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속 발톱 드러낸 잠룡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3.16 13:56:38
  • 호수 1575호
  • 댓글 0개

공천? 당권? 오세훈 비상 배수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드디어 절윤을 결의했다. 결의문은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 명의이기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포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에 절윤을 요구하면서 배수진을 쳤다. 이에 대해선 “오 시장이 당권에 도전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지난 9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결의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발표한 결의문은 소속 의원 107명 전원의 명의로 돼있었다.

서울시장
못 내나

결의문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며 “대한민국·국민의힘도 결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어 “잘못된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큰 혼란과 실망을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사과드린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또 “당내 구성원 간 갈등을 증폭하는 모든 행동과 발언을 중단하고 대통합에 나서겠다”며 “당을 과거의 프레임에 옭아매는 일체의 언행을 끊어내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제명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김종혁 전 최고위원 등에 대한 징계 관련 내용은 일체 없었다.

“결의문이 소속 의원 107명 전원의 명의로 발표됐다”는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결의에 참여했단 것으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강경 보수 세력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장 대표는 당 안팎에서 강하게 제기된 절윤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아왔다.

이틀 동안 침묵하던 장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발전 영입 인재 환영식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결의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의원 107명은 지난 월요일 의원총회에서 당내 여러 논란에 대해 전원 명의로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며 “저도 그 결의문을 국민께 말씀드린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등 절윤 지지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밝히지는 않았는데,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장 대표가 절윤을 사실상 거절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서정욱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JTBC 시사 토론 프로그램 <논/쟁>에 출연해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면서 10분 동안 내내 서로 울기만 했다. 그 정도로 끈끈한 인간적 관계라서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할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에겐 상반된 요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평가받는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은 “한 전 대표 징계 취소가 절윤했다는 걸 보여주는 실천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친한계 일원인 정성국 의원은 한 전 대표 제명 처분을 주도한 국민의힘 윤민우 윤리위원장 등을 일컬어 “극단적 분열 상황을 만들어낸 당사자들”이라고 비판하면서 인사 조처를 요구했다.

장, 절윤 결의 이틀 후 ‘의대 증원’ 사과
오, 후보 미등록 버티는데 대표 도전?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간사를 맡은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윤 어게인과 궤를 같이하는 주장을 했던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 대변인 인사를 조처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며 “이 인사 조처가 선언문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결의문 발표 후 이틀이 지나 절윤과 연결될 수 있다는 의견을 처음 밝혔다. 그는 지난 11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성분명 처방 저지 궐기대회에 참석했다.

장 대표는 이날 “윤석열정부의 의료개혁 추진 과정에서 의료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챙겨 듣지 못했다”며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의료계에 종사하는 많은 분께 상처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정부가 추진했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시도 관련 사과로 해석된다.

이어 지난 12일엔 중앙윤리위원회에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제소된 모든 징계 사건 관련 추가 징계 논의를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는 탈당을 예고했다. 전씨는 지난 9일 결의문 발표 직후 “국민의힘은 이제 보수가 아닌 이재명 2중대”라며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를 다음 날 방문해 탈당계를 제출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씨는 몇 시간 후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극구 만류해 탈당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입장을 번복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일원인 유정화 변호사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나 변호인단의 명의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거나,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며 “재판 진행에 방해되는 행동이니 삼가 달라”고 반박했다.

절윤 결의에 대해선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광역자치단체장 공천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오 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오 시장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이유는 절윤 요구였다. 김 지사는 대전·충남 행정 통합에 반대하면서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공천 신청 마감 시각이었던 지난 8일 오후 6시까지 후보 등록을 하지 않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마감 시각을 이날 오후 10시까지 연장했다. 하지만 오 시장 측은 절윤 요구를 거두지 않으면서 끝내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빛나는
존재감

그러자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은 오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공천 기강은 반드시 세우겠다. 공천 접수 기간을 지키지 않은 채 뒤늦게 추가 모집을 기대하면서 공천 규정을 임의로 해석하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며 “공천 질서는 어떤 정치적 이벤트보다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이 특정 개인 중심 ‘오동설’로 움직이지 않듯이 공천도 누구의 기대·계산이 아니라 규정과 질서 위에서만 이뤄질 것”이라면서 오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동설은 천동설·지동설을 오 시장에 빗대 비튼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오후 6시까지 후보 등록 기간을 연장했다. 김 도지사는 이 기간에 결국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끝내 등록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 출마를 포기한 건 아니”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인적 쇄신·혁신형 선대위 출범·절윤 선언 실천 등이 전혀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등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서울은 중요한 지역이니 추가 접수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반응했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당권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오 시장은 이미 서울시장 4선을 달성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빗대 6·3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달성 여부가 불확실한 ‘서울시장 5선’보다는 “폭넓은 지명도와 유화적인 대외적 이미지를 토대로 당권 도전에 나선 후 장기적으로 대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방선거 패배 등 정치적 상황에 따라 불거질 수 있는 장 대표 체제 붕괴에 대비해 차기 당권 접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지난 2000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돼 4년 동안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했다. 이후 지난 2016년·2020년, 각각 서울 종로·광진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대권주자로서 그동안 거론됐던 오 시장의 약점 중 하나는 ‘부족한 여의도 경험’이었다.

내홍을 거듭하는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한 마디에 확실한 흥행 카드가 나왔다”는 평가가 있었다.

0세 영농인?
맹지·다랑논?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엑스(X)에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일을 잘하긴 하나 보다”며 “제 성남시장 재임 당시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 듯”이란 글을 적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성동구의 시정 만족도는 92.9%”라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해당 조사는 성동구가 지난해 10월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4일 동안 성동구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였다. 이에 따르면 “성동구가 일을 잘하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92.9%였다. 이 중 “매우 잘한다”고 응답 비율은 48.6%였다.

해당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및 100%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2.5%였다. 조사 과정에 대해 성동구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른 지역·성별·나이별 가중치를 부여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정 전 구청장이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주목받자 국민의힘에선 정 전 구청장 저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구청장이 갓난아기 시절부터 논밭을 보유했다”며 “공시 자료만 보면, 정 전 구청장은 57년 경력 영농인이거나, 이 대통령이 말하는 투기꾼”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 중 “농사짓지 않는 농지는 투기 대상”이라면서 “전수 조사해서 이행·강제 매각 명령 등을 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김 의원은 “관보·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정 전 구청장은 0세(1968년)와 2세(1970년) 때 각각 논·밭 600평을 매매했다”며 “농어촌공사에 위탁 운영을 맡겼거나 직계비속이 농사를 짓고 있다면 예외지만, 정 전 구청장에겐 해당 사항이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 전 구청장의 서울시장 선거를 돕는 민주당 채현일 의원이 같은 날 곧바로 반박했다. 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농지법 부칙에 따르면, 1996년 이전 취득 농지는 농지법상 자경 의무·소유 제한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며 “직접 농사를 안 지어도 합법적 소유·임대차·무상 사용이 보장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 전 구청장이 보유한 농지는 조부모님·부모님이 직접 농사를 짓기 위해 매입한 토지”라며 “가문의 관습에 따라 장손인 정 전 구청장 명의로 등록한 600평 남짓한 소규모 토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입로조차 없는 맹지·다랑논”이라고 덧붙였다.

정원오 주목받자 김재섭·안철수 연이어 저격
나경원·신동욱 불출마…흥행·선거 승리는?

농지법은 지난 1994년 12월 제정돼 1996년 1월1일부터 시행됐다. 헌법 제13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따라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법률을 소급 적용해서 특정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원칙상 금지돼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구청장 소유 농지 인근에 정 전 구청장 일가 명의로 등록된 대규모 농지 6800평이 있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농지법 시행 이전에 취득한 땅이라서 현행 농지법 위반이 아니라던 궤변도 인근 대규모 농지엔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토지는 2000년 취득돼 현행 농지법의 엄격한 적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도 정 전 구청장 저격에 나섰다. 안 의원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구청장 소유 농지 인근에 서울 성동구 힐링센터(이하 힐링센터)가 건립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고향, 나아가 자기 소유 농지와 가까운 위치에 공금을 들여 힐링센터를 건설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힐링센터가 위치한 지역은 통일교가 2000년 초부터 사업을 시도하다가 내버려 둔 통일교 개발지인데, 버젓이 힐링센터가 생긴 것”이라며 “정 전 구청장은 통일교 성동구 전진 대회에 참석해 참사랑을 축원했는데, 힐링센터 매입 과정이 통일교의 개발 계획과 보조를 맞춘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힐링센터 대지는 통일교 개발지가 아니라, 전남 여수교육지원청이 소유했던 폐교 건물 및 부지”라며 “성동구는 적법 절차를 거쳐 교육청으로부터 매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저격엔 확실한 전략적·전술적 목표가 있어야 하건만, 현재로선 모호하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오 시장의 유력한 공천 맞상대가 될 것으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백의종군’과 불출마를 선언했다.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에 헌신하는 게 옳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국민의힘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이다.

서울은 수도라는 특성상 인구가 많고, 보수·진보·중도 등 여러 성향의 유권자가 혼재돼있는 데다 중도층이 캐스팅 보트가 되는 경우가 많아 선거에서는 중도층 공략이 대단히 중요하단 게 상식이다.

선거 덮친
묵은 갈등

하지만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유력 정치인들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해 경선 흥행은 물론, 본선에서도 승리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국민의힘의 오랜 내홍은 지방선거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tzxp@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