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양재혁 101일 미스터리 행적 추적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10.31 09: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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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에 반전…뒤통수 친 가신 찾아 삼만리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수천여억원에 달하는 잔여자금을 들고 잠적한 측근을 잡기 위해 '작전'을 감행한 양재혁 전 삼부파이낸스 회장. 그의 기묘한 행적은 마치 한편의 첩보영화를 보는 듯 했다.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양 전 회장은 측근보다 먼저 경찰에 붙잡혀 복수에 실패했다. 양 전 회장의 미스터리 행적을 추적해봤다.

지난 10월22일 양재혁 전 삼부파이낸스 회장이 경찰에 검거됐다. 그가 실종 된지 101일만이다. 그는 부산 대연동 커피숍에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종업원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양 전 회장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양 전 회장이 감금·협박으로 실종된 게 아니라 잠적한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양 전 회장이 처벌을 받을 지 관심이 쏠렸다. 처음 경찰은 양 전 회장이 단지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인 데다가 "현재 수배돼 있는 전 삼부파이낸스 재무이사 하인봉씨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행적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말해 처벌은 애매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고의잠적 잠정결론
공무집행방해 혐의

하지만 고의로 잠적해 수사기관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가 인정돼 불구속 입건됐다. 그동안 경찰은 양 전 회장을 찾으려고 많은 수사 인력을 동원하는가 하면 양 전 회장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있을 때마다 사실 확인에 들어가는 등 적지 않은 경찰력을 낭비해야 했다.

양 전 회장은 '고의잠적' 의심을 극구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0월23일 그는 "처음부터 자작극은 아니었고 자작극이라고 하면 하씨가 웃을 일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양 전 회장은 무슨 사유로 자택을 떠나 서울의 한 허름한 고시원을 숙소로 삼아 지내다가 갑자기 잠적해야 했을까. 그의 실종 101일간 행적을 추적해보니 마치 한편의 첩보영화 같았다.
지난 7월19일 연제경찰서로 실종신고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양 전 회장이 하씨를 만나러 나간 뒤 일주일째 소식이 없다"는 양 전 회장 동생의 전화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양 전 회장의 행적을 추적하려 했으나 미스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양 전 회장은 지난 7월13일 오후 2시쯤 "하씨를 만나러 간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집을 나섰고 그 뒤 3시간 만인 오후 5시13분 속초항 방파제 부근에서 종적이 끊겼다. 경찰은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정상적인 배터리 방전이 아니라 누군가 배터리를 강제 분리한 신호가 기지국에 잡힌 것을 확인했다.

양 전 회장의 가족들과 지인들은 세 달이나 연락이 두절된 것을 보아 양 전 회장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까지 종합해 보면 양 전 회장은 하씨에 의해 납치나 감금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열흘 후 양 전 회장이 대구의 한 대형마트 CCTV에 찍히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실종 열흘 뒤인 7월23일 오후 4시, 양 전 회장은 아들이 사는 곳에서 7km 떨어진 마트에서 아들 명의 카드로 2만5850원 어치의 식료품을 구입했다. 뿐만 아니라 CCTV 속의 양 전 회장은 눈에 띄는 개량한복을 입고 태연하게 물건을 둘러보는 등 누군가에게 납치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 사건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회장님의 기묘한 실종 납치냐? 자작극이냐?
돈 들고 튄 측근 잡기 작전…첩보영화 방불

실종 54일째인 지난 9월5일에는 양 전 회장의 한 측근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씨가 중국 교포 둘을 매수해가지고 내가 지금 감금돼있습니다."


발신자는 양 전 회장 본인. 정말 양 전 회장은 하씨에게 납치된 것일까.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아들의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신용카드가 사용됐다는 카드회사의 알림 문자였다. 당시 아들의 카드를 갖고 있었던 이는 양 전 회장이었다.

경찰은 이때부터 실종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고의잠적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실제로 양 전 회장은 같은 달 22일 경북 포항시 장어집에서 아들 신용카드로 음식값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울에서 택시운전기사 휴대전화를 빌려 친구에게 전화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10월3일 낮 12시4분께 부산역 공중전화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투자자 김모씨에게 전화해 "부산에 내려왔다"고 말을 한 뒤 도중에 전화가 끊긴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의 고의잠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경찰은 양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행적이 확인된 부산에 있을 것으로 보고 행적을 추적하는 중 22일 오후 5시25분께 커피숍에 양씨와 인상이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종업원의 제보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그를 붙잡았다.

여기까지 경찰의 입장을 바탕으로 한 실종사건의 전말이다. 그런데 양 전 회장의 말은 달랐다. 양 전 회장은 하씨는 만나지 못했지만 하씨의 대리인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양 전 회장에 따르면 지난 7월6일 인천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상대방은 "하씨를 만나려면 13일 오후 6시까지 강원도 속초 방파제로 와라"라고 일방적으로 말한 후 끊었다. 양 전 회장은 고민 끝에 동생에게 이 사실을 알린 후 약속한 장소로 갔다.

약속시간 30분이 지나자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조선족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자신이 하씨의 대리인이라며 양 전 회장의 휴대전화를 배터리를 분리토록 요구했다. 그리고 수신만 가능한 노키아 휴대전화를 양 전 회장에게 줬다.

속초 방파제에서
조선족 만났을까

속초에서 하룻밤을 보낸 양 전 회장은 다음 날 옷을 갈아입기 위해 이 대리인과 함께 자신이 거처하고 있던 서울 역삼동의 고시원으로 갔다. 영 전 회장은 이때 자신의 휴대전화를 고시원에 두고 나왔다.

이후 양 전 회장과 대리인은 경북 울진으로 내려가 3일을 보냈고 포항에서 또 3일을 보냈다. 대리인은 또 대구로 가자고 했다. 영 전 회장은 "현금이 충분히 있었지만 아들에게 자신이 무사하다고 알리기 위해 아들의 체크카다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양 전 회장에 따르면 대리인은 하씨를 선처해 달라고 요구했고, 양 전 회장도 잡히는 것보다는 자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회유했다고 한다.

지난 8월30일 이 대리인은 양 전 회장에게 "하씨와 함께 갈 테니 원룸 인근에 있는 호텔에서 만나자"고 했다. 하지만 4시간이 지나도 하씨는 나타나지 않았고 대리인은 "하씨가 11월30일에 자수를 할 것이다. 그렇게 알고 있어라"는 말을 남긴 후 사라졌다.


양 전 회장은 과거 자신의 경호원이었던 A씨와 함께 하씨를 찾아 나섰지만, 하씨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수중에 돈이 떨어진 양 전 회장은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리기 위해 부산 남구 대연동의 한 커피숍에서 지인을 만나려다 결국 자신을 알아본 커피숍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잡혔다는 것. 여기까지 양 전 회장의 진술을 바탕으로 한 사건의 전말이다.

양 전 회장은 1999년 파이낸스 사태로 부도가 나기 전까지 국내 최대 규모였던 삼부파이낸스와 삼부건설 등 계열사 5개를 거느렸던 부산에서 이름난 거물이었다. 자산 규모만 1조5000억원에 달했고 연예계와 체육계도 주물렀다.

양 전 회장은 유사수신행위로 부산 경제를 뿌리째 뒤흔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그는 1996년 1월 부산 삼부파이낸스를 설립한 뒤 '연수익률 30%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그러나 1999년 회사설립 불과 4년 만에 내부 부실운영과 이자 돌려막기에 의한 경영악화로 파산했다.

당시 부산지역 90여 개 파이낸스사 중 '삼부사태'로 29개 업체가 파산했고 피해액만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사가 부도나면서 삼부파이낸스에 돈을 맡긴 투자자 6500여 명의 2280억원이 날아갔다.

당시 이 사건의 피해인원이 3만 여명으로 추산돼 부산경제에 막대한 파장을 몰고 왔다. 특히 높은 수익률 보장이라는 대대적인 광고에 속은 부산지역 영세서민들은 피땀 흘려 번 돈을 삼부사태에 날린 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그 와중에 양 전 회장은 고객투자금 1116억원을 빼돌려 계열사를 설립하고 호화생활 경비로 써버린 혐의 등으로 지난 1999년 9월 대검 중수부에 구속됐다.


경찰이 대신 추적하도록 유도?
잔여자금 챙긴 하씨는 어디에?

2004년 1월 출소 후 재기를 꿈꾸던 양 전 회장은 최측근이었던 하씨에게 맡겨둔 2200여억원을 손실 정산법인 ㈜CKA를 통해 찾으려 했다. 양 전 회장은 구속 수감 중에 피해자 구제를 위한다는 취지로 ㈜CKA를 설립하고 삼부파이낸스 재무담당부사장을 맡았던 하씨를 대표이사로 앉혀 잔여자금을 맡겼었다. 하지만 하씨가 2200여억원과 함께 잠적해 그의 계획은 무산됐다. 출소 후 양 전 회장은 복수의 칼을 갈며 8년 넘게 하씨를 뒤쫓았다. 그렇게 두 사람의 질긴 악연은 시작된 것이다.

경찰의 수사가 진척되면서 이 실종사건의 주요 열쇠는 양 전 회장이 아니라 삼부파이낸스 부도 잔여자금을 관리해오던 하씨에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씨가 어디에 있는지, 그를 찾을 수 있는지가 사건을 풀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하씨는 현재 양 전 회장 등으로부터 회사자금 횡령 혐의로 고소된 상태이며 2010년 자수해 조사를 받다 다시 잠적했다.

또 지난해 4월 경기도 여주에서 불심검문에 걸려 부산으로 인계된 후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당시 양 전 회장이 해외에 나가있었던 데다 48시간 내 혐의점을 밝히지 못해 석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은 "당시 양 전 회장 이외의 고소인과 대질심문도 벌였지만 혐의를 다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하씨는 정산법인의 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4월부터 검경에 의해 수배된 상태다.

삼부파이낸스가 한참 잘나가던 시절 양 전 회장은 하씨를 만났다. 당시 하씨는 세무공무원으로 삼부파이낸스와 밀접한 관계를 맺다 양 전 회장의 신임을 얻어 영입된 후 삼부파이낸스 재무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양 전 회장이 구속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양 전 회장의 하씨에 대한 신뢰는 두터웠다고 알려졌다. 양 전 회장이 구속되면서 2200여억원에 달하는 삼부파이낸스 잔여자산을 하씨에게 모두 맡긴 것만 봐도 그렇다. 그랬던 하씨가 양 전 회장의 출소에 맞춰 그가 관리해오던 2200여억원과 함께 돌연 잠적하면서 두 사람은 졸지에 철천지원수가 되어버린 것.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천억 원대 재산 은닉설'은 양 전 회장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하씨가 실제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갖고 있는지 확인된 것은 없다는 지적이다. 당시 양 전 회장이 횡령한 회사자금 대부분을 방탕한 호화생활로 탕진해 버려 수중에 남은 재산은 별로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더불어 하씨가 실제 관리하는 돈은 2200여억원이 아닌 수십여억원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믿는 도끼에 발등…·
8년 동안 추적

연제경찰서 측은 양 전 회장의 속초에서 하씨를 만나게 해 주겠다는 조선족 2명을 만났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작극으로 잠정적 결론을 내린 경찰은 양 전 회장이 애초에 하씨의 소재를 모르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재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양 전 회장이 속초 방파제에서 하씨를 만나기로 한 것 역시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

경찰 측의 예측이 틀리지 않다면 양 전 회장은 잔여자금을 들고 달아난 하씨를 경찰이 찾아내게 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 아래 가족까지 속이며 연극을 한 셈이다.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하씨와 잔여자금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연제경찰서 관계자는 "은닉 재산이 과연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는 도피 중인 하씨의 신병을 확보해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씨는 수배 중인만큼 소재파악 등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의령 출신인 양 전 회장은 삼부파이낸스를 설립하기 전에는 주택건설과 컴퓨터유통업을 하다가 1980년대 말 사채업체인 부민투자금융을 운영하면서 금융업계에 뛰어들었다.

양 전 회장은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속에 동남은행과 부산지역 4개 종금사들이 무더기 퇴출당하면서 자금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던 지역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영업을 펼쳐 부산에서 알아주는 거물급 인물이 됐다.

삼부파이낸스가 승승장구하던 시절 양 전 회장은 심형래 감독이 제작한 영화 <용가리>에 22억원을 투자하고 <짱> <엑스트라> 등 100억여원을 영화산업과 공연물에 투자했다. 한때 부산을 쥐락펴락 했다. 또 삼부건설, 삼부엔터테인먼트, 삼부벤처캐피털, 한결파이낸스 등의 계열회사를 거느리기도 했다.

 

[양재혁 전 회장 검거되기까지]

▲1999년 1월       삼부파이낸스 설립
▲1999년 9월       양재혁 회장 구속
▲1999년 10월     삼부파이낸스 도산
▲1999년 12월     검찰 양재혁 회장 징역 15년 구형
▲2000년 1월       법원 양재혁 회장 징역 5년 구형
▲2000년 6월       정산법인 ㈜CKA 설립(최측근 하인봉씨 대표 선임)
▲2004년 1월       양재혁 전 회장 출소
▲2004년 4월       ㈜CKA 대표 하씨 잠적, 검찰 수배
▲2011년 11월      58억원 횡령한 ㈜CKA 직원 2명 구속
▲2012년 7월13일 양 전 회장 속초에 하씨 만나러 간 후 실종
▲2012년 7월19일 양 전 회장 아들 경찰에 신고
▲2012년 7월23일 대구 남구 대형마트 CCTV에서 양 전 회장 모습 포착
▲2012년 9월5일   양 전 회장 감금당했다고 한 측근에게 전화
▲2012년 9월22일  양 전 회장 경북 포항 장어집에서 아들 신용카드로 음식 값 지불
▲2012년 10월3일  양 전 회장 지인 김모씨에게 "부산에 내려왔다"고 전화
▲2012년 10월22일 양 전 회장 부산 대연동 커피숍에 지인을 만나러 왔다가 경찰에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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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