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맞은 ‘줄기세포’ 현주소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12.11 15:18:43
  • 호수 15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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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한국 줄기세포·항노화 의료시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수십억달러를 노화 역전과 줄기세포 기술에 베팅했다. 반면, 한국은 황우석 사태 이후 줄기세포에 대한 불신과 규제 강화 속에서 뒤처졌다. “역전 가능한 후발 주자”라는 평가와 “과장된 기대를 누그러뜨려야 한다”는 신중론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최근 베이조스가 투자한 알토스 랩스는 세포를 더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세포 리프로그래밍’으로 노화를 정면 겨냥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1억8000만달러를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에 쏟아부었다. ‘건강 수명 10년 연장’을 내걸고 10억달러 추가 조달에 나서기도 했다.

외국 나가
맞고 온다

구글이 세운 칼리코는 ‘노화와 수명을 조절하는 생물학을 이해하고 개입하는 것’을 미션으로 내걸고 노화 생물학 연구에 수백명의 연구진을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한국 정부와 학계, 산업계 등의 입장을 통해 한국 줄기세포 시장의 기회와 위험을 둘러싼 논쟁을 살펴봤다.

일본은 재생의료 안전법(ASRM)과 의약품 의료기기법(PMD)을 앞세워 재생의료 전용 규제 틀을 만들고, 조건부·기간 한정 허가 제도를 통해 줄기세포·세포치료 임상을 빠르게 현장에 투입했다. 일본·동남아의 고가 의료관광 패키지는 ‘배양 줄기세포 치료+단기 체류+관광’을 묶어 부유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은 규제와 제도 미비로 줄기세포·재생의료 수요 3조~5조원을 이웃나라 일본을 포함한 해외에 빼앗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척추·관절·성형·피부과 등 임상 경쟁력과 의료관광 경험을 갖춘 한국에도 줄기세포 치료 병원은 있다.

김일천 마디마디 신경외과의 원장(신경외과·줄기세포 전문의)은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기존 치료로는 잘 낫지 않아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매일 보는 임상의 입장에서 줄기세포 치료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목·허리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무릎·어깨 관절 질환, 난치성 만성통증, 피부 재생·항노화 시술까지 줄기세포 치료를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며 “기존 신경차단술·고주파·신경성형술·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이미 수차례 거쳤음에도 호전이 거의 없던 환자들 가운데 일부가 줄기세포 직접 주입과 정맥주사 병행 후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통증이 줄고, 수면·보행·자세 유지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 “팔이 허리까지밖에 안 올라가 옷을 입고 벗기도 힘들던 어깨 회전근개파열 환자가 파열 부위 주변에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재활을 병행한 뒤 머리 위로 팔을 올리게 되는 경우를 실제로 여러 차례 봤다”고도 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호전 폭·속도는 개인 차이가 크며 기대만큼 좋아지지 않는 경우도 분명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짚었다.

가능성 인정, 증거 쌓는 단계
과장 광고와 상업화는 ‘경계’

줄기세포 정맥주사 후 전신 컨디션이 나아졌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모 기업 회장은 “평소 컨디션이 10점 만점에 3점이었다면, 정맥주사 후 2~3주 지나 7점까지 올라간 느낌”이라고 표현했고, 허리·어깨·무릎 통증 완화, 수면 질 개선, 피로감 감소를 이유로 정기적인 주사를 선택하고 있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호밍(Homing)이라 불리는 줄기세포의 손상 부위 이동 메커니즘과 맞물린 전신 회복감일 가능성이 있지만, 자연 경과나 플라시보 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피부·항노화 분야에서의 체감은 더 직접적이다. 여러 성형외과·피부과 시술을 경험한 환자가 “처음엔 잘 모르겠더니, 어느 순간 안쪽에서 채워지는 느낌과 얼굴에 광이 살아나는 느낌이 3~4개월 계속되더라”고 말했고, “그 좋았던 느낌이 기억나 다시 맞고 싶다”며 반복 시술을 선택하는 사례도 소개된다.

해외 연구에서는 중간엽 줄기세포(MSC) 또는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등이 콜라겐 생성 증가, 피부 두께·탄력 개선, 잔주름 및 흉터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김 원장 역시 “연구 근거는 늘고 있으나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보장되는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가 특히 주목하는 지점은 줄기세포가 손상 부위를 메우는 ‘패치’가 아니라 세포 내 수명 시계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를 보호·유지해 세포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기전 연구들이다. 텔로미어·텔로머라아제와 줄기세포 노화의 연관성을 다룬 최신 후기는 텔로미어 단축이 조직 재생력 저하와 만성질환에 핵심 역할을 하며, 줄기세포가 텔로미어를 유지하면 노화 지연·건강수명 연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텔로미어(Telomere)는 염색체 끝부분을 보호하는 DNA 서열로, 그리스어로 끝을 뜻하는 ‘텔로스(Telos)’와 부위를 뜻하는 ‘메로스(Meros)’의 합성어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진다. 텔로미어 길이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들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노화가 시작된다.

확장하는
미용 산업

마치 신발끈 끝의 플라스틱 덮개와 같아서, 이 덮개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텔로머라제(Telomerase)’는 염색체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를 수리하고 복구하는 효소다. 이 효소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짧아지는 텔로미어를 보충해 세포의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정상 세포에서는 활성이 낮지만, 생식세포나 암세포에서는 활발하게 작용한다.

김 원장은 “줄기세포는 ‘다친 데만 고치는 세포’에서 ‘늙어가는 속도를 늦추는 세포’로 진화하고 있다”며 “노화를 질병처럼 다루겠다는 빅테크의 패러다임을 실제로 떠받치는 축이 바로 줄기세포”라고 평가했다.

정부와 학계는 줄기세포·첨단 재생 의료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현재는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증거를 쌓아가는 단계”라는 데 방점을 찍는다. 2005년 황우석 사건 이후 한국 줄기세포 연구는 조작과 윤리 위반 문제로 국제적 비판을 받았다.

상당 기간 ‘과학 강국 신화’가 깨진 충격 속에서 신뢰 회복과 제도 정비에 매달려야 했다.


이후 정부는 2020년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일명 첨단재생바이오법)’을 시행해 임상연구 단계에서의 안전관리 체계를 우선 구축했다. 2024년 개정을 통해 위험도에 따라 ‘첨단재생의료 치료’를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법은 첨단재생의료 실시 기관 지정, 환자 동의, 치료비용 청구, 장기 안전성 모니터링, 이상반응 보고,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의 역할 등을 촘촘히 규정해 “임상 연구·치료는 허용하되, 과학적 근거 없는 상업화는 최대한 억제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별도의 허가 교육 워크숍을 열어 첨단 바이오 의약품·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전성·유효성·품질 심사 기준과 보완 사례를 업계에 안내하고, 비임상시험 설계부터 장기 추적조사까지 엄격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열띤 경쟁 속
여전히 논쟁

한 보건당국 관계자는 “줄기세포는 잠재력이 크지만, 특정 클리닉에서 임상 근거 없이 고가 항노화 시술로 과장·오남용될 경우 환자 안전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허가받지 않은 세포치료를 만병통치인 것처럼 광고하는 행위는 계속 단속 대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제 학술지에는 승인받지 않은 줄기세포 시술로 인한 종양, 신경·심혈관계 합병증, 감염 사례들이 보고되며 “증거 없는 줄기세포 개입은 글로벌 공중보건의 문제”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첨단재생의료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언급하면서도 초기부터 안전성·윤리성에 방점을 찍는 이유다.


심화된 의견 충돌을 두고 국내 산업계는 “세계는 노화 역전 경쟁에 뛰어들어 수십억달러를 쏟아붓는데, 한국만 ‘위험하다’는 이유로 과도한 규제를 유지해 혁신 치료에 접근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한 줄기세포 기업은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JointStem)’ 품목허가가 식약처에서 거절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회사 측은 “임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줬음에도 허가를 반려하는 것은 국제 기준에 맞지 않고, 수백만 환자의 치료 기회를 늦추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대로 식약처는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사건은 한국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사가 얼마나 엄격한지, 동시에 어떤 기업에게는 얼마나 높은 진입장벽으로 느껴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제 시장조사기관들은 줄기세포 치료시장이 2024년 대비 2030년까지 2~4배 성장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매체에 따르면 “한국이 규제 개선을 미루는 사이 일본·미국·동남아가 줄기세포·재생의학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노화 역전·항노화 기술을 둘러싼 윤리·형평성 논쟁도 거세다. 미국의 경우 세포 리프로그래밍 연구가 노화 지표를 되돌리는 데 성공한 동물실험 성과를 보여주면서도, 종양 위험·장기 기능 이상 등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과 장기 안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글로벌 경쟁 가속화…한국만 보수적”
혁신 치료 산업 놓친다는 불만 속출

일부 비평가들은 “억만장자들이 자신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는 동안, 이 기술이 얼마나 공정하게 분배될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다”고 꼬집는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질문이 제기된다. 고가의 줄기세포 항노화 시술이 상류층의 전유물이 되는 상황에서, 국민건강보험 체계와의 정합성, 의료 자원의 배분, 의사의 설명 의무와 광고 윤리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과제다.

의료윤리학계는 “줄기세포 항노화 시술이 ‘부자들의 동안 시술’로만 소비된다면, 공적 재원을 투입해 제도화할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희귀·난치질환, 퇴행성 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우선 보장하면서 항노화 시장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첨단재생바이오법에서 장기 추적 조사 결과, 이상반응 보고, 환자 동의 절차를 강화하며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재생의료를 상업적으로 활성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초기 우려를 의식해, 연구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반면 개정법은 위험도에 따라 일부 치료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이제는 연구에서 치료로 천천히 이동하는 과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안전·윤리·형평성을, 산업계는 혁신·성장·환자 치료 기회 확대를, 해외 자본은 노화 역전을, 학계는 근거 축적을 강조한다. 하지만 매일 줄기세포 환자들을 직접 마주하는 임상의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하다.

김 원장은 “줄기세포가 노화도 고치고 암도 고친다는 식의 과장 홍보는 분명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혈액질환·희귀질환·관절염 등에서는 이미 허가된 줄기세포 치료제나 표준치료가 존재하지만, “노화 전체나 다양한 암을 포괄적으로 치료한다”고 말하기에는 대규모·장기 인체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위험한
신기루

그러면서 “줄기세포 정맥주사, 지방·골수 유래 줄기세포, 향후 배양 줄기세포 치료 등 네 가지 축이 퇴행성 질환·통증·항노화·노화 역전 영역에서 앞으로 의료의 한 축을 크게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노화를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볼 것인지, 줄기세포를 ‘마지막 희망’이 아닌 표준 치료의 한 축으로 어디까지 끌어올릴 것인지는 사회적 합의와 증거 축적에 달려 있다. 한국 줄기세포 의료시장은 골든타임에 들어섰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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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