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가볼만한 곳 ①안산 흘곶어촌체험마을·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카캉스·대부도포도찐빵

칼국수 없이도 즐거운 대부도 주말 나들이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 서쪽에 자리한 대부도는 서해에서 가장 큰 섬이다. 시화방조제로 육지와 연결된 이후에는, 서울에서 차량으로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인기 여행지가 됐다. 하지만 대부도에는 여전히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가 많다. 대부도 구석구석, 숨겨진 보물을 찾아 나들이를 떠나보자.

대부도를 관통하는 301번 지방도에서 빠져나와 남쪽 끝까지 내려오면 흘곶어촌체험마을이 있다. 이곳은 1871년 제작된 지도에서 ‘흘곶’이라는 명칭으로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섬이 붐비는 여름 휴가철에도 비교적 한적하다.

홀곶어촌체험마을의 주된 체험 거리는 조개 캐기다. 해수면이 가장 낮아지는 간조 시각을 기준으로 전후 2시간씩, 총 4시간 동안 체험이 가능하다. 체험비는 소인(5~13세) 8000원, 대인(14세 이상) 1만5000원이며, 채집량은 무제한이다.

바지락 채집

갯벌은 마을 서쪽의 메추리섬 인근까지 1㎞ 이상 크게 형성돼있는데, 마을에서 운영하는 트랙터가 있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곳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바지락이다. 대부도가 원래 바지락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지만, 방문객의 즐거운 체험을 돕기 위해 마을에서 정기적으로 종패를 뿌려 개체 수를 유지하고 있다. 봄과 가을에는 제철 맞은 낙지도 심심찮게 눈에 띄며, 겨울철에는 간간이 꼬막도 찾을 수 있다.


갯벌 체험을 알차게 즐기려면 갯벌에 뚫린 숨구멍을 잘 찾아야 한다. 호미로 숨구멍 주변을 깊게 파면 갯벌에 몸을 숨긴 바지락과 낙지를 발견할 수 있다. 채집에 푹 빠져 밀물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마을 주변에는 갯벌 체험 말고도 소소하게 즐길 거리가 많다. 대부도 남쪽 해안선을 따라 걷는 약 17㎞ 길이의 서해랑길 90코스가 대표적이다. 마을 서쪽으로 펼쳐진 해변은 청정 갯벌과 바다 위 바위섬으로 모습을 감추는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니, 갯벌 체험을 마치고 잠시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낙조를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

시화방조제를 지나 대부도에 닿으면, 여의도 4.3배 규모의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가 나타난다. 바다를 메운 간척지에 조성된 공원으로, 주변에 높은 산이나 고층 빌딩이 없어 자연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는 해안녹음숲, 대부밀단지, 자생소나무힐링숲 등 다양한 구역으로 나뉘며, 구역별로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칠면초, 해홍나물 등이 자생하는 염생식물 군락지는 이곳이 과거에 바다였음을 보여주는 장소로, 가을이면 붉게 물들어 감성을 자극한다.

다채로운 꽃이 자라는 테마화훼단지는 색색의 백일홍과 코스모스가 피는 가을에 유독 아름답다. 공원 곳곳에는 다양한 습지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습지관찰덱도 있다. 덱을 따라 공원 중심부 연못에 다다르면 누각에서 주변 풍경을 즐기며 잠시 쉬어갈 수 있다. 한여름에도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청량감을 더해 주니, 더위에 대한 염려는 잠시 내려놓아도 좋다.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를 좀 더 특별하게 느끼고 싶다면, 전기 바이크나 깡통 열차를 타고 달려보자. 오래 걷는 것이 부담스러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겐 최고의 선택이다. 테마파크 입구에 전동바이크, 삼륜 전기차, 다인승 깡통 열차 등을 대여해주는 업체가 많은데, 대부분 운전면허 소지자에 한해 이용 가능하다.

공원 가장자리에 조성된 메타세쿼이아길은 탈것에 오른 사람들이 꼭 한번 달려봐야 할 드라이브 코스다. 시화호를 가로지르는 송전탑을 가리기 위해 심은 것이지만, 파란 하늘과 초록 잎 무성한 나무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제법 아름답다. 차를 타고 이 길을 달리면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묵은 스트레스도 날아가는 듯하다.


구석구석 볼거리 가득한
대부도 여행 가이드

방아머리해변에는 화려한 외관으로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카페, 카캉스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야자수 장식과 파스텔 색조의 가구, 해변 도시의 감성을 살린 소품들과 통창 너머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또다시 발길을 붙잡는다. 문 하나를 열고 들어갔을 뿐인데 마치 동남아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총 3층 규모의 실내는 층마다 다른 분위기로 꾸며졌다. 동남아 해변에 와 있는 듯한 1층, 원색의 강렬한 색감이 인상적인 2층, 라탄과 마크라메 장식으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뽐내는 3층 중에서 마음에 드는 곳에 자리를 잡으면 된다.

카캉스의 핵심 공간은 방아머리해변이 한눈에 담기는 루프톱이다. 바다 자체도 사진을 찍을 때 훌륭한 배경이 되어주지만, 한편에 자리 잡은 카라반은 색다른 분위기로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 카라반은 예약을 통해 좌석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카캉스의 인기 메뉴는 블쿠크림소다, 오션라떼, 망고선라이즈처럼 색감이 화려한 음료다. 카캉스 핫도그, 베이글샌드위치, 미국 남부식 돼지고기 바비큐 등 든든한 브런치 메뉴도 준비돼 있다. 오후의 햇살이 반짝이는 방아머리해변을 바라보며 이국적인 공간과 맛을 느끼다 보면, 어느덧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대부도는 사시사철 불어오는 해풍, 낮과 밤의 큰 일교차,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이라는 환경이 맞물려 좋은 품질의 포도가 자라는 곳이다. 최근에는 포도 농가들이 포도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와인이나 포도 주스처럼 포도를 활용한 먹거리를 개발해 선보이는 추세다.

포도찐빵

대부도 포도찐빵도 대부도산 포도를 활용한 먹거리 중 하나다. 대부도산 포도즙과 포도주를 반죽에 넣어 연보라색을 띠며, 포도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찐빵은 앙금에 따라 팥, 단호박, 군고구마 세 종류로 나뉘는데, 달콤한 포도의 풍미가 앙금과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다. 포도찐빵은 주문하는 즉시 쪄 따뜻하게 내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먼 곳까지 가지고 가야 할 이들을 위해 냉동된 제품도 판매한다. 대부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가까운 이들을 위한 이색 선물로도 추천한다.

 

<여행 정보>

-대부도 흘곶 어촌체험 마을 주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남로 618, 문의: 032-891-3116, 운영 시간: 물때에 따라 상이하므로 전화 문의 후 방문 요망, 이용 요금: 대인(14세 이상) 1만5000원, 소인(5~13세) 8000원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주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1546, 문의: 대부도관광안내소 1899-1720, 운영 시간: 상시 개방, 운영 요금: 무료

-카캉스 주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1501-1, 문의: 032-880-8667,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dbdkacance/, 운영 시간: 평일 10:00~20:00, 주말 및 공휴일 10:00~21:00, 이용 요금: 블루크림소다 1만원, 카캉스핫도그 6900원, 카라반 이용료 1시간 1만원


-대부도포도찐빵 주소: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1322, 문의: 0507-1487-7842, 운영 시간: 평일 10:00~20:00, 주말 및 공휴일 10:00 ~22:00, 이용 요금: 포도찐빵 6개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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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장동혁 갈지자 행보 속셈

‘오락가락’ 장동혁 갈지자 행보 속셈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미국 정계가 이재명 대통령을 압박하는 흐름을 타 강경 보수 노선과 장외 집회로 기세를 올리려고 한다. 하지만 8개월여를 앞둔 지방선거에 정치 생명이 달린 정치인의 현실을 고려해 “극우 방식으론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빙글빙글 도는 장 대표의 ‘용꿈’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앞세워 “왜 미국에 감사하단 말을 하지 않느냐”는 등 젤렌스키 대통령을 강하게 질타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호평에서 비판으로 일각에선 “이 대통령도 이런 망신을 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왓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한국의 새 정부가 교회를 잔인하게 급습하고, 우리 군사기지까지 들어갔다”며 “한국에서 숙청·혁명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에 가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만나시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를 칠 수 있게 해달라”는 등 저자세로 나가면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노벨평화상 수상 욕심을 자극했다. 국내에선 평소 강경한 정치 성향을 유지하는 이 대통령의 ‘저자세’를 유연함으로 해석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한미 관세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 이 대통령에 대한 호평은 금세 비판으로 바뀌었다. 당시 체결됐던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은 ▲상호 관세율 15% ▲한국의 대미 투자 3500억달러(약 485조원) 등이었다. 문제는 3500억달러가 우리나라 총 외환 보유고의 84%에 달하는 액수란 것이다. 아울러 두 대통령의 공동합의문도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미국에 “자동차·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대한 15% 관세율을 명시하자”고 요구했고, 미국은 우리에게 “3500억달러의 구체적 조달 시기·방식·사용처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3500억달러 투자를 이행하지 않으면, 상호 관세율 25%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한국의 직접 투자 비중을 최대한 높이고 투자 대상은 미국이 주도해 선정하며, 투자액 회수 후 미국이 이익 중 90%를 가져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은 지난 4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소재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노동자 317명을 단속했다. 이들이 단기 상용 비자(B-1)로 미국에 입국해 근무하다가 불법체류자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에 입국해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면담했고, 미국 영주권자 1명을 제외한 316명은 지난 12일 귀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훈훈하게 진행한 후 ‘한국 새 정부가 교회를 잔인하게 급습하고, 미군 기지에 들어간’ 데에 대한 보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기만책 섞인 양동 작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재명 압박하자 강경론 선회 미 극우 논객도 한국서 극우 부추겨 미국 정부의 한국인 노동자 추방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보수 성향 친위 집단 MAGA 진영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미국의 극우 정치인 토리 브래넘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그 공장이 조지아주 주민을 고용하지 않아서 ICE에 신고했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저임금 불법체류자를 다수 고용하는 것은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 우선 정책 연구소 미국 안보센터 부의장은 지난 7월21일, 한국 국회의원 13명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정권이 교체됐다고 해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공정하거나 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있으면, 한국에 좋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츠 부의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사무총장을 지낸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가 진행돼 내가 큰 피해를 봤다”는 취지의 부정선거론을 주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플라이츠 부의장은 지난 1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몰아내고 대통령 권력을 약화하려는 극좌 급진주의자들에게 유리한 발언을 하진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하고, 두 사람의 보수 철학은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강경 보수 진영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탄핵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는 지난 8일 ‘대통령·부산시 교육감 선거서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손 목사와 손잡고 함께 시위를 주도한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지난 13일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코리아로부터 채널 수익 창출 중단 통지를 받았다. 수익 창출이 중단된 이유는 “민감한 콘텐츠 관련 정책을 위반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분한 전씨는 “언론 탄압이자 보수 우파 죽이기”라며 “구글코리아 내 좌파 직원이 판단한 거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달 26일 당선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강경 보수 표심에 지지를 호소해 당선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선 이후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국민의힘 4선 김도읍 의원을 다시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했다. 트럼프의 양동 작전 김 의장은 평소 중도 보수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고, 장 대표는 김 의장을 삼고초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관군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소리 낼 때, 전씨는 당 밖 의병으로서 그 소리를 증폭하고 적을 막는 역할을 했다”며 “당 밖 의병이 전씨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1등 공신임을 자처하던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크게 반발했다. 전씨는 지난달 30일 “제가 장 대표에게 영향력이 있어 힘이 세다고 보는 사람들이 놀랍게도 벌써 제게 인사·공천 청탁을 한다”며 “저는 장 대표에게 부담을 드리지 않기 때문에 그런 역할은 안 한다”고 말하는 등 장 대표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도 지난 1일 “많은 사람이 ‘김도읍이 웬 말이냐’고 비판하는데, 김도읍은 그런 비판을 받을 만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려면, 영남 지방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4개 자유 우파 정당에 양보하면 된다”며 “이에 응하지 않아서 4개 정당이 영남 전 지역에 후보를 내면 국민의힘은 이길 수 없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밝혔던 “더 강하게, 더 넓게 500만 당원과 함께 싸울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같은 날엔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국회 본관 앞에 모여 ‘야당 말살 정치 탄압 특검 수사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지도부가 가장 강력한 방식의 투쟁을 하기로 했고, 장외투쟁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장외투쟁 명분은 ▲검찰청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반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수사 기간 연장 반대 ▲내란 특검의 국민의힘 의원 압수수색 규탄 등이었다. 장 대표는 지난 8일엔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악수도 사람과 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과의 대화를 차단했다. 당시 장 대표는 단군 신화를 인용해 “정 대표와 악수하려고 당 대표가 되자마자 마늘·쑥을 먹기 시작했다”며 “미처 100일이 안 됐는데도 이렇게 악수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등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영수회담은 비교적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장 대표도 자신의 의견을 이 대통령에게 모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수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장 대표는 다시 장외투쟁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분은 손 목사 구속이었다. 지난 14일 부산을 방문한 장 대표는 첫 일정으로 세계로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장 대표는 이날 “손 목사 구속은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라며 “2025년 대한민국에서 종교 탄압을 막는 게 제 소명이 될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돌고 돌아 장외투쟁 이어 지난 17일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구속된 것을 계기로 장외투쟁을 언급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이 장기집권을 위해 차근차근 야당을 말살하고 있다”며 “지금은 그냥 야당인 게 죄인 시대”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재판과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징역형이 구형된 것 ▲정부·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 ▲민주당의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 등을 장외투쟁 근거로 내세웠다. 국민의힘의 장외 집회는 지난 21일 동대구역 인근에서 진행됐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 중도 공략 필요성 사이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과 장 대표의 현 상황으로부터 비롯된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파면·구속을 거치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7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7%를 기록하는 등 강경 보수 성향 지지층만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불과 8개월여를 앞두고 있다. 이기기 위해선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중도를 공략해야 한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로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데, 참패 시엔 대표직을 사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극우 정당이 각국 선거에서 승리하고 있고,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MAGA 진영이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21세 청년 타일러 로빈슨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극우 논객 찰리 커크 ‘터닝 포인트 USA’ 대표와 모린 배넌 ‘스티브 배넌 워룸’ 대표는 한국 극우를 부추기는 미국 정계 논객들이다. 이들은 지난 5일 한국을 방문해 ‘빌드업 코리아 2025’에 참석했다. 커크 대표는 “최근 한국 정치는 혼란스러웠다. 특검의 교회 압수수색은 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한국은 미국의 가장 든든한 우방이기 때문에 중국공산당으로부터 독립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산주의자들이 정치 검사를 앞세워 우파를 탄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한국 정부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국·북한의 공산주의에 맞서는 여러분의 싸움이 곧 우리의 싸움이고, 필요하다면 내가 한국을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모린 대표도 “한국은 공산주의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관성은 오직 한동훈 축출 돌연 “극우론 안 돼” 유턴 손 목사는 커크 대표·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성향 일부 개신교 교단과 MAGA 진영이 김민아 대표가 이끄는 빌드업 코리아와 연결돼있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빌드업 코리아의 모태는 커크 대표가 이끄는 터닝 포인트 USA로 전해졌다. 극우 성향 교단과 미국 극우는 강경한 반공 성향을 매개로 연결된다. 일제강점기 당시 교단의 세가 강했던 지역은 평안도였다. 이들은 북한 정부 수립과 6·25 전쟁 이후 모두 월남했고, 강경한 반공 성향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미국에서도 소련과의 냉전을 계기로 매카시즘 광풍이 크게 일어나 복음주의 교단을 중심으로 한 반공 세력이 맹위를 떨쳤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도 복음주의 교단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국민의힘 지지 기반과도 연결되는 미국 정치의 흐름을 외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가 일관되게 유지하는 정치 방향은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에 대한 강경한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에서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 대변하는 인물을 대상으로 패널 인증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몫인 각종 방송 출연분 중 80% 이상을 친한계가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친한계엔 방송 출연을 위주로 정치 활동을 이어가는 원외 인사들이 많다. 장 대표의 방침에 대해선 “친한계의 숨통을 끊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대해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이후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근거 있는 확신을 한다고 했다”며 “그 확신의 근거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란 특검의 참고인 소환을 2회 거부했고, 내란 특검은 서울중앙지법에 한 전 대표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고, 한 전 대표 증인신문은 오는 23일 진행될 예정이다. 한 전 대표는 연이은 당내 선거 패배와 안 좋게 결별한 장 대표의 당선으로 위기에 몰려 자신의 정치적 상징인 ‘비상계엄 반대’조차 자신 있게 내세우기 어려운 처지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권성동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나경원 의원 등 지난 2019년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연루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징역형을 구형받았다. 안팎으로 이어지는 내우외환에 일각에선 장 대표가 다시 강경 보수를 대상으로 한 장외집회에 전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지난 16일 공개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돌연 “우리가 설득하는 방식이 극우와 같다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며 “국민께서 공감하지 않는 방식으론 싸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지층의 확고한 신뢰 없이 성급하게 중도층 마음을 얻겠다고 나아가면 실패할 거라고 본다”는 의견도 남겼다. 내친 김에… 용꿈의 조건 같은 인터뷰에서도 빙글빙글 돌고 있단 느낌을 줄 소지가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고 보는 해석도 나온다. 용꿈은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명확히 밝혀 대중의 지지를 얻은 다음 노려볼 수 있다. 장 대표는 계속 빙글빙글 돌고 있다. 굳건한 의견 없이 빙글빙글 돌면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 장 대표의 빙글빙글 회전 정치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