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결혼 후폭풍 코요태 신지

다들 말리는데 하겠다고?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코요태 멤버 신지가 결혼을 발표한 이후, 예비 신랑 문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결혼 전부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들에 “쎄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중이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신지의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

신지보다 7살 연하인 문원은 발라드 가수로, 두 사람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MBC 표준FM <이윤석·신지의 싱글벙글쇼> DJ로 활동하던 신지는 당시 게스트로 출연한 문원과 자연스럽게 연락을 이어가다가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최근 결혼을 발표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돌싱남
고백 후…

지난달 23일 신지 소속사는 “신지가 가수 문원과 내년 상반기 결혼할 예정”이라며 결혼 소식을 알렸다. 신지의 결혼 소식에 누리꾼들은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지난 2일 신지의 유튜브 채널 ‘어떠신지?!?’를 통해 ‘우리 신지를 누가 데려간다고?’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180도 달라졌다.

신지는 코요태 멤버 김종민, 빽가와 함께 예비신랑 문원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영상에는 신지와 예비신랑 문원이 김종민과 빽가를 찾아가 상견례 겸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신지는 문원과의 결혼을 알리며 “내년 상반기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상견례 분위기는 화기애애 한 듯 보였지만, 영상 속에서 문원이 보여준 태도에 ‘무례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논란의 불씨가 된 것은 신지를 향한 문원의 발언이었다. 그는 영상에서 “사실 지선이(신지)가 이렇게 유명한 사람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상 시청자들은 “어떻게 코요태 신지를 모를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특히 문원이 신지보다 일곱 살 연하인 37세라는 점에서, “코요태를 모를 세대가 아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은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나 명성을 뒤늦게 인식한 것처럼 얘기하며 순수한 척 포장한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어 문원은 “제가 의상 같은 걸 잘 못 입어서 항상 골라준다”고 말문을 열었고, 신지는 “옷 좀 골라 놓고 자라고 했다. 아침에 정신없을 수 있으니까. ‘나 입을 거 생각해 놓은 거 있어’ 이러더라”며 “입고 나왔는데 트레이닝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나왔더라”며 황당해했다.

그의 말에 문원은 “예쁜 트레이닝 바지였다”고 해명했고, 신지는 “어쨌거나 멤버들한테 중요한 얘기를 하러 가는데 그렇게 입고 간다고? 갈아 입고 온다더라”며 신지의 확인을 받아 차려 입고 온 것임을 털어놨다. 이에 상견례 자리에 문원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등장하려 했다는 점에서 “예의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문원은 영상에서 돌싱남임을 고백했다. 신지가 먼저 “제대로 소개하는 자리니까 꼭 알아야 할 이야기가 있다”며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문원은 조심스럽게 “사실 결혼을 한번 했었고, 사랑스러운 딸이 하나 있다. 전 부인이 키우고 있지만 소통하며 아이를 위해 신경 쓰고 있다”고 고백했다.

문원이 딸이 있는 돌싱남임을 밝히자, 빽가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떠나는 모습이 담겼다. 신지도 빽가의 반응에 “혹시 화가 난 걸까”라고 걱정했지만, 문원은 “처음에는 몰랐지만 관계가 깊어지면서 솔직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네가 좋으니까 포용할 수 있다’는 말이 힘이 됐다”고 전했다.

학폭? 괴롭힘? 양다리? 사기?
예비신랑에 쏟아지는 의혹들


김종민도 처음에는 놀란 표정이었지만 두 사람의 말을 듣고는 “이제 알았으니 중요한 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빽가도 다시 자리로 돌아와 “둘이 좋고 사랑하면 내 영역은 아니다”라며 그들을 응원하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해당 장면은 유튜브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 영상에서 가장 솔직한 반응”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영상 속에서 문원이 신지를 부르는 호칭 또한 논란이 됐다. 문원은 신지를 ‘지선이’ 또는 ‘이 사람’이라고 불렀는데 전 아내를 지칭할 때는 ‘그분’이라며 존칭을 사용했고 이 때문에 신지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종의 ‘상견례’를 콘텐츠로 촬영된 이 영상은 업로드 직후 큰 관심을 받으며, 하루 만에 2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상 공개 직후 신지의 유튜브 댓글 창에는 “결혼을 다시 생각해보라”는 걱정과 만류가 쏟아졌고, 하루 만에 댓글 수는 4만여건을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문원이 이혼 경력과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교제 초기 단계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논란이 되며 도마 위에 올랐다.

원은 영상에서 “관계가 깊어지면서 말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이 역시 시청자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중요한 사실은 교제 초기에 밝혔어야 한다”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줄 기회를 박탈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영상 편집 방식을 두고도 일부 시청자들은 영상 후반부에 삽입된 자동차 브레이크 효과음과 화면 전환 연출이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경고 신호를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신지와 문원의 상견례 영상이 공개된 직후, 법률 유튜버이자 현직 변호사인 이지훈 변호사는 ‘신지의 결혼을 반대하는 4가지 이유’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아는변호사’에 영상을 올려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우려를 표했다.

구독자 수 약 47만명을 보유한 이 변호사는 “신지가 제 여동생이었다면 이 결혼은 반대했을 것”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영상에서 이 변호사는 문원이 신지의 인지도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말한 점을 가장 먼저 문제 삼았다. 실제 상견례 영상에서 문원은 “지선이가 이렇게 유명한 사람인지 몰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를 두고 “37살이면 신지를 모를 나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발언은 곧 ‘이렇게 부자인 줄 몰랐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도 이해도 부족한 사람이라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파묘되는
과거사

두 번째로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문원이 ‘아이가 딸린 이혼남’이라는 사실을 신지에게 초기에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문원은 연애 중반이 지나고 나서야 해당 사실을 털어놨다고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이혼은 흠이 아니다. 하지만 거짓말은 흠”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수많은 이혼 상담 사례를 예로 들며 “이런 방식으로 관계가 시작되면 대부분 신뢰의 균열로 이어져 결혼 후 갈등이 발생하고 결국 이혼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원의 ‘책임감’에 대한 신지의 평가에도 의문을 품었다. “책임감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이 변호사는 “문원이 실제로 자녀 양육비를 얼마나 보내고 있는지, 아이와 면접교섭은 하고 있는지 등의 구체적인 행동이 뒷받침돼야만 책임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혼은 감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며, 경제력 등 준비가 전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제기한 또 하나의 문제는 ‘나이 차’였다. 이 변호사는 신지와 문원 사이의 7세 차이에 주목하며 “우리 사회는 연상인 쪽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 많은 구조다. 결국 신지가 짊어져야 할 희생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이 관계에서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냉정하게 봐야 한다. 신지가 감정을 앞세우는 사이, 감당해야 할 현실은 점점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원이 이혼한 전처와 아이를 위해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신지는 이 상황을 묵묵히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나는 이런 상황, 못 견딘다. 아무리 사랑해도 그게 감당이 될까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 변호사는 결혼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를 가정하며 신지에게 반드시 ‘부부재산약정’을 체결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결혼 전 보유한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명확히 구분하고, 결혼 후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도록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양육비 및 면접교섭권과 관련된 문제 역시 사전에 문원과 확실히 합의해두어야 한다”며 “신지의 돈으로 양육비를 부담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결혼은 헛똑똑이처럼 하면 안 된다. 신지를 아끼는 마음에서 드리는 조언”이라며 “신중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부동산
얼굴마담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유튜브 등에는 문원을 둘러싼 사생활 폭로성 주장들이 잇따라 게시됐다. 한 누리꾼은 자신이 문원의 군 복무 시절 후임이라고 주장하며 “군 생활이 너무 힘들었다”는 글을 남겼고, 한 누리꾼은 “전처 지인인데, 이혼 사건 기록 한번 열람해 달라고 하세요. 정말 깜짝 놀랄 겁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 외에도 문원이 과거 부동산 중개사무소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 없이 영업에 관여했다는 의혹, 이름을 여러 차례 바꿨다는 주장, 그리고 전 부인과의 결혼이 혼전 임신으로 인한 급작스러운 결정이었다는 주장까지 등장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의혹들이 퍼지자 문원은 지난 3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려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결혼 소식 이후 많은 논란을 접하게 됐고, 기억을 되짚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무명 시절 생계를 위해 지인의 권유로 부동산 업무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나, 자격증 없이 중개 업무에 관여한 점은 명백한 불찰”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었지만, 중개 계약 등 실질적인 업무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며 불법 중개 행위에 대한 의혹은 부인했다.

군 복무 시절 후임을 괴롭혔다는 주장과 학창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이나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름을 여러 차례 바꿨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본명은 박상문이며, 과거 활동명으로 ‘기련’ ‘문원’을 사용했을 뿐 법적 개명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전 부인과의 결혼은 혼전임신으로 결정된 것이 맞지만, 양다리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문원이 직접 입장을 밝힌 이후, 신지의 소속사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제이지스타는 지난 8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실관계를 정리했다.

소속사는 “최근 문원씨를 둘러싼 태도 논란 및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며 “문원씨는 당사와의 대화 자리에서 여러분들이 지적해 주신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뜻을 다시 한번 전해왔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 업무 논란에 대해서는 “문원이 과거 공인중개사무소에서 근무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중개보조원으로 등록돼있었으며 직무교육 수료증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중개사무소는 문원이 계약서에 서명하거나 중개 업무에 직접 관여하는 것을 금지했고, 문원은 안내·광고 등의 보조 업무에만 관여했다”고 밝혔다.

“일부 맞고 대부분 아니다”
해명에도 대중 반응 싸늘

학교폭력 및 군대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서도 소속사는 “당사에서 동창생 및 군 복무 시절 관계자들과 직접 연락해 확인한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문원과 전 부인의 협의 이혼서도 직접 확인했으며, 양다리 등의 불미스러운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속사는 문원이 상견례 영상에서 보여준 태도와 언행과 관련해 “신지와 코요태 멤버들을 향한 예의 없는 언행, 전반적인 미숙한 태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본인도 해당 장면을 다시 보고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지 역시 이번 논란으로 큰 심적 부담을 느꼈지만, 예비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해 확고한 입장이며, 결혼 준비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지는 예비 남편과 관련한 모든 소문을 부인하며 입장을 밝혔다. 신지는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최근 제 결혼 소식으로 여러분들께 피로감을 드린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한편으로는 제가 여러분에게 크나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드리기까지 여러 의혹에 대한 사실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제 입장 공개가 오래 걸린 점 죄송하다. 여러분의 걱정 어린 의견과 의혹을 소속사와 함께 모두 확인했으며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다음 날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 ‘빽신의 소신발언’ 코너에서도 문원과의 결혼 발표 후 일고 있는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이날 신지는 “일단 너무 많은 분께서 염려해 주시고 우려해 주셨다”며 “내가 이렇게 많은 분께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기간이 길었던 것 같다. 이번에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27년 동안 많은 분께 사랑을 받고 있었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책임감 있게 멤버들과 즐거운 모습 많이 보여드리면서 살아야겠구나, 어떤 일들에 있어서 꼭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고, 많은 분께 피로감을 드린 것 같아 죄송했다”고 밝혔다.

신지의 이야기를 들은 박명수는 “나는 신지를 믿고 신지의 선택이기 때문에 존중한다. 그러나 많은 분이 걱정스러워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바란다, 잘못된 생각이었구나, 그런 모습 보여드리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신지는 “나도 염려와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이 출연한 빽가도 당시 속내를 털어놨다. 이번 논란에 대해 “솔직히 이번에 옆에서 지켜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저희는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축복을 받아야 할 일인데 조금 다르게 생각하시는 게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결혼하나

박명수가 “(유튜브 영상에서) 화장실 가고 그러시던데”라며 언급하자 빽가는 당황하며 “베스트 댓글에 ‘형은 화장실 갈 때가 제일 멋있었다’더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결혼을 앞두고 불거진 의혹들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신지와 문원의 해명에도, 일부 누리꾼들은 “신지가 제2의 낸시랭이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웨딩 촬영을 마쳤으며, 내년 상반기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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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단독] ‘생기업 잡은’ 신정훈 의원실 수상한 보도자료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업체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에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업체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보도자료를 쓴 의원실 보좌관은 “잘못된 부분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일요시사>가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봤다. 국회의원은 최고 헌법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인 동시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 법률을 만들고 개정하는 입법 기능 외에도 인사청문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표로 선출된 ‘국민의 종’으로서 국회의원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국민에게 활동 상황을 보고한다. 국회의원 민원 창구? 국회의원 이름으로 하루에도 수건씩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법안을 발의하거나 지역구 예산을 수주했다는 내용, 자료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등이다. 언론은 국회의원실발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로 작성한다. 언론 보도는 사정기관의 감사나 수사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한 국회의원실에서 나온 보도자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자료에 언급된 정부 기관, 그 기관과 일하는 업체 등이 후폭풍에 휘말렸다. 보도자료를 받아 쓴 일부 매체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됐다. 언론사 기자들의 이메일로 배포된 보도자료는 국회의원실 보좌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14일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실 오모 보좌관은 ‘경찰청, 순찰차 납품 지연 및 특정 업체 유착 의혹에도 자료 제출 거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냈다. 신정훈 의원은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하는 3선 의원으로,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찰청은 행정안전위원회의 피감기관이다. 순찰차는 일반 차량에 특장 작업을 거쳐 경찰청에 납품된다. 멀리서도 순찰차임을 확인할 수 있는 리프트 경광등을 달고 겉면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데칼’ 작업을 거쳐 수배·체납·도난 차량을 확인할 수 있는 멀티캠을 내부에 다는 등의 작업을 거친다. 순찰차 한 대를 특장하는 데 약 1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000여대의 노후 순찰차가 교체된다. 신정훈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노후 순찰차 959대를 교체하기 위해 총 491억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하지만 이 중 약 225억원 상당인 343대가 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완성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 납품업체의 문제로 순찰차 납품이 늦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발주 기관인 경찰청은 지체상금 부과, 계약 해지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훈 의원실의 자료 요구에 경찰청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정훈 의원실은 ‘공공계약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의 “경찰청이 계약성 권리조차 행사하지 않고 이를 묵인한 데다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법적 의무의 명백한 방기”라며 “이 정도 사안이면 감사원 감사는 물론 직권남용과 배임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코멘트를 인용했다. 순찰차 납품 과정 지적 해당업체 “사실과 달라” 납품업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정훈 의원실은 “동일한 지배 구조를 가진 Y사(보도자료에는 A사)와 N사(B사)가 10여년간 경찰청의 대형 계약을 반복적으로 수주해 왔다”며 “수의계약이나 경쟁입찰의 형식을 빌린 사실상의 내정 또는 담합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 공동행위’ 및 ‘입찰 방해’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N사는 Y사의 임직원이 만든 회사로 두 업체는 모회사-자회사 관계다. 신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치안 장비 도입 사업이 법적 절차와 원칙을 무시한 채 일부 업체에 특혜로 왜곡되고 있다”며 “기존 계약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발주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몇몇 언론이 기사를 냈다. 보도 이후 납품업체인 Y사가 보도자료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 법무부 등에 차량을 개조해 납품하는 특장업체다. Y사 관계자는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전, 기사가 나가기 전에 신정훈 의원실이나 언론으로부터 단 한 차례의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보도가 나간 이후 오 보좌관을 만나 사실과 다른 부분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아무것도 반영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에 관련 보도가 한 차례 더 나갔다”고 주장했다. Y사는 경찰청과 직접 계약을 맺거나 현대자동차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형태로 이번 납품에 참여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현대자동차로부터 616대(소나타), Y사로부터 73대(스타리아 37대, 넥쏘 36대), N사로부터 270대(아이오닉 181대, 그랜저 89대) 등 총 959대를 납품받았다. Y사 관계자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지적한 납품 지연과 검사 불합격에 대해 “제작은 이미 완료됐고 출고를 기다리던 중에 검사 하나가 마무리되면 또 다른 검사를 요청하는 식으로 5개월 동안 시간을 끌었다”며 “2015년부터 경찰청에 순찰차를 납품해 왔지만 이번을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납기에 늦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N사의 계약 차량은 납품까지 5개월 넘게 걸렸고 H사의 계약 차량은 검사 하루 만에 출고 처리됐다”며 “그동안 경찰청 검사가 미진했다고 주장하려면 우리든 H사든 같은 잣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사실 확인 안 했다? H사는 순찰차에 설치하는 리프트 경광등을 제작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Y사와 N사가 담합해 경찰청 계약을 10년 동안 수주해 왔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경찰청은 조달사업법에 따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우선 구매 제도를 통해 (업체들과) 계약했다. 나라장터에 물건을 올리면 경찰청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라면서 “우리와 N사는 같은 차종으로 경쟁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오 보좌관은 순찰차 사업과 관련해 드러난 문제를 고치라고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시정되지 않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비서실에서 <일요시사>와 만나 “공무원이 어떤 업무를 하다가 다소간 실수가 발생할 수 있고 관행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걸 인정하고 시정하면 끝까지는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순찰차 관련 문제를 (경찰청에) 수도 없이 얘기했는데 고쳐지지 않았다. 1차 차량 검사에서 불합격이 나왔는데 2차 검사를 할 때 보니 1차에서 나온 문제가 하나도 시정되지 않았다. 3차 검사는 나도 모르게 진행됐다. 시험성적서를 달라는 말에도 개인 정보를 이유로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납품한 순찰차에 설치된 경광등이 사양서에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오 보좌관은 “리프트 경광등의 핵심 기능은 주야간 150m 구간에서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납품된 것은 그게 안 된다. 30m만 떨어져도 잘 보이지 않는다. 순찰차에 치명적인 장애”라고 비판했다. Y사 관계자는 “사양서가 존재하는데 30m 밖에서 안 보인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경찰청에서 3회가량 시연회를 진행했고 현장에서도 더 밝다는 의견이 있었다. 경광등이 사양서와 일부 맞지 않는 건 애초에 사양서 자체가 H사의 제품에 맞춰진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H사의 경광등이 경찰청 순찰차 사양서에 적용돼 2015년부터 2024년, 우리와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10여년간 독점적으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고장이 잦아 수리 비용이 많이 나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는 이 관계자는 “이번 일이 일어난 것도 H사가 자사의 경광등을 납품하기 위해 오 보좌관에게 문제 제기를 한 게 시발점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 안 해” “문제 없다” 순찰차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자사의 경광등이 아닌 다른 업체의 것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H사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번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Y사 관계자는 “2022~2023년 H사 경광등에 문제가 발생해 현대자동차가 납기를 놓치는 일이 일어났다. 이 일을 계기로 지난해 5~6월 경광등 납품업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던 걸로 안다”고 주장했다. Y사 역시 H사와 경광등 발주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Y사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H사에 경광등 발주 견적서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납기가 (지난해) 12월12일까지라 우리한테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11월15일 경찰청과 경광등 업체를 바꾸는 문제로 협의를 진행했고, 11월26일에 바뀐 업체의 경광등으로 우리 공장에서 시연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H사는 순찰차 납품업체들과의 갈등을 ‘민원’을 통해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H사 대표가 신정훈 의원실 오 보좌관을 만나 억울함을 토로했고 그 내용이 지난 5월 나온 보도자료의 배경이 됐다는 의혹이다. 실제로 오 보좌관은 처음에는 민원을 받아 보도자료를 작성한 게 아니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H사 대표를 만났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8월경 지역의 향우회장과 함께 H사의 대표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 보좌관이 경찰청의 순찰차 사업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오 보좌관은 지난 5월14일에 나온 보도자료에 대해 묻자 “지난해 8월부터 이 문제를 파고 있었다”며 “내부에서 나온 정보도 있고 경찰청에서도 (순찰차 사업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 문제로 경찰청 관계자를 30~40번 만났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H사 대표가 같은 시기 신 의원에게 정치후원금을 냈다는 점이다. <일요시사>가 나주시·화순군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입수한 신 의원의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H사 대표는 지난해 8월22일 500만원을 기부했다. 신 의원은 2014년 7월30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20대(2020년), 21대(2024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았다. 2014~2016년, 2020~2024년 등 신 의원이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 동안 H사 대표가 후원금을 낸 건 지난해 8월이 유일하다. 경광등 업체 변경 문제 때문? “사기업 갈등에 보좌관이 왜?” 오 보좌관은 H사 대표가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면서 “회계를 관리하는 직원은 나주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사 대표에 대해 “이전까지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정치후원금 모금 한도) 3억원 중에 5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해서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이 문제에 매달리겠느냐”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업체의 문제 제기가 합당하다고 생각했고, 자료를 받아보니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좌관은 “경찰차 특장 시장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뛰어드는 업체도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맨날 같이 했던 업체를 빼버리면 가만히 있겠나. 나는 Y사가 욕심을 부리면서 이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해왔던 곳과 똑같이 하면 되지, 더 이익을 취하려 하느냐”고 되물었다. 업체 간 중재의 의도도 있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신 의원에게 후원금을 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민원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후원금을 냈다는 것이다. H사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일을 잘하신다는 말을 들어서 후원금을 냈다. 지금 이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사업을 접을까 생각할 정도로 머리 아픈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오 보좌관을 만나 민원을 넣었는지는 “오래돼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Y사는 신정훈 의원실발 보도자료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Y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에 납품하는 제품을 만드는 건 맞지만, 엄연히 사기업 간 일어난 일에 국회 보좌진이 개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기사가 나간 이후 우리 회사는 경제, 이미지 부분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청과 지체상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업체 문제로 인한 지연이 결정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서 보관을 위한 토지 대여료가 1억2000만원 정도 나갔다. 무엇보다 자회사인 N사의 신용등급 하락, 기사로 인한 이미지 훼손 등 무형적인 피해도 만만찮다”고 하소연했다. 받아쓴 언론 “취하해 달라” 한편 Y사는 신정훈 의원실에서 나간 보도자료로 기사를 작성한 매체 3곳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Y사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인해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국민에게 경찰 장비 도입 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신청인(Y사)의 업무 수행 능력과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야기해 치안 활동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어 정정보도를 구한다”고 조정을 신청했다. Y사 관계자는 “2곳의 매체에서 ‘기사를 내릴 테니 소를 취하해 달라’는 내용의 답변을 언론중재위원회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