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특검 표적' 대통령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10.22 17: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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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곡동, BBK, 다스…MB 미스터리 원샷?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내곡동 부지 특별검사' 개시 하루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이 해외로 나가 '도피성 출국'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의 '꼼수'가 불쾌했는지 이광범 특검팀의 행보가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수사의 ABC라는 출국금지·계좌추적·압수수색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 과연 내곡동발 특검이 BBK·도곡동·다스를 둘러싼 이 대통령과 이 회장 간 '실소유주' 의혹 뇌관까지 건드리게 될까.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이 내곡동 사저의혹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광범)의 수사 개시 하루 전날인 지난 15일 중국으로 출국해 '도피성 출국'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6일부로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 사건을 맡게 된 이광범 특검팀은 이시형(34)씨와 이 회장,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 주요 수사대상자 10여명을 출국금지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활동이 시작된 16일 0시를 넘기자마자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를 제외한 사건 관계자 전원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 서류를 법무부에 접수한 것.

도피성 출국일까
업무상 출장일까

하지만 법무부는 이 회장이 특검팀 수사 개시 전인 15일 이미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새벽 특검팀에 출국금지 불가 통보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미 해외로 나간 사람을 출국금지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 회장의 출국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은 특검팀은 "부적절한 처신"으로 "불쾌하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시형씨의 진술에 따르면 이 회장은 시형씨에게 차용증을 받고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자금 6억원을 빌려줬다. 따라서 이 회장은 시형씨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자금 11억2000만원의 조성 과정을 밝히는 데 필요한 핵심 참고인이다.


특검팀 한 관계자는 "조사 하루 전날 출국할 줄 누가 알 수 있었겠느냐"며 "특검이 받은 건 법무부의 출국금지 불가 통보공문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의 소재가 파악되면 적절한 방법으로 연락을 취해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시형씨가 기소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청와대와 교감을 갖고 출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스 측은 해명자료를 통해 "이 회장은 신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 원덩 등지에 있는 다스의 협력사 공장으로 출장을 간 것"이라며 "이번 출장은 사전에 계획돼 있었고 이달 24일 귀국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씨의 출국은 도피성 출국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즉각 소환을 주장했다.

계좌추적, 압수수색 등 내곡동 수사 급물살
핵심인물 이 회장 하루 전날 갑자기 중국행

지난 18일 이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국감상황점검회의에서 16일 재미언론인 안치용씨의 블로그 'Secret of korea'에 공개된 2003년 이명박 대통령의 미 법원 진술서를 꺼내 들었다.

진술서 6항 '진술인과 다스와의 관계'에서 이 대통령은 "진술인의 친형인 이상은이 다스의 주요 주주이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다스의 실제 운영은 대표이사 사장 CEO인 김성우의 책임하에 이루어져 왔다"고 진술했다. 자신의 친형은 다스의 운영 및 책임과 무관하다고 이 대통령이 나서서 밝힌 것이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은 "이 대통령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하면 지금 이 회장이 업무차 급히 중국에 갈 일이 없는 것 아니냐"며 "즉각 중국으로 소환장을 보내서 이 회장을 귀국조치 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의 진술서를 공개한 안씨도 블로그에 글을 올려 "과거 이 대통령의 진술서는 지금 이 회장의 '업무상 출장'이라는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동생 이 대통령이 형님의 해외도피를 입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진술서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를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특검은 이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 6곳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특검팀은 경주에 있는 다스 본사와 이 대통령 아들 시형(34)씨의 사무실과 숙소 등에서 압수물을 확보했고 사저부지 거래에 개입한 내곡동 부동산 중개업소 2곳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18일에는 사저부지 실무계약을 담당 했던 김태환 전 청와대 경호처 직원을 소환해 14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특검팀은 다스 본사와 이 회장의 집, 시형씨 숙소 등에서 확보한 각종 거래 내역과 시형씨 등의 계좌거래 추적을 통해 이번 재수사의 핵심 쟁점인 배임 및 이 대통령의 부동산거래 실명제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이 1차 압수수색 대상으로 청와대가 아닌 이 회장과 다스를 정조준한 것은 수사 개시 전날 돌연 중국으로 출국한 이 회장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조속한 귀국을 종용하는 뜻도 어느 정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곡동 특검
다스 정조준

헌정사상 최초 청와대 압수수색 실시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법조계 일각에서는 압수수색에 청와대 경호처가 포함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청와대 경호처가 대통령 사저부지 매입을 주도했고 사저와 경호동의 지분 배분 문제에도 관여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내곡동 사저 의혹 관련자들을 전원 무혐의 처분한 서울중앙지검의 불기소 결정서에 따르면 시형씨는 부친인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여러 가지 편의상 사저부지를 먼저 네 명의로 취득했다가 사저 건립 무렵 자신이 재매입하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시키는 대로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다스는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일 때부터 이 대통령이 차명으로 소유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온 회사다. 그래서 일각에선 이번 특검으로 묻혀있던 다스 실소유주 의혹까지 파헤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검법에 명시된 특검의 수사 범위가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내용'을 포함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과 이 회장 간 실소유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다스는 자동차 의자를 전문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다. 대부기공(다스의 전신)은  1987년 7월 경주시 외동농공지구에 설립됐다. 1999년엔 충남 아산시에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을 준공해 세력을 확장했고 중국, 미국, 인도 등에 해외법인도 있다. 2003년 지금의 이름으로 기업 명칭을 변경했다.

다스는 매년 30% 이상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알짜배기 회사지만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BBK 사건 이후 일약 유명세를 탔다.

다스는 지난해 7367억원의 매출액과 3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04년 2282억원의 매출과 비교하면 7년 만에 3.2배나 늘어난 것. 이 회사의 높은 성장률은 매년 현대자동차에 총매출의 40%가 넘는 안정적인 납품을 하고 있는데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스의 최대 주주는 이 회장으로 46.8%(13만96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강경호 전 코레일 사장과 함께 다스의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대 주주는 이 대통령 처남 고 김재정(김윤옥 영부인 오빠)씨의 부인 권영미씨도 24.26%(7만2300주)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3대 주주는 권씨의 상속세 납부로 19.7%(5만8800주)를 소유하게 된 기획재정부, 4대 주주는 5.0%(1만4900주)를 소유한 청계재단, 5대 주주는 이 대통령의 친구이자 청계재단 감사인 김창대씨로 4.2%(1만24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도곡동·BBK·다스
풀리지 않은 의혹

당초 최대주주였던 김재정씨의 지분(43.99%·13만1100주)은 2010년 2월 그가 사망하면서 권씨가 넘겨받았다. 당시 권씨는 상속세를 현물인 다스 지분으로 국세청에 물납했다. 권씨의 상속세 물납은 청계재단 논란에 이어 또 한 차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청계재단이 권씨로부터 기부받은 5%를 통해 다스 경영권 및 의사 결정 과정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자 "결국 이 대통령이 다스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다.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약속한 재산 사회 환원을 이행하면서 만든 청계재단은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관리하고 있어 이 같은 의혹에 힘이 실렸다. 실제로 청계재단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동기 송정호 전 법무장관이 이사장, 사위 이상주 변호사가 이사, 고교 동창인 김창대씨가 감사를 맡고 있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은 이 대통령의 '도곡동 땅' 의혹, 'BBK' 의혹 등 대선 때 불거졌던 '핵폭탄급' 의혹들과 연결되는 사안이다. 특히 이 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다스는 연간 수입의 6배인 190억원을 BBK에 투자했다. 이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 이 대통령 차명 보유 의혹이 불거진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의 매각 대금이 다스에 투자돼 BBK로 흘러갔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즉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일부가 다스로 흘러갔고, 다스의 자금이 BBK로 흘러갔다고 볼 수 있는 것. 따라서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BBK의 실제 소유주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논란의 핵심은 항상 '실소유주가 누구냐'였다. 이 대통령의 큰형 이 회장과 이 대통령 처남 김재정씨의 공동소유로 되어 있던 도곡동 땅 및 다스의 실소유자가 이 대통령이라는 의혹은 끊이질 않았다.

17대 대선 경선 당시 도곡동 땅 차명 의혹 수사를 담당 했던 안영욱 서울중앙지검장은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이상은씨 소유가 아닌 건 분명하지만 실소유주 확인까지는 어려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모든 의혹에 대해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결국 수사는 무혐의로 종결됐다.

MB 차명재산 의혹 재점화
이번에 해소될지 초관심

당시 검찰은 도곡동 땅의 차명보유를 밝혀내고도 불기소 처분하고 수사를 공식 종결해 질타를 받았다. 당시 김동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후보의 사건이기 때문에 정치적 고려를 통해 수사를 종결한 것 아니냐"며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선병렬 신당 의원 역시 "결국 도곡동 땅이 이명박 후보의 땅이 아니라는 증거도 없다는 것 아니냐"고 검찰을 압박했지만 소용없었다.

당시 이 회장은 "도곡동 땅과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는 내가 키워 온 내 재산이다"고 맹세했고 결국 이 대통령은 차명 재산관리 의혹들을 뒤로한 채 대선에서 승리했다.

도곡동·다스·BBK 3대 의혹은 이 대통령 임기 내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실소유주 논란을 끊임없이 부인했지만, 주식 보유자 면면만 봐도 '가족 기업'임은 명백한 사실이었기 때문에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2010년 8월9일 시형씨가 다스에 입사하면서 의혹들은 더욱 증폭됐다. 그는 33살의 나이로 다스에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입사했고 지난 3월1일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해 경주 본사의 기획팀장으로 전보됐다. 입사 6개월 만에 차장에, 핵심 보직인 기획팀장으로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초고속 승진인 셈. 또 지난 2월 3년 만에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며 기획경영실 업무를 책임지게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 임기 중에 시형씨가 다스의 경영권까지 올라가 이 대통령의 재산을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 대통령 3형제의 맏형이다. 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상득 전 의원보다 2살 많고, 이 대통령보다 8살 많다. 이 대통령과 같은 포항 동지상고를 졸업한 이 회장은 1985년부터 대원산업 대표로 일하다가 1987년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전신인 대부기공의 대표이사가 됐다. 그 후 25년을 다스의 대표이사로 살아왔다. 이 회장은 정치인으로 데뷔한 동생들과 달리 평범한 기업인의 삶을 살아온 것처럼 보이지만, 이 대통령의 차명재산 논란이 일 때마다 입길에 올랐다.

그리고 이번 이광범 특검팀에 제대로 걸린 듯하다. 이 특검팀의 행보가 심상치 않기 때문. 이 특검팀은 출범 당시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와중에 핵심 참고인인 이 회장이 '도피성 출국'을 하자 이에 자극을 받아 수사 강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는 것.

MB 실소유주
논란 끝낼까?

특검 이전 검찰 수뇌부의 내곡동 사저 사건은 "수사할 것도 없고 판단만 남았다"는 냉소적 반응과 달리 이 특검팀은 수사 착수 이틀 만에 '주요 거점'을 압수 수색하는 등 강한 수사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회장과 시형씨의 사무실 및 주거지 압수수색에서 더 나아가 계좌추적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의 ABC라는 출국금지·계좌추적·압수수색을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BBK 사건에 연루돼 천안교도소에서 징역을 사는 김경준씨도 자서전 <BBK의 배신>을 통해 "BBK뿐만 아니라 다스의 실소유주도 이 대통령"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 BBK 관련 미국 내 소송을 맡은 재미 변호사도 입국하더니 "BBK수사가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 꾹꾹 묻어두었던 도곡동 땅·BBK·다스 3대 의혹이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레임덕은 맞은 이 대통령이 큰 형님과의 '실소유주' 의혹이 무사히 넘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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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