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백운비 '천기누설' 계사년 국운 대예측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1.03 17: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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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흑사 만나니 땅끝서 희망 솟는다"

[일요시사=경제1팀] 다사다난했던 2012년 임진년(壬辰年)이 저물고 2013년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다. 계사년은 그 의미부터 남다르다. 천간 계(癸)는 검은 색을 의미하고, 지지 사(巳)는 뱀을 의미한다. 즉 ‘검은 뱀의 해’를 상징하며, 60년 만에 돌아온다. 이것 외에도 올해는 특별하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취임으로도 기대가 모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해 우리나라 국운의 흐름은 어떤 방향으로 흐를까. 그 해답을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을 만나 들어봤다.

2013년 계사년은 ‘검은 뱀의 해’다. 예로부터 계사년은 ‘양면성’을 갖고 있는 해로 역사적으로도 그 증거를 찾아볼 수 있다.

고려 성종 때 거란의 침입을 계사년인 993년에 막아냈고 1950년에 일어난 6·25 전쟁도 계사년인 1953년 휴전이 성사되었다. 그러나 1592년 발발한 임진왜란은 다음해인 계사년에 더욱 악화되었으며 고려 명종 때인 1173년에는 무신정권에 항거하는 ‘계사의 난’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명하게 나라 통치
‘옆사람 조심’

백운비 원장 역시 올해는 대체로 ‘분별 이산’격으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단생산사(團生散死)’ 한해로 관망했다.

백 원장은 전체적인 국운에 대해 “다소 혼란스럽고 파벌이 일어날 수 있으며 세력이 양분돼 다툼이 심한 사분오열(四分五裂)격으로 전개된다”면서도 “하지만 처음에는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가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이치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박근혜 당선인은 청와대 입성 후 비교적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백 원장은 “박 후보는 아버지의 리더십을 70% 닮고 어머니의 포용력을 30% 닮아 음양이 잘 조화된 명인”이라며 “현재 모든 운세가 완비되어 국정운영에 큰 문제는 없으나 국운이 바뀌는 분기점이서 그동안 누적된 난제들에 대한 악재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겨울서 봄으로 변하는 운…국정운영 수월
정치, 사분오열의 시기…예상치 못한 자 등장

실제 박 당선인이 차기 정부를 성공적으로 이끌기까지는 풀어야할 난제가 많다. 우선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했던 절반가량의 유권자를 끌어안아야 한다.

‘국민대통합’ 행보로 선거전의 후유증을 조속히 치유하고 민생 공약 실현에 매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정 파트너인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위해 정치 협력도 필요하다.

또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심각해지는 사회 양극화와 민생경제, 고질적인 영·호남 지역갈등 및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 등 사회 갈등 극복도 박 당선인이 풀어내야할 과제다.

이에 대해 백 원장은 “수많은 난제가 산적해 있지만 박 당선인이 겨울에서 봄으로 변하는 운이니 천운과 함께 잘 풀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원장은 “박 당선인은 사람이 필요하며 가까이 해야 하는 인지재입의 운으로 주변에 사람은 많이 모이고 잘 따르나 인덕이 적다”며 “배신행위 등 충격과 섭섭함을 느낄 요소가 있으니 인사문제 등 잘 간과하여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혼란에 빠진 정치
새 인물로 물꼬

그렇다면 계사년 대한민국 정치는 어떻게 흘러갈까. 백 원장에 따르면 ‘해쳐 모여’식으로 갈라서는 등 혼란스럽고 복잡해질 전망이다. 갈등과 투쟁이 치열해져 점상을 깨는 파벌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특히 음양의 섭리에 따라 ‘양(여당)’이 아닌 ‘음(야당)’운에서 파괴된다고 내다봤다.

실제 민주통합당은 현재 대선패배 이후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며 내분을 겪고 있다. 대선이 끝난 후 친노와 비노 진영으로 나뉘어 패배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는가 하면 각 진영간 정치적 이해관계가 엇갈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백 원장은 “양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으나 음은 기존 정당이 쪼개지고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지는 등 복잡한 사연에 얽히고설켜 정상가동이 힘들 것”이라며 “오늘의 동지가 적이 되는 서글픈 사연도 속출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물이 아닌 새로운 인재가 등용되어 그나마 큰 성과를 낳는 희망이 엿보인다고 전망했다.

남북 관계 및 국가 안보 역시 적색이라고 한다. 불화와 갈등은 종전보다 더 심해져 더 이상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행히 북한 보다는 남한의 기운에 강한 운이 지탱하고 있어 승패를 가린다면 절대 우위적 운세를 띄고 있다고 한다.

백 원장은 “승기를 잡는 것은 분명하나 운의 기세가 하락하면 다시 그것을 깨려고 더 발악(?)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일 관계 역시 순탄치만은 않다. 백 원장에 따르면 영토의 주권을 두고 벌어지는 국가 사이의 국제 분쟁은 전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종결없는 태세로 진행되어 그것으로 인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한다.

경제성장은 ‘난제’
사회 분위기 ‘뒤숭숭’

지난해에 이어 경제는 침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벌레 먹은 나뭇잎 형국’으로 없어진 나무는 회생자체가 불가해 새롭게 새순을 틔워야 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여전히 회복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경제의 저성장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깔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수 성장 기여도가 하락하고 있고, 세계 경기 회복이 둔화되면서 수출 경기의 급락 가능성으로까지 이어져 희망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장기 침체의 늪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저성장이 취업난을 일으키고, 경제적 빈곤으로 결혼을 기피, 결국 저출산 문제를 불러오며 전체 경제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악순환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대로라면 경제는 파산지경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조금씩 나아져 우리나라경제는 4년 후면 크게 활력을 띌 전망이다”고 말했다.

불안한 경제 속에서도 금년도는 수출이 호전되고 국제교류가 더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한다고 한다. 또 막힌 내수시장이 문제이지만 지금까지 묶여 있었던 부동산 시장이 호전기미를 보이면서 새싹이 돋기 시작한다고 한다.

백 원장은 그러나 “2013년은 성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실제 효과는 2014년 후부터 발생한다”며 “특히 건설업계에 줄도산이 이어지는 등 타격이 심화될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경제, 새 순 싹틔우는 시기…4년 후 활력 솟아
사회, 자살률·정신병 환자 증가세…민심 흉악

증시 역시 마찬가지다. 주가는 요동치는 가운데 시장은 불투명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한다.


반면 취업의 문은 넓어질 전망이다. 도산되는 기업도 있지만 창업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작은 직장의 수요가 늘어나고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인력 증원으로 취업은 종전보다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 원장은 특히 전문직종이 호황을 누릴 것이라 전망했다.

사회적으로는 매우 조잡해지고 민심까지 흉악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떨게 만들었던 흉악 범죄 및 범죄의 특정 대상자를 가리지 않는 ‘묻지마’식 범죄는 뾰족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없게 된다. 오히려 계획적이고 지능적인 범죄까지 더해져 활개를 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백 원장은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해서인지 민심은 갈수록 흉악해질 것”이라며 “특히 정신분열자, 우울증 환자 등 정신건강을 앓는 사람이 늘어나고 자살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 세계 어느 나라든 크고 작은 범죄는 있게 마련이다. 다만 흉악해지고 중·대형화 돼 가는 게 문제”라며 “자신의 목적과 할 일을 분명히 하여 책임의 한계를 명심하고, 끝을 보는 마무리 정신을 키우고 시련이 아닌 수련의 정신으로 자기발전과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2013 뱀의 해
‘상산사세’ 자세로

예로부터 뱀은 ‘불사와 재생’,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고, ‘머리와 꼬리가 잘 호응하여 빈틈이 없다’라는 의미로 상산사세(常山蛇勢)라는 말로 풀이돼왔다.

여기엔 ‘서로가 협심하고 긴밀하게 대응한다면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라는 교훈이 담겨 있다. 변화와 도약을 향한 희망을 바라는 새해에는 이러한 뱀의 기운을 받아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운비 원장은?

제18대 대선 ‘박근혜 당선’ 예언 적중!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제 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해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와의 2012년 설특집 인터뷰를 통해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현재로선 국가 대세의 흐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추석특집에서도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간다”고 전망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두고 백 원장은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하며 “문 후보는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운명적으로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다. 국회의원으로 머물거나 대통령을 지원하는 참모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백 원장은 ‘예언 적중’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도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 십년째 연재하고 있으며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과 입소문으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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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