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수지 인터넷 성희롱 논란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2.12.31 11: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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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동생' 욕보인 테러네티즌

[일요시사=사회팀] 최근 트윗 닉네임 브레인***(@Brain********)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미쓰에이' 멤버 수지(18)의 모습을 딴 선간판에 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찍은 충격적인 사진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브레인***은 광주광역시 출신인 수지에게 전라도민을 비하하는 용어인 '홍어'라는 말도 적어 사진과 함께 전송했다. 브레인***의 엽기적인 행각에 인터넷은 발칵 뒤집혔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걸그룹 '미쓰에이'의 멤버 수지가 최근 온라인에서 성희롱을 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4일 수지의 소속사 JYP는 "최근 수지를 성희롱하는 악의적인 사진이 트위터에 유포됐다"면서 "수지가 아직 고등학생으로 미성년자인 만큼 강력하게 대응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JYP는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으며, 이틀 뒤인 2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JYP 측이 수지에 대한 성희롱을 포함해 명예훼손, 모욕죄 등 여러 혐의로 해당 네티즌을 고발했다"고 확인했다.

"오빠 한 판?"

JYP 측으로부터 고발당한 이 네티즌은 수구 성향 인터넷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의 회원으로 알려졌다. 일베는 여성과 전라도민에 대한 혐오글을 자주 볼 수 있는 사이트로 여성비하와 지역비하의 온상으로 지목돼왔다.

이 같은 일베와 수지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달 수지는 자신의 트위터(@missA_suzy)를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26년>을 홍보했는데 당시 일베 소속 일부 회원들은 수지를 겨냥한 악플을 쏟아냈다. 특히 수지가 광주광역시 출신 연예인이라는 점에 주목한 일베 회원들은 지역 트집을 잡아 "수지도 빨갱이다" "홍어 연예인" 등의 근거 없는 비방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2일 일베 회원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수지의 트위터 계정으로 "홍어산란기"란 제목의 사진을 전송했다.


해당 사진은 수지와의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장면을 담고 있었다. 수지가 모델로 서 있는 선간판을 이용해 '오빠? 한판?! *^^*'이라는 문구를 촬영한 사진, 눕혀진 수지의 선간판 위로 한 남성이 올라타 성행위를 암시하는 사진, 이렇게 2장이었다.

수지를 성적으로 비하할 의도가 다분한 이 사진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어 사진을 찍은 네티즌을 비난하는 글이 폭주했다. 각 인터넷 게시판에는 "수지가 온라인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파됐다. 사건이 커지자 해당 네티즌은 문제의 사진을 올린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 하지만 한 번 커진 논란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분노한 네티즌들의 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영화 <26년>에 출연한 그룹 2AM의 임슬옹(@2AMONG)은 자신의 트위터에 "내 가족이, 아끼는 사람이 이런 일을 겪었다 생각해 보세요. 익명성을 힘으로 가진 자가 약자에게 저런 짓을 하는 사람들은 저부터라도 바로 잡기 위해 몸 사리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이 같은 멘션을 본 아이디 @b1a4_********는 "하다하다 수지 입간판에까지 음란행위를 하냐. 미친놈들아이가. 소속사 식구들은 또 얼마나 화나겠어? 같은 여자로서 끔찍하다"란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아이디 @true*******는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이런 짓을 그만두죠. 5.18을 기린다는 이유로 좌빨 연예인이라고 하는 놈들"이라며 엄중한 처벌을 주문했다.

또한 아이디 @jung******는 "정말 어딘가에 이런 것들이 사람이라고 살고 있다는 게 경악스럽다"면서 "그런데 왜 가장 저열한 방식으로 호남을 비하하고 있다는 사실은 빼고 보도하는 걸까? '홍어산란기'라니, XX놈. 그걸 보고 낄낄거리는 XXX"이라고 탄식했다.

성행위 묘사 악의적 사진 트위터에 유포
"빨갱이…홍어연예인" 근거 없는 비방도


그러나 아이디 @kkor****은 "그렇게 욕했으면 됐지, 아직도 욕할 게 남았니?"라면서 "딱 보니 이번 사건도 좌빨 짓인데 남 욕하게 유도하는 거 안 봐도 척이다! 그래서 <26년>의 임슬옹도 동참한 거 아냐, 니들은 편 많아 좋겠어?"란 성찰 없는 태도를 보였다.

수구 성향의 트위터러, 닉네임 논무*(@final*********)도 수지 성희롱 사진을 링크하면서 "솔까말 니들은 안 좋냐? 솔직히 말이다!!"라고 적어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이와 함께 지난 24일 일베에는 이번 JYP 측의 고발을 비웃는 합성사진이 추가로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 속에서 JYP 대표인 박진영과 피해자 수지는 동물로 표현됐으며, 이들의 수간 장면은 합성사진으로 묘사됐다.

이를 본 아이디 @Repo********은 "일베 이 사이트는 정말 고발해서 폐쇄시켜야 할 듯싶다"며 우려를 표했고, 아이디 @mura*******는 "저들은 사이코패스가 아닐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아이디 @aris**** 역시 "일베에 가면 수지뿐만 아니라 호남 출신 여자 연예인들 사진 올리고 글 써놓은 거랑 댓글들까지 보면 정말 인간들이 맞나 싶다"라면서 특정 회원들을 강력히 비판했다.

하지만 아이디 @akar******는 "만약 일베 회원이 한 짓이 맞으면 그 회원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걸 회원 전체의 문제로 돌릴 수는 없다"면서 "우파든 좌파든 모두 너무 지나치면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다"고 신중론을 폈다.

아이디 @kaya****도 "처음 사진은 트위터에서 올라간 것이고, 두 번째 사진도 일베에서는 좋은 글로 올라간 것도 아닌데 지나치게 엮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처럼 네티즌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사건 이해당사자인 박진영 JYP 대표는 분노를 표출하기보다는 감싸 안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수지의 소속사 대표인 박진영은 자신의 미투데이를 통해 "잘못은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건 잘못한 사람도 미워하지 말라는 얘긴데, 하물며 잘못이 없는 사람을 미워하고 괴롭히는 건 못 배웠거나 아님 불행한 자신의 상황을 잊고 싶어 남을 괴롭히는 거겠죠"라며 "응당한 대가는 받아야겠지만 참 불쌍한 사람입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렇듯 지금까지의 대체적인 여론은 수지에게 우호적이다. 하지만 네티즌을 상대로 한 고발은 지나치다는 글도 있었다.

일베는 사이코패스?

아이디 @slee*****는 "중고등학교 애들이 찍은 장난 수준의 사진가지고 참 확대 해석을 잘한다"면서 "그럼 방송에 나와 미성년자가 '쩍벌춤' 추고 '가스매' 보이는 건 성추행 아닌가"란 주장을 내놨다.


반면 아이디 @CHih******는 "사진 올린 사람은 성추행으로 감방 가야돼!"라면서 "이번 일로 수지가 큰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재발 방지를 위해 꼭 처벌했으면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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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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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