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이…’ 마약류 주는 피부과 실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6.04.28 09:29:52
  • 호수 15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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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아닌데 프로포폴 처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전국 50여개 지점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형 피부과 ‘밴스의원’을 둘러싼 위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의료 서비스 불만을 넘어, 마약류 의약품을 비의료인이 관리했다는 중대한 불법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사안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내부 관계자 증언과 피해자 사례가 잇따르며, 법적 책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밴스의원 일부 지점에서 근무했던 전직 직원 A씨는 “의료용 마약류를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나 일반 직원이 관리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약류 입출고 기록이나 보관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의료 면허가 없는 인력이 시술 보조를 넘어 사실상 의료행위에 가까운 업무까지 수행했다”고 밝혔다.

수백만원 결제

현행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마약류 취급은 반드시 허가받은 의료인 또는 지정된 취급자만 가능하다. 특히 병·의원에서는 의사 또는 간호사 등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 직접 관리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유사 사례는 이미 적발된 바 있다. 과거 수도권의 한 성형외과에서는 간호조무사가 프로포폴 등 마약류를 관리·투약한 사실이 적발돼 의료진과 병원장이 함께 처벌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마약류 관리의 기본 질서를 무너뜨린 중대한 위반”이라며 징역형의 집행유예 및 벌금형을 선고했다.

또 의료기관 종사자가 아닌 일반 직원이 마약류 재고를 관리하다 적발돼, 병원 운영진이 형사 입건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단순 관리 위반이라 하더라도, 마약류 관련 법 위반은 엄격하게 처벌되는 추세다. 현행법 기준으로 보면 무면허자가 마약류를 취급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관리 책임자가 이를 방치하거나 지시했을 경우 공동 책임도 인정된다.

의료법 위반(무면허 의료행위)과 별도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즉, 단일 행위가 아니라 복합 위법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각종 위법 의혹에도 불구하고 밴스의원은 올해에도 양산, 세종, 포항 등 신규 지점 개설을 이어가며 빠르게 확장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현재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형사 처벌은 물론 집단 손해배상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특히 마약류 관리 위반은 단순 행정 처분이 아닌 형사 처벌 사안으로, 병원 운영 자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병원 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반론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은 채 지점 확장을 이어가는 모습에 소비자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품 미사용, 필러 재사용, 의약품 희석…
현행법상 형사처벌 대상 전국 지점 50여개

피해자들은 “이미 결제한 금액이 수백만원에 달하지만 환불이 어렵다”며 집단 대응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 의료 분쟁을 넘어, 의료법·마약류 관리법 등 다수 법령 위반 여부가 얽힌 중대 사안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당국의 조사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마약류 취급으로 문제가 된 병원은 밴스의원 뿐만이 아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프로포폴을 취급하는 의료기관을 점검하고, 관리 의무를 위반한 의료기관 17곳을 적발했다. 식약처는 지난 3월5일부터 24일까지 프로포폴 공급량과 재고량이 많은 의료기관 30곳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 가운데 17곳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적발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 처분을 의뢰할 예정이다. 위반 내용은 마약류 취급 보고의무 위반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저장시설 점검부 관리 의무 위반 6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재고량과 실제 재고량이 일치하지 않은 사례가 9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고량이 맞지 않은 9개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수사가 병행된다. 단순 행정 미비를 넘어 불법 유출 가능성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이번 점검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로포폴 취급 규모가 큰 의료기관을 선별해 지방정부와 함께 진행됐다.

식약처는 현재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피부과·성형외과 등 프로포폴 사용이 많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오남용 여부와 취급 내역 보고 적정성에 대한 특별점검도 진행 중이다.

환자 피해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배우 유아인의 상습 마약 투약 사건에 연루된 의사들은 ‘마약류 처방 금지’ 처분을 받고도 여전히 마약류를 취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유아인 마약 사건에 연루돼 의사 자격이 취소된 1명을 제외한 5명은 모두 6개월 이상의 마약류 처방 금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사실상 마약류 처방 권한이 정지된 의사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3만원의 과징금을 내면 행정 처분을 면해주는 현행법 때문이다.

실제 유아인에게 프로포폴을 53회 불법 투여한 피부과 원장 A씨는 7개월의 마약류 취급 업무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과징금 651만원으로 이를 무마했다. 유아인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여하고 수면제 대리처방까지 해준 의사 B씨도 마찬가지다. 15개월 마약류 처방 업무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1350만원의 과징금으로 이를 면했다.

실제 처벌 “징역형까지 가능”
병원 측 침묵…은밀히 확장 중

보건소가 과징금으로 대체하겠다는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강남구보건소 한 관계자는 “성형외과나 피부과 같은 경우에는 마약 취급을 하지 않으면 거의 진료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부분 과징금으로 갈음하려고 한다”며 “통상적으로 그렇게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와 B씨처럼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인은 2024년 기준 860명으로 1년 전보다 3배 늘었다. 이 가운데 62%는 업무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대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시술인 울쎄라 등 마약 외 약품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한 고객은 시술 후 효과가 미미해 제조사 인증을 조회한 결과 ‘미인증’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더 비싼 시술을 제공했다”며 환불을 거부했고, 정품 인증 자료 제출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고객과 내부 관계자들은 보톡스나 리쥬란 주사에 생리식염수를 과도하게 혼합해 효과를 희석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시술 시간을 임의로 단축하거나, 항의하는 고객에게 합의서 작성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가 특정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장형 피부과’ 구조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수원에서는 피부 리프팅 시술 중 환자가 수면마취 상태에서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해당 병원 역시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진료를 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레이저 시술을 받은 김모씨는 시술 후 얼굴에 과도한 스테로이드 연고가 도포되면서 심각한 피부 이상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얼굴이 보라색으로 변할 정도로 열이 발생했고, 며칠 동안 통증이 지속됐다”며 “설명도 없이 약을 바르는 과정 자체가 실험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집단 분쟁 가능성

의료계에서는 스테로이드 역시 전문적인 판단하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으로, 과다 사용 시 피부 손상 및 전신 부작용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위생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제기됐다. 내부 관계자는 “사용한 필러를 재사용하거나, 멸균되지 않은 의료기구를 그대로 사용하는 사례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술 과정에서 사용된 천에서 악취가 났다”는 후기까지 올라오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필러 재사용은 감염 위험이 매우 높은 행위로, 의료법상 금지된 대표적 위반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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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