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코너몰린 원세훈 국정원장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12.17 17: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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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는커녕 맨날 뒷북만 치다 날 샐라

[일요시사=사회팀] 국가 안보는 총구가 아닌 정보에서 시작된다. 정보기관은 알아도 모른 척, 해도 안 한 척 침묵을 지키는 것이 철칙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은 어찌된 영문인지 다 탄로 난다. 그런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국정원 수장부터가 정보 문외한이었던 것. 결국 국정원장은 18대 대선을 앞두고 각종 논란에 부딪혀 코너에 몰리는 신세가 됐다.

 

대선정국이 종반으로 치달으며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이 터져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악성댓글을 통한 여론조작 진위가 대선을 불과 일주일 남겨두고 여야 공방의 쟁점이 된 것이다.

민주통합당 측은 '국정원 직원 선거개입' 현장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오피스텔을 방문해 "국정원 여직원이 국내정치 현안과 관련 인터넷 게시글 작성 및 댓글을 달거나 트위터 활동 등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정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해 국정원의 '정치 관여 금지'를 규정한 국정원법 제9조를 위반한 것.

국정원 선거개입
경찰도 한패인가?

반면 국정원은 "명백한 증거도 없이 개인의 사적공간을 무단 진입해 정치적 댓글 활동 운운한 것은 사실무근"이라며 "정보기관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것은 네거티브 흑색선전이다.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날 12일까지 현장 상황이 교착국면에 들어가자 우원식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무본부장은 "컴퓨터 데이터는 시간이 갈수록 증거가 인멸될 수 있으므로 검찰과 경찰은 현장을 보존하고 증거 인멸 전에 하드디스크를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대치국면이 길어지자 현장에서는 "증거인멸의 시간을 주고 있다"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2일에 걸친 현장상황은 <문재인TV>를 통해 새벽3시까지 생중계됐고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지난 12일 오전 국정원 대변인이 해당 오피스텔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직원의 정치개입 의혹을 해명했다. 민주통합당 당직자들이 역삼동 오피스텔 앞을 지킨 지 15시간 만이었다. 대변인은 "민주당 측이 완력을 써서 폭언을 일삼고 가족들의 자택 출입을 막는 등 국가 공무원 감금행위를 저질렀다"며 "개인에 대한 불법 사찰 및 명예훼손이자 국정원을 향한 테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경찰의 압수수색은 없었다. 경찰은 "민주당으로부터 받은 자료, 오피스텔 내 CCTV 기록, 국정원 직원의 행적에 대해 탐문을 벌였지만 범죄 혐의를 찾지 못했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민주통합당 측은 "국회 정보위원회를 중심으로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한 국정원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정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국정원 또한 해당 직원의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맞고발을 한 상태여서 '선거개입' 진위에 따른 논란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국정원 발 여론조작 의혹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국정원의 대북 정보력도 도마에 올랐다.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대선 핵심변수 떠올라
북 미사일 발사 '깜깜' 뻥 뚫린 대북 정보망

지난 12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김관진 국방장관은 전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로켓 발사체가 장착됐고, 발사 상태에 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을 오늘 발사할지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군·정보 당국의 정보력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에 장착된 로켓을 지상으로 내려 조립 건물로 옮긴 것으로 파악하고 조만간 로켓 발사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다음 날 북한의 로켓 발사가 탐지되자 당혹스러워했다.


국정원은 11일은 물론 12일 오전 9시까지만 해도 서울 용산구 한·미 연합사령부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북한이 1단 추진체의 고장 부위를 수리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말해 한·미 정보·국방 당국이 사실상 북한의 발사 동향 점검에 실패했고, 발사 당일까지도 북한이 로켓 발사체를 분리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

국정원은 뒤늦게 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3호' 발사 시험을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실험이라고 규정했다. 국정원은 정보위 보고에서 "발사체가 통신위성, 첩보위성, 또는 관측위성인지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발표대로 관측위성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발사체 분리했지만
로켓은 발사대에?

국정원은 그러면서도 "북한의 발사체 중량은 100㎏ 수준"이라면서 "북한의 주장대로 관측위성 역할을 하려면 중량이 최소 500㎏은 돼야 한다. 100㎏이라면 위성이 아니라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덧붙였다. 발사체가 무슨 용도인지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당일 국정원은 "(로켓 발사체를 분리했다는 정황에 대해) 정부 당국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언론의 억측 보도"라면서 "로켓은 상시적으로 발사대에 장착돼 있었고 국정원은 그걸 항상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발사 시점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로켓 발사의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특유의 위장전술을 편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북한이 1·2·3단계 로켓까지 모두 분리해서 수리한다는 보도를 했다가 하룻밤 만에 모든 로켓을 조립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북한의 위장술에 완전히 당했다는 분석이다. 북한 보도에 한·미 정보당국이 놀아나면서 완전히 상황을 오판한 것으로 향후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수난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서상기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이기도 하다.

지난달 19일 서 의원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북방한계선 포기발언 논란과 관련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열람 요청을 거부한 원 원장을 직권 남용 등의 이유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앞서 서 의원은 최근 제기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과 관련해 당시 대화록 사본을 제출하도록 국정원에 요구했다. 하지만 국정원이 대북관계의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이라며 제출을 거부하자 서 위원장은 원 원장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 국정원에 대한 감독 권한을 지닌 국회 정보위원장이 '비밀 열람권'을 거부했다며 현직 국정원장을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대선 정국의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로 작용하는 데 대해 새누리당이 단일화 파도를 넘기 위한 끈의 하나로 NLL 포기 발언 진실 공방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을 압박함으로써 야권이 대화록 열람에 동의하지 않으면 NLL을 부정하는 세력으로 통으로 엮어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여야 정쟁에 이용당하고 있는 형국이나 다름없는 것.

이와 관련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집권여당 소속의 국회 정보위원장이 자기네 정부의 국정원장을 고발하겠다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NLL 논란을 정치 쟁점화하기 위해 별별 소리를 다 하다가 이제는 자기편을 고발하는 자해 공갈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정원장이 법에 따라 열람을 거부한 것을 법으로 고발하겠다는 발상도 황당무계하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어떻게 이런 초법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동네북 된 국정원장
고발당해도 조용

원 원장은 취임 이후 크고 작은 일이 연달아 터지며 바람 잘 날이 드물었다. 특히 잘못된 인사 정책에 대한 비판은 임기 내내 이어졌다. 인사가 너무 자주 이뤄지고 인력을 무작위로 배치하는 통에 업무의 비전문성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온 것이다.

'원세훈식 인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정원을 흥신소보다도 못한 '아마추어'로 만들어 버린 것. 원 원장 취임 이후 첩보작전이 잇따라 탄로 나면서 지난해 초에는 사퇴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2월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9층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들어갔던 세 명은 특사단의 협상 전략 등을 파악하기 위해 잠입해 노트북에 손을 대다 특사단원에게 들켜 달아났다. 당시 국정원은 이들은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결국 국정원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고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인도네시아 측에 사과해야 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대북 정보를 수집하던 국정원 간부 2명이 중국에서 보안기관에 체포돼 억류됐다. 그뿐만 아니다. 2010년 6월에는 국정원 직원이 리비아 무기 관련 정보를 수집하다 리비아 정부로부터 추방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양국 간 외교적 마찰로 번져 국교단절 위기까지 몰고 갔다. 이보다 앞선 5월에는 한국의 인권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방한한 유엔 특별보고관이 우리 정부에 '국정원이 미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소동을 빚기도 했다.

국정원이 첩보활동을 벌이다 발각돼는 일이 잇따라 발생해 국제적 망신을 당하자 원 원장 책임론이 부상했다. 국정원의 반복된 실책은 원 원장의 잘못된 인사정책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빗발쳤기 때문이다.


전직 국정원 관계자는 "원 원장은 국정원 생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그가 저렇게 심각한 문제들을 일으키는데도 현 정권이 계속 저 자리에 두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당시 최재성 민주당 의원도 "이번 일은 대한민국 국가안보와 국익을 책임져야 할 국정원이 내곡동 흥신소로 전락한 것"이라며 "이럴 거면 드라마 '아이리스'의 주인공을 대신시키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기능 마비·잦은 실수·업무 혼란
"'원따로' 이후 바람 잘 날 없었다"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천안함, 리비아, 연평도, 특사단까지 국정원장은 이제 좀 물러났으면 한다"라며 원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원따로'는 원 원장의 별명이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혼자 움직인다는 의미다. 이 별명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처음 붙인 것으로 대구지방 음식으로 유명한 따로국밥과 그의 출신지인 TK를 엮어 지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별명처럼 '따로' 움직이기 때문일까. 업무적으로 마주치는 사람들로부터 간혹 오해를 사기도 한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위원 가운데 야당 위원들이 불만이 많다. 한 야당 위원은 "원 원장은 정보위원들과 스킨십이 너무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경북 영주 출신인 원 원장은 1974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그보다 앞선 1973년 14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내무부 소속 사무관으로 초기 강원도에서 잠시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서울시에서 일했다.

성동구청 도시정비국장과 강남구청장, 서울시 보건사회국장, 총리실 지방행정담당관, 서울시 행정관리국장,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등을 거쳐 2002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으로 임명됐다. 이때 이명박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은 그는 그해 7월 서울시 기획예산실장으로 발탁됐다. 이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던 그가 갑작스럽게 요직에 임명된 것은 당시 서울시 직원들 사이에서 놀랄 만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1년여 만인 2003년 11월 행정1부시장에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 시기 청계천 복원사업과 시내버스 체제 개편, 상암DMC 등 이명박 시장이 강력하게 추진하던 주요사업을 예산과 조직개편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그의 핵심임무였다. 이후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퇴임할 때까지 4년을 보좌했으며, 2007년 대선에서는 선대위 정책 분야 상임 특보를 맡았다.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 속에 2008년 행전안전부 장관에 올랐다. 그의 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는 더욱 두드러졌다. 직원들에게 군기가 엄했으며 참여정부 시절 자주 사용했던 용어를 쓰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상당했지만 당시 원 장관은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2009년 2월 그는 국정원장으로 임명됐다. 이어 단행된 국정원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내부인사 물갈이를 수 차례 시행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국정원 기능 마비와 정보요원들의 실수로 대변되는 '아마추어' 국정원이었다.

의아한 인사
예견된 실패

이 대통령이 원 원장을 국정원장으로 앉힌 이유는 '충성심' 때문이라는 평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원에서 워낙 잡음이 끊이지 않다 보니 결국 자타가 공인하는 충성심을 가진 원 장관을 보낼 수밖에 없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정보 문외한인 원 원장을 국정원장에 임명할 때부터 실패는 예견된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국정원은 연간 1조원의 혈세를 쓰면서도 제 역할을 못하는 무능한 조직으로 전락했다. 오로지 'MB맨' 원 원장도 18대 대선을 앞두고 사방팔방에서 두들겨 맞으며 코너에 몰렸다.

김민석 기자 <ideaed@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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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