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3.03 17:07:12
  • 호수 157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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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고립화…전한길이 가속화”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를 일컬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 출범 첫날부터 지도부를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에게 “언제든지 탕평을 명분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당을 위해 제대로 일하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해 4월 국민의힘 입당 후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이어 지난해 8월엔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지도부에 입성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 표결 당시엔 기권해 눈길을 끌었다. <일요시사>는 양 최고위원을 만나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양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절윤’ 거부 논평이 큰 논란을 빚었는데….

▲당원이 원하고, 장 대표도 하고 싶어 했던 얘기였다. 그런데 국민의 보편적 정서와 괴리가 컸다. 어떤 얘기를 할지 말지 고민될 때는 안 하는 게 좋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 당시 기권한 이유는?

▲한 전 대표 측근들은 장동혁 체제 출범 첫날부터 지도부를 공격했다. 그런데 당원 대다수는 한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을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저는 장 대표와 한 전 대표에게 서로 만나 정치적으로 해결할 것을 권했다. 결국 그들은 만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한 전 대표 제명에 찬성할 순 없었다. 그래서 의견을 내지 않기로 했다. 제가 의견을 낸들 다수의 최고위원이 정한 상황을 바꿀 순 없었다. 의견을 밝힐 수 없었던 게 아니라 밝히지 않았단 거였다.

-유튜버 전한길·고성국씨가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데….

▲두 분의 유튜브 정치가 당을 고립시킨다. 두 분이 일으키는 각종 논란이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도움이 된다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팍팍 올라갔을 것이다. 그들이 유튜브에서 이익을 얻는 사업을 하고 있는진 몰라도 국가를 완전히 좀먹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극우 정당이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거부감이 심한데….

▲국가 간 경쟁이 심해질수록 국방·외교·안보·경제 등 보수의 의제가 중요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외연을 중도 보수로 확장하려고 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고립되면서 더 오른쪽으로 밀리고 있다. 전씨·고씨가 이를 더 가속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보수 정당 기능을 마비시킨 사람은 윤 전 대통령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을 사유화해서 난장판을 만들었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단 식으로 오만했던 분이다.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 등 책임 있는 분들이 당에 책임을 안 지는 상황이 오래 이어졌다.

“절윤 거부…당원·장동혁 의견과 국민 정서 괴리”
“한 제명 기권? 의견 못 밝힌 게 아니라 안 밝혀”


저는 어떻게 해야 국민의힘을 바로 세울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을 탄핵하는 데 앞장선 사람을 세울 순 없다. 그들도 책임을 통감하면서 백의종군하거나 외곽에서 최대한 돕는 선택을 해야 하는데 지도부를 계속 공격한다. 그러면 안 된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일컬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우리에겐 야당이 없다”고 해석할 가능성은?

▲그래서 6월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민주당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면, 일극 체제의 공산주의가 된다. 국민은 견제 없는 권력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국민은 국민의힘에 제발 좀 잘해서 지방 권력이라도 견제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하신다. 국민은 그렇게 우리에게 철퇴를 내리고 계시지만, 우리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있다.

대구 시민도 국민의힘이 더 죽어봐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국민의힘은 당을 고립시키면서 폭력적으로 만들어 신뢰받지 못하게 하는 세력과 절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에선 계엄·윤석열·부정선거론에 붙잡혀선 안 된단 얘기가 계속 나온다.

-지난해 국민의힘 입당 이후 지금까지 바라본 국민의힘의 현 상황은 어떤가?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전국 풀뿌리 당원의 집단지성이 살아 있단 사실을 확인했다. 그게 진정한 국민의힘이다. 조직·정책 역량도 두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당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없다. 계파 정치와 일부 유튜버들이 외연 확장을 막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 외 모든 선거에서 패배했는데, 그 이유를 무엇으로 보는가?

▲저는 지난 2016년 민주당에 입당했다. 저는 국민의당 바람이 불던 험지 광주에 출마했다. 당시 저는 패배했지만, 민주당은 승리했고 이후 연승했다. 지난 2022년엔 부동산 문제 때문에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국민의힘의 준비가 탄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중도 없다는 극우파…계속 나오면 밀려”
“대구시장 출마 행렬…현지 민심 차가워”

민심은 국민의힘에 여러 번 경고했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방선거·재보궐선거에서도 대부분 참패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이 보는 국민의힘은 국민·민생에 관심을 두지 않고, 내부 권력 다툼만 하는 당이다. 미래 비전보다 과거에 머물러 탄핵의 강도 건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계엔 수도권·부산에 지역구를 둔 정치인이 많다. 수도권·부산 내 지방선거에 이상은 없나?

▲제가 돌아본 민심·당심은 친한계도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안에서 싸울 바엔 밖으로 나가라”는 말도 나왔다. 한 전 대표는 지금부터가 굉장히 중요하단 걸 알아야 한다. 지금은 제명됐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탕평을 명분으로 다시 들어올 수 있다.


그 전제 조건은 당을 위해 제대로 일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도부나 당원들은 한 전 대표가 당을 향해 총을 쏜다고 느낀다. 친한계 의원들도 언론 보도를 무기 삼아서 당을 공격한다.

국민의힘의 가장 큰 문제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사고방식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공정한 과정을 거쳐 지도자를 선출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정 운영 중심 세력이 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국민의힘이 지금이라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공략을 할 수 있을까?

▲저는 첨단산업을 중요시한다. 기존 일자리가 사라지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그래서 신산업에서 창출되는 존엄한 일자리만이 청년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용인·화성·평택·성남 분당 등 경기 남부의 첨단산업은 굉장히 강한데 그래서 더 풍요롭다. 첨단산업이 뿌리내린 도시는 다 좋아지는데, 생태계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이제 제조업 클러스터는 돈을 벌 방법이 없다. 그래서 최근 수원·안산에선 인구가 줄고 있다.

국민의힘 극우파는 중도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이 계속 나오면 결국 밀린다. 과학기술 기반 첨단산업 관련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일자리를 중심으로 교육·주거·교통·문화·의료 등 기반을 갖추면 중도를 공략할 수 있다. 중도는 합리다. 합리를 추구하면, 국민은 국민의힘을 신뢰하실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대구시장·경북지사 출마 의사를 밝히는 전·현직 의원만 연이어 나오는데….


▲민주당에선 지난 2016년 중진 의원들의 광주 출마 행렬만 이어졌다. 국민의힘의 오늘이 민주당의 그때와 똑같다. 어려울수록 텃밭에서 읍소했다. 최근 많은 대구 시민이 국민의힘을 키워줬더니 수도권에서 희생할 생각은 안 하고, 어떻게 대구에 몰리느냐고 말씀하신다. 중진 의원은 대한민국과 국민의힘을 위해 수도권에서 희생하겠다고 나서는 게 보수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하겠는가?

▲정통 보수 정당으로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두들겨 맞고 혼날지라도 바로 세워야 한다. 또 계파 공천과 사익 추구 공천이 되지 않도록 정확하게 원칙·기준·절차를 바로 세워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정당 운영처럼 쉬운 게 없다. 국민이 보기에 ‘저 정도로 진정성 있게 변화한다’고 인정하실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우리에게 마음을 더 주실 것 같다. 그 길에 제 역할이 있다면, 저는 진짜 뼈를 갈아 넣을 것이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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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철퇴’ 대법정 417호의 저주

‘걸리면 철퇴’ 대법정 417호의 저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법원은 내란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에게 철퇴를 내렸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400여일 만이다. 이날 선고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는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악명을 이어가게 됐다. 5명의 전직 대통령에게 가해진 ‘대법정의 저주’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지난달 19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운명의 날’이었다. 각종 혐의로 받는 재판 중에 가장 핵심 사안에 대한 법원의 첫 번째 판결이 이날 나왔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관련자들에 대한 판결이 나오는 족족 유죄였기에 반전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다. 443일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로 윤 전 대통령은 최고형을 피해갔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죄가 맞다고 판시했다. 지 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헌법상 권한 행사로서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고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 목적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의 목적이 국회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했다면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사실관계의 핵심으로 군을 국회로 보낸 점을 꼽았다. 지 판사는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게 실체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결국 군을 국회로 보낸 행위 자체가 내란죄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야당의 연이은 탄핵, 예산 삭감 등에 따른 국가 위기를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비상계엄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는 “명분과 목적을 혼동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지 판사는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고도 언급했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법정에 선 전직 대통령 5명 국가 위기 상황 타개는 명분에 불과할 뿐 본질은 헌법기관의 마비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며 수사의 적법성을 문제 삼아 왔다. 재판부는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검찰은 공수처 송부 기록 외 다른 증거들을 종합해 기소한 것으로 보이고 공수처가 수집한 증거를 다 빼더라도 피고인에 대해 유죄 판단을 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정리했다. 검찰과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하 내란 특검)의 주장 중 윤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하기 위해 2023년께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제압할 의도로 내외적 여건을 조성했다는 공소 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준비가 허술했다는 것이다. 또 국회를 무력화할 계획 등에 관한 별다른 증거나 자료,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 외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죄가 인정돼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종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최고형 피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닷새 만인 지난달 24일 항소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법정의 기록은 물론, 훗날 역사의 기록 앞에서도 이번 판단의 문제점을 분명히 남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의 무리한 기소, 그 전제 위에서 이뤄진 1심의 모순된 판단과 그 정치적 배경에 대해 저희는 결코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의 ‘저주’가 이번에도 나타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법정 417호는 150석 규모의 형사 법정이다. 대법정 417호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곳에서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 5명이 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별칭이 생길만한 대목이다. 전두환씨, 노태우 전 대통령의 하늘색 반팔 수의 차림은 국민의 뇌리에 깊게 남아 있다. 최고 권력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법정에 서서 판결을 듣고 있는 모습 자체가 충격인 시대였다.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 우두머리(당시 내란 수괴) 등 혐의로 넘겨진 전직 대통령은 대법정 417호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996년 당시 검찰은 반란 및 내란 수괴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 총 10개 죄목으로 전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노 전 대통령에게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9개 죄목으로 기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전 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노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2년6개월, 2심에서 징역 17년, 이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국정 농단 다스 재판 그로부터 30여년 뒤 윤 전 대통령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 측 구형도 사형으로 같았다. 내란 특검은 지난 1월13일 “법률가로서 검찰총장까지 지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앞장서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간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고 구형 배경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의 1심 선고도 대법정 417호에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으로 지위를 잃고 구속 기소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등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국민의 공분이 하늘을 찌르던 시기였다. 2018년 4월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대기업 등으로부터 231억9427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2016년 10월 이후 불거진 국정 혼란의 장본인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태에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국정 혼란과 대통령 파면의 주된 책임은 피고인과 최순실에게 있다”며 “그럼에도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받던 18개 혐의 중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 16개를 유죄로 봤다. 150명 규모 방청석 역사적 재판의 현장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5일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결론 내리면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논란에 종지부가 찍힌 순간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2007년 대통령선거 기간 내내 피고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됐지만 피고인의 결백을 믿는 다수의 국민 덕분에 피고인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며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 전체를 위해 행사해야 할 책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재판 결과 피고인이 친인척 명의를 빌려 다스를 설립해 실소유하면서 246억원가량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범행 기간이 길고 이득액이 상당하며 범행 당시 이미 국회의원, 서울시장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비판했다. 또 “의혹만 가득했던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대통령 재임 시절 저질렀던 다른 범행이 함께 드러남으로써 당시 피고인을 믿고 지지했던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겼다”며 “그런데도 친인척이나 측근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등 책임을 전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되풀이된 30년 역사 전직 대통령 관련 재판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 대법정 417호에서 열리는 건 규모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이 방청을 원하기에 대형 법정에서 재판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5명의 전직 대통령은 방청석의 150여명과 실시간으로 중계된 재판을 본 국민 앞에서 단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