공급이 많았다는 점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재정 부담 등으로 공공기관 이전이 예정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혁신도시가 최근까지 지방 분양 시장의 블루칩(우량 아파트)으로 꼽혔지만 올해는 지역에 따라 차별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세종시에도 아파트 공급이 잇따를 전망이다. 올 상반기 예정된 물량만 1만여 가구에 이른다. 세종시는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정부 부처 이전으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아파트 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 분양시장 3대 키워드
‘수도권·재개발·대단지’

부동산 정보업체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종시에서는 16개 단지, 총 1만30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지난해 1만8000여 가구가 공급되는 등 최근 3년간 분양 물량은 3만 가구에 이른다.

부동산 관계자는 “인기가 검증된 세종시는 주택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분양 열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세종시 진입을 원하는 수요자라면 청약에 적극 나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분양의 첫 주인공은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이날 견본주택을 열고 1-1생활권 M4블록에 ‘호반베르디움 5차’를 선보였다. 이 단지는 중소형인 전용 59∼84㎡ 총 688가구로 구성됐다. 인근에는 32만㎡ 규모의 근린공원이 있고, 복합커뮤니티센터도 가까워 생활이 편리하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분양가격(3.3㎡ 기준)이 최저 691만원이고, 평균 758만원 수준으로 계약금 10%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 융자 조건 등을 내세워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기반시설 속속 완공

지난해 아파트 분양 물량을 크게 늘린 중흥건설도 곧 세종시에서 분양에 나선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만 6개 단지에서 3731가구를 내놓을 계획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개 단지에서 2605가구를 분양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달리면서 세종시에선 전세 물량을 찾기 힘들 정도다. 지난해 초반 1억2000만원이던 전용 84㎡ 전셋값은 최근 1억8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급등하는 전셋값의 영향으로 첫마을 아파트 매매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작년 6월 입주를 시작한 한솔동 ‘첫마을 6단지 힐스테이트’ 전용 84㎡ 매매가가 2억9000만∼3억원 선으로 최근 한 달새 1000만∼2000만원 올랐다. 분양가보다 6000만∼70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은 셈이다.

세종시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정부세종청사까지 간선급행버스(BRT)로 20분 정도 걸리는 KTX오송역 인근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며 가격도 상승세다.

충북 오송읍 ‘오송 호반베르디움’ 전용 84㎡ 전셋값은 1억7000만원대로 올 들어 1000만원 정도 뛰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매매가도 최근 한 달새 1000만∼1500만원 올라 2억6000만∼2억70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올해 세종시에서 입주하는 물량도 작년보다 적어 당분간은 전·월세난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세종시에서는 지난해보다 800여 가구 줄어든 3438가구가 준공된다. 정부청사 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매매·전세가 급등 현상이 인근으로 번지는 추세다. 공급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세종시에서 전세난이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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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